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강화’ 보이콧…이것은 民主化가 아니라 ‘民主獨裁’|新東亞

‘설강화’ 보이콧…이것은 民主化가 아니라 ‘民主獨裁’

[노정태의 뷰파인더-64] 새로운 禁忌와 뒤집어진 레드 콤플렉스

  • 노정태 經濟社會硏究院 專門委員·哲學

    basil83@gmail.com

    入力 2021-12-26 10:00:01

  • 글字크기 설정 닫기
    • 靑瓦臺 國民請願 對象 된 드라마

    • 로맨스 위한 古典的 設定이거늘…

    • 安企部 야쿠자 取扱하는데 獨裁 美化?

    • 이른바 ‘歷史意識’ 녹이려 애쓴 痕跡

    • 民主化 運動 神聖視한 態度의 結果

    • 業績이지만 聖域은 아닌 産業化·民主化

    뷰파인더는 1983年生 筆者가 陣營 論理와 묵은 觀念에 얽매이지 않고 써 내려가는 ‘時代 診斷書’입니다.

    12월 18일 첫 방송된 JTBC 드라마 ‘설강화’의 포스터. 이 드라마는 시놉시스가 유출된 지난 3월부터 이른바 ‘민주화 운동 폄하 논란’에 휩싸였다. [JTBC 제공]

    12月 18日 첫 放送된 JTBC 드라마 ‘설강화’의 포스터. 이 드라마는 시놉시스가 流出된 지난 3月부터 이른바 ‘民主化 運動 貶下 論難’에 휩싸였다. [JTBC 提供]

    JTBC 드라마 ‘설강화’를 둘러싼 論爭이 뜨겁다. 지난 3月 시놉시스가 流出돼 이미 ‘民主化 運動 貶下 論難’에 시달렸던 ‘설강화’는 迂餘曲折 끝에 12月 18日 첫 放送됐다.

    批判의 목소리는 쉽게 잦아들지 않는 氣勢다. 네티즌의 抗議를 받은 協贊 企業들은 廣告를 거둬들이고 있다. ‘설강화’ 放映을 中斷해달라는 靑瓦臺 國民請願에는 12月 22日 現在 30萬 名 넘는 이들이 署名했다. “民主化運動과 間諜, 安企部를 엮는 것 自體가 또 다른 加害”라며 民主化運動 關聯 團體들 또한 反撥하고 있다.

    論難은 政治權으로까지 번졌다. 沈想奵 正義黨 大選候補는 12月 21日 ‘설강화’ 論難과 關聯해 “運動圈에 潛入한 間諜, 正義로운 安企部, 時代的 苦悶 없는 大學生, 마피아 代父처럼 描寫되는 類似 전두환이 登場하는 드라마에 問題意識을 못 느낀다면 오히려 問題”라며 “創作의 自由는 歷史의 傷處 앞에서 謙虛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具體的으로 放映을 中斷하라는 말은 하지 않았지만 그가 ‘어느 便’에 있는지는 混同의 餘地가 없어 보인다.

    新鮮하다고 말하기도 힘든 技法

    주인공인 남파공작원 임수호(정해인)가 등장하는 드라마의 한 장면. [JTBC 제공]

    主人公인 南派工作員 임수호(정해인)가 登場하는 드라마의 한 場面. [JTBC 提供]

    原稿를 쓰기 위해 막 國內에 進出한 스트리밍 서비스 ‘디즈니플러스’를 利用해 ‘설강화’ 1~2話를 봤다. 마지막 場面이 끝날 무렵, ‘설강화’ 論難에 對해 나는 또렷한 立場을 세웠다. 作品에 對한 호오(好惡)와는 別個로, 現在 쏟아지고 있는 숱한 ‘歷史歪曲’ 論難은 常識에 符合하지 않는다고 말이다.



    簡略하게 줄거리와 背景을 살펴보자. 1987年 봄, 軍部獨裁의 끝을 向하고 있는 大韓民國. 高位層은 다가올 大選을 準備 中이다. 安企部는 北韓과 짜고 對國民 詐欺劇을 치려 한다. 野黨 大選 候補의 經濟 브레인人 한이섭 敎授를 拉致해 北韓에 보낸 後, 그곳에서 寫眞을 찍어 公開하는 北風 工作을 企劃한 것이다. 그 任務를 遂行하기 위해 韓國에 派遣된 南派工作員 임수호(정해인)는 한이섭을 拉致하는데 成功하지만 安企部 對共搜査1國 팀長 이강무(장승조)에 쫓겨 湖水餘臺 寄宿舍로 숨어 들어간다. 그곳에서 수호는 以前에 寄宿舍 ‘房팅’에서 만났던 은영로(지수)의 보살핌을 받으며 安企部의 눈을 避하게 되는데…

