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次元移動子(The Mover)_4|新東亞

윤채근 SF 小說

次元移動子(The Mover)_4

外界戰士 郭再祐 붉은 철릭을 입다

  • 윤채근 단국대 敎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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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入力 2019-12-30 14: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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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숨이 끊어진 홍유손의 앙상한 肉身이 나뭇가지처럼 굳어갔다. 追擊者는 오랜 歲月 自身의 宿主였던 生命體 곁에 暫時 더 머물렀다. 相對의 靈魂이 모두 흩어지고 殘骸만 덩그러니 남을 무렵 낯익은 波動과 함께 살며시 다가온 離脫者가 물었다. 

    “中毒이 分明해. 이제 認定하지 그래?” 

    追擊者가 對答했다. 

    “中毒되지 않았다. 기다리고 있었나?” 

    “난 約束은 꼭 지켜. 그런데 中毒이 아니라고? 처음엔 다 그렇게 말해.” 



    波動 에너지를 急加速하며 追擊者가 물었다. 

    “이제 어디로 逃走할 건가?” 

    同時에 出力을 높인 離脫者가 외쳤다. 

    “아니, 그러지 마. 이 時空間에서 더 놀아보자고. 기다려준 보람은 있어야지? 따라와봐.”

    2

    1592年 壬辰年 5月, 日本 將帥 안코쿠地 에케이(安國寺惠瓊)는 慶南 咸安 땅에 駐屯해 있었다. 깊은 밤, 軍營에서 佛經을 외며 戰死한 部下들 넋을 慰勞하던 그는 上官인 고바야카와 다카카게(小早川隆景)가 보낸 傳令이 到着하자 部長들을 召集했다. 

    傳令은 湖南으로의 出戰 命令文을 짤막하게 朗讀하고 本陣으로 歸隊했다. 部長들의 反應은 썰렁했다. 4月 初 始作된 對朝鮮 戰爭은 손쉽게 끝날 것처럼 보였다. 先發隊가 破竹之勢로 漢陽城을 占領할 때까지만 해도 分明 그랬다. 不吉한 兆朕은 南海岸에서 日本 水軍이 敗戰했다는 所聞이 번지면서 비롯됐는데 莫强 日本 水軍이 烏合之卒인 朝鮮 水軍에게 지는 건 想像해본 적 없는 事態였다. 그런데 偶然처럼 보인 첫 敗戰은 지루한 接戰으로 이어졌고 及其也 海上 補給路가 杜絶됐다. 5月 中旬이 되자 굶주림이 慢性이 된 에케이 部隊에선 部長들마저 虛飢를 채우려 朝鮮 民家를 襲擊하는 地境에 이르렀다. 

    不滿으로 아우성치는 部長들을 幕舍로 돌려보낸 에케이는 木鐸을 쥐고 다시 念佛을 始作했다. 뭔가 일이 틀어지고 있었다. 反轉이 必要했다. 上官인 다카카게는 野戰으로 鍛鍊된 實戰型 將帥가 아니라 協商術로 相對를 굴복시키는 技巧派였다. 그런 上官의 指示만 믿고 湖南 占領의 先鋒에 서는 건 어리석은 짓이었다. 

    “꾀를 내야 한다. 가장 殘酷한 잔꾀를!” 

    木鐸을 집어던진 에케이가 소리쳤다. 그 소리는 反響 없이 空中으로 흩어져 달빛에 吸收됐다.

    3

    招諭使 金誠一이 볼 때 郭再祐는 흥미로운 人物이었다. 재우는 南冥 曺植 門下生으로 分明 北人 搪塞을 지녔음에도 自身과 같은 南人과도 두루 疏通해왔다. 그냥 南人이라 해도 좋을 程度였다. 그런 재우를 성일은 좋아했고 倭亂이 터진 直後에는 더욱 注目하고 있었다. 

