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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을수록 高貴해지는 것은 나무밖에 없다|신동아

名士에세이

늙을수록 高貴해지는 것은 나무밖에 없다

  • 조상호 나남출판 發行人, 나남수목원 理事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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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入力 2020-01-11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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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남수목원.

    나남수목원.

    20萬 坪 樹木園 造成에 매달린 지 10年을 넘기자 철마다 演出하는 숲의 風景이 豐盛해졌다. 生態系가 演出하는 모습이 경이롭기도 하다. 그동안 내 눈높이가 不知不識間에 自然에 많이 가까워졌는지도 모른다. 나무들과 씨름하며 그들과 生命의 呼吸을 같이하다가, 暫時 찾아오는 忙中閑에 불현듯 스치는 생각으로 樹木園 風景을 스마트폰 카메라에 담기도 했다. 이때를 놓치면 다시 찾을 수 없는 場面들이다. 하루 中에는 東트기 前의 빛이 順하게 곱고, 저물녘의 빛은 神祕하게 寫眞을 받쳐준다. 寫眞 工夫를 하는 아내의 作品까지 協贊받아 樹木園 四季節 風景 52컷을 엮어 새해 週間(週間)달曆으로 만들어 知人들과 나눠 가졌다. 묵은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는 나만의 意識이다. 달曆 人心도 剛愎해진 世態 탓인지 昨年에는 樹木園 달曆이 人氣에 시달리기도 했다. 寫眞 밑에 몇 字 적은 斷想(斷想)들을 다시 펼쳐 읽으면서 樹木園의 파노라마를 떠올린다. 

    새해 겨울, 暴雪 뒷날의 고즈넉한 羅南 冊博物館 風景이 첫 張이다. 이곳은 나남출판 40年의 땀이 밴 4000卷이 다 되는 冊들이 韓國 現代 知性을 證言하고 있다. 이름 모를 道公이 쌓은 5層 石塔과 열두 童子石度 葬送 밑에서 봄을 꿈꾸며 머리에 눈을 이고 있다. 눈을 뒤집어쓴 引受戰(仁壽殿) 앞의 石燈이 오히려 평화롭다. 3000그루 搬送에 無名(無明)의 바다를 밝히는 燈불인 셈이다. 冊 博物館 앞 넓은 테라스의 눈 덮인 빈 椅子들이 希望의 談論을 나눌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다. 湖水 앞 巨木이 된 느티나무는 羅牧(裸木)에 피어난 눈꽃으로 아름답다. 湖水를 휘돌아가는 굽은 階段의 눈길에 작은 발자국이라도 남기고 싶다. 秋史(秋史) 金正喜의 風事實(豊士室) 글句처럼 湖水 옆의 空間에 어진 선비들이 가득 車길 期待한다. 50年이 넘은 10그루 철쭉에도 눈꽃이 피어 다른 얼굴로 반긴다. 

    그리고 樹木園의 봄 風景이다. 引受戰 앞 湖水가 中央에 자리 잡은 철쭉의 하얀 꽃망울에는 只今 50年 만의 봄이 가득 찼다. 철쭉의 絢爛한 香氣가 하얀 꽃, 붉은 꽃 속에 춤춘다. 冊博物館 북카페 入口의 심정수 靑銅彫刻上 ‘물고기는 하늘을 날고, 나는 배를 저어간다’가 어떤 그리움을 더한다. 날렵한 처마 끝에 걸린 눈들이 優雅했던 精子의 기와지붕이 이제 봄의 香氣에 더욱 고와 보인다. 오랜 歲月 그 자리를 지킨 土種 山벚의 威容이 3000그루 搬送을 보듬고 있다. 꽃비가 내리는 山벚의 봄날은 너무 짧다.

