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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팽년과 成三問의 隱密한 約束 [幻想劇場]|新東亞

박팽년과 成三問의 隱密한 約束 [幻想劇場]

  • 윤채근 단국대 敎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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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入力 2021-04-11 10: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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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채근 단국대 敎授가 우리 古典에 記錄된 敍事를 現代 感性으로 脚色한 짧은 이야기를 連載한다. 歷史와 小說, 過去와 현대가 어우러져 讀者의 想像力을 刺戟할 것이다.
    꿈이라 여기기엔 머리로 傳達되는 느낌이 너무나도 생생했다. 分明 現實이었다. 意識을 잃기 前 狀況을 復棋해 보려 했지만 할 수 없었다. 甚至於 自己 이름조차 記憶해낼 수 없었다. 눈을 뜨려 努力하던 그는 抛棄했다. 奇怪한 合成音이 귀를 찢을 듯 들려왔고, 몸이 散散이 부서졌다가 다시 組立되고 있다는 錯覺이 들었다. 聽覺을 除外한 어떤 感覺도 마음대로 使用할 수 없음을 눈치챈 그는 諦念한 채 소리의 물결에 四肢를 내맡기고 말았다. 

    누군가 다가와 그를 일으켜 세울 무렵 視角이 천천히 돌아왔다. 周圍를 둘러보자 달걀을 옆으로 누인 듯한 둥근 楕圓體 안이었다. 태어나 처음 보는 怪常한 構造物이었다. 自身을 일으켜 세운 者를 그윽이 노려보던 그가 문득 精神을 잃기 前 마지막 記憶을 떠올리고 소리쳤다. 

    “네 녀석, 네 녀석이로구나! 무슨 꿍꿍이로 날 拉致한 것이냐?” 

    透明하고 얇은 銀빛 비늘로 된 甲옷으로 武裝한 相對는 아무 대꾸 없이 그를 바라볼 뿐이었다. 제자리에 털썩 주저앉은 그가 呻吟하듯 속삭였다. 

    “잠들기 直前이었어! 네 녀석이 불쑥 나타난 것까지는 記憶이 나는데. 그런데 내 姓名이 떠오르지 않는구나! 이건 分明 生時일 텐데, 여긴 또 어디인 것이냐?” 



    銀빛 甲옷의 사내가 어디론가 사라졌다 다시 돌아와 自身이 입은 것과 똑같은 甲옷을 내밀며 對答했다. 

    “記憶은 언젠가 돌아온다. 移動의 衝擊 때문에 暫時 그런 것일 뿐이다. 이걸로 갈아입어라. 그리고 우리는 너를 朴이라고 불렀다.” 

    멍한 表情으로 相對를 바라보던 그가 “朴”이라고 되뇐 뒤 다시 물었다. 

    “맞다! 朴이 내 城이었다. 이제 조금씩 記憶이 돌아오는구나! 여긴 어디더냐?” 

    朴이 입고 있던 옷을 벗긴 뒤 甲옷으로 갈아입히며 相對가 對答했다. 

    “나는 移動을 擔當할 따름이다. 나머지는 主君님께 여쭤보아라.”

    巨大한 붉은 沙漠

    楕圓體의 門을 열고 밖으로 나가자 剛한 火焰 기운이 끼쳐왔다. 朴은 그제야 相對가 自身에게 씌워준 透明한 투구 模樣 얼굴 덮개가 왜 必要했는지 깨달았다. 甲옷과 투구가 없었다면 朴의 몸은 그대로 녹아버렸을 것이었다. 박은 문득 숨쉬기가 곤란함을 느끼고 相對에게 多急히 손짓했다. 急히 다가온 相對가 朴의 얼굴을 密閉하고 있던 투구와 허리에 찬 空氣濾過器를 連結하는 호스를 調節해 줬다. 맑은 空氣가 注入됐다. 

    楕圓體에서 땅 위로 내려서자 더욱 剛한 熱氣가 甲옷 너머로 傳해졌다. 타고 온 楕圓體를 올려다보니 둥근 圓盤 같은 飛行體였다. 地表面은 가늠하기 힘든 高溫으로 녹아 液體에 가까운 狀態로 미끈거리고 있었다. 몇 걸음 앞서 걷던 相對가 朴에게 몸을 숙이라는 信號를 보냈다. 强力한 열 暴風이 몇 次例 휩쓸고 지나갔다. 世上 全體가 붉은 火焰에 휩싸여 춤추고 있는 듯했다. 

