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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다를까? 윌 스미스에 憤怒한 美國人 vs 溫情的인 韓國人|新東亞

왜 다를까? 윌 스미스에 憤怒한 美國人 vs 溫情的인 韓國人

[노정태의 뷰파인더] 施賞式의 웃음거리와 權威主義

  • 노정태 經濟社會硏究院 專門委員·哲學

    basil83@gmail.com

    入力 2022-04-02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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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輿論調査, 83%가 윌 스미스 批判

    • 女子를 ‘保護해야 할 存在’로 묶어둬

    • 露骨的이고 直接的인 家父長制 擁護!

    • 조크에 寬大한 美 文化的 傳統, 왜?

    배우 윌 스미스(오른쪽)가 3월 27일(현지 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 극장에서 열린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아내에게 과도한 농담을 한 코미디언 크리스 록의 뺨을 후려쳤다. [AP 뉴시스]

    俳優 윌 스미스(오른쪽)가 3月 27日(現地 時間) 美國 로스앤젤레스 돌비 劇場에서 열린 아카데미賞 施賞式에서 아내에게 過度한 弄談을 한 코미디언 크리스 록의 뺨을 후려쳤다. [AP 뉴시스]

    3月 27日(現地時間) 美國 로스앤젤레스 돌비 劇場. 第94回 아카데미賞 施賞式이 한창이었다. 進行者는 有名 코미디언 크리스 록. 록은 여러 參席者를 向해 끊임없이 ‘線 넘는’ 弄談을 던졌다. 그러던 中, 누구도 豫想치 못한 事件이 發生했다. 歌手, 俳優, 最近에는 유튜버로 큰 成功을 거둔(4월 2日 現在 購讀者 986萬 名, 卽 1000萬에 가깝다) 윌 스미스가, 舞臺에 올라 크리스 록의 뺨을 후려친 것이다.

    事件의 全貌는 이렇다. 록이 제이다 핀켓 스미스의 짧은 머리를 두고 “‘G. I. 제인’ 續篇이 期待된다”고 弄談한 게 禍根이었다. ‘G. I. 제인’은 ‘諸人’이라는 女性이 海兵隊에 入隊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作品으로, 데미 무어가 削髮하고 나와 話題를 끈 映畫다. 제이다 핀켓 스미스도 그 자리에서 削髮을 하고 있었다. 問題는 제이다가 윌 스미스의 아내였다는 것, 그리고 제이다의 脫毛는 一種의 免疫性 疾患으로 인한 것이라는 데 있다.

    아카데미賞은 거의 100年 가까운 歷史를 지닌다. 當然히 여러 해프닝이 있었지만 參席者가 進行者의 뺨을 때리는 일은 單 한 番도 없었다. 아카데미賞뿐 아니라 世界 放送의 歷史를 모두 짚어 봐도 찾아보기 어려운 事件이다.

    더 놀라운 일도 있다. 이 事件에 對한 國內 反應이다. 公式 輿論調査가 進行된 바 없기에 斷定的으로 말하기는 어려우나, 인터넷 뉴스에 달린 댓글을 大略 確認해보면 ‘윌 스미스가 잘했다는 건 아니지만 크리스 록이 甚했다’ ‘내가 윌 스미스의 處地여도 참기 어려웠을 것이다’ 等의 反應을 어렵지 않게 確認할 수 있다.

    이렇듯 韓國에서는 溫情的 反應을 어렵잖게 찾아볼 수 있으나 美國 現地의 그것과는 동떨어져 있다. 美國 演藝 媒體인 TMZ가 3月 28日 進行한 온라인 設問調査에 따르면, 스미스가 록의 뺨을 때린 行爲에 對해 “록이 맞을 만했다”고 應答한 사람은 全體 13萬4000餘名 가운데 17%에 그친 反面, 그러한 行爲를 暴行으로 規定하고 批判하는 意見은 83%에 達했다. 家族에 對한 사랑 때문에 暴力을 썼다는 윌 스미스의 解明에 對해서도 오직 15%만이 同調했다.