    어떤 本能 같은 밤나무 꽃香내

    야광나무는 夜光珠(夜光珠)와 같이 한밤中에도 빛을 낸다. 華麗하고 예쁜 꽃으로 벌 나비를 부르며 무르익는 봄을 온통 흰 꽃으로 뒤덮는다. 特히 키가 10m 넘는 이 나무는 바위를 감싼 뿌리를 드러내며 당찬 生命力을 發散한다. 새 잎이 길게 갈라지는 아그배나무와 비슷하다. 겨울을 밀어내고 맨 처음 소담한 綠色 잎들을 탐스럽게 내밀며 봄을 證明하다 한두 달 지나면 잎들이 뭉그러졌다가 잊을 만하면 불현듯 우련 붉은 꽃대를 빼어 올린 相思花(相思花)가 곱디곱다. 잎과 꽃이 서로 보지 못하고 그리워만 한다고 해서 相思花라고 한다. 

    冊博物館 앞뜰의 石燈이 木蓮꽃 그늘에 서 있다. 石燈의 屋蓋石이 四角지붕人 것으로 보아 朝鮮 中期의 長明燈(長明燈)이다. 引受戰 옆의 石燈처럼 朝鮮 後期로 가면 조금은 華麗하게 八角지붕이 된다. 참꽃人 진달래가 나보다 더 큰 키로 하늘가를 맴돈다. 파란 하늘을 캔버스 삼아 꽃들이 群舞를 그리는 모습은 우리 樹木園에서만 볼 수 있다. 搬送 3000餘 그루를 護衛하는 30名 文人石의 감추어진 微笑는 200~300年을 견뎌온 笑而不答(笑而不答)의 沈默이다. 3年 前 楊平에서 移植한 배롱나무 몇 그루가 추위를 견뎌내고 처음으로 華奢한 꽃잎을 매달았다. 



    박태기 붉은 꽃은 華麗한 봄날이 壓卷이다. ‘밥티기’와 닮은 꽃은 쌀밥보다 庶民들의 밥인 조나 수수의 밥알 같다. 꽃이 잎보다 먼저 핀다. 바위틈에 集團으로 꽂아둔 겹黃梅花(粥短靴)의 노란 꽃바다가 이른 봄날의 樹木園에 넘실거린다. ‘萬疊紅島’의 붉은 꽃이 깜짝 놀랄 華麗함으로 잔디廣場의 봄을 빛내고 있다. 武陵桃源의 복숭아꽃度 이런 感興이었으리라. 葬送의 싱그러운 錄音과 벚꽃의 꽃그늘 合唱 속을 뚫고 치솟는 噴水의 淸凉함에 봄날은 간다. 

    여름날 아침 고요의 숲길에 놓인 빈 椅子가 누구를 기다린다. 漢灘江댐 水沒 地域에서 救出한 壯年의 느티나무들이 3?4年이 지나자 이제 새로운 땅에 着實하게 뿌리를 내려 그 푸르름도 짙어졌다. 내 키만큼 잘 자란 水菊나무의 하얀 꽃이 한여름 草綠의 잎새를 바탕으로 탐스럽게 흐드러졌다. 부처님의 뽀글거리는 머리를 聯想케 해 佛頭花(佛頭花)라고도 부른다. 하얗게 피기 始作한 水菊꽃들은 漸次 시원한 靑色이 되고 다시 붉은 기운을 담다가 나중에는 姿色이 된다. 마른 꽃을 달고 겨울을 이겨낸다. 初여름 山딸나무에 十字 模樣의 하얀 꽃이 天使를 만난 것 같다. 基督敎人들이 이 꽃을 좋아하는 模樣이다. 가을엔 딸기 같은 둥근 빨간 열매를 맺는다. 밤나무에도 꽃이 피었다. 아까시꽃의 짙은 香내가 사라지면, 어떤 本能 같은 밤나무꽃 香내가 振動하며 가을의 알톨 같은 結實을 約束한다. 

    樹木園 造成 初期에 심은 湖水가의 40年 된 盤松이 홀로 자라 그 威容을 자랑한다. 이제는 湖水 周邊 둘레길을 따라 걸으며 아름다운 姿態를 만질 수도 있다. 나무처럼 늙고 싶다면 나무처럼 살아야 한다. 40年 前 美國 陸士 앞에서 본 목百合나무의 노란 튤립 같은 꽃이 樹木園에 자리 잡은 지 7~8年이 되자 피기 始作했다. 잎사귀 뒤에 수줍게 숨어 바람결에 잠깐씩 姿態를 보여준다.