    노란빛으로 깜박이는 四角形 패널 앞에 到着한 移動擔當者는 손으로 무언가를 造作했다. 갑자기 周邊이 밝아지며 긴 道路 하나가 나타났다. 仔細히 살펴보니 그건 道路가 아니었다. 마치 바닥에 洋탄자가 깔린 것처럼 熱氣와 火焰이 除去된 좁고 긴 回廊 하나가 만들어져 있었다. 回廊을 形成하는 空間 바닥에서 흰빛이 뿜어져 올라와 周邊의 붉은 火焰을 밀어내고 있었기에 마치 道路처럼 느껴졌을 뿐이었다. 

    두 사람은 나란히 흰빛으로 가득한 空間 안으로 들어섰다. 막상 빛 안으로 進入하자 오히려 눈부심이 사라졌고 周邊 風景이 더욱 鮮明하게 드러났다. 四方天地는 불길로 타오르는 巨大한 붉은 沙漠 같았다. 朴은 그 모습에 壓倒돼 한참 동안 몸을 움직일 수 없었다. 

    빛의 回廊을 따라 움직이던 朴의 눈에 갑자기 異常한 光景이 나타났다. 처음에 그건 모래 바닥에 판 구덩이에서 꾸물대며 기어 나오는 애벌레처럼 보였다. 가까이 다가가자 애벌레의 正體는 온몸이 녹아내렸다 凝固되기를 反復하고 있는 사람들이었다. 팔다리가 제 모습을 잃을 程度로 몸 全體가 녹거나 탄 그들은 잽싸게 구덩이로 들어가 原形을 回復하고 다시 기어 나왔다. 驚愕한 朴이 移動擔當者에게 다가가 물었다. 

    “저들도 나와 같은 人類가 맞나?” 

    걸음을 멈추지 않은 채 相對가 無心히 對答했다. 

    “當然히! 두 다리로 걷고 두 팔로 物件을 잡으니 사람일밖에.” 

    回廊 밖 사람들을 有心히 觀察하던 朴이 서둘러 相對를 따라잡으며 다시 물었다. 

    “저런 悽慘한 環境에서도 저들은 웃고 떠들고 있군. 苦痛을 못 느끼는 건가?” 

    발길을 멈춘 移動擔當者가 귀찮다는 듯이 對答했다. 

    “이곳은 불로 된 世界다. 네가 살던 世界와 다르지만 이 또한 사람이 사는 世界지. 밤이 되려 한다. 빨리 가자!” 

    박은 이런 不毛의 世上에도 밤과 낮의 區別이 있다는 데에 놀랐다. 하지만 밤은 存在했고 그건 낮의 世界와 反對되는 地獄처럼 보였다. 火焰이 가라앉자 天地는 온통 嚴酷한 冷氣로 가득 찼으며 사람들 몸은 얼어 터져 凶測하게 뒤틀렸다. 그럼에도 그들은 낮보다 더 餘裕롭게 구덩이 밖에서의 삶을 즐기는 것 같았다.

    불 나라 主君의 提案

    主君이 산다는 宮闕은 하늘 높이 솟구치는 불길로 에워싸인 巨大한 絶壁 너머에 있었다. 絶壁 中央의 出入口를 通過하자 連이어 中門이 나타났는데 그때마다 朴은 꼼꼼한 檢問을 받아야만 했다. 언뜻 불地獄처럼 보이는 이 奇怪한 世界를 다스리는 朱君은 둥근 돔 模樣의 內戰 正中央에 앉아 朴을 기다리고 있었다. 主君이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고개 들어 나를 보아도 좋다.” 

    천천히 머리를 들어 올린 朴은 相對를 꼼꼼히 觀察하다 깊은 疑惑에 휩싸였다. 金빛 비늘 甲옷과 黃金 投球로 武裝한 主君의 모습은 朴이 內心 豫測하고 있던 地獄의 閻羅大王 形象과는 딴판이었다. 主君의 甲옷과 黃金투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輝煌한 빛은 오히려 부처의 몸에서 퍼져 나오는 神聖한 불빛인 光背를 닮아 있었다. 自身도 모르게 몸을 떨던 朴이 물었다. 

    “이곳이 地獄이라면 當身께선 閻羅大王님이 분명합니다. 하지만 或是 다른 모습으로 化身하신 부처님이시라면 이곳은 幻術로 만들어진 虛像이 아니겠습니까? 저를 試驗하고 계신 건지요?” 