    이것은 로맨스를 뽑아내기 위한 古典的 設定이다. 戀人 사이에 함부로 넘을 수 없는 巨大한 壁을 세워놓음으로써 서로 안달하게 하고 애타게 하며 劇的 效果를 倍加시키는 裝置다. ‘로미오와 줄리엣’은 서로가 怨讐인 家門의 子息들이다. ‘타이타닉’의 잭과 로즈는 身分의 差異가 있을 뿐더러 눈이 맞았더니 超豪華 遊覽船이 沈沒한다. 이미 放映된 드라마 ‘사랑의 不時着’은 財閥 2歲 패션産業가인 女子 主人公이 패러글라이딩을 하다 北韓으로 넘어가는 事故를 當하고, 그곳에서 北韓 將校와 사랑에 빠지는 式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北韓이라는 禁忌를 로맨스의 障礙物로 活用하는, 率直히 이제는 新鮮하다고 말하기도 힘든 技法을 使用한 것이다.

    그런데 왜 ‘설강화’는 以前과 다른 論難을 불러일으키고 있을까? 앞서 引用한 沈想奵의 말을 다시 짚어보자. “運動圈에 潛入한 間諜, 正義로운 安企部, 時代的 苦悶 없는 大學生, 마피아 代父처럼 描寫되는 類似 全斗煥.” 모두가 問題고 잘못됐다고 沈想奵은 言及했다. 글로 써놓고 보면 그런 것 같기도 하다. 이런 批判은 어느 程度까지 事實일까?

    沈想奵의 批判을 反駁한다!

    “運動圈에 潛入한 間諜.” 틀린 말은 아니지만 옳다고 할 수도 없다. 수호는 韓國에서 獨逸 베를린대 經濟學科 大學院生이라는 僞裝 身分을 지니고 있다. 單, 泳路는 수호가 示威를 하다가 다치고 警察에게 쫓겨 들어왔다고 誤解하고 있으며 수호는 그런 誤解를 바로잡아주지 않는다. 間諜이 나오고 學生運動이 나오는 것도 맞지만, ‘韓國의 學生運動은 모두 間諜들이 操縱한 꼭두각시놀음에 지나지 않았다’는 式의 民主化 運動 貶下나 卑下와는 無關하다. 民主化 運動을 얼마나 神聖하게 여기고 있느냐에 따라 立場이 다를 수는 있겠지만, 靑瓦臺에 放映 中斷 國民請願을 할 事案처럼 보이지는 않는다.

    “마피아 代父처럼 描寫되는 類似 全斗煥.” 아닌 게 아니라 시놉시스가 流出됐던 지난 3月, 人物 設定 및 캐스팅된 俳優들의 이름값으로 인해 ‘軍事 獨裁 美化’라는 批判이 나온 바 있다. 하지만 막상 드라마를 보면 軍事 獨裁 美化는커녕 極히 批判的이라는 印象을 지우기 어렵다. 安企部長 은창수(허준호)와 與黨 事務總長 남태일(박성웅)은 ‘동심회’라는 陸軍士官學校 私組織에 屬해 있다. 1話 初盤에 동심회 創立 30周年 記念會 場面이 登場한다. 마치 야쿠자처럼 손에서 피를 내어 술盞에 섞고 마시는 모습이 演出된다. ‘너는 日本 야쿠자 같은 놈’이라면 韓國人끼리 할 수 있는 辱 中 가장 水位가 높은 것일 터. 始作하자마자 ‘동심회’와 安企部 等을 日本 야쿠자 取扱하는 드라마를 ‘軍事 獨裁 美化’라고 非難하는 게 말이 되는 일일까.

    “정의로운 安企部.” 安企部 職員인 이강무가 間諜을 잡기 위해 血眼이 된 ‘熱血 刑事’처럼 그려지고 있는 건 맞다. 하지만 1火와 2話를 아무리 뒤져봐도 딱히 正義로운 人物처럼 그려지고 있지는 않다. 오히려 現場에서 뛰는 安企部 職員들 또한 歷史와 權力의 犧牲羊으로 描寫되고 있다. 윗線에서 北韓과 內通하고 한이섭을 北에 넘기려 하지만, 現場에서는 그런 事情을 全혀 모른 채 한이섭을 拉致하러 온 守護를 追跡하고 있으니 말이다. 보기에 따라서는 人間的인 共感과 同情을 표할 수 있는 캐릭터이긴 하나, ‘정의로운 安企部’라고 要約할 수는 없다.