    倭軍이 釜山을 占領한 4月, 재우는 宜寧에서 擧兵해 敵의 北上을 沮止하는 한便 거름講을 渡河하는 倭軍 輸送船을 襲擊해 物資 補給網을 攪亂했다. 開戰 初期 宜寧에서 벌어진 이 遊擊戰은 처음엔 눈에 띄지도 않았다. 日本軍조차 귀찮은 民兵隊 程度로 取扱해 迂廻路를 利用하며 戰鬪를 回避했다. 하지만 李舜臣이 南海岸 制海權을 掌握해가자 狀況이 變했다. 

    海岸 浸透路가 막힌 日本軍이 陸路를 통해 半島 西쪽으로 進出하려면 함안과 宜寧을 반드시 지나야 했다. 이 地域을 貫通해 穀倉地帶인 湖南을 占領해야만 제때에 軍糧米를 確保해 戰爭을 이어갈 수 있었다. 바로 그 길목을 재우가 지키고 있었던 것이다. 

    日本軍은 宜寧 周邊에 兵力을 集中시켜 義兵을 쉽게 掃蕩할 수 있으리라 自信했다. 그건 誤判이었다. 正面衝突을 避해 山에 숨어 있던 재우는 突發的으로 夜襲해 敵陣의 食糧倉庫를 불태우고 迅速히 사라지기를 反復했다. 奇怪한 戰法이었다. 朝鮮 義兵隊는 戰鬪에서의 勝利엔 아예 關心을 끊고 赤軍 軍糧米에만 損失을 加하려 끈질기게 달려들었다. 매우 怜悧한 이 戰略은 日本軍을 지치게 했고 무엇보다 굶주림에 苦痛받도록 만들었다.

    4

    戰列을 整備한 에케이는 上官 다카카게에게 出戰 準備가 끝났음을 報告한 뒤 宜寧에 斥候兵을 보내 郭再祐 部隊의 動靜을 살폈다. 재우가 있는 한 宜寧을 通過하기 만만치 않았고 設令 通過한다 해도 後方 補給線이 막힐 念慮가 있었다. 

    僧侶로 僞裝한 斥候兵들은 喜消息을 가져왔다. 義兵將 郭再祐가 사라졌다는 것이었다. 疑心 많은 에케이는 出兵을 미룬 채 이番엔 朝鮮語에 能通한 諜者를 보내 재우의 所在地를 探問했다. 재우는 官兵에게 쫓기는 逃亡者 身世로 轉落해 智異山에 숨어 있었다. 에케이는 快哉를 불렀다. 

    “바로 이것이다! 朝鮮人은 自滅하는 習性이 있다.” 

    得意揚揚한 에케이는 駐屯地를 벗어나 咸安에서 宜寧 땅으로 넘어갈 最短經路人 南江을 向해 移動했다.

    5

    재우는 智異山 골짜기에 움幕을 짓고 側近 심대승과 숨어 있었다. 이 어처구니없는 逃走劇은 정대성이라는 稀代의 詐欺꾼 때문에 始作됐다. 대성은 倭亂이 勃發하자 거짓으로 倡義軍을 募集해 宜寧에서 擧兵하더니 官家 倉庫와 武器庫를 제멋대로 掠奪했다. 鹵獲한 物資와 武器를 土臺로 힘을 기른 그의 部隊가 차츰 盜賊떼로 變해가자 이를 눈치챈 陜川郡守 전현룡이 재빨리 討伐隊를 꾸려 이들을 殲滅했다. 

    현룡의 觀點에서 宜寧 官穀을 騙取하고 稅穀船을 無斷으로 接受하던 郭再祐 部隊는 정대성 部隊와 크게 다를 바 없어 보였다. 이 疑惑을 摘示한 현룡의 報告書를 받아본 經常右兵士 조대곤은 卽時 재우에 對한 逮捕令을 내렸다. 敗戰한 官軍과 奴婢들을 끌어모아 勢를 불려가고 있던 재우는 이 消息을 듣자마자 智異山으로 逃走해버렸다. 

