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겨울에 먹는 매콤한 닭볶음湯, 개운한 소머리국밥|新東亞

한겨울에 먹는 매콤한 닭볶음湯, 개운한 소머리국밥

[김민경 ‘맛 이야기’] 찬바람 불 때 먹어야 더 맛있는 국물 料理

  • 김민경 푸드칼럼니스트

    mingaemi@gmail.com

    入力 2021-12-29 10:00:01

  • 글字크기 설정 닫기
    • 요즘은 다슬기나 재첩으로 끓인 국을 인터넷으로 쉽게 注文해 먹을 수 있다. 반가운 마음에 몇 番 購買해 데워 먹어봤다. 맛은 얼추 食堂에서 먹은 것과 비슷한데, 영 신이 나질 않는다. 찬바람을 뚫고 가서 먹는 맛, 낯선 곳에서 多情한 사람과 먹는 재미가 빠져서일 것이다.
    시원하게 끓인 콩나물국에 밥을 토렴하고 잘게 썬 삶은 오징어를 섞어 먹는 콩나물국밥(왼쪽). 뽀얀 국물에 소고기가 듬뿍 들어간 소머리국밥. 맛이 무겁지 않고 순해 먹을수록 더 당긴다. [GettyImage]

    시원하게 끓인 콩나물국에 밥을 토렴하고 잘게 썬 삶은 오징어를 섞어 먹는 콩나물국밥(왼쪽). 뽀얀 국물에 소고기가 듬뿍 들어간 소머리국밥. 맛이 무겁지 않고 順해 먹을수록 더 당긴다. [GettyImage]

    全北 全州에 참 여러 番 갔는데 어쩌다 보니 每番 겨울이었다. 처음 全州에 간 날 酷毒하게도 추웠다. 그때 막걸리 流通을 하는 親한 先輩가 콩나물국밥에 母酒를 먹여 얼어붙은 나를 되살려냈다. 그러니 ‘추운 날 全州’ 하면 내 다리는 절로 南部市場으로 向한다.

    시원하게 끓인 콩나물국에 밥을 토렴해 작은 뚝배기가 넘치도록 담고 송송 썬 매운 고추와 大파를 띄워주는 뜨끈한 국밥. 여기에 잘게 썬 삶은 오징어를 섞어 먹는다. 노른자가 如前히 말랑한 설익은 달걀찜에 오징어와 콩나물을 조금 덜어 뒤섞은 다음 金까지 올려 告訴한 粥처럼 만들어 퍼먹는다. 꽝꽝 얼었던 얼굴이 좀 녹는가 싶으면 母酒 한盞! 그제야 앞에 앉은 사람이 보이고, 달아오른 내 얼굴 열기도 느껴진다.

    어느 날 밤, 江原 江陵에서 일하는 親舊를 보러 간 적이 있다. 그날 우리는 市場에서 소머리국밥을 먹었다. 설렁湯과 갈비湯 中間쯤에 놓으면 마침맞을 뽀얀 국물에 머릿고기가 듬뿍 들어 있었다. 소머리국밥은 이름 그대로 소머리를 삶아 만든다. 뼈를 너무 오래 끓이거나 助味를 많이 하면 국물에서 雜多한 맛이 난다. 처음 한 술은 맛있을지 몰라도, 다 먹고 나면 입이 마르고 개운치 않은 냄새가 남는다. 親舊가 데려간 곳 국물은 달랐다. 色은 뽀얀데 맛이 무겁지 않고 順해 먹을수록 더 당겼다.

    푸근해서 더 당기는 釜山 맛 순대국밥

    부산의 명물 돼지국밥에서는 푸근하고 둥근 맛이 난다. [GettyImage]

    釜山의 名物 돼지국밥에서는 푸근하고 둥근 맛이 난다. [GettyImage]

    내가 좋아하는 우설과 볼살을 비롯해 꼬들꼬들한 것, 쫄깃한 것, 부드러운 것 等 온갖 살코기가 숟가락에 올라오는 것도 좋았다. 고기를 먼저 건져 먹고, 밥을 말아 半쯤 먹고, 깍두기를 국물에 넣고 흔들어가며 밥이랑 건져 마저 먹는다. 오랜만에 만난 親舊랑 나눈 이야기는 고작 “다음엔 소머리국밥 먹으러 永川에 한番 가보자” “그보다 昌寧 가서 수구레국밥부터 먹자”였던 것 같다.

    돼지국밥은 正말 다양한 사람과 같이 먹었다. 家族과 親舊를 비롯해, 只今의 男便, 取材次 만난 郵遞夫 아저씨, 弘報代行社 職員 等과 釜山 곳곳 食堂에 다녔다. 아직 맛없다고 할 만한 곳을 만난 적은 없다. 勿論 돼지고기 냄새가 津한 곳, 국물 맛이 複雜한 곳, 고기 人心이 좀 아쉬운 곳이 있긴 했다. 하지만 어디를 가든 한 그릇 뚝딱 비운 건 變함이 없다.