    朱君은 한참을 껄껄 웃더니 玉座 손잡이에 있던 버튼을 눌렀다. 돔 全體에 空氣가 循環하는 轟音이 울려 퍼지며 모든 窓門이 저절로 닫히기 始作했다. 이윽고 투구를 벗은 主君이 朴에게 말했다. 

    “이제 머리에 쓴 걸 벗어도 좋다.” 

    朴이 투구를 벗으려 애쓰子 뒤에 서 있던 始終이 다가와 代身 벗겨주었다. 視野를 가리던 一切의 障礙가 사라지자 朱君의 眞面目도 正體를 드러냈다. 놀랍게도 朱君은 平凡한 사람이었다. 特別히 잘생기지도 못생기지도 않은 50代 假量의 男性일 뿐이었다. 視力이 좋은 朴이 눈을 부릅뜨고 노려보자 얼굴에 있는 雜티까지 鮮明하게 보였다. 主君이 말했다. 

    “보다시피 난 부처도 아니고 閻羅大王 따위는 더더욱 아니다. 한데 그대가 생각하는 地獄이 이곳과 같다면 閻羅大王이라 해도 크게 틀렸다 할 순 없겠구나.”
    自身이 있는 곳을 地獄이라 確信한 朴은 그렇다면 相對는 틀림없이 閻羅大王이며, 設令 스스로 그것과 다른 存在라 主張한다 할지라도 結局엔 差異가 없으리라 內心 斷定했다. 이윽고 이를 악문 朴이 힘을 내 큰 소리로 물었다. 

    “그렇다면 當身께선 閻羅大王이 틀림없습니다. 저를 이곳으로 끌고 오신 理由가 뭡니까? 그럼 전 이미 죽은 몸입니까? 무슨 罪目으로 여기에 오게 된 것입니까?” 

    길게 한숨을 내쉰 主君이 侍從들을 내보낸 뒤 낮은 音聲으로 對答했다. 

    “罪를 묻고자 데려온 게 아니다. 付託할 게 있어 急히 부른 것이다.” 

    “저처럼 微賤한 者에게 무슨 付託할 게 있으십니까?” 

    야릇한 表情의 主君이 慇懃한 목소리로 물었다. 

    “내 나이가 얼마로 보이느냐?” 

    暫時 망설이던 朴이 기어들어가는 소리로 對答했다. 

    “저보다 조금 많아 보이십니다. 한 스무 살 程度?” 

    豪宕하게 웃어젖힌 主君이 微笑를 가득 머금고 속삭였다. 

    “그리 젊게 보아주니 고맙구나. 내 나이 이제 滿 살이 넘었다. 壽命이 다해가고 있지.” 

    두 눈을 휘둥그레 뜬 채 自身을 노려보는 朴을 向해 가까이 다가오라고 손짓하며 主君이 덧붙였다. 

    “네게 提案할 게 있다. 于先 가까이, 이리 가까이 오너라.”

    悽慘한 永生

    [GettyImage]

    [GettyImage]

    왔던 길로 되돌아가는 내내 移動擔當者는 말이 없었다. 흰빛으로 만들어진 回廊 中間쯤 지날 때가 돼서야 그가 헬멧 안 스피커를 통해 입을 열었다. 

    “主君의 提案을 받아들였나?” 

    相對를 물끄러미 바라보던 朴은 그제야 自身이 移動擔當者의 맨 얼굴을 한 次例도 본 적이 없었음을 깨달았다. 沈鬱한 목소리로 朴이 對答했다.
    “그렇다. 내가 살던 世界로 돌아가서 마저 整理할 게 있다. 그 뒤에 되돌아오기로 했다.” 

    갑자기 態度가 肅然해진 移動擔當者가 朴을 向해 머리를 조아리며 속삭였다. 

    “그럼 그대가 우리의 다음 主君이 된 거로군. 고맙다!” 

    고개를 비스듬히 해 바깥 風景을 바라보던 朴이 쓸쓸한 音聲으로 물었다. 

    “듣자 하니 저들은 저런 悽慘한 모습으로 永生을 누려야 한다지? 어쩌다 이 별은 이 地境이 된 건가?” 

    말없이 朴을 凝視하던 移動擔當者가 천천히 헬멧을 벗기 始作했다. 相對의 얼굴을 본 朴이 깜짝 놀라 몇 걸음 뒤로 물러섰다. 移動擔當者의 얼굴은 數없이 녹았다 얼어붙기를 反復하며 凶測하게 變形돼 있었다. 한때 입이었던 구멍을 비틀어 웃음 비슷한 模樣을 만든 그가 다시 헬멧을 쓰고 나서 對答했다. 