    病 때문에 脫毛를 겪고 있는 제이다 스미스를 向한 弄談이 設令 지나치다 해도, 그런 弄談을 하는 코미디언을 때리는 行爲를 容納해서는 안 된다는 共感帶가 美國 社會에 두루 퍼져 있다. 反面 韓國에서는 事件 發生한 直後 ‘美國人들이 윌 스미스에게 同情的일 것’이라고 豫想하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實狀은 그렇지 않다. 우리가 생각하는 美國, 美國 文化는, 現實 속의 美國 文化와 全혀 달랐다.

    페미니즘으로 暴力을 辯護?

    배우 윌 스미스(왼쪽)와 그의 아내 제이다 핀켓 스미스가 3월 27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 극장에서 열린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AP 뉴시스]

    俳優 윌 스미스(왼쪽)와 그의 아내 제이다 핀켓 스미스가 3月 27日(現地時間) 美國 로스앤젤레스 돌비 劇場에서 열린 아카데미 施賞式에서 포즈를 取하고 있다. [AP 뉴시스]

    윌 스미스는 氣分이 나쁘다는 理由로 사람을 때렸다. 너 댓살짜리 아이가 해도 혼날 짓인데, 50代 中盤의 成人이다. 大體 이런 行動을 어떻게 擁護할 수 있단 말인가?

    女性主義的 觀點을 둘러대며 ‘女子를 保護해야 한다’는 핑계로 윌 스미스를 擁護하는 사람이 없지 않다. 윌 스미스 本人부터가 그랬다. 그는 이番에 映畫 ‘킹 리처드’로 아카데미 男優主演賞을 受賞했다. 테니스의 傳說인 윌리엄스 姊妹를 길러낸 아버지가 主人公인 作品이다. 그는 그런 映畫를 찍으며 家族의 價値를 切感했는데, 아내를 嘲弄하는 것을 到底히 참을 수 없었다, 그래서 暴力을 휘둘렀다고 受賞 所感에서 스스로에 對한 辨明을 했다.

    그러한 主張은 페미니즘과 距離가 멀다. 아니, 正反對에 있다고 해도 過言이 아니다. 아내와 子息 等 家族의 構成員을 ‘保護’해야 할 家父長의 義務가 있다며 다른 이에게 暴力을 行使하는 것을 正當化하는 論理다. 露骨的이고 直接的인 家父長制 擁護 發言이다.

    이러한 主張은 엉터리일 뿐 아니라 危險하기 짝이 없다. 아내가 집 밖에서 名譽를 잃었다는 理由로 暴力을 휘두르는 家父長의 行態를 容納하는 社會가 어떤 社會인지 살펴보면 그 危險性을 어렵지 않게 實感할 수 있다. 印度, 파키스탄, 그 外 여러 곳에서 바로 그런 理由로 ‘名譽殺人’이 벌어진다. 아내나 딸이 外間 男子와 바람이 나거나 戀愛를 하거나 或은 눈만 마주쳐도 ‘家門의 名譽’가 失墜됐다는 理由로 相對方 男子뿐 아니라 家族의 構成員인 女性에게 暴力을 휘두르는 者들이 없지 않다. 윌 스미스는 그런 社會의 家父長들과 正確히 같은 말을 하고 있는 것이다.

    傳說的인 NBA 選手이며 美國 黑人 社會의 精神的 支柱 中 한 사람인 카림 압둘 자바 亦是 윌 스미스의 發言을 强勁하게 批判했다. 이메일 뉴스레터 서비스 ‘섭스텍’을 통해 3月 29日 公開한 글에서, 압둘 자바는 윌 스미스의 辨明을 두고 이렇게 評했다.

    “眞正 女性을 保護하는 男子들은 1500萬 名의 視聽者들 앞에서 그런 式으로 거들먹대지 않는다. 그저 해야 할 일을 하고 입을 다물고 있다. (...) 女性 保護를 앞세워 自己가 올바른 일을 했다고 말하면서, 윌 스미스는 實際로는 自己 利益을 위해 그 女性들을 搾取하고 있었다. 하지만 勿論 그 演說은 그저 暴力을 正當化하고 있을 뿐이었다.”

