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服從하라, 버텨라, 그리고 웃어라|신동아

服從하라, 버텨라, 그리고 웃어라

‘未生’의 政治學

  • 李宗勳│時事評論家 rheehoon@naver.com

    入力 2014-12-19 11: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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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둑에서는 두 집을 지어야 산다. 그前까지는 未生(未生)이다. 살았다 말할 수 없는 狀態다. ‘未生’李 漫畫에 이어 드라마로도 히트한 것은 왜일까. 强豪諸賢의 暴風 共感을 誘發했기 때문이다. ‘未生’에 담긴 生活政治의 含意를 살펴봤다.
    복종하라, 버텨라, 그리고 웃어라
    非正規職, 인턴, 時間制 社員은 職場人이긴 하되 未生이다. 正規職이 돼야 完生(完生)이라고 해서 이들은 오늘도 발버둥친다. 그러나 어떻게 될지는 自身도 南道 確信하지 못한다. 실은 正規職度 完生이라고 할 수 없다. 構造調整, 整理解雇, 名譽退職, 希望退職까지 곳곳이 地雷밭이다. 그래서 드라마 ‘未生’에서 前職 大企業 上司 맨은 말한다. “職場은 戰爭터”라고. 그러면서 그는 덧붙인다. “바깥은 地獄”이라고.

    “職場은 戰爭터, 바깥은 地獄”

    漫畫와 드라마 미생이 人氣를 끄는 것은 어쩌면 當然한 일이다. 大企業 非正規職의 고달픈 職場살이가 많은 사람의 共感을 얻기 때문이다. 그래서 씁쓸하기도 하다. 視聽者는 金曜日과 土曜日 밤 이 드라마에 빠져 슬퍼하기도 하고 기뻐하기도 한다. 그러다 月曜日 東이 트면 職場에 늦지 않게 出勤하려 서두른다. 정글 같기도 하고 놀이터 같기도 한 그곳에서 赤軍인지 我軍인지 模糊한 사람들과 한데 어울려 하루를 보내야 한다.

    조훈현의 145修

    1989年 9月 5日은 韓國 바둑界로서는 잊을 수 없는 날이다. 처음으로 世界를 制霸한 날이다. 主人公은 조훈현 9段이다. 2對 1로 뒤지던 狀況에서 2代 2를 만들더니 마지막 第5局에서 相對를 잡았다. ‘빠른 窓’ 조훈현 9段과 ‘鐵의 守門將’ 녜웨이핑 9段의 大國은 145數로 끝났다. 未生은 이 棋譜를 基盤으로 誕生했다. 未生의 主人公은 145手만에 正規職을 땄나? 大企業 上司의 인턴사원으로 出發한 主人公 장그래는 契約職을 따낸다. 職場人이지만 職場人이라 말할 수 없는, 그래도 失職보단 나은 狀態다.



    圍棋十訣

    正規職이 되어 乘勝長驅하기 爲해선 145數만으로 充分치 않을 수 있다. 數는 生物처럼 꿈틀거린다. 相對方의 다음 數를 豫測하기도 어렵다. 自身이 妙手를 두었다고 해도 그 結果가 어떨지는 確信할 수 없다. 또 이番에 먹힌 妙手가 다음番에 먹힐 거라는 保障도 없다. 相對方에게 읽혀버리면 敗着이 되기도 한다.

    미생이 人氣를 끌면서 바둑人에게는 널리 알려진 圍棋十訣(圍棋十訣)李 새삼 注目받는다. 唐나라의 바둑 名手 王적신(王積薪)이 펴낸 冊이다. 드라마 未生 9回에서 장그래가 圍棋十訣 가운데 세고臭化(勢孤取和)를 引用한다. 祕訣 가운데 가장 어려운 祕訣을 引用한 것이다.

    圍棋十訣을 整理해보면 이렇다. ①부득探勝(不得貪勝): 勝利를 탐하지 말라 ②입計義완(入界宜緩): 境界를 넘어설 때는 緩慢하게 하라 ③공피孤兒(攻彼顧我): 相對를 攻擊하기 前에 나부터 되돌아보라 ④記者爭先(棄子爭先): 犧牲을 甘受하더라도 先手를 잡아라 ⑤捨小取大(捨小就大): 작은 것을 버리고 큰 것을 取하라 ⑥鳳위수기(逢危須棄): 危機를 만나면 버려라 ⑦신물粳粟(愼勿輕速): 躁急해하지 말고 신중하라 ⑧同數相應(動須相應): 서로 呼應하게 움직여라 ⑨피强者步(彼强自保): 敵이 强하면 지켜라 ⑩세고臭化(勢孤取和): 孤立되면 調和를 꾀하라. 다 맞는 말 같다.

