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平凡한 우크라이나 사람들의 戰爭 意志가 불타오르고 있다|신동아

平凡한 우크라이나 사람들의 戰爭 意志가 불타오르고 있다

[노정태의 뷰파인더] “우린 너희 없이 사는 것을 選擇한다”

  • 노정태 經濟社會硏究院 專門委員·哲學

    basil83@gmail.com

    入力 2022-09-17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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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젤렌스키의 決意에 찬 演說

    • 國民國家가 만들어지는 過程

    • ‘같은 슬라브人’이란 槪念의 混沌

    • 不必要한 抗戰으로 被害 키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8월 23일(현지시간) 크림반도 반환을 논의하는 국제회의체 ‘크림 플랫폼’ 참석을 위해 수도 키이우를 방문한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AP 뉴시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大統領이 8月 23日(現地時間) 크림半島 返還을 論議하는 國際會議體 ‘크림 플랫폼’ 參席을 위해 首都 키이우를 訪問한 안제이 두다 폴란드 大統領과의 共同 記者會見에서 發言하고 있다. [AP 뉴시스]

    “當身은 아직도 우리가 같은 民族이라고 생각하는가? 當身은 아직도 當身이 우리를 무너뜨리고, 우리를 怯에 질리게 하고, 우리가 讓步하도록 强要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當身은 아직도 理解하지 못하는가? 當身은 아직도 우리가 누구이며, 우리가 무엇을 위해 存在하며, 우리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理解하지 못하는가?

    내 입술을 보라. 가스 없이 사느냐, 너희 없이 사느냐? 우린 너희 없이 사는 것을 選擇한다. 電氣 없이 사느냐, 너희 없이 사느냐? 우린 너희 없이 사는 것을 選擇한다. 물 없이 사느냐, 너희 없이 사느냐? 우린 너희 없이 사는 것을 選擇한다. 飮食 없이 사느냐, 너희 없이 사느냐? 우린 너희 없이 사는 것을 選擇한다.

    너희와의 親分, 너희와의 兄弟愛가 우리를 두렵게 하며, 추위, 굶주림, 어둠과 渴症은 그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다. 그러나 歷史는 모든 것을 제자리로 돌려놓을 것이다. 우리는 電氣도 가스도 飮食도 있는 곳에서 살게 될 것이며, 다만 우리는 너희가 없는 곳에 살게 될 것이다.”

    9月 11日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大統領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大統領 및 戰爭 責任者들을 向해 내놓은 演說의 一部다. 어중간한 平和 協商으로 물러나는 일은 決코 없을 것이라는, 어떤 代價를 치르고서라도 싸워서 이기겠노라는 決意가 느껴지는 이 演說에 많은 이들이 歡呼하고 있다.

    이 演說이 感動을 준 1次的인 理由는 悲壯하고 決然한 姿勢 때문이다. 마치 映畫 ‘300’의 名臺詞를 떠올리게 할 程度다. 페르시아의 王 크세르크세스가 100萬 軍隊를 이끌고 그리스로 쳐들어왔다. 죽음을 覺悟한 스파르타의 王 레오니다스와 勇士 300名은 테르모필레 峽谷을 막고 싸우려 한다. 크세르크세스의 部下 將帥 中 하나가 ‘우리가 화살을 쏘면 하늘을 뒤덮고 太陽을 가릴 것이다’라고 脅迫하자, 스파르타의 젊은 勇士가 하는 말. “너희가 화살로 太陽을 가린다고? 그럼 우리는 그늘에서 싸울 것이다.”



    하지만 젤렌스키의 ‘너희 없이’ 演說은 그렇게만 消費하고 말 內容이 아니다. 위 세 文段은 ‘國民國家(national state)’가 만들어지는 過程을 생생히 보여준다. 2022年의 우리가 歷史冊에나 登場하던 事件을 實時間으로 目擊하고 있는 것이다.

