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 次例나 “金正恩 啓蒙君主” 言及 柳時敏

• ‘命令하노니, 너는 自由다’ 말하는 王은 近代人인가

• 金正恩, 自由와 繁榮에 힘 실어줄 意向 없어

• 啓蒙君主는 富裕하고 똑똑해진 市民에 依해 무너져

• 自稱 ‘知識 小賣商’의 絢爛한 詭辯과 大衆 欺瞞

_{뷰파인더는 1983年生 筆者가 陣營 論理와 묵은 觀念에 얽매이지 않고 써 내려가는 ‘時代 診斷書’입니다.}

柳時敏(61) 盧武鉉財團 理事長이 北韓의 김정은을 ‘啓蒙君主’라고 부른 것은 이番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2018年 JTBC ‘썰戰’에 出演해 김정은을 두고 少年家長이며 啓蒙君主가 될 可能性이 있는 存在라고 말했다. 當時에도 反撥은 있었으나, 南北 頂上會談이라는 巨大한 이벤트 德에 큰 論難거리가 되지는 않았다.

이番에는 狀況이 다르다. 9月 25日 北韓軍이 우리 國民을 銃으로 쏘아죽이고 屍身을 消却한 지 고작 사흘이 지났을 때다. 柳時敏은 또 다시 김정은에게 啓蒙君主라는 修飾語를 獻辭했다. “文在寅 大統領과 南녘 同胞들에게 커다란 失望感을 더해준 것에 對해 대단히 未安하게 생각한다”는 北側 通知文이 公開된 直後다. 北側 通知文에는 遺族에 對한 言及은 없었다. 

論難이 커지자 柳時敏은 닷새 後인 9月 30日, 유튜브 채널 ‘金於俊의 다스뵈이다’에 出演해 啓蒙君主라는 表現이 稱讚의 意味가 아니라는 趣旨로 둘러댔다. 獨裁者 中 權力을 維持하기 위해 어느 程度 改革的 行步를 하는 사람들을 啓蒙君主라고 稱한다는 게 그의 說明이다. 自身은 金正恩이 權力을 世襲한 獨裁者임을 明示했으니 稱讚이 아니라는 論理다. 

勿論 詭辯이다. 생각해보자. 地球上 그 누구도 金正恩이 獨裁者라는 事實을 모르지 않는다. 그러니 김정은에게 獨裁者라고 말하는 건 特別한 非難이 되기 어렵다. 유영철을 殺人者라고 부른다 해서 相對에게 큰 打擊을 줄 수 없는 것과 같은 理致다. 



啓蒙君主라는 修飾語는 김정은에게 붙을 境遇 當然히 稱讚이 된다. 柳時敏 스스로가 說明했다시피 ‘그나마 相對的으로 좀 나은 獨裁者’라는 뜻이라면 더욱 그렇다. 代替 國民을 얼마나 우습게 봐야 저런 소리를 辨明이라고 늘어놓을 수 있는 걸까.

따뜻한 아이스 아메리카노

啓蒙君主는 ‘따뜻한 아이스 아메리카노’ 같은 槪念이다. 矛盾이라는 말이다. 칸트에 따르면 啓蒙이란 우리가 未成年 狀態에서 벗어나는 것을 뜻한다. 未成年 狀態란 다른 사람의 指導 없이 自身의 知性을 使用할 수 없는 狀態를 의미한다. 啓蒙된 사람은 그 누구의 指導나 干涉 없이 스스로의 知性을 使用해 自身의 運命을 開拓해 나가는 獨立的 主體다.

따라서 그 正義上 啓蒙은 스스로 爭取해야 한다. 짧지만 重要한 에세이 ‘啓蒙이란 무엇인가에 對한 答辯’에서 칸트는 斷言한다. “民衆이 스스로를 啓蒙하는 것은 오히려 可能한 일이다. 實際로 民衆에게 自由만 許容된다면 啓蒙은 거의 確實히 이루어질 수 있다.” 啓蒙主義者는 窮極的으로 自由와 民主主義를 志向할 수밖에 없다. 모든 이가 스스로를 啓蒙해 더 나은 世上으로 向할 수 있다는 樂觀的 믿음이 啓蒙主義의 根幹을 이룬다.

