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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맛 가득, 이제 ‘雜草’라는 이름標 떼주세요|신동아

봄맛 가득, 이제 ‘雜草’라는 이름標 떼주세요

[김민경 ‘맛’ 이야기]

  • 김민경 푸드칼럼니스트

    mingaemi@gmail.com

    入力 2022-04-10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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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열 살 때부터 도시락을 싸들고 學校에 다닌 世代다. 그때는 親舊들뿐 아니라 先生님도 敎室에서 함께 點心을 먹었다. 요즘 열 살 아이들을 보면 참으로 똘똘한데, 그때 우리는 어리고 어설펐기에 밥 먹는 것도 先生님이 一一이 봐주신 것 같다. 나의 삐뚤빼뚤 젓가락질도 停年을 앞둔 多情한 先生님과 도시락을 먹으면서 바로잡을 수 있었다. 異常한 젓가락질 以上으로 先生님의 關心을 끈 건 내 도시락 飯饌이다. 엄마는 도시락에 갖은 나물을 자주 싸주셨다.

    씀바귀는 겨울부터 봄까지 구할 수 있는 채소다. [사진=gettyimage]

    씀바귀는 겨울부터 봄까지 求할 수 있는 菜蔬다. [寫眞=gettyimage]

    맵싸하고 풋풋한 씀바귀무침

    그中에 옆 班 先生님들까지 불러들이는 人氣 飯饌이 있었다. 씀바귀무침이다. 德分에 나는 先生님들의 魚묵볶음, 감자볶음, 醬조림 따위를 내 그릇에 채울 수 있었다. 先生님들께서 씀바귀무침을 맛있게 드시는 모습을 보면 어쩐지 어깨가 으쓱하고, 내가 먹을 씀바귀무침은 집에 얼마든지 있으니 더없이 좋았다.

    씀바귀는 如前히 사람들의 視線에서 많이 비껴 있는 菜蔬다. 겨울부터 봄까지 求할 수 있으며 가느다랗게 갈래갈래 뻗쳐 있는 뿌리를 손질해 먹는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쓴맛이 强烈하다. 구석구석 흙도 붙어 있어 손질이 까다롭다. 흙을 털어내려면 물에 담가 흙을 불린 다음 여러 番 헹구고 닦아야 한다. 그다음 살짝 데쳐서 뿌리의 억센 힘을 뺀다. 다시 물에 담가 두어 쓴맛을 稀釋해야 비로소 料理에 使用할 수 있다. 손이 많이 가고, 다뤄보지 않으면 너무 써지거나, 맹맹해지고 무를 수 있는 까다로운 材料이다. 그럼에도 이 번거로운 게 每年 먹고 싶어져 엄마를 조른다. 鐘소리를 들으면 군침을 흘리는 파블로프의 개처럼 그저 봄이 되면 마냥 먹고 싶어지는 菜蔬들이 있다.

    매운 고추를 다져 넣고 된醬 양념에 조물조물 무친 씀바귀에서는 온갖 맛이 다 난다. 쓰고 달고 구수하고 짭짤하며 맵싸하고 풋풋하다. 밥에 올려 비벼도 맛있고, 밥과 함께 김이나 상추에 싸 먹어도 꿀맛이다. 비린 飯饌과도 잘 어울리고, 기름진 고기랑 먹어도 향긋하다. 작게 썬 다음 통통한 새우나 오징어 等과 함께 前을 부쳐도 되고, 반죽을 만들어 튀기면 香과 맛이 기름 맛을 슬쩍 숨겨준다.

    달큰하니 보들보들한 비듬

    비듬은 고추장, 된장, 간장, 초장 등 다양한 양념과 잘 어울린다. [사진=gettyimage]

    비듬은 고추醬, 된醬, 간醬, 草葬 等 다양한 양념과 잘 어울린다. [寫眞=gettyimage]

    봄의 숨은 맛으로는 비름도 빼놓을 수 없다. 方言으로는 ‘비듬’이라고도 불리는데 어엿한 菜蔬로 取扱되지 못하고 雜草로 認識되는 境遇가 많다. 이렇게 말하는 나도 어느 텃밭에서 땅에 납작 엎드려 있는 비름을 무던히 밟고 다녔을지 모른다. 菜蔬를 다루는 外國 料理冊을 보면 'pigweed(우리네 개비름)'라는 이름으로 맛좋고, 健康에 좋은 材料로 種種 登場한다. 보드라운 잎에 오동통한 줄기를 가진 비름의 맛은 달고 軟하다. 맛이 順해 아이들도 拒否感 없이 먹을 만하다. 봄이 되어도 그다지 注目받지 못한 材料라 市場에 가서 求하려면 흔치 않고 있더라고 그 값이 꽤 비싸다. 五日場이나 시골 亂廛에 들러보면 洞네 사람들이 밭에서 뜯어 바구니에 소담하게 담아 파는 것을 求하는 便이 오히려 수월하겠다.



    부드럽고 어린 비름을 救해 물에 살살 흔들어 여러 番 씻는다. 끓는 물에 소금 넣고 살짝 넣고 파릇하게 데쳐 나물로 무쳐 먹는다. 집집마다 다르겠지만 우리 집은 고추醬, 된醬 양념 두 가지로 두루 무쳐 먹었다. 飯饌으로 먹을 때는 고추醬에, ‘오늘은 밥 비비자’ 하는 날엔 된醬에 무쳤다. 기름 둘러 살짝 볶아도 되고, 참기름이나 들기름, 국간醬이나 소금으로 간하여 살살 버무려 먹어도 달큰하니 참 좋다. 봄 된醬국에 비름을 넣으면 보들보들하여 맛이 좋다. 살짝 데친 비름은 醋醬에만 콕 찍어 먹어도 달고 맛나다. 탱탱하게 데친 봄 주꾸미나, 가볍게 양념해 구운 차돌박이, 부드럽게 삶은 고기 等과 데친 비름을 곁들여 내면 봄의 특별한 床차림이 完成된다.

    봄철마다 脚光받는 菜蔬들이 있다. 그 언저리에 씀바귀와 비름처럼 魅力 넘치는 봄의 傳令使들度 있다는 걸 알아봐 주면 좋겠다. ‘햇빛이 너무 좋아 혼자 왔다 혼자 돌아갑니다’라는 나태주 詩人의 글句를 보고 대뜸 매 봄마나 혼자 나왔다가 돌아가는 씀바귀와 비름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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