    官軍에게 뒤를 밟히며 智異山 골짜기를 헤매던 재우를 救援한 건 招諭使 김성일이었다. 事件을 接한 성일은 急히 大棍을 訪問해 逮捕令을 取消시키는 한便 임금을 代身해 軍士를 指揮하는 招諭使의 權限으로 郭再祐 部隊를 正式 官軍 勢力으로 認定하는 公文書를 發給했다. 壬辰年 戰爭의 흐름을 바꾸게 될 宜寧 虎狼이는 그렇게 招諭使의 公文을 指揮旗 끝에 걸고 隱密하게 復歸했다.

    6

    정암진은 宜寧과 咸安 사이를 가르며 지나는 南崗의 宜寧 쪽 渡船場이자 日本軍이 湖南으로 進出하기 위해 거쳐야 할 첫 關門이었다. 에케이가 낮에 到着해 바라본 정암진 隣近의 南江은 평화롭기 그지없었고, 朝鮮軍 그림자 하나 보이지 않았다. 宜寧은 이렇듯 無主空山 같았지만 그의 생각은 조금 달랐다. 戰爭의 흐름은 작은 放心 하나로 뒤집히기 일쑤였다. 

    에케이는 이키라는 諜者를 朝鮮人 沙工으로 變裝시켜 먼저 江을 건너도록 했다. 埋伏組가 있는지 떠보고 郭再祐의 存在 有無를 거듭 確認하기 위해서였다. 이키는 無事히 渡江하자마자 旗발 信號를 보내왔다. 너무 손쉬운 成功이어서 오히려 不安했다. 

    進軍을 멈춘 에케이는 南江 동안에 宿營地를 設置토록 命했다. 섣불리 江을 건너지 않을 心算이었다. 돌아온 이키로부터 狀況을 報告받은 그는 달밤에 江邊을 所要하며 想念에 젖어들었다. 

    안코쿠지는 에케이의 眞짜 性이 아니었다. 그건 그의 집안이 모리 家門에 依해 滅門당했을 때 가신 한 名이 아기이던 그를 안고 逃避했던 절 이름이었다. 외톨이로 成長한 그는 같은 절에서 出家해 에케이라는 法名을 얻었고 以後 ‘安國寺의 혜경 스님’이라는 뜻의 ‘안코쿠地 에케이’로 살아왔다. 

    에케이는 自己 집안을 滅族시킨 모리 家門에 힘입어 乘勝長驅할 수 있었다. 卓越한 言辯과 協商 才能을 지닌 그는 戰鬪보다 謀略과 遊說를 選好하던 모리 家門 口味에 딱 들어맞았다. 마침내 모리 家門이 도요토미 히데요시를 도와 列島 統一을 이루자 一介 僧侶였던 그 亦是 一躍 다이묘에 올랐다. 

    江邊에 멈춰 선 그가 달을 向해 속삭였다. 

    “人生엔 絶對 안 되는 것도 또 絶對 되는 것도 없다. 무엇이든 일어날 수 있고 또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다. 必要한 건 相對보다 더 惡해질 수 있는 忍耐力이다.” 

    奇怪하게 일그러진 表情의 에케이가 칼을 꺼내 空中을 갈랐다. 그의 上官 고바야카와 다카카게는 本來 모리 家門이었지만 고바야카와 家門의 養子로 들어간 人物이었다. 城을 버렸지만 누구보다 모리 家門다운 者였다. 에케이는 機會만 된다면 슬며시 그를 베어 朝鮮 땅에 묻어버리고 히데요시의 眞正한 오른팔이 돼 모리 家門 全體를 쓸어버리고 싶었다. 늘 온유海 決코 緊張한 氣色을 드러내지 않는 그의 겉모습은 假짜였다. 숨을 몰아쉰 그가 흐느끼듯 중얼거렸다. 

    “꾀를 내야 한다. 아주 殘酷한 잔꾀를! 그것이야말로 善惡을 超越해 世上을 戱弄하는 生佛의 眞面目!” 

