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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羅 天才 崔致遠의 禁止된 사랑|新東亞

幻想劇場④

新羅 天才 崔致遠의 禁止된 사랑

  • 윤채근 단국대 敎授

    .

    入力 2021-01-03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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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채근 단국대 敎授가 우리 古典에 記錄된 敍事를 現代 感性으로 脚色한 짧은 이야기를 連載한다. 歷史와 小說, 過去와 현대가 어우러져 讀者의 想像力을 刺戟할 것이다.
    運河 옆 五層 走壘 欄干에서 바라다보이는 燒酒 地域의 밤 風景은 燦爛하고도 威嚴 있었다. 燈불 밝힌 樓閣과 그 사이를 오가는 사람들 모습을 넋 놓고 鑑賞하던 考慮 譯官 최인量이 茶를 한 모금 마신 뒤 한時를 조용히 읊조렸다. 그가 오래도록 기다리던 王 老人이 나타난 건 그 瞬間이었다. 

    “高麗의 譯官 나으리가 이미 隱退해 쓸모없는 宋나라 老人을 왜 찾으셨을까?” 

    앞자리에 털썩 주저앉은 王 老人이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인량을 쏘아보며 물었다. 于先 닭料理부터 注文한 人量이 相對의 盞에 이미 미지근해진 車를 따르며 공손히 對答했다. 

    “저희 高麗 使臣段이 北쪽 遼나라를 거쳐 돌아가기 힘들어졌습니다. 그래서 山洞으로 移動해 배를 타려 하고 있지요.” 

    百株를 마시듯 車를 입안에 털어 넣은 老人이 입술을 뒤틀며 웃기만 했다. 두 손을 모은 人量이 이番엔 독한 白酒를 시키고서 말을 이었다. 



    “前 許諾을 얻어 暫時 사신단 本陣에서 벗어났습니다. 알아보고 싶은 일이 있습니다.” 

    막 卓子에 配達된 술甁을 들어 自己 盞에 한가득 따른 老人이 말했다. 

    “비록 運河를 따라 稅金이나 걷고 다니는 조운 일을 맡았지만, 내 이래봬도 宋나라 管理 出身이오. 下級職이라도 世上 돌아가는 것 程度는 안다 이거지. 요즘 考慮가 遼나라와 和親하고 잘 지낸다면서? 뭘 알아낼 꿍꿍인지 모르겠지만 아마 잘 안될 거요.” 

    길게 한숨을 내쉰 人量이 自己 盞에도 술을 따라 살짝 입술만 적시고 입을 뗐다. 

    “高麗는 遼나라와 和親한 게 아닙니다. 그들이 귀 大國과 우리 高麗 사이를 가로막고 있지 않습니까? 길을 트려면 어쩔 수 없이 해야 할 일도 있는 法이지요. 오죽하면 이리 먼 길을 돌아가고 있겠습니까?” 

    連거푸 百株를 들이켜던 老人이 卓子에 갓 올린 닭料理 한 點을 베어 물고 말했다. 

    “좋소. 中間에서 紹介해 준 사람들 體面도 있으니. 뭘 알아보시려고?” 

    人量이 몸을 앞으로 굽히며 속삭였다. 

    “쌍녀분이 있는 곳에 가보고 싶습니다. 勞使께서 좀 도와주십시오.”


    平生 궁금해하던 問題

    송 皇帝 生日을 祝賀하기 위해 派遣되는 高麗 使臣團에 選拔되자마자 인량은 祖上님들 神主를 모신 祠堂에 가 禮를 올렸다. 그는 平生 궁금해하던 問題를 이제야 풀 機會가 왔음을 英靈들께 두루 告하고 寢室로 돌아와 아내와 마주 앉았다. 

    “夫人. 내 이番 行次에서 반드시 쌍녀분에 다녀오리다. 하지만 이건 알아두시구려.” 

    不安한 눈빛의 아내는 말없이 男便 입만 바라보았다. 

    “皇帝가 있는 開封까지는 陸路로 가게 될 거요. 遼나라를 通過하겠지. 하지만 燒酒에 있다는 쌍녀분에 들르려면 돌아올 때는 南쪽으로 내려와 뱃길을 利用해야 하지 않겠소?” 

    침을 꼴깍 삼킨 아내가 稀微한 音聲으로 물었다. 

    “當身은 그저 譯官 身分인데, 어떻게 使臣 行路를 마음대로 바꾼단 말씀이세요?” 