여기서 啓蒙君主라는 問題的 存在가 登場한다. 歷史上 어느 地域에서도 啓蒙主義의 꿈을 市民階級 스스로 이루어낼 만한 力量이 없었다. 市民에게는 王族과 貴族, 聖職者 等 舊體制의 旣得權을 이겨낼 힘이 不足했다. 舊時代的 權力을 쥔 統治者는 새 時代의 文物과 富國强兵을 願하지만 자유로운 市民들이 활개 치며 自身의 權力을 威脅하는 것은 願치 않았다.

그 境遇 啓蒙은 밑에서 위로 올라오지 못한다. 反對로 한 사람의 君主가 近代化의 理想을 품고 있을 때, 이를 實現하는 下向式 프로젝트의 形態로 近代化가 試圖된다. 前近代的인 方式으로 近代化를 追求하는 奇妙한 形局이다.

그 ‘近代化’ 속에는 自由, 平等, 身分制 廢止, 民主主義 같은 價値가 包含돼 있다. 啓蒙君主는 近代化를 願치 않는 貴族과 百姓을 近代로 이끌고자 한다. 臣民들의 抵抗을 이겨내야 하니 더욱 큰 權力을 必要로 한다. 아이러니하게도 啓蒙君主의 權力이 커질수록 眞正한 近代化는 이뤄질 수 없다. 

이 대목에서 獨立運動家이자 아나키스트였던 이회영(1867年~1932年)에 對한 逸話가 떠오른다. 李會榮은 獨立運動을 위해 家産을 整理하고 奴婢 文書를 불태웠다. 거느리던 食率들에게 “너와 나는 平等한 關係이므로 더는 내게 尊待말을 하지 말라”고 指示했다. 그런 變化가 하루아침에 이루어질 理 없다. 입에서 나오는 게 尊待말이요 몸은 如前히 굽신 대며 시중을 든다. 그 꼴을 보다 못한 李會榮은 회초리를 들어 “너와 내가 平等한 存在라는 것을 왜 理解하지 못하느냐, 어서 尊待말을 그만두지 못하겠느냐”고 魂을 냈다고 한다.

物質的 側面을 넘어 精神的, 制度的 近代化까지 追求하는 啓蒙君主가 흔히 處하는 逆說이 여기에 있다. ‘내가 命令하노니, 너는 自由다’라고 王이 命令한다면 그 百姓은 自由人인가, 아닌가. 前近代的 權力을 利用해 近代化를 推進하는 啓蒙君主는 近代人인가, 前近代人인가.

强制收容所 運營하는 獨裁者가 啓蒙君主인가

整理해보자. 啓蒙君主는 富國强兵을 願한다. 富國强兵을 追求하는 모든 君主가 啓蒙君主는 아니다. 近代 以後 世界에서 나라가 잘 살기 위해서는 私有財産을 保護하고 商工業을 키워야 한다. 强한 軍隊를 만들기 爲해서는 徵兵制를 導入해야 하므로 그에 걸맞은 政治的 權利를 國民에게 나눠줘야 한다. 平凡한 國民도 一絲不亂하게 命令에 따라야 하니 적어도 文盲은 면하고 四則演算 程度는 할 수 있어야 한다. 卽 普通敎育이 必要해진다.

이와 같은 改革은 長期的으로 君主의 權力을 약화시킨다. 近代 以後 世界에서 富國强兵을 追求하려면 어쩔 수 없이 國民을 富裕하고 똑똑하게 만들어야만 한다. 中産層은 經濟力을 基盤으로 들고 일어날 테다. 軍服務를 통해 共通의 正體性을 갖게 된 群衆은 文盲에서 벗어나 自由思想家들이 찍어낸 팸플릿과 선동문을 읽고 王을 向해 銃부리를 들이댈 거다. 

啓蒙君主는 스스로 만들어낸 祖國 近代化의 犧牲羊이 될 수밖에 없는 矛盾의 運命을 끌어안고 있다. 世界史의 수많은 啓蒙君主들은 無事히 退任하거나 死亡했어도 結局 自身이 追求한 近代化로 인해 自身의 王朝가 沒落하는 狀況을 만들었다. 러시아 표트르 大帝가 만든 大學에서 育成된 인텔리겐차는 로마노프 王朝를 무너뜨리고 러시아 革命을 일으켰다.