    말이 끝나는 瞬間 에케이는 무언가 强한 念力이 自身의 腦를 파고든다는 氣分을 느꼈다. 이내 사라질 頭痛 程度로 여겼지만 머릿속으로 파고들던 그 힘은 차츰 그의 思惟를 蠶食하더니 아예 집어삼켜버렸다.

    7

    宜寧에 防禦線을 構築한 재우는 平素답지 않았다. 智異山에서 돌아온 그는 다른 사람처럼 보였다. 過激한 性情에 奇襲戰을 즐기던 그는 全혀 다른 戰法을 들고 나왔는데 말套마저 예전과 달라 보였다. 

    “陷穽을 파고 誘引하는 기라. 느긋하게 기다리다 한 番에 낚으면 된다카이. 알긋제?” 

    그의 말을 傾聽하던 部隊員들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웅성거렸다. 누군가 크게 소리쳤다. 

    “물고기 잡는 것맹키로 하면 된다 그 말 아입니꺼? 좋긴 한데 사내가 할 일은 아입니더.” 

    씩 웃음을 머금은 재우가 뒷짐을 지고 大勝 쪽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저기 심대승 掌令이 하는 말 좀 들어보래이. 大勝이, 여 나와 直接 說明해 보그라.” 

    자리에서 일어난 大乘이 성큼성큼 걸어 나와 말을 始作했다. 

    “女 우리 紅衣將軍 말씀 잘 들었제? 今番 싸움은 南江에서 벌어질 기다. 倭놈들이 江을 다 건널 때까지 微動도 말그라. 우린 그냥 죽은 듯이 숨어 있다 맨 마지막 놈이 건너오면 모조리 때려잡으면 된다 아이가. 要컨대 絶對 정숙이 生命이다 그 말이다.” 

    시끌벅적한 사이로 다시 누군가 외쳤다. 

    “그럼 우리 모두 變裝하는 깁니꺼?” 

    고개를 끄덕인 大勝이 對答했다. 

    “그렇다 안했나? 罪 變裝하고 定해진 자릴 지킨다카이. 紅衣將軍께서 信號 보내줄 때까지 搖之不動하며 덤비지 말그라. 宜寧 땅 全體가 倭놈들 잡을 魚缸이라 생각하래이.” 

    戰略會議를 마친 義兵隊는 三三五五 흩어져 民家로 숨어들었다. 그들은 사나운 발톱을 감춘 채 나무도 하고 열매도 따며 日常을 維持했다. 朝鮮 沙工으로 扮裝한 諜者 이키가 日本軍을 싣고 江을 건널 때에도 그들은 보고도 못 본 척 딴청을 부렸다. 日本軍을 나루에 남겨두고 宜寧 고을로 들어선 이키는 果敢하게 朝鮮人에게 말을 걸어왔다. 

    “쇤네 釜山서 온 뱃沙工 漆돌이라 캅니더. 生捕돼 日本軍 길라잡이를 하고 있어예. 여긴 義兵 없습니꺼?” 

    이키를 지긋이 노려보던 대승이 피식 웃으며 對答했다. 

    “다 떠났습니더. 紅衣將軍이 智異山으로 避身한 뒤로 뿔뿔이 흩어졌다 아입니꺼?” 

    삿갓을 비스듬히 올린 이키가 相對를 注意 깊게 觀察하며 다시 물었다. 

    “쫌만 있으면 倭놈들이 쳐들어올 낀데…피난 안 甲니꺼?” 

    이키의 엉성한 釜山 사투리에 차오르는 웃음을 억누르며 大勝이 對答했다. 

    “全羅道로 逃亡가봐야 水軍으로 잡혀가 물鬼神 된다 아입니꺼? 갈 데가 있어야 避難을 가지예. 제발 헛소리 마이소. 倭놈들이야 조용히만 지나가면 우린 그만 아이라예?” 

