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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時代 모든 部長들의 肖像|新東亞

콩트

이 時代 모든 部長들의 肖像

“우리도 쓸쓸하고 아프다” 勞動權 强化, 낀 世代, 쏟아지는 業務, 熾烈한 競爭…

  • 入力 2018-11-23 11:5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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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企業의 中樞 役割을 맡고 있는 中間管理者들은 오늘도 위아래로 치이며 고단한 日常을 보내고 있다. 熾烈한 競爭과 끝없이 쏟아지는 業務에 몸과 마음은 해질 대로 해졌다. 어디 하나 툭 터놓고 넋두리할 곳도 없는 쓸쓸한 現實. 차가운 바람이 마음까지 얼어붙게 만드는 初겨울의 門턱에서, 이 時代 中間管理者들의 實相을 콩트로 엮어봤다.

    # Episode 1. “우리 旗手가 危險하다”

    [박영대 동아일보 기자]

    [박영대 동아일보 記者]

    平素와 다를 바 없이 오늘도 서울 신촌 作業室로 出勤한 시나리오 作家 金聖灝. 문득 살갗에 와 닿는 느낌이 스산하다. 노트북 電源을 켠 성호는 커피를 한 모금 넘기며 바깥 風景에 視線을 던졌다. 距離에 떨어진 나뭇잎들이 겨울바람에 이리저리 휩쓸리고 있다. 어느새 곧 年末이다. 올해 나이 쉰. 冊床에 놓인 卓上달曆을 보니 올해가 며칠 안 남았다. 

    지르르, 지르르. 携帶電話가 몸을 떨며 液晶 畵面에 낯익은 이름이 뜬다. 최만식. 大寒高等學校 3學年 2班 體育部長 晩食이다. 성호가 答하기도 前에 저쪽에서 먼저 목소리가 튀어나온다. 亦是 재빠르다. 

    “성호야. 이게 얼마 만이냐. 只今 通話되나?” 

    快活한 性格과 華麗한 입담으로 級友들의 人氣를 獨차지했던 녀석. 體育部長이면서 娛樂部長 役割도 한 만식이는 修學旅行이나 祝祭 때 늘 班 長技자랑을 主導했다. 學窓 時節 범생이度 아니고 그렇다고 날라리度 아니었던 나와는 그리 親하게 지내지 않았던 것 같은데. 都大體 무슨 일로? 

    “12月 넷째 週 金曜日 同窓會인 거 알지?” 



    아차차. 同窓會 한다고 했지. 例年과 다르게 올해는 開校 50周年이자, 우리에게는 卒業 30周年이 되는 특별한 해다. 

    “이番에 ‘50期 同窓會 事業’의 하나로 ‘大韓人(大寒인)’이라는 타이틀로 同窓會地를 發刊하기로 했어. 네가 同窓들을 인터뷰하고 原稿를 좀 써줬으면 해. 事實 얼마 前에 大寒高 總同窓會에서 40代, 50代 卒業生들 對象으로 精神健康 調査를 했는데, 우리 旗手가 第一 危險했다더라. 그래서 이참에 同窓들 살아가는 얘기를 좀 들어보면 좋을 것 같아서.” 

    “그런데, 그 일을 왜 나한테….” 

    “글 쓰는 게 너 專門이잖아. 學校 다닐 때 文藝部長度 했고. 어렵게 생각할 거 없어. 原稿 마감까지 한 달 程度 남았으니까 애들이 어떻게 사는지 만나서 함 들어봐주라.” 

    “글쎄. 내가 할 수 있을까….” 

    “아참, 내가 이 말을 깜빡 했구나. 原稿料는 取材費 包含해 100萬 원이야. 銀行, 計座番號 찍어주면 바로 入金할게.” 

    뭐? 100萬 원? 사람은 物質에 弱한 動物이라고 했던가. 나라고 別수 있겠나 싶다. 그래 한番 해보지 뭐. 이참에 다들 어떻게 사는지 살펴보고 말이야.

    #Episode 2. 누구를 위해 일하는가!

    晩食이 e메일로 보내온 파일에는 3學年 2班 同窓들의 連絡處와 住所가 적혀 있다. 누구부터 만나는 게 좋을까. 名單을 쭉 훑다 문득 한 이름 앞에서 視線이 멈췄다. 정봉해. 典型的인 模範生. 學窓 時節 學生會長도 하고 全校 1等을 할 程度로 똑똑한 놈이었다. ‘大寒高 最高 秀才’라는 名聲에 걸맞게 大韓民國 最高 大學 韓國對 컴퓨터工學科에 首席 入學했다. 未來그룹에서 일한다고 얘기 들은 것 같은데. 어떻게 지내려나. 