    “나도 저들 가운데 하나다. 이 行星의 모든 人類가 이렇다고 보면 된다. 우리는 우리 별을 제대로 看守하지 못했고 그 應報로 이런 끝없는 苦痛을 견뎌야만 한다.” 

    “스스로 목숨을 끊을 수는 없었나?” 

    相對가 몸을 돌려 飛行體 쪽으로 다시 前進하며 對答했다. 

    “主君께서 이미 說明하셨을 텐데? 비록 凶하지만 이 모습은 이런 惡條件 속에서 우리가 選擇한 進化의 最終 産物이다. 自殺이라고? 아주 오래前 수많은 者가 自殺해 사라져갔다. 말하자면 淘汰된 거지. 至毒하게 바뀐 별의 環境에 適應한 少數가 새로운 生存法을 攄得해 오늘에 이른 거다. 바로 나처럼!” 

    相對의 등을 바라보며 따라 걷던 朴은 구덩이에서 기어 나와 自身을 쳐다보는 生命體들을 向해 살며시 손을 흔들었다. 行星의 生存者들 亦是 朴을 向해 손을 흔들었다. 그들이 무어라 떠들었지만 빛에 依해 遮斷돼 제대로 傳達되지는 않았다. 朴이 다시 移動擔當者에게 물었다. 

    “저들에게도 主君이 사는 宮闕 같은 場所를 지어주면 되지 않나? 그럼 저들의 삶이 훨씬 便해질 것 같은데.” 

    멀리 붉은 火焰 暴風에 휩싸인 飛行體의 모습을 發見한 相對가 걸음을 재촉하며 빠르게 對答했다. 

    “이곳은 儼然한 階級社會다. 우리의 科學 技術은 놀랍도록 發展했었지만 그것들을 稼動할 수 있는 動力源은 거의 枯渴됐다. 우리는 燃料를 最小限만 쓰면서 가까스로 文明을 維持해왔다. 값싼 同情 따위는 사라진 지 오래다.” 

    飛行體 도어를 열고 몸을 안으로 進入시키던 移動擔當者가 自身을 따라 사다리를 오르던 박을 내려다보며 덧붙였다. 

    “移動한 뒤엔 마치 꿈을 꾼 것 같을 것이다. 올 때처럼 記憶을 한 동안 잃었다가 천천히 回復할 테니 크게 念慮는 하지 말고.”

    金時習의 微笑

    朴彭年은 漢陽 南村 自己 집 書齋에서 온몸을 痙攣하며 깨어났다. 잠들기 直前 읽던 書冊들이 바닥에 어지럽게 흩어져 있었다. 窓門을 열자 南山 쪽에서 서늘한 새벽 기운이 밀려들었다. 烹年은 自身이 누구인지 記憶해 내기 힘들어 暫時 고개를 숙이고 默想에 잠겼다. 그는 그렇게 오시가 다되도록 書齋 안에 홀로 머물렀다. 

    頭痛을 참으며 六曹路에 位置한 刑曹 建物로 뒤늦게 出勤한 烹年은 業務를 보는 둥 마는 둥 하다 急히 早退해 上官인 刑曹判書에게 며칠 休暇를 請하는 便紙를 썼다. 密封한 便紙를 下人을 시켜 父親 그는 左捕廳에 들러 捕卒 둘을 빼내 길잡이 삼아 夜行을 始作했다. 三角山으로 갈 料量이었다. 

    捕卒들이 손에 든 燈불이 봄바람에 이리저리 흔들릴 때마다 烹年이 탄 말의 그림자가 마치 怪物 形象처럼 어두워가는 山길에 비치곤 했다. 그때마다 젊은 捕卒은 食怯하며 놀랐고 나이가 꽤 든 捕卒은 그를 타박하는 재미로 山行의 지겨움을 더는 눈치였다. 三角山 中턱 절에 到着할 즈음 해는 이미 떨어진 지 오래였고 저녁 供養도 다 끝난 狀況이어서 烹年은 배고파하는 捕卒들을 山 아래 客店으로 내려보내야 했다. 

    손님들이 묵고 있던 寮舍의 訪問을 次例로 열어나가던 그가 마침내 찾던 人物을 發見하고 滿面에 微笑를 지었다. 좁은 房 안에서 冊을 읽고 있던 젊은이가 烹年을 보고는 벌떡 일어서서 뛰어나오며 외쳤다. 

    “學事 어르신이 이 時刻에 어인 일로? 大闕에 무슨 變故라도 벌어진 것인가요?” 