    마지막으로, “時代的 苦悶 없는 大學生.” 이건 製作陣 立場에서 퍽 抑鬱할 것 같다. 泳路와 寄宿舍에서 같은 房을 쓰는 運動圈 學生 여정민(김미수)의 存在를 지워버리는 셈이기 때문이다. 1話. 寄宿舍 食堂에서 작은 騷動이 벌어지면서 정민이 들고 온 漫畫冊 ‘恐怖의 外人球團’의 標識가 벗겨지고, 곧 레오 휴버먼의 冊 ‘社會主義란 무엇인가’가 드러난다. 泳路는 勇氣를 내어 自己가 그 冊을 收拾하고 너스레를 떨어 危機를 謀免한다.

    “‘넌! 單 한 瞬間도 우리를 이길 수 없어. 이건 하늘의 뜻이자 엄지의 뜻이다.’ 이건 野球漫畫가 아니라 純情漫畫라니까.”

    時代的 苦悶이 ‘있는’ 大學生의 모습은 以後로도 꾸준히 描寫된다. 1話, ‘房팅’에 守護를 끌고 온 狂態는 行政考試에 1次 合格한 自身이 女子들에게 人氣를 끌 거라고 수다를 떠는데, 그 渦中에 生硬한 이름이 登場한다.

    “아이, 勿論이지. 밑바닥 人生들이나 사랑 하나 보고 結婚 하는 거지. 支配階級은 全的으로 經濟的 打算 如何에 따라서 結婚이 決定된다고 본 사람이 엥겔스野.”

    2話 初盤, 寄宿舍에 숨어들어온 守護를 追跡하는 安企部 職員들은 間諜이 있다고 엄포를 놓는다. 같은 房 親舊들은 怯을 먹지만 정민은 말한다. “間諜, 짭새들 맨날 하는 소리야. 걸핏하면 우리 빨갱이로 모는 거 몰라?” 그렇게 숨어 있는 수호에게 泳路는 自身의 아픔을 이야기한다. 오빠가 데모하다가 强制徵集당해서 休暇를 많이 나오지 못하는 處地라고 말이다.

    또 다른 레드 콤플렉스가 보여준 喜劇

    1987년 민주화항쟁 당시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앞에서 학생들이 군부독재 타도를 외치며 시위를 벌이고 있는 모습. [동아DB]

    1987年 民主化抗爭 當時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앞에서 學生들이 軍部獨裁 打倒를 외치며 示威를 벌이고 있는 모습. [東亞DB]

    勿論 ‘설강화’는 로맨스가 中心이 되는 作品이기에 이러한 ‘時代的 아픔’을 前面에 내세우고 있지는 않다. 그러나 作品 곳곳에 깔아두고 있는 要素만 놓고 보더라도, 픽션의 限界를 넘지 않는 線에서 이른바 ‘歷史意識’ 乃至는 ‘均衡感覺’을 갖추기 위해 努力했다는 點은 어렵지 않게 確認할 수 있다. 2火까지의 內容을 놓고 볼 때 그間 쏟아진 非難들은 疑訝하기 짝이 없다. 神聖한 民主化 運動 앞에 어딜 敢히 ‘間諜’이라는 말을 내미느냐, 이런 式의 權威主義的인 歷史觀을 前提하지 않은 다음에야, 納得하기 어려운 非難이다.

    問題는 바로 거기 있다. 民主化 運動을 神聖視하는 態度가 ‘설강화’ 論難을 낳고 있다는 것이다. 學生運動, 民主化 運動은 ‘間諜 淸淨 地帶’였나? 北韓으로부터 아무 影響을 받지 않았고 다만 民主化를 꿈꾸는 靑年들의 純粹한 熱望으로만 이루어진 것이었나? 그렇지 않다. 學生들이 間諜으로 몰려 苦楚를 겪고 被害를 입은 歷史와는 別個로, 그 學生運動圈 中 적잖은 이들이 北韓에서 送出하는 短波 라디오 放送을 들으며 ‘學習’을 하고 ‘指令’을 받았던 것 또한 움직일 수 없는 事實 아닌가. ‘敢히 神聖한 民主化 運動 앞에서 間諜이라는 말을 꺼낸다니’라는 式의 反應이야말로 ‘歷史歪曲’이다.