    “봉해야, 성호다. 잘 지내냐?” 

    “大寒高 星湖? 이게 얼마만이야. 먼저 連絡해줘서 고맙다.” 

    模範生들의 特徵 하나. 安否 人事마저 模範的이다. 반가움을 표하는 同時에 고마움을 잊지 않는 言辯이라니. 그날 저녁 서울 江南에 있는 한 파스타 집에서 만난 封해는 端正하고 점잖아 보였다. 그가 건넨 名銜엔 ‘未來텔레콤 傘下 綜合技術院 硏究1팀 팀長(部長)’이라 쓰여 있다. 未來그룹에서 일한다는 얘기가 事實이었군. 

    “只今은 未來텔레콤에 있지만 來年에는 會社 나올 생각이야.” 

    “응? 會社를 나온다니. 未來텔레콤을?” 

    “博士學位 取得한 後에 처음에는 韓國對 醫大 硏究所에서 硏究組敎授로 7年間 일했어. 主로 醫療技術 硏究하는 課題를 맡았는데, 어느 날 未來그룹에서 新事業을 準備한다면서 IT, 헬스케어에 專門家를 찾는다고 連絡이 왔어. 마침 學校 硏究所가 답답하게 느껴졌던 데다 現場에서 좀 더 實質的인 일을 하고 싶어서 移職했지. 自體 팀까지 꾸려주고, 職責도 中間管理者級이라 나쁘지 않겠다 싶어서 옮겼어.” 

    “그래, 기억난다. 몇 年 前에 未來그룹이 未來 먹거리事業으로 헬스케어 分野에 集中한다는 報道가 많이 나왔었지?” 

    “그래서 나도 入社 後 몇 달은 콧노래 불렀어. 會社가 人力도 充員해주고 硏究費도 支援해준다고 約束했거든. 그런데 어이없게도 거의 다 지켜지지 않았어. 未來그룹 會長 둘째 아들이 會社 代表로 就任하면서 組織을 갈아엎어버렸거든. 投資者들한테 하루빨리 成果를 보여줘야 한다면서 우리 팀을 없애버렸어. 그 德에 나는 다른 新事業팀에 들어가게 됐고. 猝地에 닭 쫓던 개 身世 된 거지 뭐. 어떻게든 우리 팀은 지키려고 했는데, 그게 쉽지 않더라. 팀員들한테 했던 約束도 다 空念佛이 됐지 뭐.” 

    未來그룹은 우리나라 屈指의 大企業이다. 生産規模와 市場占有率, 輸出額과 從業員 數, 財務 狀況, 其他 企業 活動 面에서 글로벌 企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大企業. 더욱이 新技術을 先導하는 國內 代表 企業으로 꼽히곤 했는데, 높은 분의 말 한마디에 組織에 이렇게 平地風波가 일다니, 씁쓸한 일이다. 

    “설마 팀이 바뀌었다고 會社를 나오려는 건 아니지?” 

    “勿論. 職場生活 하면서 第一 거지 같은 게 뭔지 알아? 다들 個人 플레이하면서 겉으로는 팀플레이하는 척한다는 거야. 會社를 眞正 ‘팀 競技’로 생각하는 사람은 單 한 名, 오너밖에 없어. 오너에게는 팀의 成果가 곧 個人의 成果요, 個人의 成果가 팀의 成果니까.” 

    속이 타는지 물을 벌컥벌컥 들이마신 封해는 말을 이어갔다. 

    “顧客社와 이미 얘기가 끝난 契約도 內部에서 일이 進行이 안 되는 境遇가 많아. 왜 그런 줄 알아? 프로젝트 收益을 企劃팀, 營業팀, 自願팀, 硏究팀이 몇 퍼센트씩 나눌 것인지를 두고 몇날 며칠을 싸우거든. 顧客이 돈을 준다는데도 會社 안에서 交通整理가 안 돼 契約을 못 하는 거지. 常識的으로 이게 말이 되냐? 차라리 競爭社와 싸우는 거라면 이기든 지든 整理가 깔끔한데, 內部의 敵끼리 얼굴 붉히면서 싸우는 꼴이라니. 나중엔 猝地에 企劃팀長, 營業팀長, 自願팀長, 硏究팀長 間의 自尊心 싸움이 돼버린다니까.” 