    푸틴이 믿는 구석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人種的 主流는 슬라브족이다. 슬라브족은 東유럽에 퍼져 있던 民族으로, 키에프 公國과 모스크바 公國이라는 두 個의 政治的 求心點을 지니고 있었다. 讀者 여러분이 直感할 수 있다시피 키에프 公國은 우크라이나의 前身이며 모스크바 公國은 러시아로 이어졌다.

    本來는 키에프 公國의 힘이 더 剛했고 主導權을 지니고 있었으나, 歷史의 흐름은 漸漸 모스크바의 손을 들어주었다. 帝政 러시아 以後 共産主義 革命이 發生하면서 兩國의 關係는 ‘共産主義 宗主國’과 ‘衛星局’의 形式으로 固着化했다. 一種의 上下關係가 形成된 것이다.

    그럼에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關係는 나쁘지 않았다. 人種的 距離感이 없고 文化와 宗敎마저 共有하고 있는, 넓은 意味에서 하나의 民族으로 이루어진 두 個의 나라였기 때문이다. 젤렌스키는 러시아語를 完璧히 驅使한다. 이것은 우크라이나에서 흔한 일이다. 러시아, 러시아人들과 늘 交流하며 살아가고 있기에 벌어지는 當然한 現象이다. 우크라이나人과 러시아人들은 서로를 은유적인 意味에서 四寸으로 여기거나, 實際 血緣을 맺고 있는 境遇 또한 흔했다.

    우크라이나를 相對로 戰爭을 벌인 푸틴이 믿는 구석 亦是 그것이었다. ‘우크라이나人들은 러시아와 心情的 距離가 가깝다. 따라서 戰爭이 벌어진다면 우크라이나 國民들이 먼저 나서서 平和를 主張할 것이다. 於此彼 政治란 높으신 분들이 하는 일이며 ‘百姓’들에게는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은 일 아니겠는가. 旣往이면 더 큰 나라인 러시아의 影響力에 푹 빠지는 건 平凡한 우크라이나 國民들에게 나쁜 일이 아니다. 戰爭이 始作되면 우크라이나 內의 親러派가 들고 일어나면서 젤렌스키 政權은 危機에 몰릴 것이고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影響力에 따라 움직이는 傀儡國家가 될 것이다.’

    6個月이 지난 只今 우리가 아는 바와 같이 現實은 正反對로 움직였다. 러시아의 ‘特別 軍事 作戰’李 無爲로 돌아가면서 우크라이나의 氣勢가 높아진 가운데, 올해 4月 公開된 부차 虐殺의 慘酷한 모습들이 우크라이나 國民 情緖에 쐐기를 박았다. 러시아軍이 占領했다가 撤收한 都市 부차에 우크라이나軍이 進入해 보니 最小 300名 最大 1000名 넘는 市民이 無差別 虐殺당한 事實을 確認하게 된 것이다. 그 끔찍한 모습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瞬息間에 우크라이나人들뿐 아니라 全 世界로 퍼져나갔다.

    우리에게는 부차 虐殺이 ‘戰爭의 끔찍함’ 같은 말로 壓縮될 수 있는, 冷靜히 말해 남의 일이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사람들에게는 그렇지 않았다. 只今껏 兄弟, 四寸, 親戚이라고 생각해왔던 러시아人들이 우크라이나를 侵攻한 後 民間人을 虐殺한 모습을 생생하게 各自의 스마트폰과 放送을 통해 目擊했다. ‘같은 슬라브人’이라는 槪念 自體가 衝擊과 混沌에 빠진 것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의 民族的 同質感이 깨진 그때, 우크라이나는 러시아를 相對로 勝利와 敗北를 주고받으며 戰爭을 이어나갔다. 平野 地帶를 통해 進擊하는 러시아의 탱크들이 美國産 재블린 對戰車미사일에 束手無策 破壞되는 모습을 보며 수많은 우크라이나人들은 ‘우리의 勝利!’를 외쳤을 것이다. 重要 據點이자 港口 都市인 마리우풀의 아조프 製鐵所에서 벌어진 끈질긴 籠城戰, 그럼에도 結局 어쩔 수 없이 맞이해야 했던 敗北의 아픔은 우크라이나人들을 더욱 ‘러시아가 아닌 우크라이나人’으로 覺醒하게 했을 것이다.