    아내의 두 손을 꼭 쥔 人量이 목소리를 낮춰 對答했다. 

    “遼나라 땅을 지날 때 그쪽 官吏들과 宴會가 있을 거요. 거란족 말을 할 줄 아는 譯官은 거의 없소. 내가 通譯을 하게 되지 않겠소? 適當히 失手할 셈이오. 그들 火를 부추길 만한.” 

    “그러다 잘못되기라도 하면? 아이고, 관두세요!” 

    “신중하게 할 거요. 하지만 問題가 커지면 내 運命을 壯談할 수 없소. 自然스럽게, 歸國 路程을 바꿀 程度로만, 그 程度로만 일을 칠 셈이니까.” 

    인량은 두려움에 바들바들 떠는 아내를 慰勞하며 하룻밤 내내 뜬눈으로 보내야만 했다. 


    쌍녀분에 얽힌 오래된 이야기

    코끝이 발그레해질 程度로 醉氣가 오른 王 老人이 젓가락질을 멈추고 말했다. 

    “내가 그 말을 믿을 것 같소? 畫本 나부랭이 때문에 쌍녀분에 가겠다고?” 

    고개를 크게 가로저은 人量이 急히 對答했다. 

    “唱劇 臺本인 禾本이 아니라 小說입니다. 高麗에서는 아주 有名한 作品이지요. 그 主人公이 저의 祖上인 최치원 공이시고요.” 

    한 손으로 천천히 턱을 괸 老人이 인량을 뚫어져라 凝視하며 물었다. 

    “우리 송에선 그런 걸 禾本이라 부르오. 아무튼 當身이 그 有名한 崔致遠의 後孫이라 그 말 아니오?” 

    “그렇습니다. 勞使께서 그분에 對해 잘 아시는가 봅니다?” 

    “燒酒 地域 사람 中에 최치원 모르는 사람이 어디 있소? 唐나라 때부터 아주 有名했으니까. 新羅에서 留學 왔던 분 아니오? 여기서 첫 벼슬을 살다 身分이 貴해졌다 들었소만.” 

    “賓貢科에 及第하신 뒤 이곳 율수현을 다스리셨다 들었습니다. 官運은 꽤 좋으셨지만 黨이 亡해가자 新羅로 歸國하셨지요.” 

    “歸國해선 잘 사셨소, 그 兩班?” 

    술盞을 들어 목을 축인 人量이 서글픈 表情으로 對答했다. 

    “新羅 形便도 좋지 않았습니다. 뜻을 펴시지 못하자 隱遁하셨다고 들었습니다.” 

    크게 입맛을 다신 老人이 팔짱을 끼며 속삭였다. 

    “그래서 그 兩班 얘기가 高麗에 널리 퍼진 거구려? 自古로 失敗한 英雄 얘기만큼 재밌는 게 없지! 그런데 그 小說 背景이 쌍녀분이라 그거 아니오?” 

    고개를 끄덕인 人量이 相對 盞에 술을 가득 부으며 對答했다. 

    “조금 怪常한 鬼神 이야기입니다. 어려서부터 참 異常하다 생각해 왔지요. 하고많은 얘기 中 공께서 女子 鬼神들과 사귀는 얘기가 만들어진 理由가 궁금했습니다.” 

    두 손을 마주 비비며 姿勢를 바로잡은 老人이 야릇한 表情을 지으며 말했다. 

    “그런 問題라면 내가 若干은 도움이 되겠구려. 于先 들어봅시다. 高麗에서 流行했다는 그 얘기.”


    崔致遠이 쌍녀분에 찾아간 까닭

    家門의 創業者인 崔致遠에 關한 小說은 人量이 태어나기 前부터 이미 開京에서 流行했다. 成均館에 들어갈 무렵 作品을 처음 接한 인량은 作家의 凡常치 않은 글솜씨만큼이나 그 안에 담긴 駭怪한 內容에 놀랐다. 苦悶에 빠진 그가 父親에게 이 事實을 高下字 돌아온 答辯은 이러했다. 

    “내 듣기론 唐나라 때는 그런 이야기가 흔했다고 하더구나. 共께서 赴任하셨던 燒酒 地域의 어떤 文人이 지었다고도 하고, 또 親한 後輩였던 新羅 留學生이 지었다고도 하고. 잘 모르겠구나. 아무튼 언제부턴가 開京에도 퍼지기 始作했던 걸로 記憶한다.” 

    好奇心을 主體 못한 그는 小說을 찍어낸 절의 住持를 만나 出版하게 된 緣由를 캐물었다. 周知의 答은 이러했다. 