김정은을 두고 啓蒙君主 云云하는 柳時敏의 말이 엉터리인 것은 그래서다. 金正恩은 더 나은 國家를 만들기 爲해 國民의 自由와 繁榮에 힘을 실어줄 意向이 없다. 最近에는 場마당에서의 去來가 늘고 있다는 觀測이 없지 않다. 그것은 國家가 積極的으로 市場을 形成하고 去來를 保障하며 私有財産權을 지켜주는 近代化와는 距離가 있다. 그저 暗市場이 늘어난다는 뜻일 뿐이다. 외려 中央權力의 弱化 乃至는 意圖的 房基로 인한 結果에 지나지 않는다고 볼 餘地가 充分하다.

유럽 大部分의 啓蒙君主는 苛酷한 處罰과 顧問을 줄여 自身의 近代性을 立證하려 했다. 金正恩은 姑母夫를 殘忍하게 處刑했다. 只今도 北韓 곳곳에 아우슈비츠를 彷彿케 하는 强制收容所가 있다. 美國의 北韓人權委員會 그렉 스칼라튜 事務局長에 따르면 現在 北韓 强制收容所에 12萬餘 名이 收監 中이다. 啓蒙君主와는 正反對의 길을 오롯이 걷는 셈이다.

박노자는 10月 5日 블로그와 페이스북 揭示物을 통해 “모든 것은 民을 위해서지만, 民에 依해서는 아무것도 이루어질 게 없다”던 神聖로마帝國 皇帝 요제프 2世의 말을 引用해 ‘위에서 아래로 내려 보내는 改革’을 啓蒙君主의 本質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北韓 共産主義 體制와 그 權力을 世襲한 김정은을 보며 啓蒙君主를 聯想하는 것에는 一理가 있다는 얘기다. 앞서 말했듯 그러한 觀點은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는 것이 ‘무엇’이냐는 가장 重要한 問題를 일부러 度外視한다. 啓蒙君主는 平凡한 獨裁者가 아니다. 自身의 발등까지 찍을 수 있다는 點을 알면서도 近代化의 도끼를 크게 휘두르는 獨裁者다.

近代化라는 信念 或은 理念

그런 基準에서 보자면 韓半島 歷史上 가장 큰 足跡을 남긴 啓蒙君主는 朴正熙다. 그는 嚴密한 意味에서 ‘君主’는 아니었으나 君主 水準의 絶對 權力을 휘둘렀다. 朴正熙는 祖國 近代化라는 明瞭한 目標를 스스로 認識하며 追求했다. 經濟 發展을 위해 法秩序를 整備했고 社會 治安을 確立했다. 自由市場經濟를 追求했고 中産層을 育成했다. 普通敎育을 確立했고 더 많은 이들이 敎育받을 수 있는 機會를 提供했다.

朴正熙가 近代化를 理念으로서 追求했다는 事實에 傍點을 찍어야 한다. 只今도 政府서울廳舍에 가로 2m, 세로 4m로 새겨져 있는 朴正熙의 揮毫가 그의 信念을 雄辯한다. ‘우리의 後孫들이 오늘에 사는 우리 世代가 그들을 위해 무엇을 했고 祖國을 위해 어떠한 일을 했느냐고 물을 때 서슴지 않고 祖國 近代化의 信仰을 가지고 일하고 또 일했다고 떳떳하게 對答할 수 있게 합시다. 一千九百六十七年 一月 十七日 大統領 朴正熙.’

勿論 朴正熙 時代는 完全한 市民的 自由와 距離가 먼 獨裁 政權 時期였다. 이는 모든 啓蒙君主의 統治期에서 共通的으로 엿보이는 現象이다. 프리드리히 2歲의 프로이센, 표트르 大帝의 러시아에서 그랬듯, 國民의 平均 壽命이 늘고 營養 狀態가 改善되며 文盲率이 낮아지고 高等敎育機關이 發展한다. 市民的 自由와 權利의 伸張은 그런 物質的 成長을 채 따라잡지 못한다. 이에 國民 사이에 不滿이 累積된다.

核心은 朴正熙가 近代化 自體를 自身의 信念으로 여기고 있었다는 點이다. 京釜高速道路 建設에 關한 가장 有名한 逸話를 떠올려보자. 