    입 周邊을 찌푸려 억지로 웃음을 만든 이키가 마을을 한참 어슬렁대더니 도로 江가로 돌아갔다. 그 모습을 觀望하던 大勝이 슬금슬금 몸을 움직여 재우가 숨어 있는 民家로 移動했다. 

    안으로 들어서는 大勝 앞으로 다가선 재우가 滿面에 웃음을 띠고 물었다. 

    “잘 속였제?” 

    고개를 끄덕이며 大勝이 對答했다. 

    “속은 건지 만 건지. 암튼 그냥 돌아갔다 아이가.” 

    相對 옆구리를 쿡 찌른 재우가 능청스러운 말套로 물었다. 

    “어떻노? 이番 싸움 아주 재밌겄제?” 

    對答 代身 相對를 凝視만 하던 大勝이 한숨을 푹 내쉬었다.

    8

    [GettyImage]

    [GettyImage]

    萬全에 萬全을 期하고 싶던 에케이는 이미 露出된 정암진 말고 다른 支店으로 渡江하고자 했다. 그는 水泳 잘하는 部隊員들을 이키에게 딸려 보내 最適의 渡江 地點들을 찾아내 미리 標示하게 했다. 

    달이 구름에 가려 漆黑같이 어두운 밤, 작은 거룻배에 오른 이키가 悠悠히 물살을 가르며 咸安에서 宜寧으로 넘어갔다. 삿갓으로 가린 이키의 머리는 멀리서 보면 마치 조는 사람처럼 左右로 흔들렸지만 實狀은 그렇지 않았다. 이키는 손에 쥔 구리 거울을 이리저리 비춰가며 江가 수풀 가운데 或是라도 人爲的 움직임은 없는지 꼼꼼히 觀察하고 있었다. 바람의 흐름과 微細한 소리를 勘案해 風景을 살피다 보면 埋伏의 徵候는 어김없이 그의 눈에 걸리고야 말았다. 

    “아무도 없구나. 이제 머리를 내밀어도 좋아.” 

    이키가 속삭이자 배에 매달린 채 가는 대나무館을 입에 물고 潛影하던 者들이 水面 위로 빠끔히 고개를 내밀었다. 그들은 水深이 낮아 늪을 이룬 地域마다 작은 旗발을 꽂기 始作했다. 다음 날 뗏木을 利用해 渡江할 때 避해야 할 地點들이었다. 

    作業을 마친 이키가 다시 咸安 方向으로 배를 몰아가고 있을 때, 멀리서 그 모습을 凝視하던 義兵隊員들이 살며시 몸을 드러냈다. 목 위까지 땅 아래 잠겨 있던 대승이 힘겹게 구덩이를 벗어나 흙을 떨어내자 나머지 隊員들도 진흙을 비집고 地上으로 기어 나왔다. 大勝이 낮게 속삭였다. 

    “旗발들을 다른 데로 옮겨 꽂그라. 아주 천천히 움직여야 한대이.” 

    그들은 거북이 움직이듯 야금야금 飽腹해 旗발들에 接近했다. 새소리라도 들릴라치면 흠칫 놀란 大勝이 손을 들어 올려 動作을 멈추게 했다. 그렇게 모든 旗발을 어지럽게 再配置하고 나자 날이 밝아오려 했다. 脫盡 狀態가 된 大勝이 말했다. 

    “只今 마을로 돌아가다간 倭軍에게 들킬 게 뻔하다. 우야면 좋겠노?” 

    隊員 한 名이 對答했다. 

    “掌令. 方法은 하나밖에 없소. 그냥 물에 떠내려 가뿌입시다.” 

    그들은 서로 멍하니 쳐다보며 한참 말이 없었다. 大勝이 隊員들 손을 次例로 맞잡으며 말했다. 

    “그게 젤 좋은 常數 같대이. 다들 꼭 살아남그라. 살게 되면 빨리 歸還하고.” 