    장그래 따라 하다간 狼狽

    바둑의 바이블인 圍棋十訣을 土臺로 職場人의 生存 戰略을 提示한 未生에 딴죽 걸 생각은 없다. 다만 圍棋十訣은 너무 어렵고 未生은 너무 劇的이라는 點은 指摘해두고자 한다. 未生은 많은 挫折을 담고 있지만 그래도 僥倖數를 버리지 않는다. 여느 職場人이 장그래처럼 따라 하다가는 屈辱을 겪을 수도 있다. 契約職이 社長과 專務의 눈에 들기란 如干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未生은 非現實的이다. 職場人을 위한 신데렐라 童話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妙手보다 定石

    ‘레알 未生’職場人에게 必要한 것은 무엇일까. 定石이다. 妙手 찾다 狼狽 본다. 미생도 仔細히 들여다보면 暗鬪와 葛藤이 亂舞하는 混沌 속에서 장그래는 觀察者에 가까운 定石 行步를 더 많이 보인다. 絶對 함부로 裸垈地 않는다.

    마르크스와 職場 文化

    未生 職場人의 定石, 그 첫째는 服從이다. 大企業 等 大多數 職場은 民主主義와 相剋이다. 오너 또는 CEO가 絶對權을 行使한다. 部署 內에선 部署長이 모든 것을 決定한다. 位階的 構造가 鞏固하다. 儒敎文化 탓이라고? 꼭 그렇지만은 않다. 美國의 職場도 크게 보면 位階構造다. 거긴 解雇가 훨씬 자유롭다. 오너와 部署長이 職員의 命줄을 더 틀어쥔 셈이다. 職場 內 位階構造는 資本主義의 屬性에 起因한다. 마르크스가 말하는 부르주아와 프롤레타리아의 階級構造가 緩和되어 세련된 方式으로 나타나는 게 職場 文化라고 할 수 있다.

    까라면 까야 한다

    따라서 商社가 까라면? 까야 한다! 理由를 달지 말고 시키는 대로만 해도 CEO에 오를 수 있다. 자꾸 易心(逆心)이 든다면 차라리 뛰쳐나가 創業을 하는 게 좋다. 易心이 드는 自身의 氣質은 쉽게 變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미 적잖게 易心을 露出했다면 上司나 經營陣의 마음속 블랙리스트에 올랐다고 봐야 한다. 더 熱心히 服從해도 挽回가 될까 말까일 것이다. 神經心理學者 이안 로버트슨은 權力이 腦의 化學的 作用을 바꿔놓는다며 過度한 權力慾을 警戒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權力의 맛을 아는 上士는 이미 當身에게 服從을 要求한다.

    저절로 承服이 되는 上司를 만나는 것은 職場人에겐 洪福이다. 그런 境遇는 거의 없다. 그런 上司가 윗분의 認定을 받는 境遇는 더더욱 稀薄하다.

    無條件 버텨라

    未生 職場人의 定石, 그 둘째는 끈氣다. “無條件 버티라”는 先輩들의 말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 하루하루 버티다보면 한 달이 지나고 1年이 가고 10 年이 간다. 10年 만에 한番 찾아오는 機會만 잡아도 成功한다. 어떤 사람은 一生에 單 한 番 온 機會를 잡아서 成功하기도 한다.

    未生에서 契約職 장그래에게 上司인 오상식 次長이 이렇게 말한다. “已往 들어왔으니 어떻게든 버텨봐라. 여기는 버티면 이기는 곳이야.” 맞다. 버텨야 이긴다.

    많은 職場人은 熱心히 일하는데 商事를 비롯한 남이 알아주지 않는다고 不平한다. 그럴까? 잘라 말하지만, 熱心히 일하는 걸 모르는 上司는 없다. 結局 알게 된다. 인정받지 못한다면 미련하게 일만 하는 건 아닌지 方法을 되돌아볼 必要가 있다.