    “우리야 宋나라에서 물 건너온 재밌는 冊을 筆寫해 角宿에게 넘길 뿐이외다. 나랏님께서 指定하신 重要한 冊은 따로 書目을 만들어 大闕에서 찍어내고 있지 않소이까? 우리 같은 境遇로 말하자면, 雜書를 出刊하며 一一이 따로 記錄을 남기진 않는다, 뭐 이 말씀이외다.” 

    失望한 인량은 이番에는 宋나라에서 物件을 輸入해 오는 開京 商人을 찾아갔다. 輸入 物目을 깐깐하게 記錄해 두는 그들 習慣 德分에 인량은 마침내 궁금症을 풀어줄 貿易商을 만날 수 있었다. 貿易商의 答은 다음과 같았다. 

    “宋나라 冊을 받으면 돈이 될 物件인지부터 確認하는 거지. 돈 된다 싶음 바로 절에 보내는 거야. 절에서 佛經 새기는 各數들 워낙 솜씨 좋잖아? 適當한 部數를 刊行하면 著者에 풀어 팔기 始作하지. 팔릴 冊인지 누가 判斷하느냐고? 名色이 成均館 儒生인데 홍시중이도 몰라? 別名이 門下侍中이라 홍시중, 홍시중 부르고 있지. 過去에 番番이 落榜하는 親舊야.” 

    인량은 開京의 한 酒店에서 落榜巨事 홍상춘을 만났다. 상춘은 이렇게 말했다. 

    “내 天下에 運 없는 落榜巨事지만 書冊에는 無不通知라 이 말씀! 최치원 공 얘기는 流通 過程이 좀 複雜해. 이게 本디 新羅時代 ‘殊異傳’이라는 冊에 실려 있었다고. 근데 冊이 戰亂 통에 사라졌어. 代身 똑같은 內容이 唐나라에서도 出刊됐었다 이 말씀! 德分에 이게 거꾸로 開京에 輸入된 거지. 作家가 누구냐고? 알게 뭐람. 궁금하면 쌍녀분에 가보면 될 거 아냐? 최치원 공이 燒酒에 있다는 쌍녀분에 찾아가는 얘기 아닌감?”


    抑鬱하게 죽은 두 少女

    눈瞳子가 若干 풀린 王 老人이 인량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속삭였다. 

    “어쨌든 苦生깨나 하셨단 말씀이구려. 어떤 얘긴지나 한番 들어보자니까 그러시네.” 

    運河를 오가는 배가 차츰 줄어들자 走壘를 가득 채웠던 손님도 썰물 빠져나가듯 하나둘 사라졌다. 語塞하게 찾아든 寂寞을 뚫고 人量이 천천히 입을 뗐다. 

    “小說은 공이 唐나라 科擧試驗에 及第한 뒤 율수현에 赴任한 때가 背景입니다. 어느 날 초현관이라는 有名한 客館을 訪問하게 되지요. 그런데 초현관 附近에는 由緖 깊은 무덤 하나가 있었답니다. 抑鬱하게 죽은 두 少女를 묻은 쌍녀분입니다. 워낙 有名한 場所인지라 공이 訪問해서 詩를 남깁니다.” 

    “잠깐! 초현관은 實際 唐나라 때 있었소. 只今은 廢墟가 됐소만. 얘기 繼續하시구려.” 

    “그럼 이어가겠습니다. 무덤 앞 石文에 詩를 남기고 저녁에 散策을 합니다. 그때, 갑자기 낯모를 侍女 한 名이 出現해 무덤의 主人인 두 少女의 答詩를 傳해주지요.” 

    “다시 잠깐! 그 侍女도 鬼神이오?” 

    “그렇지요! 그女 亦是 鬼神입니다. 아무튼 答詩를 읽은 功은 少女들에게 魅了됩니다. 懇切히 만나고 싶어 하지요. 結局 무덤가에서 셋이 만나 멋진 詩를 주고받게 됩니다. 그 가운데 絶唱 한 首를 읊어봐도 될까요?” 

    떨떠름한 表情의 老人이 고개를 끄덕이자 人量이 小說 속 年始 하나를 悠長하게 읊었다. 읊기를 마친 人量이 感慨無量한 表情으로 술盞을 입에 대자 老人이 말했다. 

    “只今 읊은 詩 말인데, 그거 詩가 아니라 노래 歌詞요. 잘 아시겠지만 내가 불러드릴까?” 