    서울에서 순대국밥을 먹다가 釜山에 가면 고기만 들어간 보송보송한 料理가 그저 좋다. 새우젓으로 간을 맞추고, 부추 무침을 살짝 올리고 밥을 만다. 잘 섞어 한입 먹으면 푸근하고 둥근 맛이 따뜻하다.

    걸쭉하고 매운 국물에 푹 익은 감자

    걸쭉하고 매운 국물에 닭고기 살과 푹 익은 감자를 적셔먹는 닭볶음탕. [GettyImage]

    걸쭉하고 매운 국물에 닭고기 살과 푹 익은 감자를 적셔먹는 닭볶음湯. [GettyImage]

    서울에는 설렁湯, 갈비湯, 곰湯 같은 게 흔하다. 形態를 보면 大體로 따로국밥이고, 국물에 當面이나 素麵을 넣어 먹기도 한다. 이 가운데 곰湯에는 밥을 말아 내는 境遇가 꽤 있다. 맑은 국물에 무를 썰어 넣어 끓이기도 하고, 우거지나 시래기를 넣어 맛을 내기도 한다. 나물 種類가 들어갈 때는 고춧가루 조금 넣어 얼큰한 맛을 더한다. 노란 달걀지단을 채 썰어 올려주는 곳도 있는데, 當然히 국밥 값도 1000~2000원 더 올라간다. 大體로 도드라지는 양념 없이 大파만 송송 썰어 얹고, 넉넉한 국물에 밥을 풀어 먹는다. 구수한 곰湯은 처음엔 심심한가 싶다가도 먹다 보면 간이 맞고, 淡淡한가 싶지만 입술에 기름氣가 반질반질 돈다.

    며칠 前 男便과 洞네 食堂에 가서 닭볶음湯을 먹었다. 걸쭉하고 매운 국물에 닭고기 살과 푹 익은 감자를 적셔 부지런히 먹으며 洞네 親舊들을 떠올렸다. 커다란 냄비를 가운데 두고 끓어오르기를 기다리는 時間이 즐거운 料理가 있다. 各種 햄과 소시지, 桶조림 콩, 豆腐, 납작한 떡 等을 빙 둘러 담아주는 部隊찌개도 그렇다. 어떤 食堂은 넓은 전골냄비에 국물 自作하게 부어 餘裕롭게 담아주고, 어떤 곳은 雅淡하고 납작한 냄비에 넘치도록 材料를 수북하게 올려 낸다. 稀罕하게도 모든 材料가 푹 익어 어우러지고 나면 꼭 맞는 옷을 입은 듯 냄비에 찰랑찰랑, 딱 먹기 좋게 국물이 보글거린다.

    김치를 넣으면 칼칼하고, 치즈를 올리면 告訴하고, 中間에 라면을 넣으면 국물 맛이 또 달라진다. 한창 잘 먹을 때는 남은 국물에 밥을 볶아 먹은 다음에야 숟가락을 놓았다. 部隊찌개는 자리에 따라 밥飯饌이 되고, 술按酒로도 좋으며, 解酲으로는 더없이 알맞다.

    곱창전골을 먹는 時間은 部隊찌개 때보다 조금 느리게 흐른다. 食堂 廚房에서 한소끔 끓여 오지만 食卓 위에서 조금 더 익혀 맛내는 時間을 갖는다. 깨끗하게 손질한 곱창에서는 구수한 맛과 기름진 風味가 우러난다. 쫄깃한 곱창과 菜蔬를 건져 먹은 뒤 우동이나 칼국수처럼 굵은 麵발을 넣어 곱이 스며든 국물을 마저 먹는 맛이 좋다.

    깨끗하게 손질한 곱창으로 전골을 끓이면 구수한 맛과 기름진 풍미가 일품이다(위). 각종 햄과 소시지가 어우러져 맛을 내는 부대찌개. [GettyImage]

    깨끗하게 손질한 곱창으로 전골을 끓이면 구수한 맛과 기름진 風味가 一品이다(위). 各種 햄과 소시지가 어우러져 맛을 내는 部隊찌개. [GettyImage]

    ‘오디오’가 빌 틈 없는 샤브샤브 食卓

    곱창전골의 親戚뻘인 ‘樂곱새’는 조금 더 潑剌하다. 곱창에 작게 썬 낙지, 자잘한 새우를 넣고 칼칼한 양념을 풀어 국물이 自作하도록 끓여 먹는다. 食堂에 따라 햄, 소시지, 떡, 치즈 같은 토핑을 選擇할 수 있는 곳도 있다. 건더기를 퍼서 밥에 올려 비비듯 먹다가 마지막엔 밥이 찌개 냄비로 들어가 달달 볶아지기 일쑤다.