    勿論 熱心히 일하는 것만으로 버티는 게 쉽지 않을 수 있다. 그래서 끈氣와 服從의 融合이 더 重要하다. 構造調整 時期에 商社들은 충성하는 部下를 버리지 못한다. 部下의 忠誠은 실은 中毒性 높은 痲藥과 크게 다르지 않다.

    버는 재미, 부리는 재미

    經營人에게 물어보면 한결같이 答한다. 事業을 하는 첫 番째 재미는 돈 버는 것이고, 두 番째 재미는 사람 부리는 것이라고. 사람 부리기는 權力 行事를 意味한다. 權力이 커지면 痲藥이나 게임에 빠졌을 때 나오는 도파민이 腦에서 分泌된다. 이미 잘 알려진 事實이다.

    “우리 會社니까요”

    未生 職場人의 定石, 셋째는 말이다. 말을 잘해야 한다. 未生 13回에서는 장그래가 屬한 營業3팀이 社長과 重役들 앞에서 요르단 中古車 事業 프레젠테이션을 한다. 프레젠테이션 뒤 社長이 稱讚한다. 이어진 장그래의 말이 任員들을 울컥하게 한다. “우리 會社니까요.” 언제 잘릴지 모르는 장그래에게서 “우리 會社”라는 말이 나와 더 큰 울림을 줬다.

    2006年 地方選擧에서 막판 판勢를 가른 한마디는 이것이었다. “大戰은요?” 遊說 中에 얼굴에 커터 칼 테러를 當한 朴槿惠 當時 한나라당 代表가 痲醉에서 깨어나 했다는 이 말은 反戰 드라마를 불러와 한나라당에 勝利를 안겼다.

    會議와 프레젠테이션에선 亦是 말 잘하는 職場人이 돋보이기 마련이다. 말을 잘한다는 것은 腦에 業務 內容이 잘 整理된 狀態로 入力돼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腦의 力量이 뛰어난 사람도 있지만, 事實 이 能力은 後天的인 것이다. 말을 자주 해야 逆으로 腦도 成長한다.

    말, 해 버릇하면 는다

    어떤 職場人은 “元來 제가 말주변이 없어서…”라고 말한다. 앞으로 다시는 그렇게 말하지 말라고 助言해주고 싶다. ‘元來 말주변이 없는 사람’은 存在하지 않는다. 남들 앞에서 말하는 것을 避하는 習性 때문에 그렇게 됐을 뿐이다. 말이란 해 버릇하면 今方 는다. 그 뒤엔 오히려 말려야 할 程度다.

    처음 會議 參席 땐 自身이 할 發言 內容을 이슈別로 써가는 것부터 始作해야 한다. 이렇게 몇 個月만 하면 굳이 쓰지 않아도 된다. 프레젠테이션度 처음엔 說明 資料를 따로 메모판에 담아 손에 들고 하는 것이 좋다. TV 藝能 프로그램 進行者들이 손에 들고 있는, 그런 메모판이다. 그러나 이것도 나중에는 必要치 않게 될 것이다.

    이슈別로 整理하라

    이 境地에 이르면 會社 內에서 ‘條理 있게 說明 잘하는 사람’으로 刻印된다. 對外 프레젠테이션에도 動員돼 나가는 일이 잦아질 것이다. 그만큼 商社들 눈에 띌 機會가 많아진다. 그들은 그런 사람을 記憶할 것이다. 적어도 會社에서 스타가 된다.

    ‘팬 서비스’와 T 理論

    스타에게는 팬 서비스 能力도 重要하다. 팬 미팅 때 스타가 어떻게 말하느냐에 따라 好感도가 높아질 수도 있고 낮아질 수도 있다. 스타라면 누구나 할 말을 미리 準備한다. 來日 아침 新聞 演藝面을 裝飾할 멋진 文句를 想像하면서. 大統領이나 國會議員도 作心 發言을 할 땐 헤드라인 開發에 沒頭한다. 그 한 줄로 뜰 수도 있고 那落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

    職場人은 會議에 參席할 때, 그리고 프레젠테이션을 할 때 祕藏의 코멘트 하나 程度를 準備할 必要가 있다. 오랫동안 記憶에 남을 코멘트, 곧바로 話者를 떠올릴 트레이드마크 같은 코멘트 말이다. 同僚들이나 先後輩들이 私席에서 다가올 때 이런 職場人은 그 狀況에 맞는 適切한 말을 건넨다. 親近한 말이거나 弄談이거나 相關없다. ‘일만 잘 하는 줄 알았더니 性格도 밝고 좋네.’ 이 같은 評價가 나온다. 이런 게 팬 서비스다.