    封해는 팔짱을 끼며 혀를 끌끌 찼다. 그의 접시엔 몇 입 먹다 만 파스타가 식어가고 있었다. 

    “차라리 대놓고 다 같이 個人 플레이를 하면 多幸이지. 經營陣은 한 番씩 사람들 모아놓고 팀워크가 어쩌고 會社의 成長이 저쩌고. 그럼 評價도 그런 式으로 하든가. 個人끼리 競爭하게 制度를 만들어놓고 ‘너희들 서로 사이좋게 지내’ 한마디 툭 던진다고 일이 되겠나. 都大體 어느 장단에 춤을 出地 모르겠어. 팀을 위해 個人의 實績을 犧牲하면 바보가 되고, 팀을 제쳐두고 個人 플레이하면 境遇 없는 놈이 되고.” 

    그동안 가슴에 쌓인 게 많았구나. 와인 甁을 들어 封해에게 慰勞酒를 건넸다. 

    “個人이 熱心히 일하게 만들면 組織 全體도 저절로 좋아지겠지 싶다면 誤算이야. 英國이 印度를 統治하던 時節에, 어느 都市에서 코브라가 猖獗하니까 英國 政府가 코브라 屍體를 가져오면 賞金을 주겠다고 했어. 結果가 어떻게 된 줄 알아?” 

    “너도나도 코브라 屍體를 가져왔겠지.” 

    “천만에. 住民들이 賞金을 더 많이 받기 위해 코브라를 飼育하기 始作했어. 英國 政府는 制度가 意圖대로 돌아가지 않자 賞金을 없애버렸지. 코브라 飼育을 할 理由가 사라진 住民들은 코브라를 放生해버려. 그 바람에 都市에는 코브라가 더 늘어났어. 會社도 똑같아. 只今 會社에는 코브라들이 판을 치고 있어. 코브라 農場 主人들은 任員이 되고 있고.” 

    코브라 效果(Cobra Effect). 어떤 問題를 解決하려고 試圖한 政策이 도리어 그 問題를 심화시키는 現象이다. 이런 逆效果는 只今도 會社 곳곳에 넘쳐나고 있다. 

    “會社 나오면 어쩔 생각이야?” 

    “未來텔레콤으로 移職하기 前부터 블로그에 글을 틈틈이 써왔어. 그땐 특별한 目的이 있어서가 아니라 재미있게 工夫한 걸 글로 남기고 사람들과 共有하자는 생각으로 始作했는데, 어느 瞬間 業界 사람들이 내 글을 많이 보고 서로 意見도 나누더라고. 얼마 前에는 블로그 글을 묶어 冊도 하나 냈어. 그게 起爆劑가 됐다고 해야 하나? 只今은 政府나 企業, 硏究所, 學校, 病院 等에서 불러줘 間間이 講義를 나가고 있어. 會社 나오면 디지털 헬스케어 分野를 硏究하는 1人 企業을 만들까 해.” 

    學者로서의 知識을 事業으로 連結하다니, 亦是 模範生은 다르다. 

    “그래서 아쉽지만 다음 달 同窓會는 參席하기 힘들 거 같다. 日本에서 헬스케어 海外 學者들이 모여서 學會를 열거든. 1年에 한 番 모이는 자리라 빠질 수가 없어. 성호야, 오늘 널 만나 무척 반가웠다.” 

    2次는 다음으로 期約했다. 아쉽지만 어쩌랴. 高等學生 아들이 期末考査를 앞두고 있어 工夫를 봐줘야 한다는데. 봉해야 健鬪를 빈다. 子息, 넌 分明 잘 해낼거야.

    # Episode 3. 남은 건 肥大해진 몸무게뿐

    집으로 돌아가는 길. 겨울바람이 제법 차다. 江南大路 隣近 택시 乘降場에서 택시를 呼出하려는데, 주머니에 넣어둔 携帶電話에서 벨소리가 울린다. 어라? 大寒高 3學年 2班 김영식이다. 

    “여보세요.” 

    “성호야, 너 只今 어디야?” 

    “江南大路.” 

    “그럼 뒤 좀 돌아봐.” 

    고개를 돌리니 巨軀의 파이터를 聯想케 하는 男性이 나를 보며 빙그레 웃고 있다. 

