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女色(女色)에 빠지면 모든 걸 잃는다|주간동아

週刊東亞 8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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女色(女色)에 빠지면 모든 걸 잃는다

‘東國李相國集’의 色論

  • 안영배 記者 ojong@donga.com

    入力 2012-12-17 09:4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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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색(女色)에 빠지면 모든 걸 잃는다

    시안(西安) 華淸池에 있는 楊貴妃 彫刻像.

    高麗 文臣이자 文學家인 이규보(1168~1241)는 ‘東國李相國集’이라는 不滅의 詩文集을 後世에 남겼다. 그악스러운 崔氏 武臣政權 時代에 權力의 核心 자리를 꿰차고 있으면서도 自由奔放한 文章을 驅使한 그에 對한 評價는 只今도 論難거리지만, 그의 作品이 13世紀 韓國文學史의 地平을 활짝 열어젖혔다는 點에서는 別 異議가 없다. 고맙게도 韓國古典飜譯院에서 53卷에 이르는 ‘東國李相國集’(全集과 後集으로 區別)을 完譯해내, 記者는 高麗 時節 民衆 얘기가 그리울 때면 한 番씩 인터넷으로 찾아 읽곤 한다. ‘東國李相國集 全集(前集)’ 第20卷 雜著(雜著)篇에는 色으로 깨우친다는 뜻의 ‘色釉(色喩)’라는 題目으로 다음과 같은 글이 나온다.

    “世上에는 色(色)에 惑하는 者가 있다. 色이라는 것은 붉은 것인가, 흰 것인가, 아니면 푸른 것인가. 해, 달, 별, 노을, 구름, 안개, 풀, 나무, 새, 짐승 等에 모두 色이 있는데, 이것이 사람을 迷惑하는가. 아니다. 金과 玉의 아름다움, 衣裳의 奇異함, 宮室의 사치스러움, 온갖 緋緞의 華奢함은 더욱 잘 갖춘 色인데 이것이 사람을 迷惑하는가. 그럴 듯하나 亦是 아니다.”

    이어서 李奎報는 世上에 存在하는 色 가운데 男子를 가장 크게 迷惑하는 것이 女色(女色)이라고 規定한다. 漆黑 같은 검은 머리, 곱디고운 흰 살결에 化粧을 한 女人이 마음을 건네고 눈빛을 보내면, 그女의 웃음 한 番에 나라가 기울어진다는 것이다. 보는 者는 모두 홀리고, 만나는 者는 모두 惑하는 게 바로 女色이다. 그런데 李奎報는 “兄弟, 親戚보다 더 사랑하고 귀여워하지만 이내 女色은 나를 排斥하고 내 敵이 된다”고 말한다.

    李奎報는 그렇게 敵으로 突變한 女人에 對해 이番에는 거침없는 人身攻擊을 加한다. “요염한 눈은 칼날로 變해 나를 찌르고, 굽은 눈썹은 도끼가 돼 나를 찍어버리며, 오동통한 두 볼은 毒藥이라 나를 괴롭히고, 매끄러운 살결은 보이지 않는 좀이 돼 나를 쏠게 만든다. 이것이 어찌 酷毒한 해로움이 아니겠으며, 그 해(害)가 敵(敵)으로 變하니 어찌 이길 수 있겠는가. 그래서 敵(賊)이라고도 하니 어찌 親하게 지낼 수 있겠는가.”

    李奎報는 女色의 아름다움을 들으면 곧 家産을 蕩盡하면서까지 서슴없이 求하고, 女色의 꾐에 빠지면 어떤 危險도 마다하지 않고 불나방처럼 달려드는 게 男子 屬性이라고 봤다. 그래서 좋은 色(色)을 두면 남들이 猜忌하고 아름다운 色을 占有하면 公明(功名)李 墮落하는데, 크게는 君王에서부터 작게는 警査(卿士)에 이르기까지 나라를 망치고 집을 잃음이 色으로 말미암지 않음이 없다는 것이다.



    술 없이는 詩를 짓지 않을 程度로 周旋(酒仙) 境地에 이르고 높은 벼슬자리를 누린 이규보였기에 그 周圍에 어찌 아름다운 女人이 없었을까. 그런 그가 73歲에 世上을 뜨기까지 長壽를 누린 것은 女色(女色)만큼은 徹底히 警戒한 때문은 아닐까 싶다.

    實際로 美人을 警戒하는 그의 態度는 悽絶할 程度로 嚴重했다. 이를테면 賢明하나 못생긴 얼굴의 代名詞인 모모와 돈흡(敦洽)의 얼굴 千萬 個를 鑄造한 뒤 褒姒, 庶子, 女禍, 楊貴妃, 綠酒 等 歷史上 요염한 女性의 얼굴을 鑄造한 얼굴 틀에 모두 가둬버리고, 다음으로는 남의 아리따운 아내에게 눈짓을 限 畫報(華父·春秋時代 人物)의 두 눈을 칼로 도려내 正直한 눈으로 바꾸며, 天性이 高潔한 광평(廣平·唐나라 宰相)의 창자를 만들어 淫亂한 者의 배 속에 넣겠다고 覺悟를 다졌다. 그렇게 되면 女人이 誘惑할 때 쓰는 香水나 臙脂가 糞尿나 흙덩이로 여겨질 테고, 越나라의 某長과 序詩(西施)의 아름다움도 돈흡이나 모모로 보일 것이니 迷惑함이 있으려야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

    李奎報의 결氣 가득한 다짐을 읽으면서 “男女 사이 愛情과 飮食에는 사람의 큰 欲望이 存在하는데, 好色漢 사람은 간한다고 해서 말릴 수 없고 좋은 飮食은 근심 自體를 잊게 할 수 있다”는 ‘抱朴子’의 文章이 떠올랐다. 李奎報가 그렇게 剛하게 警告한들 普通 사람이 어찌 欲望의 그물網에서 쉽게 헤어날 수 있겠는가 싶어 썩은 微笑가 절로 흘러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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