    집에서 여럿이 둘러앉아 먹는다면 배부르게는 饅頭전골, 술 마시기는 魚묵탕, 伴奏 程度에는 간醬국물 自作하게 볶아 먹는 스키야키 같은 게 便하다. 材料와 국물을 準備해 두면 누구 한 名 엉덩이를 들썩거리지 않고 다 같이 차분히 앉아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그中에도 菜蔬와 고기를 바로바로 익혀 먹는 샤브샤브가 좋다. 고기며 菜蔬, 魚묵, 떡, 豆腐와 菎蒻을 넣고 익을 때마다 서로 떠주고, 같이 떠먹는 飮食. 누군가 材料를 우루루 넣으면 누구는 뒤집고, 누구는 건져서 남의 그릇에 담아준다. 손이 바빠 말이 없어도 語塞하지 않고, 이거 먹어라 저거 먹어라 하느라 이른바 ‘오디오’가 빌 틈이 없다. 대단한 걸 내주지는 못해도 고기 한 點, 말랑하게 익은 배춧잎 한 張 親舊 그릇에 놓아주고 나눠 먹는 마음과 時間은 얼마나 뜨끈한가.

    印刷所 볼일로 坡州에 갈 때면 魚粥을 包裝해 오곤 한다. 내가 먹기도 하고, 보고 싶은 사람 집에 들러 주고 가기도 한다. 魚粥은 말 그대로 물고기로 끓여 만든 죽이다. 이름 때문에 窒塞하며 안 먹겠다는 사람도 있지만 한番 맛보면 그 決心이 납작하게 접히기 일쑤다.

    민물고기를 푹 끓여 만든 육수에 향신 채소를 넣고 밥을 말아 걸쭉하게 익혀내는 어죽. 자연산 홍합으로 끓인 섭국. 얼큰하고 뜨끈한 맛이 일품이다. 전남 순천의 짱뚱어탕. 고소한 짱뚱어 육수에 된장을 풀고 시래기 등을 넣어 끓인다(왼쪽부터). [한국관광공사 제공, 동아DB]

    민물고기를 푹 끓여 만든 肉水에 香神 菜蔬를 넣고 밥을 말아 걸쭉하게 익혀내는 魚粥. 自然産 紅蛤으로 끓인 섭국. 얼큰하고 뜨끈한 맛이 一品이다. 全南 順天의 짱뚱어湯. 告訴한 짱뚱어 肉水에 된醬을 풀고 시래기 等을 넣어 끓인다(왼쪽부터). [한국관광공사 提供, 東亞DB]

    시원 칼칼 향기로운 魚粥의 魅力

    魚粥은 큰 江줄기가 있는 地域이라면 어디서나 먹는다. 내가 처음 魚粥을 맛본 건 忠南 錦山 錦江 近處였다. 민물고기를 잡아 푹 끓인 물을 체에 내려 고운 국물만 받는다. 여기에 大파, 마늘, 生薑 같은 香神 菜蔬를 넣고 고추醬을 풀어 끓인다. 그다음 밥이나 국수를 넣고 걸쭉하게 익혀 낸다. 되직한 국물에서 깊은 감칠맛이 나며, 얼큰함 가운데 구수함이 살아 있고 香도 좋다. 錦山의 魚粥에는 人蔘이 들어가 特有의 香도 隱隱하게 난다.

    이날 以後 모르는 洞네에 가도 魚粥집이 있으면 들어가 한 그릇 먹는데 大體로 맛있다. 어떤 집은 된醬을 풀어 구수한 맛을 살리고, 어떤 곳은 감자를 한 덩이 넣기도 한다. 국물 濃度, 材料, 맛이 집집마다 달라 먹는 재미가 좋다. 내가 자주 가는 坡州 魚粥집은 민물새우로 국물을 내 시원하고, 매운맛을 살려 칼칼하며, 깻잎을 듬뿍 넣어 향기롭다. 刺戟的인 맛을 좋아하는 내 입맛에 딱이다.

    魚粥과 鰍魚湯 사이 어디쯤에 있는 꾹저구湯과 짱뚱어湯은 地域 別味로 꼽을 수 있다. 꾹저구는 바다와 민물을 오가며 사는 농어目 망둑엇科의 작은 민물고기로 뚜구리, 뿌九里, 뚝저구, 꾸부리 等 여러 이름으로 불린다. 內臟을 뺀 꾹저구를 푹 삶아 고운체에 걸러 국물을 내고 고추醬을 풀어 끓이는 것은 魚粥과 비슷하다. 그러나 국물 맛이 훨씬 달고 시원하다. 바다 맛이 섞여 그런가 싶다. 꾹저구탕 국물에는 으레 버섯을 듬뿍 넣고, 밥은 커다란 감자를 섞어 지어 준다. 노란 알감자를 빨간 국물에 으깨 넣고 함께 떠먹는 맛이 一品이다.