    “或是 영… 영식이?” 

    “그래. 인마, 나야. 어쩌다 江南 한복판에서 딱 너를 보냐. 우리 한 5年 만인가?” 

    영식은 全校에서 까부는 걸로 有名한 녀석이었다. 上級 學生들은 勿論 擔任先生님한테도 까불대던 놈이다. 어느 날 擔任先生님은 넉살 좋게 웃는 영식이를 보며 “너는 까불어도 밉지가 않다”고 했던 게 어렴풋 기억난다. 그나저나 얘는 언제 이렇게 몸이 불어버렸담. 5年 前 봤을 때 이렇지 않던 것 같은데. 

    “지난해 年末 財務팀 部長 昇進하고 瞬息間에 90㎏까지 찌더라. 會食은 勿論이고 退勤하고 혼자 술을 홀짝홀짝 마셨더니 이렇게 됐네. 흐흐.” 

    우리는 누가 뭐라 할 것도 없이 近處 호프집으로 자리를 옮겼다. 

    “영식아, 늦었지만 昇進 祝賀한다.” 

    “에이, 부끄럽게 祝賀는 무슨….” 

    말은 그렇게 해도 內心 氣分이 좋은가 보다. 注文한 치킨 한 마리와 골뱅이무침, 麥酒 두 盞이 나왔다. 시원하게 한 모금 들이켠 영식이 입가에 묻은 거품을 손으로 쓸어냈다. 

    “會社는 어때?” 

    “일이야 恒常 많지. 우리 社長이 일이란 밀려오는 波濤와 같다고 下臺? 그래, 우리가 하는 건 波濤타기野. 몇 年 前엔 아주 높은 波濤가 오는 바람에 아직 그 痕跡이 남아 있지(웃음).” 

    영식이 다니는 建設會社는 2014年 法定管理에 들어갔다가 2年 만인 2016年 回生節次에서 벗어났다. 앞날이 不安定할수록 單純하게 생각해야 하는 法이다. 令息 또한 當時 너무 많은 생각을 하지 않으려 했다고 한다. 그저 주어진 일에 最善을 다했다고. 職員이 다 함께 허리띠를 졸라맨 德分에 資金 事情이 차츰 좋아지고 있단다. 

    “일은 如前히 많고?” 

    “요즘 午後 6時 넘으면 다들 退勤해. 任員들은 땡 하자마자 가고. 어쩌다 任員이 ‘오늘 저녁 먹자’ 이러면, 젊은 社員들은 ‘안 되는데요’ ‘約束 있습니다’ 그래. 約束 있다는데 뭐라겠어. 結局 第一 만만한 게 바로 밑에 있는 管理職이지. 部長級까지는 그 雰圍氣를 알잖아. 거기서 못 벗어나는 사람이 우리 世代야. 낀 世代. 代理級, 課長級에서 올라온 우리 世代는 그런 文化에 젖어 있단 말이야. 그래서 아직까지 스트레스를 받는 거지. 自動으로 ‘常務님 저 時間 됩니다’ 해놓고 돌아서서 ‘아이 씨’ 이러지.” 

    “요새 젊은 애들은 確實히 눈치를 안 보지?” 

    “한 5年 前부터 雰圍氣가 바뀐 거 같은데? 대놓고 싫은 氣色이니까 會食도 갑자기 잡으면 안 돼. 會社에서 急하게 處理해야 하는 일 있으면 내가 해야 돼. 週 52時間 勤務制 施行하기 前부터 그랬어. 定해진 勤務時間이라는 게 있대나 어쨌대나. 말도 마. 勞組 없는 會社는 職員들이 全部 潛在的인 노조야. 그리고 勞動者의 權利라니 뭐 그런 것들을 어찌 그리 잘 아는지.” 

    “우리야 ‘까라면 까’는 世代지만 요즘 애들은 아니지.” 

    “그걸 누가 몰라? 윗사람 脾胃 맞추는 거보다 아랫사람 눈치 보는 게 더 힘들어. 왜 이렇게 눈치를 주냐 子息들. 버르장머리 없기는…….” 

    아이쿠, 雰圍氣가 險惡해지려 할 땐 話題를 돌리는 게 上策이다. 

    “弟嫂씨는 잘 지내? 애들이 캐나다에서 工夫한다고 했지?” 