길을 뚫어야 하는데 ‘迷信’에 사로잡힌 마을 住民들이 영험하고 神聖한 나무를 지켜야 한다며 決死反對했다. 그러자 朴正熙의 命을 받들어 祖國 建設에 한창이던 鄭周永 현대 會長이 直接 다이너마이트로 나무를 爆破하고 길을 뚫었다. 거침없는 近代化의 길 앞에 過去의 風習과 傳來의 信仰은 그저 爆破의 對象이었다. 朴正熙는 韓國의 名節이 非效率的이라는 理由로 秋夕과 설날을 없애기까지 했다.(물론 두 名節은 高速道路 建設 現場의 巨大한 古木처럼 한放에 爆破할 수 있는 게 아니었고, 오히려 新正(新正)李 사라지는 趨勢다.)

啓蒙君主를 다른 絶對權力者와 區分하는 基準이 바로 여기에 있다. 近代化에 對한 執着 말이다. 啓蒙君主는 農奴制를 廢止하고, 大學을 만들고, 鬚髥이나 상투를 자르도록 하고, 國民에게 익숙지 않은 西歐的 風習을 導入하는 獨裁者다. 朴正熙도 그랬다. 

박완서가 短篇 ‘길고 재미없는 映畫가 끝나갈 때’에서 잘 그려냈듯 “朴正熙 政權 初期에 社會를 淨化한답시고 官廳이나 國營企業體에서 祝捷한 字는 自進하여 辭表를 쓰라고 엄포를 놓”았다. 當時는 6·25戰爭이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은 時點이었으므로 男子의 數가 적었다. 먹고 살만한 男子들이 妾을 거느리는 것은 朝鮮時代부터 내려온 悠久한 傳統이었다. 朴正熙는 啓蒙君主로서 被支配層의 反感을 무릅쓰고 蓄妾制를 根絶하기 위해 나섰다.

朴正熙는 眞心으로 近代化를 追求했고 折半 以上의 成功을 거뒀다. 그러나 自身이 이룩한 近代化의 結果物인 民主化의 물결에 휩쓸려 歷史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말았다. 김재규의 突發的인 朴正熙 暗殺에는 여러 原因이 있겠으나, 김재규가 부마抗爭의 現場을 目睹하고 尋常치 않은 民心을 느꼈다는 點을 빼놓을 수 없다. 祖國 近代化는 成功했다. 그리하여 더는 啓蒙君主를 容納할 수 없는 近代的 市民이 誕生했다.

‘知識 小賣商’과 ‘용팔이’ 사이

이 글의 目的은 朴正熙 禮讚이 아니다. 啓蒙君主라는 槪念이 지니고 있는 兩面性을 理解하자는 것이다. 柳時敏의 詭辯과 달리 金正恩은 21世紀가 아니라 18世紀를 基準으로 보더라도 啓蒙君主는커녕 한낱 暴君에 지나지 않는다. 朴正熙야말로 啓蒙君主의 嚴密한 槪念에 符合한다. 祖國의 近代化를 願했고, 成功했으며, 歷史를 진전시킴으로써 自身이 만든 歷史에 뒤쳐진 存在가 되고 말았다는 逆說까지 놓고 볼 때, 실로 그러하다.

柳時敏이 잘 말했다시피 啓蒙君主라는 말은 稱讚도 非難도 아니다. 特定 時期의 特定 獨裁者가 歷史的으로 어떤 役割을 遂行했느냐를 記述하는 表現일 뿐이다. 自稱 ‘知識 小賣商’ 柳時敏은 이른바 ‘용팔이’처럼 거짓말을 섞어가며 絢爛한 말솜씨로 大衆을 欺瞞하고 있다. 金正恩은 啓蒙君主가 아니며 朴正熙는 啓蒙君主의 役割을 해냈다. 우리는 그 遺産과 負債를 모두 相續받은 大韓民國 國民이다. 때로는 더디고 뒷걸음질 치더라도 民主共和國의 歷史를 한 걸음씩 진전시켜 나가야 한다.


_{●1983年 出生
●高麗大 法學科 卒業, 서강대 大學院 哲學科 碩士
●前 포린 폴리시(Foreign Policy) 韓國語版 編輯長
●著書 : ‘論客時代’ ‘탄탈로스의 神話’
●曆書 : ‘밀레니얼 宣言’ ‘民主主義는 어떻게 망가지는가’ ‘모던 로맨스’ 外}