    ‘설강화’를 둘러싼 論難은 一種의 뒤집힌 레드 콤플렉스라고 볼 수 있다. 間諜이 아닌 사람을 間諜으로 指目해 苦楚를 겪게 했던 歷史에 對한 反省이, 이제는 ‘神聖한 民主化 運動에는 間諜이라는 말을 敢히 꺼내서는 안 된다’는 式의 또 다른 禁忌로 이어지고 있으니 말이다. 12月 21日에는 한 네티즌이 ‘설강화’의 作家와 監督이 間諜을 美化했다며 國家保安法 違反 嫌疑로 國民申聞鼓를 통해 告發하는 해프닝도 있었다. ‘설강화’ 論難이 거울에 비춘 또 다른 레드 콤플렉스임을 이보다 더 喜劇的으로 보여줄 수가 없다.

    20世紀의 反共物은 共産黨을 머리에 뿔 난 惡魔로 그리고 우리 便 國軍은 아무런 欠缺度 人間的 苦惱도 없는 人物처럼 描寫했다. 그런 時代는 끝난 줄 알았는데, 이제는 軍事獨裁 勢力은 덮어놓고 極惡한 集團으로 取扱하며 民主化 勢力은 날개 없는 天使처럼 그려야만 하는 世上인가? 그렇다면 우리는 民主化된 社會가 아니라 ‘民主獨裁國家’에 살고 있다고 봐야 한다. 沈想奵을 비롯해 ‘설강화’를 非難하는 사람들, “創作의 自由는 歷史의 傷處 앞에서 謙虛해야 할 것”이라는 말에 同意하는 사람들에게 묻고 싶다. 當身들은 레드 콤플렉스를 解消하고 싶은 것인가, 아니면 自身들의 손에 그 칼을 쥐고 휘두르고 싶은 것인가.

    世界史的 奇跡의 두 얼굴

    大韓民國은 植民地에서 出發해 産業化와 民主化를 同時에 이루어낸 世界私的 奇跡이다. 問題는 그 奇跡의 두 얼굴 모두 完璧하地圖 潔白하지도 않다는 데 있다. 우리의 産業化는 美軍政 時代에 沒收한 이른바 ‘赤山財産’과 韓日協定을 통해 一括 處理된 徵用 및 慰安婦 被害者들의 補償金을 밑천으로 삼았다. 經濟가 成長했지만 그 分配가 공정하게 이루어졌다고 斷言할 수는 없다. 産業化 過程에서 수많은 이가 일하다가 죽고 다치고 빨갱이로 몰렸으며 勞動運動도 彈壓 當했다. 卽 産業化의 裏面에서 많은 問題가 派生됐다.

    産業化의 그늘은 1980年代부터 勞動運動이 成長하면서 느리지만 꾸준히 論議돼 왔다. 産業化는 如前히 大韓民國의 業績이지만 ‘聖域’은 아니라는 소리다. 같은 原理가 民主化에도 適用될 必要가 있다. 民主化는 더욱 民主的으로, 公開的으로, 事實에 立脚해 論議돼야 하는 우리의 歷史다. ‘설강화’ 論難을 통해 우리 社會가 한 걸음 더 앞으로 나아갈 수 있기를 希望한다.

    #설강화 #民主化 #産業化 #레드콤플렉스 #新東亞


    노정태
    ● 1983年 出生
    ● 高麗大 法學科 卒業, 서강대 大學院 哲學科 碩士
    ● 前 포린 폴리시(Foreign Policy) 韓國語版 編輯長
    ● 著書 : ‘不良 政治’ ‘論客時代’ ‘탄탈로스의 神話’
    ● 曆書 : ‘밀레니얼 宣言’ ‘民主主義는 어떻게 망가지는가’ ‘모던 로맨스’ 外



    댓글 0
    닫기

    매거진東亞

    • youtube
    • youtube
    • youtube

    에디터 推薦記事

    - "漢字路" 한글한자자동변환 서비스는 교육부 고전문헌국역지원사업의 지원으로 구축되었습니다.
    - "漢字路" 한글한자자동변환 서비스는 전통문화연구회 "울산대학교한국어처리연구실 옥철영(IT융합전공)교수팀"에서 개발한 한글한자자동변환기를 바탕하여 지속적으로 공동 연구 개발하고 있는 서비스입니다.
    - 현재 고유명사(인명, 지명등)을 비롯한 여러 변환오류가 있으며 이를 해결하고자 많은 연구 개발을 진행하고자 하고 있습니다. 이를 인지하시고 다른 곳에서 인용시 한자 변환 결과를 한번 더 검토하시고 사용해 주시기 바랍니다.
    - 변환오류 및 건의,문의사항은 juntong@juntong.or.kr로 메일로 보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Copyright ⓒ 2020 By '전통문화연구회(傳統文化硏究會)' All Rights reserved.
     한국   대만   중국   일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