    未生 職場人의 定石, 넷째는 ‘T 理論’이다. 業務 領域 中에서 나만이 할 수 있는 일이 있어야 한다. 다른 누구보다도 잘하는 領域이 있다면 그 일이 몰릴 것이다. 拒否할 理由가 없다. 周邊엔 이것저것 廣範圍하게 能力 開發을 하려는 이가 많다. 八方美人을 꿈꾸는 것이다. 좋은 戰略이 아니다. 오히려 ‘T 理論’李 勸奬된다. 처음엔 垂直的 力量 强化, 곧 ‘↑’ 期間을 거친 다음 水平的 力量 擴散, 곧 ‘↔’ 期間으로 넘어가는 것이 ‘T 理論’이다. 入社 初期부터 10年 동안 눈 딱 감고 나만의 專門 領域 하나에 熱中하는 게 더 나을지 모른다. 10年이면 누구나 達人의 境地에 到達한다.

    血管 만들고 실핏줄 잇고

    業務가 專門性이 없는 分野라면, 가장 關心이 가는 分野에서 領域을 찾아 따로 工夫할 必要가 있다. 總務課에서 일하는데 會計에 關心이 간다면 財務管理 學習 모임에도 나가고 온라인 카페에서도 活動하는 式이다. 將來 目標를 任員이 아니라 財務理事로 具體的으로 잡는 것이 可能하다. 財務理事를 거쳐 CEO에 挑戰할 수도 있다. 垂直的 力量 强化에는 時間이 많이 들어간다. 進陟도 더디다. 그러나 水平的 力量 强化 段階에 들어가면 速度가 붙는다. 學習 패턴이 생긴 까닭이다.

    이 理論은 業務뿐 아니라 人的 네트워크에도 適用된다. 처음엔 少數 人物과의 關係를 同志 水準으로 敦篤하게 만들어가는 것에 注力해야 한다. 이어 그들을 媒介로 해서 關係網을 넓혀가는 式이다. 血管을 만든 다음 실핏줄을 잇는다고 보면 될 것이다. 信賴가 敦篤한 人物을 통해야 堅固한 關係網을 만들 수 있다. 우리는 새로운 사람을 만날 때 누구의 紹介로 찾아가느냐가 얼마나 重要한지 안다. 紹介한 사람의 格에 따라 찾아온 사람을 判斷하기 때문이다.

    스마일, 한결같이 밝게

    未生 職場人의 定石, 그 다섯째는 스마일이다.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 맞는 말이다. 가끔 가는 食堂의 從業員 中에 記憶하는 사람이 있다. 늘 웃기 때문에 記憶에 남는다. 아무리 자주 불러도 언제나 그 얼굴이다. 一行에게 말하곤 한다. “이 食堂 社長은 이 從業員에게 感謝해야 한다”고.

    복종하라, 버텨라, 그리고 웃어라
    李宗勳

    成均館大 博士(政治學)

    國會圖書館 硏究官

    CBS 라디오 ‘李鍾勳의 뉴스쇼’ 進行者

    現 아이지엠컨설팅(週) 代表, 時事評論家

    著書 : ‘政治가 즐거워지면 코끼리도 춤을 춘다’ ‘社內政治의 技術’


    많은 職場人이 비슷한 經驗을 했을 것이다. 그러나 정작 自己 表情 管理엔 그다지 神經 쓰지 않는다. 오죽하면 여러 會社에서 돈 들여 親切 敎育까지 實施할까. 한결같이 밝은 表情을 지을 줄 아는 건 큰 競爭力이다.

    너무 많은 것을 要求하지 말라고 말하고 싶을 것이다. 그래도 웃는 게 낫다. 煙氣라도 좋으니 웃는 게 낫다. 웃으려고 努力조차 하지 않는 사람보단 웃으려고 努力하는 사람에게 더 끌리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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