    젊은이를 道路 안으로 밀어 넣으며 急히 房으로 들어선 烹年이 相對의 두 손을 부여잡으며 물었다. 

    “過去 工夫는 잘 돼 가는가? 天下의 金時習이 이리 恭遜할 건 또 뭔가? 어서 앉게. 내 몹시 놀란 일이 있어 이리 찾아왔네.” 

    시습과 자리에 마주앉은 烹年은 自身이 간밤에 꾼 神奇하고도 奇異한 꿈 이야기를 仔細히 털어놨다. 微妙한 表情으로 自身을 바라보는 시습에게 烹年이 한마디 덧붙였다. 

    “이게 꿈은 꿈인데 또 그저 꿈은 아니란 말일세. 어떻게 생각하나?” 

    西安을 옆으로 밀친 時習이 조용히 바닥을 바라보다가 나지막이 속삭였다. 

    “何必 그 말씀을 제게 하시는 緣由가 무엇인지요?” 

    팔짱을 낀 채 相對의 表情을 그윽이 觀察하던 烹年이 힘주어 對答했다. 

    “이게 말일세. 이게 萬若 꿈이 아니라 내게 實際로 벌어졌던 일이라면 말일세. 그렇다면 자네는 나보다 먼저 그 閻魔王이란 者에게 불려갔던 거란 말이지. 헤어지기 直前 그가 分明 그렇게 말했거든. 漢陽의 젊은 포의 金時習이 이미 다녀갔다고. 自己 자리를 이어받기를 보기 좋게 拒絶했다고 말일세.” 

    稀微하게 微笑를 띤 時習이 잠깐 망설이다 微細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人間의 未來

    밤을 새워 이야기꽃을 피운 先輩와 後輩는 새벽 먼동이 터올 무렵에야 激情的인 討論을 멈출 수 있었다. 시습은 自身이 갔던 世界가 決코 佛敎의 地獄은 아니었다고 主張했고, 烹年은 아직 다 理解하긴 어렵지만 阿修羅가 만든 환系이거나 閻羅大王이 다스리는 地獄의 一種임에 틀림없다고 力說했다. 지친 모습의 時習이 물었다. 

    “그곳이 阿修羅場이거나 地獄이라면 그 主君이란 者는 왜 우리에게 自己 자리를 물려주려 했겠습니까? 우린 그저 人間이지 않습니까? 結局 그 主君 亦是 한때는 우리와 똑같은 存在였던 겁니다. 그 亦是 누군가의 招待로 인해 그 자리를 물려받았던 것이지요!” 

    “그게 어떻게 可能한가? 내 비록 염마라는 그 主君에게 자리를 繼承하겠다고 約束은 했네만, 그 世界와 우리 世界는 屬한 秩序가 서로 다르거늘, 내가 眞짜 그곳의 主君이 될 理 있겠는가? 可當키나 한 소리인가?” 

    서늘한 冷氣가 감도는 表情이 된 時習이 차가운 목소리로 對答했다. 

    “小生이 判斷컨대, 그곳의 駐軍人 閻魔王은 우리가 사는 이 世界에서 건너갔음이 분명합니다. 그렇다면 그 火焰 世界는 아주 먼 未來의 우리 世界인 셈이지요.” 

    “未來 世界?” 

    “그렇습니다! 數十, 아니 數百萬 年 뒤의 世界 말입니다. 우린 未來世界를 엿보고 온 것이지요. 그리고 그 둥근 飛行體는 時間을 自由自在로 오갈 수 있는 機構임에 틀림 없습니다.” 

    “그럼 그 구덩이 속의 누에 人間들이 우리 後孫이라는 건가?” 

    “그렇습니다. 우리 人間의 未來 모습입니다.” 

    침을 꼴깍 삼키며 오래도록 시습을 바라보던 烹年이 힘없는 목소리로 다시 물었다. 

    “施工을 멋대로 移動할 수 있는 脫것이라. 그래, 그러면 理解가 조금 되는군. 그럼 왜 何必 우리처럼 過去 世界 사람을 拉致해 主君으로 삼으려는 걸까?” 

    고개를 갸웃한 時習이 천천히 對答했다. 

    “或是 우리를 데리고 移動했던 者에게 그들이 왜 永生할 수 있게 됐는지 自初至終을 물어보진 않으셨습니까?” 

    “그걸 묻는다는 걸 깜빡했지 뭔가.” 