    “응 잘 있지. 애들은 아주 거기 눌러 살려고 해. 애 엄마가 그렇게 둘러대는 건지. 學期 벌써 끝났지. 一週日 旅行하고 돌아온다더니 애 엄마가 어제 電話 왔어. 겨울 내내 그냥 있으면 안 되냐고. 나보고 오라고. 아니 年末 休暇가 어디 있어? 여름休暇도 사흘 겨우 썼는데. 이러다 애 엄마가 離婚하자고 하는 거 아닌가 모르겠다.” 

    술이 들어가자 영식이 벨트를 풀고 몸을 뒤로 젖힌다. 

    “그나저나 너 健康管理 하고 있는 거야? 運動이라도 해야 하는 거 아냐? 한때 골프 熱心히 치더니.” 

    “그땐 上司가 時間만 나면 골프 치러 가자고 하도 귀찮게 하니까 그랬지. 근데 뭐 잘 안 되네. 나랑은 골프가 안 맞나봐.” 

    “요즘은 管理者가 골프 못 치면 욕먹는다던데.” 

    “會社에서는 욕먹지. 나보고 다들 그동안 뭐 했냐고 한다. 근데 너 그거 아냐? 會社에서 골프 못 치면 그동안 골프도 안 치고 뭐 했냐고 辱먹고, 골프 잘 치면 日 안 하고 골프만 쳤냐고 욕먹어. 그럼 어떻게 해야 하냐고? 딱 上司만큼 치면 돼. 그게 高수지. 근데 난 잘 안 맞아. 登山이나 그런 게 좋은데. 성호야, 山 한番 안 갈래? 겨울에도 階段 爲主로 타면 安全하게 갔다 와. 내려와서 막걸리도 한잔하고.” 

    “난 아직 애들이 어려서 週末農場 다녀.” 

    “흐흐, 週末農場. 그래 재밌게 산다.” 

    영식은 麥酒 한 盞을 追加 注文했다. 우리 또래로 보이는 男子 社長이 麥酒를 가져다주면서 서비스로 뻥튀기를 챙겨줬다. 영식의 눈이 男子 社長의 뒷모습을 繼續 좇는다. 

    “나도 차라리 저 社長님처럼 장사하면 위아래 눈치 안 보고 마음 便하게 살 텐데.” 

    “열에 아홉은 장사 안 돼서 門 닫는대.” 

    “그렇긴 하지. 하긴 우리學校 2學年 同窓 中에 손경태라고 있는데, 걔가 會社에서 名退당하고 치킨집 차렸었거든. 가게 오픈하고 딱 보름 동안만 賣出이 나오더래. 結局 退職金 다 날렸지 뭐. 迂餘曲折 끝에 職場에 들어가 밤낮없이 일하다가 어느 날 속이 하도 쓰려 病院엘 갔더니 醫師가 胃癌이라고 했다더라. 그래도 多幸히 初期라 治療하면 괜찮대. 癌保險度 들어놓았고.” 

    “저런. 우리도 이제 操心해야 할 나이야. 영식이, 너 살 좀 빼. 腹部肥滿 그거 危險한 거야.”
     
    “그렇지. 나도 살 빼야지.” 

    어느새 밖은 깜깜하고 거리는 텅 비었다. 午後 11時 40分. 벌써 時間이 이렇게 됐나. 우리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터벅터벅 걸어가는 영식이 뒷모습이 왠지 쓸쓸해 보인다. 덩치는 山만 해가지고. 영식아, 어깨 좀 펴고 다녀라.

    # Episode 4. 모든 問責은 나의 것, 抑鬱해도 어쩌랴

    다음 날. 술이 弱한 便인데 어제 와인에 麥酒까지 마신 탓인지 속이 부대낀다. 오늘 點心엔 解酲을 해야겠다. 點心 때 鎔接自動化企業의 部長인 김경태와 만나기로 했다. 경태는 印刷所 工場長이던 아버지를 따라 일찌감치 技術人이 되겠다고 마음먹었다. 서울 문래동 工場 近處 돼지국밥집에서 만나기로 한 경태는 作業服 차림으로 約束時間보다 20分 程度 늦게 나왔다. 

    “성호야. 오래 기다렸지? 未安.” 

    “일이 바쁜가보네. 내가 괜히 時間 뺏은 거 아냐?” 

    “아냐. 會社에서 大卒 新入社員을 뽑았는데, 工場 見學한다고 只今 와 있거든. 이것저것 說明해주느라 늦었어.”
     