    놀란 人量이 두 손을 모아 付託의 뜻을 傳하자 老人이 노래를 부르기 始作했다. 같은 內容이었지만 노랫가락으로 바뀌자 느낌이 훨씬 凄凉하고 슬펐다. 손으로 무릎장단을 맞추며 노래하던 老人이 문득 中間에 멈추고 말했다. 

    “여기까지요. 내 無識하오만 이 近方 歌謠란 歌謠는 다 꿰고 있지. 얘기 繼續 해보시오.” 

    “노래 잘 들었습니다. 세 사람은 結局 同寢하게 됩니다. 그리고 아침 해가 떠오르자 永遠한 離別을 맞이합니다. 아주 구성진 長詩 한 수가 마지막에 登場하지요. 공은 그 後 世上에 뜻을 잃고 彷徨하다 新羅로 歸國합니다. 그 以後의 삶은 現實과 正確히 一致하고요.” 

    “世上으로부터 隱遁했다, 그거 아니오?” 

    “그렇지요. 新羅의 伽倻山이라는 곳에서 神仙이 되셨다는 傳說이 있고, 어떤 글 가운데 더러는 自決하셨다고 傳해지기도 합니다. 父親께 여쭤보니 世上과 因緣을 끊고 조용히 돌아가셨다고 하시더군요. 부끄러운 저희 집안 얘기였습니다.” 

    눈빛이 초롱초롱해진 老人이 고개를 앞으로 내밀며 물었다. 

    “쌍녀분에 묻힌 두 少女 말이오. 冊엔 누구라고 쓰여 있소?” 

    “張氏 姓을 가진 少女들입니다. 姊妹였지요. 아버지가 마음에 들지 않는 男子들에게 强制로 婚姻시키려 들자 鬱憤 때문에 죽은 것으로 나옵니다.” 

    “어떤 男子들인데 마음에 들지 않았을까?” 

    “소금장수와 茶장수입니다.” 

    老人이 갑자기 爆笑를 터뜨렸다. 한참을 키득거리던 그가 겨우 鎭靜하고 말했다. 

    “이 나라에선 最高의 新郞감이오. 엄청난 富者들이지! 그 作品이 元來 唐나라에서 지어진 것이라면, 新羅로 건너가서 많이 바뀐 模樣이구려. 소금장수를 마다하는 處女라니!” 

    人量이 건성으로 따라 웃으며 어둠에 잠긴 運河 周邊을 둘러봤다. 그 모습을 有心히 살펴보던 老人이 沈着한 목소리로 말했다. 

    “아무래도 來日 저녁 여기서 다시 만나야겠소. 내 하나 調査해 볼 게 생겼다 이 말이오. 쌍녀분에 갈지 말지는 그때 定합시다.”


    高麗 使臣의 逸脫

    다음 날 늦게까지 늘어지게 盞 인량은 宿所인 客觀 周邊을 어슬렁거리며 時間을 보냈다. 길에서 王 老人을 紹介해 준 燒酒 官衙 所屬 高麗 譯官을 偶然히 만난 人量이 相對를 구석으로 잡아끌며 말했다. 

    “石崇 譯官 나으리! 紹介받은 王 勞使는 잘 만나봤습니다. 그런데 궁금한 게 있군요.” 

    석숭이 難處한 表情을 지으며 對答했다. 

    “여태 사신단으로 復歸하지 않고 뭐하고 계셨소이까? 外國人이 이렇게 멋대로 돌아다니면 아니 된단 말입니다. 事情 봐드리는 것도 限度가 있소이다.” 

    주머니에서 銀錢을 꺼내 相對 소매 안에 넣으며 人量이 多急히 속삭였다. 

    “제가 大國 말을 잘하지 않습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십시오. 감쪽같이 쌍녀분에만 다녀올 心算이니까요.” 

    “그럼 어서 다녀와 사신단 本陣에 따라붙어야 하지 않겠소이까? 답답하오.” 

    “念慮 마십시오. 그런데 王昌齡이라는 그 勞使 分 말입니다. 正體가 뭡니까?” 

    “왜, 뭐가 잘못됐소이까?” 

    “아니 그게 아니라, 普通 분이 아닌 것 같아서 말입니다. 唐나라 歌謠를 自由自在로 부르더란 말이지오.” 

    賂物로 받은 銀錢을 소매 깊숙이 넣으며 석숭이 목소리를 낮춰 對答했다. 