    “前 물어봤습니다. 그들은 酷毒한 自然環境을 이겨내려고 男女 相合의 生殖 秩序를 버렸다고 했습니다. 말하자면 男女 區別이 사라진 것이지요. 그래서 그들은 모두가 男子였던 겁니다.” 

    “맞네! 맞아! 내 거기서 女子를 본 적이 없지!” 

    “記憶하시는군요. 天地陰陽의 調和를 抛棄하고 오직 陽의 기운으로만 버텼던 겁니다. 그리하여 더는 後孫을 만들 수 없는 代身 永生을 얻은 것이지요. 하지만 自身들 主君만큼은 人類의 原形을 갖춘 字로 推戴하고 싶은 게 아닐까요?” 

    “그래서 過去로 찾아와 自己들 마음에 드는 누군가를 데려가기 始作했다 그 말인가?” 

    障지門 밖에서 번져드는 햇살로 얼굴 半쪽이 환하게 빛나고 있던 時習이 속삭이듯 對答했다. 

    “그게 그들에게 남은 唯一한 즐거움 아니었을까요?”

    朴彭年의 最後

    端宗을 復位시키려다 失敗해 逆賊으로 몰린 烹年은 處刑되기 前날 밤 監獄 밖 먼 하늘을 有心히 바라보다 自身도 모르게 번지는 微笑를 억지로 삼켰다. 그는 모진 拷問으로 피투성이가 된 同僚들이 갇혀 있는 다른 便 獄事를 向해 있는 힘을 다해 소리쳤다. 

    “이보게들! 내 말 들리는가? 난 죽지 않는다네. 난 수많은 未來의 別世界 가운데 한 군데로 곧 떠나네. 이보게들, 들리는가?” 

    成三問이 갇혀 있는 獄舍 쪽에서 虛脫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烹年이 쥐어짜듯 다시 외쳤다. 

    “特히 성삼문 공은 잘 들으시게! 난 閻浮洲라 하는 未來 世界로 갈 것이야. 비록 이 몸은 죽지만 다른 몸은 그 直前에 다른 法階로 移動하는 것일세! 믿어주게! 우리 삶은 여기서 끝나는 게 아닐세. 決코 이게 끝이 아니란 말일세!” 

    三門의 呻吟 섞인 音聲이 그제야 稀微하게 들려왔다. 

    “이제 보니 朴 共의 諧謔이 나보다 더하군그래. 부디 잘 가시게. 때가 되면 나도 좀 부르시고.” 

    벗의 音聲을 듣는 瞬間 烹年의 얼굴에 두 줄기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그가 피를 吐하듯 외마디 絶叫를 한 뒤 對答했다. 

    “當然히 자넬 부르고야 말 걸세! 우리 人間들도 閻浮洲라는 그곳에 가면 萬 年을 넘게 살 수 있다더군! 내 萬 年 뒤엔 꼭 三門 자네를 불러 萬 年을 더 살게 해줄 것이야!” 

    잔잔한 웃음소리가 獄事 全體에 일렁이며 퍼져나갔다. 監獄을 지키던 捕卒 하나가 다가와 속삭였다. 

    “來日 軍器監 앞에서 치러질 處刑이 아주 힘들 거랍니다요. 끝까지 意氣를 잃지 않으시려면 일찍 자두시는 게 좋겠습니다요.” 

    壁에 힘없이 기대 捕卒의 얼굴을 가만히 살피던 烹年이 물었다. 

    “자네 三角山에 같이 갔던 그 늙은 捕卒이 아니던가?” 

    捕卒이 눈물을 훔치며 고개를 크게 끄덕였다. 微笑를 지은 烹年이 얼굴을 앞으로 내밀며 말했다. 

    “내 遺言 하나만 들어주겠나? 三角山에서 내가 만났던 젊은이 記憶하겠지? 김시습이라고. 그 親舊를 찾아가서 이렇게만 傳하게. 어쨌든 讓步해 줘서 고맙다고 말일세. 그냥 그리 말하면 잘 알아들을 걸세.” 

    * 이 作品은 ‘金鰲新話’의 ‘南炎浮洲志’를 現代的으로 脚色한 것이다.


    윤채근
    ● 1965年 忠北 淸州 出生
    ● 고려대 國語國文學 博士
    ● 檀國大 漢文敎育學科 敎授
    ● 著書 : ‘小說的 主體, 그 誕生과 轉變’ ‘漢文小說과 欲望의 構造’ ‘神話가 된 天才들’ ‘論語 感覺’ ‘每日같이 明心寶鑑’ 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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