    짧고 굵게 對答한 隊員들이 한 名씩 물살에 몸을 맡겨 下流로 떠내려가기 始作했다. 마지막에 남은 大勝도 講義 急流로 몸을 밀어 넣은 뒤 水面 아래로 머리를 박았다. 그의 몸은 회오리바람에 나부끼는 落葉 模樣 이리저리 漂流하다 間或 바위에 부딪히기도 했다. 숨을 얼마큼 참았는지 斟酌도 되지 않을 時間이 흐른 뒤 그의 肉身은 運 좋게도 江邊으로 떠밀려나왔다. 물을 吐해내며 周邊을 돌아봤지만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그는 正午까지 部隊員들을 기다렸다. 生存者는 發見되지 않았고 寂寞한 江바람만 사납게 몰아쳤다. 힘겹게 몸을 일으킨 그가 上流 쪽으로 움직이기 始作했다. 온몸이 멍이었다. 발부리에 次인 돌멩이를 주워 거칠게 江물 위로 패대기친 그가 울먹이며 중얼거렸다. 

    “하나도 재미없다 아이가. 이게 뭐꼬.”

    9

    에케이 部隊員들을 실은 뗏木들이 列을 지어 南江을 渡河하자 江 北岸에 埋伏해 있던 재우가 部下들에게 命令을 下達했다. 

    “칼로 싸우면 지는 기라. 알긋나? 絶對 가까이 붙지 말고 화살로 조지라.” 

    첫 攻擊은 마지막 뗏木이 에케이를 태우고 막 出發할 무렵 始作됐다. 먼저 渡河한 뗏木들은 元來 目標 地點과 다른 늪地帶로 接岸하는 바람에 서로 衝突하며 右往左往하고 있었다. 義兵들의 喊聲이 들려오자 唐慌한 日本軍들은 性急히 배에서 뛰어내려 上陸을 試圖했지만 푹푹 빠지는 뻘에 갇혀 옴짝달싹하지 못했다. 그들은 義兵들이 亂射한 화살에 하나둘씩 꼬꾸라졌다. 

    都下 途中 方向을 틀어 逃走하던 에케이가 大型을 維持하라 외쳐댔지만 그의 말을 들어줄 部下는 이미 없었다. 어느새 南江 西安에 到着한 재우가 쇠뇌를 設置하고 連發 射擊을 開始했다. 副官마저 江물에 뛰어들어 咸安 쪽을 向해 헤엄치자 絶望에 빠진 에케이가 울부짖었다. 

    “원형진을 構築하고 應四하란 말이다. 너희들은 世界 最强 日本軍이다. 모여서 應射하며 後退하라!” 

    江을 건너 날아온 화살이 날카로운 派蛩音을 내며 귀를 스치자 그제야 精神이 돌아온 에케이가 몸을 납작 엎드렸다. 멀리서 副官이 물로 뛰어들라 외치고 있었다. 이를 악문 에케이가 뗏木 아래로 몸을 감추고 자맥질을 始作했지만 여간해선 앞으로 나아가지지 않았다. 옆으로 다가온 副官이 그를 밀어주고 나서야 몸이 조금씩 움직여졌다. 

    射擊 範圍에서 가까스로 벗어난 에케이는 뭍에 上陸하자마자 副官 목부터 베었다. 피가 뚝뚝 흐르는 칼을 들고 길목을 지켜선 그는 退却해 돌아오는 部隊員들을 한 名 한 名 베어나갔다. 얼굴이 피범벅이 돼 殺戮하던 그가 마침내 지쳐 칼을 집어던지고 소리쳤다. 

    “명예롭게 죽으란 말이다. 등을 보이고 죽는 건 功德을 깎아먹는 짓이다. 차라리 내 손에 죽어 成佛하거라!” 

    한참을 땅에 누워 發狂하던 그는 누군가 내려다본다는 기척을 느끼고 벌떡 일어섰다. 이키였다. 憤怒로 얼굴이 일그러진 에케이가 서둘러 칼을 찾았지만 이미 이키 손에 쥐여져 있었다. 뒤로 풀쩍 물러서는 에케이에게 다가서며 이키가 말했다. 