    一部 페미니스트의 見解는 다를 수 있다. 國內에도 ‘나쁜 페미니스트’ 等의 冊으로 잘 알려진 作家 록산 게이가 代表的이다. 그는 3月 29日 ‘뉴욕타임스’에 ‘제이다 핀켓 스미스는 ‘弄談을 弄談으로 받아들여야’ 할 必要가 없다. 우리도 마찬가지다’라는 題目의 칼럼을 寄稿했다. 윌 스미스를 擁護하는 것은 아니라는 前提를 分明히 한 後, 그는 ‘弄談’이라는 허울 좋은 名分을 내걸고 弱者를 嘲弄하는 짓에 對해 批判的으로 생각해볼 必要가 있지 않겠느냐는 質問을 던졌다.

    록산 게이의 말에도 귀담아 들을 點이 있다. 하지만 氣分 나쁘다는 理由로 사람을 때리는 것이 容納돼서는 안 된다. 女子를 ‘保護’하기 위해 暴力을 行使하는 男子는, 女子를 ‘保護해야 할 存在’로 묶어놓기 위해 暴力을 行使한다. 家族을 위해 뭐든지 다 할 수 있다는 男子는, 自身이 생각하는 ‘바람직한 家族’을 維持하기 위해 家族 構成員에게도 暴力을 行使할 수 있다. 페미니즘, 더 나아가 모든 政治的 進步는 이런 暴力과 線을 긋는 것에서 出發해야 마땅하다.

    슈퍼스타라는 어떤 웃음거리

    코미디언 크리스 록이 3월 27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 극장에서 열린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우수 다큐멘터리 장편 영화상 시상 전 입담을 펼치고 있다. [AP 뉴시스]

    코미디언 크리스 록이 3月 27日(現地時間) 美國 로스앤젤레스 돌비 劇場에서 열린 아카데미 施賞式에서 最優秀 다큐멘터리 長篇 映畫上 施賞 前 입담을 펼치고 있다. [AP 뉴시스]

    크리스 록은 大體 왜 그런 弄談을 한 걸까? 元來부터 ‘政治的 올바름’의 線을 巧妙하게 넘나드는 弄談을 해왔던 코미디언이지만, 그가 제이다 스미스를 弄談거리로 삼은 것은 本人의 스타일 때문만이 아니었다. 그 어떤 코미디언이 社會를 보았더라도 여러 出演者들을 向해 無禮하게 느껴질 수 있는 弄談을 했을 것이다. 그건 一種의 ‘美國的 傳統’이기 때문이다.

    이番 事件을 통해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윌 스미스의 집안은 여러모로 複雜한 속事情을 지니고 있다. 두 子女 모두 스스로의 正體性을 性小數者로 밝힌 바 있으며, 子女들은 스미스의 아내와 함께 ‘폴리아모리’를 宣言한 狀態다. 폴리아모리란 家父長的인 一夫一妻制에 從屬되지 않겠다는 뜻으로 한 사람이 여러 사람과 同時에 性關係를 包含한 親密한 愛情 關係를 갖는다는 뜻이다.

    제이다 스미스의 폴리아모리는 但只 宣言에 머물지 않았다. 제이다는 어떤 男子와 戀愛했는데, 그는 제이다보다 21歲나 어렸을 뿐 아니라, 實은 윌 스미스의 아들인 제이든 스미스의 親舊였다. 아들의 親舊와 바람이 난 아내. 윌 스미스는 ‘아내의 判斷을 尊重한다’며 大汎한 모습을 演出했는데, 勿論 스스로 그렇게 생각한다면 그것은 批判받을 일이 아니지만 大衆的 視角에서 보면 充分히 弄談거리로 삼을만한 일이며, 어김없이 그 또한 이番 아카데미 施賞式에서 입방아에 오르고 말았다.