    흔히들 높으신 분들은 아랫사람의 現實을 잘 모른다고 말한다. 이는 거의 맞는 말이다. 事務職, 生産職, 技術職, 硏究職 等 여러 職群이 섞여 있는 會社의 境遇 事務職 大卒 出身의 管理者가 生産職 高卒 社員들의 어려움을 모르는 것과 같다. 

    “기름밥 먹은 게 올해로 30年이다. 갈수록 골치 아파. 工場에서 CNC(컴퓨터 마이크로 프로세서를 內藏한 數値制御 工作機械 및 이를 應用한 工作 全般) 加工을 하는데. 機械에서 資材가 튀어나와 아예 못쓰게 되는 境遇가 많거든. 그때마다 會社에 數次例 報告해도 별다른 措置가 없어. 及其也 加工일 하던 職員 얼굴에 빗맞는 큰 事故가 있었어. 높으신 분들은 中間管理者한테 그 責任을 다 물어. 나 같은 놈 닦달해봤자 解決策이 뭐 있겠어? 實際로는 機械 不良, 機械 老朽化 等이 原因인데 엉뚱한 데서 解決策을 찾으라고 하는 거지.” 

    “그럼 方法은 뭐야?” 

    “그런 게 있을까 싶다. 職員들 安全 따위는 眼中에 없어. 이런 事故가 일어나도 中間管理者만 죽어나지. 그들이 할 수 있는 건 安全 守則에 違背되는 方式으로 作業하고 있었는지 點檢하고, 아니었다면 安全敎育을 徹底히 하라고 하는 것밖에 없어. 設使 中間管理者가 機械 老朽化가 問題라는 걸 깨달아도 機械 交替를 建議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지. 돈 드는 일을 누가 좋아하겠어. 그냥 조용히 입 닫고 있는 거지.” 

    경태는 쓴맛을 다시며 燒酒盞을 입안으로 털어넣었다. 

    “이런 狀況에서 中間管理者는 正말 抑鬱해. 憤痛 터지는 일이 한두 番이 아니야. 작은 會社라면 現場 技術者와 높으신 분들 사이에 直接 意思疏通이 이뤄지겠지만 그것도 아니니….” 

    경태는 끝내 말을 잇지 못했다. 

    “生産 能率이 甚하게 떨어지면 會社는 中間管理者를 問責해. 生産職 社員들은 不當한 問責에 가만히 있지 않기 때문에 中間管理者가 責任을 지는 境遇가 大部分이지. 잘못이 없어도 잘잘못을 따질 수 있는 與件이 못 되거든.” 

    點心時間은 후다닥 지나가버렸다. 工場으로 다시 向하던 경태는 가다 말고 나를 向해 뒤돌아 덧붙였다. 

    “참 성호야. 韓國에서는 ‘따진다’는 單語가 先輩한테 대든다는 말로 쓰이는 거냐? 네가 그 理由를 좀 알아봐라.”
    그 理由를 내가 알 理가…. 何如튼 경태野 파이팅해라. 


    # Episode 5. 문득 돌아보니 ‘아웃사이더’

    保險會社 營業맨 심하용. 事實 하용이한테 連絡하기 前 살짝 苦悶했다. 保險 商品에 加入하라고 자꾸 勸하면 어쩌나 하고. 率直하게 돈이 없다고 할까? 아니면 保險 다 들었다고 할까? 어쩌지. 그때 커피숍 안으로 호리호리한 體格, 깔끔하게 빗어 넘긴 머리, 구김 없이 잘 다려진 正裝차림을 한 하용이가 들어왔다. 

    하용이는 學校 때 말없고 內省的인 學生이었다. 그런 하용이가 營業 일을 한다고 해 깜짝 놀랐다. 들리는 말로는 꽤 알아주는 ‘保險 王’이라고 한다. 亦是 사람일은 어찌 될지 알 수 없는 것 같다. 

    “애들 말로는 네가 그렇게 잘나간다고 하던데?” 