    “비록 下級職이었지만 管理 出身 아닙니까? 게다가 그 老人 꽤 잘나가는 說話인이란 말이요!” 

    “舌禍人이라면?” 

    “畫本 作家란 말입니다. 워낙 이야기 재주가 뛰어나 이 地域에선 알아줍니다. 崔 譯官 付託 듣고 第一 먼저 그 사람 생각이 떠올랐소이다. 다 그 小說인지 뭔지 때문에 이러시는 거 아니었소이까?” 

    가만히 고개를 끄덕인 人量이 石崇의 소매에 銀錢 하나를 더 집어넣으며 말했다. 

    “잘 알겠습니다. 오늘 저녁까지 쌍녀분에 가는 問題를 決定하겠습니다. 조금 더 말미를 주십시오.” 

    石崇과 헤어진 인량은 老子를 모시는 道敎 祠堂인 導管을 둘러보며 市內를 徘徊했다. 儒學이 뿌리내린 高麗와 달리 宋나라 成市를 가득 채우고 있는 건 바로 導管들이었다.


    王 老人 記憶 속의 眞實

    저물녘 走壘에서 다시 만난 王 老人은 意氣揚揚한 表情이었다. 그가 高級 按酒를 잔뜩 시키더니 인량을 向해 冊 한 卷을 내밀었다. 

    “이게 뭡니까?” 

    冊을 받아 든 人量이 묻자 老人이 對答했다. 

    “그게 禾本이오. 요즘 잘나가는 臺本은 아닌데, 題目을 한番 보시구려.” 

    題目을 훑어본 人量이 조금 놀란 눈빛으로 冊갈피를 이리저리 넘기다 물었다. 

    “이건 최치원 功을 主人公으로 한 이야기로군요?” 

    微妙한 微笑를 흘리며 老人이 큰 소리로 對答했다. 

    “맞소이다! 唐나라 때부터 傳해오던 얘기에 살을 좀 붙인 거지. 어제 宅과 만날 때부터 繼續 이 禾本을 떠올리고 있었지 뭐요. 어디서 많이 들어본 얘기였거든.” 

    冊을 내려놓은 人量이 暫時 생각에 잠겼다가 입을 열었다. 

    “이걸 보여주시는 理由가 뭔지요?” 

    卓子에 두 손을 집으며 上體를 앞으로 내민 老人이 對答했다. 

    “이게 말이요, 原本은 아니라 이거지. 原本은 여기에 들어 있다고나 할까?” 

    自己 머리를 가리킨 老人이 몸을 뒤로 물려 등을 椅子에 바싹 붙였다. 인량은 事態를 제대로 理解하기 위해 자꾸 머뭇거려야 했다. 卓子 위에 놓인 새우料理를 집어 든 老人이 속삭였다. 

    “實은 나도 까맣게 잊고 있던 臺本이었소. 어제 이 臺本을 찾아내자 어릴 때 주워들었던 얘기도 뒤미처 떠오릅디다.” 

    “듣고 싶습니다.” 

    새우를 입안에 밀어 넣고 오래 씹던 老人이 손가락에 묻은 기름을 바지에 문대며 말했다. 

    “考慮에선 어떻게 그런 얘기가 만들어졌는지 모르겠소만, 내 알기론 元來 얘기는 그것과 한참 다르오.” 

    “高麗의 作品과 아주 많이 다릅니까?” 

    “다르다마다! 唐나라 때 여기서 읽히던 作品과도 다르고. 오직 禾本만이 眞實을 담거든.” 

    떨리는 손으로 술盞을 잡은 人量이 相對의 입을 지그시 凝視했다. 老人이 다시 말했다. 

    “當身이 말한 그 小說 속 얘기는 事實을 美化한 거요. 崔致遠이 율수현에 赴任했을 때, 쌍녀분 따위는 애初에 存在하지도 않았소.” 

    “存在하지 않았다면?” 

    “다 거짓말이지! 난 記憶力이 좋아 어려서부터 뭐든 잘 외웠소. 그 時節 崔致遠을 主人公으로 한 禾本度 읽은 記憶이 나오. 卓子 위 이것과는 다른 거였소. 眞짜 이 地域 사람들로부터 蒐集한 얘기를 土臺로 엮은 거였지. 그게 내 머릿속에 들어 있는 原本이란 거요.” 

    “그 元本 얘기를 해주십시오.” 

    “내 壯談하지만, 이 얘길 듣고 나면 쌍녀분엔 絶對 가고 싶지 않아질 거요.”