    “에케이 님. 安心하십시오. 저 이키입니다. 精神 차리십시오. 살아남으셔야 합니다.” 

    그제야 本性을 回復한 에케이가 이키로부터 칼을 건네받고 相對 목을 치려 했다. 그 瞬間 李키가 江邊 쪽을 손으로 가리켰다. 敗殘兵을 追跡해온 朝鮮 義兵들이 뗏木에서 뛰어내리고 있었다. 이키가 이끄는 대로 내달린 에케이는 兵士들이 準備한 말에 올라타 뒤도 돌아보지 않고 줄行廊을 쳤다.

    10

    사냥을 마친 義兵들은 祝祭 雰圍氣에 들떴다. 딱 한 사람, 재우만 시무룩해 보였다. 그는 部下들 틈바구니에서 조용히 빠져나와 自身의 別名을 만들어준 붉은 緋緞 철릭을 다시 걸쳤다. 옆으로 다가온 大勝이 물었다. 

    “뭘 더 어쩌려고?” 

    微笑 지은 재우가 말등에 오르며 속삭였다. 

    “끝을 보는 거야. 몰라? 赤腸 목도 없이 무슨 잔치냐고.” 

    말머리를 北쪽으로 돌린 재우는 바람처럼 멀어져갔다. 그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며 暫時 망설이던 大乘 亦是 말에 뛰어올라 뒤를 따랐다.

    11

    에케이는 方向을 잃고 이리저리 헤맸다. 朝鮮 山川은 다 거기가 거기 같아 보였다. 그때 뒤따라온 이키가 나타나지 않았다면 그는 自身을 잡기 爲해 突進해오던 재우와 正面으로 맞닥뜨렸을 것이다. 다가오는 이키를 發見한 그가 물었다. 

    “이키. 어느 方向으로 가야 하지? 고바야카와 님 軍陣으로 復歸한다.” 

    이키가 고개를 숙이고 對答했다. 

    “저를 따르십시오. 다카카게 님 本營은 只今 慶北 星州에 있을 겁니다.” 

    “성주에?” 

    “그렇습니다. 湖南 쪽이 뚫리지 않으면 北進할 거라 말씀하셨습니다.” 

    疑訝한 表情이 된 에케이가 다시 물었다. 

    “그걸 네가 어찌 알지? 或是 너?” 

    머리를 저은 이키가 서둘러 對答했다. 

    “아닙니다. 저 이키는 오직 에케이 님께 충성합니다.” 

    相對를 노려보던 에케이가 操心스레 말했다. 

    “그럼 方向을 가리켜봐라. 城主가 어느 쪽이냐?” 

    손을 들어 올린 이키가 北東쪽 언덕을 가리켰다. 고개를 끄덕인 에케이가 말을 몰아 앞장섰다. 모리 家門의 臟器는 離間질과 詭辯이었다. 敵陣 깊이 諜者를 박아놓고 相對가 虛點을 보일 때까지 하염없이 기다릴 줄 아는 卑劣한 能力, 그게 모리 집안 來歷이었다. 뒤돌아보며 웃음 지은 에케이가 이키더러 다가와 보라고 했다. 이키는 뭔가 말하려 하며 다가갔지만 그 말을 끝내지 못했다. 번개처럼 휘두른 에케이의 칼에 머리가 몸통에서 分離됐기 때문이다.

    12

    재우의 肉體에 깃들었던 離脫者는 좀체 하지 않던 짓을 하기로 決心했다. 宿主의 몸에서 벗어나 波動이 된 그는 猛烈한 速度로 에케이를 向해 接近해갔다. 달리고 있던 에케이의 肉體 속 存在 亦是 다가오는 波動 에너지를 感知하자마자 肉化를 抛棄하고 防禦 態勢를 갖췄다. 두 派胴體의 衝突은 肉重한 爆音을 일으켰고 周邊 時空間 秩序는 暫時 歪曲돼 요동치다 천천히 回復됐다. 에케이를 宿主 삼았던 存在가 물었다. 