    “겨우 밥값 할 뿐이야. 젊을 땐 保險 하나라도 더 팔려고 氣를 쓰고 일했는데, 只今은 안 그래. 나름대로 會社 밖에서 할 수 있는 걸 하려고 해. 平日 내내 일하고, 週末에도 去來處 사람들이랑 술 마시는 건 아니다 싶더라고. 그렇게도 살아봤는데 어느 瞬間 내 自身이 너무 攻擊的으로 變해 있더라고. 요즘도 休日에 일은 안 해도 어디서 連絡 온 건 없는지 繼續 e메일을 체크하게 돼. 그래서 一週日에 하루 程度는 아예 場所를 옮겨서 딴생각을 하려고 하지. 敎會에도 나가고 同好會 活動도 하고.” 

    오호. 걱정했던 것보다 얘기가 술술 풀리고 있어. 一旦 保險 商品 勸誘 안 하니 마음놓고 對話해도 될 듯. 

    “人生 1幕 때는 正말 戰鬪 態勢로 熾烈하게 살았던 것 같다. 거의 每日 實績 壓迫에 시달리고, 去來處 接待로도 스트레스 많이 받았지. 이제는 삶에 對해 조금 더 넓은 視野를 가지려고 애쓰는 中이야. 職場이 아니라 일에 焦點을 맞추고, 큰 틀에서 삶을 計劃하려고 해.” 

    職場人이 받는 스트레스의 輕重을 따지긴 어렵지만 모르는 사람한테 뭔가를 팔아야 하는 營業職은 다른 職種보다 스트레스가 훨씬 많다. 나만 잘해서 되는 게 아니라 相對方과 合을 맞춰야 하기 때문일 것이다. 

    “밖에서 스트레스 받으면 예전에는 同僚들하고 풀었는데, 이제는 體力도 안 되고…. 집에 가서 아내랑 便하게 이야기하면서 慰勞도 받고 싶은데 그게 잘 안 돼. 엄마랑 애가 얘기하는데 내가 끼면 對話가 끊겨. 아내한테 무슨 이야기냐고 물어보면 ‘다음에 이야기해줄게’ 해. 아웃사이더가 된 거지.” 

    문득 쳐다본 하용이의 얼굴엔 쓸쓸함이 묻어 있다. 왜 아니겠나. 이 時代 中年이라면 누구나 孤獨, 虛無함, 쓸쓸함을 안고 살거늘. 

    “돌이켜보면 그동안 나도, 우리 아내도 참 熱心히 살아왔더라고. 돈을 벌어오고 살림을 꾸려나가고, 애들 키우고, 兩家 父母님 모시고 各自 맡은 役割에 忠實했지. 그런데도 가끔은 나만 혼자 애쓰는 것 같아서 抑鬱하다는 생각에 말도 안 되는 일로 싸우기도 하고 그랬지. 앞으로는 안 그러려고.”

    # Episode 6. 悽絶했던 瞬間도 人生인 것을.

    賀龍과 헤어지고 作業室로 돌아오는 길. 며칠 새 너무 많은 이야기를 들은 탓일까 성호는 갑자기 머릿속이 複雜해졌다. 組織을 위해 젊음을 바치고, 家族을 위해 밥벌이의 지겨움마저 꾸역꾸역 참아내야 했던 지난날들. 霸氣滿滿했던 까까머리 녀석들은 온데간데없고, 世上 風波에 휩쓸려 어느덧 쓸쓸한 뒷모습이 아련한 親舊들을 떠올리니 괜스레 눈물이 차올랐다. 

    성호는 가슴 저 밑바닥에서 불쑥 치솟는 서러움을 이기려 오피스텔 階段을 미친듯이 뛰어 올라갔다. 精神을 차리고 보니 성호가 서 있는 곳은 차가운 바람이 온몸을 감싸는 오피스텔 屋上. 발아래로 내려다보이는 都心 속 風景이 웬일인지 낯설게 느껴진다. 

    성호는 다시 고개를 들어 하늘을 올려다봤다. 그리고 두 팔을 벌린 채 “으악”하고 소리를 내질렀다. 이제야 좀 속이 가라앉는 듯하다. 그래, 人生 뭐 있나. 熱心히 달려온 만큼 힘들고 悽絶했던 瞬間도 많지만 그 또한 人生인 것을. 

    희뿌연 都心 속 하늘에 아내와 아이들의 얼굴이 가득 찼다. 素質도 없으면서 映畫판에 뛰어든 나를 只今껏 物心兩面 도와준 同僚들의 얼굴도 虛空 속에서 明滅했다. 그 瞬間 성호의 머릿속에 同窓會地 인터뷰 記事에 쓸 題目이 떠올랐다. “親舊야! 나도 아프고 쓸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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