    美國의 演藝人과 셀레브리티들은 事實上 無限大에 가까운 自由를 누리며 산다. 하지만 그 自由는 空짜가 아니다. 파파라치들이 따라붙어 그들의 私生活을 取材하고 팔아먹는 것은 勿論이거니와, 아카데미賞 施賞式 같은 公開 席上에서 酷毒하게 嘲弄당하기 일쑤다. 私生活을 尊重하는 美國에서 이게 무슨 일일까? 美國은 自由의 나라 아닌가?

    美國 文化의 重要한 特徵 中 하나는 조크에 寬大하다는 것이다. 嚴格하고 謹嚴한 자리일수록 弄談을 섞는 게 一般的이다. 그런 傳統은 美國 映畫産業과 大衆文化의 큰 祝祭인 아카데미賞 施賞式에서 가장 도드라졌다. 只今껏 수많은 코미디언들이 進行者가 되어 舞臺 위에 올랐다. 只今껏 아카데미 施賞式은 늘 그랬다. 그 하루를 위해 굶고 꾸미고 갖춰 입은 映畫界의 슈퍼스타들을 두고, 그들의 恥部를 限껏 드러내고 까뒤집으며 웃음거리로 삼아왔던 것이다.

    이것은 美國 社會가 權威를 尊重하지 않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이 아니다. 正反對로, 할리우드와 아카데미의 權威가 드높기 때문에 出演者들에게 亡身을 주는 弄談을 許容하는 것이다. 할리우드 스타들의 삶을 생각해보자. ‘스타’라는 말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시피, 平素에는 저 하늘의 별처럼 孤高하게 떠 있는 存在다. 大衆은 그들의 삶에 對해 그저 엿보기만 할 뿐 다가갈 수 없다. 스타들은 그런 大衆的 關心과 人氣를 바탕으로 天文學的 出演料를 받고 想像하기 어려운 라이프 스타일을 즐긴다.

    愛情과 嫉妬는 銅錢의 兩面이다. 美國人들이 아무리 ‘쿨’하다 해도 이렇듯 公公然한 特權層의 存在는 어딘가 배 아픈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므로 아카데미賞 施賞式 같은 자리를 빌려 한 番쯤 赤裸裸하게 恥部를 드러내고 비웃는 時間을 갖는 것이다.

    이는 朝鮮時代에 兩班들이 가끔 벌어지는 탈춤을 禁하지 않고, 오히려 돈을 줘가며 광대를 불러 춤판을 벌였던 것과 마찬가지다. 말뚝이 탈을 쓴 광대가 兩班탈을 쓴 광대를 嘲弄하고 비웃고 골탕 먹이도록 하는 것은 兩班의 權威를 全혀 損傷시키지 않는다. 被支配層의 抑壓된 不滿을 解消하면서, 現實 속 身分 差異를 더욱 確實히 느끼게끔 한다. 例外的인 狀況에서 ‘權威主義’를 내려놓음으로써 ‘權威’를 鞏固히 다지는 典型的인 方式이다.

    조크 通해 害惡 줄이다

    權威 그 自體는 社會를 維持하는데 있어서 必須不可缺한 要素다. 그러나 權威主義는 世上을 硬直시킨다. 美國은 이렇게 조크를 통해 權威主義의 害惡을 줄이면서 權威에 힘을 실어주는 文化的 傳統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제이다 스미스에게 크리스 록이 던진 弄談은 分明 過度한 側面이 있다. 또한 韓國은 美國과 다른 나라이며, 美國의 모든 것을 쫓아갈 必要는 없다. 하지만 文化와 敎養을 重視하며 ‘政治的 올바름’의 故鄕이라고 할 수 있는 美國에서, 왜 이렇게 過激한 弄談을 傳統으로 維持하는지, 그 意味를 한番쯤 곱씹어볼 必要가 있지 않을까?


    노정태
    ● 1983年 出生
    ● 高麗大 法學科 卒業, 서강대 大學院 哲學科 碩士
    ● 前 포린 폴리시(Foreign Policy) 韓國語版 編輯長
    ● 著書 : ‘不良 政治’ ‘論客時代’ ‘탄탈로스의 神話’
    ● 曆書 : ‘밀레니얼 宣言’ ‘民主主義는 어떻게 망가지는가’ ‘모던 로맨스’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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