    “너냐? 언제 날 눈치챘느냐?” 

    離脫者가 對答했다. 

    “네놈이 물에 빠져 발버둥질할 때. 넌 잠깐 派動力을 썼어. 난 그런 걸 놓치지 않아.” 

    “그랬군. 이제 어쩔 셈이더냐? 조금 지쳐 보이는데 날 소멸시킬 수 있느냔 말이지?” 

    離脫者가 波動 係數를 加速시키며 對答했다. 

    “뭐 알 수 없지. 그래도 너 같은 妖怪는 窒塞이라고. 이만 사라져버려!” 

    激烈하게 衝突한 두 派胴體는 各自의 에너지를 消盡하며 맞섰다. 차츰 힘을 잃기 始作한 離脫者가 相對에게 吸收되려는 瞬間 大勝 몸에 깃들어 있던 追擊者가 波動으로 和解 出現했다. 追擊者가 에너지를 보태주자 狀況은 逆轉됐고 窮地에 몰린 相對는 時空間에 작은 틈을 만들어 移動해버렸다. 지친 離脫者가 물었다. 

    “고맙긴 한데 어떻게 왔지? 뒤를 밟았어?” 

    加速을 멈춘 追擊者가 對答했다. 

    “그렇다. 네가 逃走하는 줄 알고 追擊했을 뿐이다. 그런데 아까 그건 누구였나?” 

    “妖怪! 移動者들 中엔 가끔 그런 망나니도 있어.” 

    “妖怪라.” 

    “그래. 宇宙가 커다란 遊戱場이라면 난 여기저기서 노는 걸 즐길 뿐이야. 行星界에 해 끼칠 맘 全혀 없어. 劇의 進行을 돕는 觀客이랄까? 아까 그놈은 달라.”
     
    “너희들 於此彼 똑같은 離脫者들이다. 뭐가 다른가?” 

    “달라. 놈은 구경만 하질 않아. 時空間에 干涉해. 事件世界들을 제멋대로 毁損하고 이 재밌는 行星劇場들을 破壞하지. 殘忍하고 傲慢해. 自身이 世上을 創造한 줄 알아. 미쳐버린 거야.” 

    “自身이 世上을 創造했다?” 

    “그래. 自己가 創造했으니 自己 마음대로 없앨 수도 있는 거지. 놈은 惡魔야.”

    13

    정암진 戰鬪는 비록 작은 局地戰이었지만 壬辰年 戰爭의 全體 版圖를 바꿨다. 南海岸을 掌握한 李舜臣을 被害 陸路로 湖南에 進出하려던 日本軍의 戰略은 이로써 敢行 初期부터 崩壞됐다. 些少한 行馬 한 首가 戰爭의 흐름을 바꾸기도 한다. 

    郭再祐 몸으로 再次 肉化한 離脫者는 壬辰年 朝鮮戰爭의 始末을 끝까지 觀覽했다. 그와 처음으로 같은 便이 돼 性大勝으로 살던 追擊者는 宿主가 死亡한 1606年 먼저 波動體로 和解 이番엔 自身이 離脫者를 기다려줬다. 

    不世出의 英雄이었으면서도 世上으로부터 숨어 道人처럼 살던 郭再祐는 1617年 慶尙南道 玄風 땅 비슬산에서 숨졌다. 어쩌다 보니 出仕와 隱遁을 反復하긴 했으나 無欲으로 一貫한 삶을 산 그는 세운 功績이 誇張되지 않은 거의 唯一한 義兵將이었다.


    윤채근
    ● 1965年 忠北 淸州 出生
    ● 고려대 國語國文學 博士
    ● 檀國大 漢文敎育學科 敎授
    ● 著書 : ‘小說的 主體, 그 誕生과 轉變’ ‘漢文小說과 欲望의 構造’ ‘神話가 된 天才들’ ‘論語 感覺’ ‘每日같이 明心寶鑑’ 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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