    世上에 가장 큰 冊

    아내가 精誠으로 가꾸는 아름다운 허브 라벤더 꽃밭 周圍는 코스모스와 달맞이꽃 群落지다. 코스모스의 큰 키 높이만큼의 가을 孤獨으로 紅疫을 앓던 젊은 날의 香水로 마련한 코스모스 群落지다. 粉紅낮달맞이꽃이 進化를 거듭하면 대낮에도 활짝 꽃피우는 붉은 해맞이꽃이 되기도 한다. 꽃무릇이 群落을 形成하기 始作한다. 아내는 高敞 禪雲寺의 꽃무릇 群落地를 꿈꾸며 冊博物館 가는 길에 1000具의 球根을 정성스레 심었다. 

    여름 끝자락에 가을의 傳令使人 벌개미취와 九節草가 滿發했다. 벌개미취는 씨앗을 뿌리고 옮겨심기를 反復해 樹木園 到處에서 群落을 이루어 이제는 우리 樹木園의 象徵이 됐다. 搬送밭 앞의 湖水를 덮는 하얀 修鍊(睡蓮)李 탐스러운 꽃을 드러낸다. 잠들지 말라고 緋緞잉어들이 발가락에 간지럼을 태웠는지도 모른다. 무늬甁꽃의 自然스러운 高潔함이 5層 石塔을 擁衛하고 있다. 낮은 山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우람한 구상나무가 姿態까지 곱기도 하다. 우리 土種인 전나무, 가문비나무와 親戚으로 外國에서 원예종으로 開發해 크리스마스 트리로 使用한다. 引受戰 亭子 앞의 湖水가. 3칸 精子가 고즈넉하게 山中湖水에 안긴다. 갈대가 자란 安穩한 늪은 緋緞잉어의 어린 새끼들이 황새의 攻擊을 避할 隱身處가 된다. 아름다운 搬送들을 누군가는 푸른 草家집 같다고 좋아한다. 前知하느라고 손이 많이 間, 功들인 時間이 길어질수록 사랑도 더욱 깊어간다. 맑디맑은 湖水에 投影된 丹楓나무가 가을을 새롭게 읽어내고 있다. 

    노란 초롱 같은 꽃으로 봄을 처음으로 열었던 히어리나무가 하트 模樣의 노란 잎으로 가을의 빛 속을 가른다. 뒤便의 블루베리들이 演出하는 붉은 丹楓보다 히어리의 노랑 完成體가 가을의 颯爽함으로 더욱 新鮮하다. 晩秋(晩秋)의 햇살을 받은 搬送들의 草綠 雨傘이 깔끔하다. 亭子 引受戰의 기둥과 大들보는 벌써 고풍스러운 雰圍氣를 풍긴다. 引受戰 懸板을 새가 適當히 쪼아놓았다. 어쩌면 이것이 古風(古風)스러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어 그대로 두기로 했다. 뒤便의 機張傘下(氣壯山河)는 글의 무게에 눌려 새들이 犯接하지 못한 模樣이다. 

    다시 雪國(雪國)이다. 한 해가 저문다. 한 해를 凜凜하게 熱心히 살았는가? 山寺(山寺)를 찾아가듯 저 눈길에 操心스러운 발자국을 남기며 ‘世上에 가장 큰 冊’을 樹木園으로 남기려는 나에게 주어진 길을 凜凜하게 가야 하는 새해의 꿈을 키울 일이다.

    《신동아 1月號》

    조상호
    ● 1950年 出生
    ● 高麗大 法學科 卒業, 한양대 大學院 新聞放送學 博士
    ● 季刊 ‘사회비평’ 發行人,延世大, 고려대, 서강대 言論大學院 講師, 放送通信融合推進委員會 委員
    ● 韓國出版學會賞, 大韓民國 文化藝術賞 受賞
    ● 現 나남출판 代表理事, ‘지훈賞’ 常任運營委員, 나남수목원 理事長
    ● 著書 : ‘韓國言論과 出版저널리즘’ ‘言論 義兵將의 꿈’ ‘나무심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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