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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오이지가 울고 간 밥도둑 ‘콩잎’|新東亞

여름 오이지가 울고 간 밥도둑 ‘콩잎’

[김민경 맛 이야기]

  • 김민경 푸드칼럼니스트

    mingaemi@gmail.com

    入力 2022-03-27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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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콩잎은 소금이나 양념에 절여 장아찌나 김치로 만들면 감칠맛이 난다. [GettyImage]

    콩잎은 소금이나 양념에 절여 장아찌나 김치로 만들면 감칠맛이 난다. [GettyImage]

    大學에 入學한 그해 여름에 釜山 旅行을 갔다. 함께 간 親舊가 열다섯 살까지 釜山에서 자랐기에 市內 곳곳을 헤집고 다니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었다. 먹을 것에 關心이 많은 나는 군것질거리만 나타나면 이거 먹자, 저거 먹어보자고 졸랐다. 그러나 極度로 銳敏한 僞裝을 갖고 태어난 親舊는 먹을 것 앞에서 늘 우물쭈물거렸다. 그래도 그때 眞짜 ‘釜山의 맛’ 몇 가지는 제대로 맛봤다. 校服만 벗었지 經驗도 見聞도 不足한 내게 눈이 번쩍 뜨일 만큼 生硬하고 멋진 經驗이었다.

    순대를 소금이 아닌 막장에 찍어 먹는 맛, 아기자기한 亂廛에 쪼그려 앉아 먹는 비빔當面의 재미, 국수집에서 국수는 안 먹고 有婦주머니만 시켜 먹는 反轉, 하얀 魚묵人 줄 알았는데 치즈처럼 쫀쫀하게 익은 물떡꼬치, 그리고 魚묵국물 내는 食材料로 게를 쓰는 바닷가 사람들의 大汎함까지. 그中에 가장 당황스러웠던 맛은 水泳服을 입고 패스트푸드 賣場에 앉아 먹은 햄버거였다. 요즘 釜山 海水浴場의 風景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그때에는 바닷물과 모래, 어마어마한 사람들로 여름 海岸가 食堂은 每日 저벅저벅 붐볐다.

    飮食이라는 게 ‘當然함’이라는 面貌는 本來 없는데, 익숙한 게 當然해지곤 한다. 材料나 調理法이 한 뼘만 벗어나도 낯설고 놀랍다. 나는 어릴 때부터 ‘콩잎 鬼神’이었다. 콩잎은 여물고 질겨 깻잎처럼 날 것 그대로는 잘 먹지 않는다. 소금이나 양념에 절여 장아찌나 김치로 만든다. 내가 鬼神처럼 좋아하는 건 삭힌 콩잎이다. 밭에서 누르스름하게 익은 콩잎을 따서 소금물에 담가 삭힌다. 절여지는 時間을 거쳐 콤콤하게 삭는다. 콩잎은 두꺼운 비닐처럼 미끄덩거리고, 色은 더 누래진다. 여기에 깻잎처럼 매콤짭짤한 양념을 묻혀 재워두고 먹는다. 여름 오이지가 울고 갈 만큼 무시무시한 밥도둑이다.

    바싹 말린 大口머리의 變身

    대구머리찜. [대구시청]

    大邱머리찜. [對句市廳]

    大邱는 살이 깨끗하고 비린내가 적으며, 먹을 게 많고 맛이 부드러워 누구나 좋아할 법한 生鮮이다. 內臟부터 살집까지 골고루 먹고, 다양하게 調理할 수 있다. 그런데 머리(대가리)는 新鮮할 때 통째로 굽거나 湯에 넣어 함께 끓이는 程度로만 쓰인다. 그런데 아가미와 눈 等을 除去하고 깨끗하게 씻은 大邱 머리를 바닷가에 걸어 말려 먹는 境遇가 間或 있다. 꾸덕꾸덕 말리는 게 아니라 물氣 하나 없이 바싹 말린다. 마른 材料는 大體로 本來의 맛이 凝集되어 우러난다. 大邱 머리도 마찬가지인데 生物일 때 배어나는 시원함이 온통 감칠맛으로 바뀌어 다디달다. 마른 大口 머리는 맹물에 담가 부드럽게 불려 마늘, 고추 숭덩숭덩 썰어 넣고 간醬에 조리거나, 무, 大파 같은 菜蔬 넣고 고춧가루 양념에 자박자박 지져 먹는다. 뼈 사이사이 숨겨 陳 쫄깃한 살집도 꽤 많고, 白眉는 亦是 우러난 국물이다. 몸통 한 조각 없음이 하나도 아쉽지 않을 程度로 津한 生鮮의 맛이 모두 깃들어 있다.

    想像 넘어선 別味 ‘닭 回’

    海南에는 닭 한 마리로 코스 料理를 만들어 주는 食堂村이 있다. 土種닭 한 마리로 주물럭, 구이, 백숙, 죽 等을 만들어 줄줄이 먹을 수 있다. 그中에 으뜸은 回다. 닭 回라고 하면 흠칫 겁먹는 이들이 있겠지만 막상 닭 膾 접시가 床에 오르면 潤氣 좋은 生鮮膾 못지않게 먹음직스러운 模樣에 한 番 놀라고, 泥醉가 없음에 또 한 番 놀란다. 얇게 저민 모래집 回는 소금과 후춧가루 살짝, 통깨 조금 뿌려 한입에 넣고 씹는다. 아삭아삭 시원한 맛이 난다. 참기름에 살짝 적셔 먹어도 좋다. 닭발을 아주 곱게 다져 주는 곳도 있다. 生鮮 뼈다짐과 비슷한데 양념은 거의 하지 않는다. 입안에서 부드러움을 膳賜할 만큼 기름지면서 고소한 맛이 아주 津하다. 기름氣 없는 가슴살이나 安心을 膾로 내는 곳도 있다. 무척 말랑하고 부드러워 ‘닭’이라는 事實만 숨기면 누구라도 즐겁게 먹을 맛이 分明하다. 間或 不快하게 여겨지는 고기 비린내는 大體로 살과 뼈에 배어 있는 피, 脂肪質에서 많이 생겨난다. 티 없이 잘 손질한 닭고기는 肉膾, 生鮮膾와 다름없이 新鮮하고, 산뜻하며, 정갈한 맛이 좋은 飮食이다.



    삶은 素麵에 雪糖 솔솔 뿌려 차고 달게 먹는 한여름의 雪糖국수, 얼음처럼 차갑게 準備해 꼬들꼬들 기름지게 먹는 차돌박이 肉膾, 生鮮 못 먹는 이들도 넙죽 좋아할 달고 짭조름한 長魚肉脯 等도 맛의 範疇를 딱 한 뼘 程度만 넓힌 飮食이다. 若干의 融通性이 맛있고 즐거운 것을 만들어 냈다.

    장어육포는 술안주나 간식으로 인기가 있다. [웰피쉬]

    長魚肉脯는 술按酒나 間食으로 人氣가 있다. [웰피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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