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으로 돌아가는 길은 아직 밝고 따뜻하다
한낮에도 켜진 街路燈이 있다
물웅덩이를 밟은 언니의 발이 거기에 들러붙어 있던 물방울들을 꺼낸다
벤치에 앉은 女子의 무릎 위에 잠든 아기가 人形을 자꾸 떨어뜨릴 때마다
언니는 엉덩이가 바닥에 거의 닿을 程度로 바짝 앉아
아기에게 人形을 쥐여 준다
이 場面이 끝까지 永遠했으면 좋겠어, 나는 어쩌면 웃는다
보고 싶은 사람을 생각하며 걷다가 발을 헛디뎌 신발이 바위에 긁혔다
하얀 신발에 검게 그어진 자국을 當場 지울 수는 없다
그래도 잘 지내보려고
누가 밟지도 않았는데 뭉개져 버린 물방울들
집 앞에서 暫時 고개를 든다
구름은 어딘가로 가고 있다
바람이 불면 목을 타고 흐르던 땀방울이 파르르 떨린다
신발에 작은 돌멩이 두 個쯤 박힌 느낌이 있다
잠에서 깬 아기가 울기 始作하고
뒤를 돌아보니 찰랑이는 黑髮의 언니는
어느덧 女子 옆에 人形과 같은 姿勢로 앉아
햇볕에 뽀얀 맨발을 드러내고 있다
이기리
● 1994年 서울 出生
● 2020年 金洙暎文學賞 受賞
● 2021年 詩集 ‘그 웃음을 나도 좋아해’ 發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