    아주 깨끗한 갯벌에서만 사는 짱뚱어는 한참 南쪽으로 내려가야 맛볼 수 있다. 全南 順天·靈巖·寶城 같은 地域의 別味인데, 짱뚱어가 漸漸 貴해져 料理도 함께 貴해지는 狀況이다. 짱뚱어는 겨울잠을 자기에 只今 이맘때 잡히는 것이 가장 고소하고 맛이 좋다. 짱뚱어로 밑국물을 낸 다음 肉水를 거르는 데까지는 다른 魚粥과 매한가지다. 但 이番에는 된醬을 풀고 시래기를 넣는 다. 우거지나 무를 함께 넣기도 한다. 묵은 菜蔬에서 우러나는 겨울 맛이 더해져 웅숭깊고 津하디 津하다.
    坡州에서 始作해 꾹저구가 있는 講院 束草를 찍고, 다시 錦江을 따라 내려간 다음 南쪽 갯벌에 들렀으니 東海 맛도 짚어보고 싶다. 여럿이 ‘우우’ 먹는 맛은 모리국수만한 게 없을 것 같다. 국물 맛을 내는 미더덕과 콩나물, 紅蛤 같은 조개類는 固定 材料다. 生鮮은 때마다 달라진다. 크고 깊은 냄비에 海産物과 菜蔬를 넣고 푹 끓인다. 고추醬, 고춧가루를 섞어 맛을 내고 마지막에 칼국수를 익혀 먹는다. 국수에서 나온 澱粉이 국물에 퍼지고, 국수가 肉水를 삼켜 漸漸 걸쭉해진다. 너나 할 것 없이 젓가락질을 서둘러 가며 먹게 된다.

    혼자 먹어도 쓸쓸하지 않은 섭국

    오들오들 떨며 食卓 앞에 앉아도 모리국수를 먹다 보면 어느새 이마에 땀이 송송, 등골까지 땀이 졸졸 흘러 몸과 精神이 개운해진다. 나라면 느릿느릿 對話가 오가는 술자리 按酒보다는 다음 날 눈이 번쩍 뜨이는 海葬 飮食으로 모리국수를 擇하겠다.

    마지막으로 혼자 먹어도 쓸쓸하지 않은 겨울 飮食, 섭국이 있다. 섭은 自然産 紅蛤을 말한다. 허름한 布帳馬車에서라도 紅蛤湯을 먹어본 이라면 시원한 감칠맛이 떠오를 것이다. 섭은 우리가 흔히 보는 紅蛤보다 훨씬 크고 살집도 여물다. 거친 바다에서 살아온 만큼 몸에 밴 맛이 鎭海 국물이 한결 깊고 시원하다. 섭을 끓인 국물에 大파, 미나리, 洋파 같은 향긋한 菜蔬를 넣고 고추醬을 풀어 푹 끓인다. 섭이 워낙 크니 살은 작게 잘라 넣는다. 밥과 달걀, 부추를 넣고 한소끔 끓여 完成한다. 津한 국물에 배어든 갖은 菜蔬의 香과 달걀의 告訴함, 쫄깃한 섭을 한 숟가락에 푹 떠서 맛볼 수 있다. 그릇 바닥이 드러날 때까지도 쉬 식지 않아 더 좋다.

    #겨울 #국물料理 #순대국밥 #닭볶음湯 #魚粥 #新東亞



    댓글 0
    닫기

    매거진東亞

    • youtube
    • youtube
    • youtube

    에디터 推薦記事

    - "漢字路" 한글한자자동변환 서비스는 교육부 고전문헌국역지원사업의 지원으로 구축되었습니다.
    - "漢字路" 한글한자자동변환 서비스는 전통문화연구회 "울산대학교한국어처리연구실 옥철영(IT융합전공)교수팀"에서 개발한 한글한자자동변환기를 바탕하여 지속적으로 공동 연구 개발하고 있는 서비스입니다.
    - 현재 고유명사(인명, 지명등)을 비롯한 여러 변환오류가 있으며 이를 해결하고자 많은 연구 개발을 진행하고자 하고 있습니다. 이를 인지하시고 다른 곳에서 인용시 한자 변환 결과를 한번 더 검토하시고 사용해 주시기 바랍니다.
    - 변환오류 및 건의,문의사항은 juntong@juntong.or.kr로 메일로 보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Copyright ⓒ 2020 By '전통문화연구회(傳統文化硏究會)' All Rights reserved.
     한국   대만   중국   일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