    新羅 天才 최지원의 禁止된 사랑

    뛰어난 문재(文才)로 신라를 넘어 당나라까지 이름을 알린 최치원은 여러 전설에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GettyImages]

    뛰어난?문재(文才)로?신라를?넘어?당나라까지?이름을?알린?최치원은?여러?전설에?주인공으로?등장한다. [GettyImages]

    떠날 채비를 마친 人量이 石崇을 찾아가 下直 人事를 했다. 못내 아쉬운 얼굴을 한 석숭이 물었다. 

    “쌍녀분엔 안 가보고 그냥 떠나도 되겠소이까? 뭐 나야 多幸이오만.” 

    고개를 끄덕인 人量이 쓸쓸히 微笑를 지으며 對答했다. 

    “眞實을 알았으니 굳이 갈 必要가 없어졌지요.” 

    “왕 勞使가 무슨 重要한 말이라도 해줬소이까? 나도 조금 궁금하긴 하오만.” 

    한참을 망설이던 人量이 짐 꾸러미를 바닥에 내려놓으며 對答했다. 

    “말하자면 조금 긴 얘기입니다. 제 祖上이신 최치원 共께서 이 地域에 赴任하시고 벌어진 일입니다.” 

    바싹 다가앉은 석숭이 好奇心 가득한 눈빛으로 인량을 바라봤다. 人量이 입을 뗐다. 

    “縣에 到着하신 共께서는 부쩍 외로움을 많이 타셨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外國人이기도 하셨고. 그래서 고을의 한 姊妹와 깊은 戀情에 빠지게 되셨다는군요. 宋氏 집안이었는데, 언니가 혜련, 동생이 砥鍊이라 불렸다고 합니다.” 

    “오! 그건 처음 듣는 얘기로군요?” 

    “제가 읽은 小說에선 張氏로 바뀌어 있습니다. 아무튼 두 姊妹는 공을 무척 따랐답니다. 공 亦是 재주 많은데다 예쁜 少女들을 몹시 寵愛하셨고. 하지만 20代였던 공께는 이미 아내가 있었던 關係로.” 

    “於此彼 맺어질 순 없었다?” 

    “그렇지요. 그러다가 任期를 마친 共께서는 고을을 떠나셔야 했답니다. 姊妹와 마지막 밤을 보낸 곳이 바로 초현관이고. 그날 무척이나 鬱寂해진 세 사람은 눈물로 밤을 지새웠다고 합니다. 다음 날 아침 共께서 눈을 뜨셨을 때, 少女들은 이승 사람이 아니었지요.” 

    “自決했단 말이오이까?” 

    “그렇습니다. 나란히 목을 매 죽었다는군요. 그래서 그女들을 초현관 隣近에 묻어주고, 무덤을 쌍녀분이라 부르게 된 것입니다. 小說 속에선 共께서 赴任하시기 훨씬 오래前에 죽은 鬼神들로 나오지만, 事實이 아니었지요.” 

    “그럼 只今껏 傳해오는 쌍녀분 說話는 다 거짓이란 말이오이까?” 

    “그냥 거짓이라기보다는, 事實보다 더 멋진 이야기가 事實을 덮어버린 境遇가 되겠지요. 眞實을 그냥 묻어두는 게 더 좋을 때도 있는 法이니까요.” 

    石崇과 離別한 인량은 말에 올라타자마자 사신단 本震이 있는 方向으로 내달리기 始作했다. 王 老人이 헤어지기 直前 그에게 해준 마지막 말, 石崇에게는 차마 숨겨야 했던 말이 다시 귓전을 맴돌았다. 

    “眞짜 鬼神은 최치원 공이었소! 쌍녀분 周邊에 늙은 사내 幽靈 하나가 繼續 出沒했었다고 하오. 唐나라가 亡한 以後로도 아주 오래도록 말이요. 그 奇異한 幽靈 事件 德分에 小說도 禾本度 지어진 거거든.”

    * 이 作品은 ‘太平通載’를 통해 傳해진 小說 ‘崔致遠(崔致遠)’을 現代的으로 脚色한 것이다.


    윤채근
    ● 1965年 忠北 淸州 出生
    ● 고려대 國語國文學 博士
    ● 檀國大 漢文敎育學科 敎授
    ● 著書 : ‘小說的 主體, 그 誕生과 轉變’ ‘漢文小說과 欲望의 構造’ ‘神話가 된 天才들’ ‘論語 感覺’ ‘每日같이 明心寶鑑’ 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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