    8월 20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시민들이 거리에 전시된 러시아군 탱크와 장갑차 등을 구경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8월 24일 독립기념일을 맞아 국민 사기를 높이기 위해 전쟁 기간 파괴하거나 탈취한 러시아군 무기와 장비들을 길에 전시했다. [AP 뉴시스]

    8月 20日(現地 時間) 우크라이나 首都 키이우 市民들이 거리에 展示된 러시아軍 탱크와 裝甲車 等을 구경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國防部는 8月 24日 獨立記念日을 맞아 國民 士氣를 높이기 위해 戰爭 期間 破壞하거나 奪取한 러시아軍 武器와 裝備들을 길에 展示했다. [AP 뉴시스]

    ‘너희 없이 살아간다’ 演說 곱씹어보라

    러시아에 溫情的인 사람들이 흔히 하는 말이 있다. 젤렌스키가 演說은 번드르르하게 하지만, 不必要한 抗戰을 繼續함으로써 平和를 願하는 우크라이나 國民들을 塗炭에 빠뜨리고 있다는 것이다. 그들의 觀點에서 볼 때 이 戰爭은 젤렌스키가 빨리 白旗를 들었다면 벌어지지 않았거나, 적어도 只今처럼 긴 消耗戰이 되지는 않았다. 戰爭을 始作한 건 러시아지만 被害를 키우고 있는 건 젤렌스키라는 소리다.

    이것은 完全히 틀린 말이다. 戰爭의 責任을 푸틴이 아닌 젤렌스키에게 (一定 部分이나마) 돌린다는 點에서 道德的으로 옳지 않고, 現實과도 符合하지 않는다. 젤렌스키의 ‘너희 없이 살아간다’ 演說을 곱씹어 보자. 저 强勁하고 뜨거운 言語는 젤렌스키 혼자만의 생각이 아니다. 9月 初旬부터 反擊을 始作한 以來 瞬息間에 넓은 領土와 都市를 回復하면서 달아오른 우크라이나人들 스스로의 熱氣가 反映돼 있다.

    젤렌스키가 아니라 平凡한 우크라이나 사람들이야말로 戰爭 意志에 불타고 있다. 그 어떤 獨裁者라 해도 國民의 熱望을 거스를 수 없는 것은 勿論이거니와, 하물며 選擧로 뽑힌 大統領이라면 輿論의 影響을 더욱 크게 받는다. 부차 虐殺로 눈을 뜨고 最近 戰爭의 흐름이 바뀌면서 불타오르고 있는 우크라이나의 戰爭 輿論은, 但只 戰爭을 더 持續하자는 次元을 넘어선다. ‘러시아人이 아닌 우크라이나人’이라는 別途의 民族을 創出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引用한 젤렌스키의 演說文은 바로 그 點을 正確하게 보여준다. “當身은 아직도 우리가 같은 民族이라고 생각하는가?” 이 戰爭 前까지는 러시아뿐 아니라 우크라이나人들도 서로를 같은 民族으로 생각해왔다는 소리다. 侵略者 푸틴은 그런 認識 下에, 우크라이나人들이 ‘同族相殘의 悲劇’을 避하고자 젤렌스키를 버리고 러시아의 품에 안기리라고 생각했다. 現實은 正反對다. 同一하거나 거의 類似한 民族이 두 個의 國家를 이루고 戰爭에 突入하자, 民族 때문에 國家가 사라지기는커녕 國家 間의 戰爭이 두 個의 民族을 만들어내고 있다.

    “戰爭은 國家를 만들고, 國家는 戰爭을 遂行한다.” 美國의 社會學者, 政治學者, 歷史家인 찰스 틸리(Charles Tilly)가 했던 말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戰爭이 赤裸裸하게 드러내고 있는 國民國家의 眞實이다. 國民國家는 戰爭하는 機械이며, 同時에 戰爭을 통해 만들어진다. 제아무리 平和와 民族을 외쳐도 넘을 수 없는,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現代의 根本 規則이다.

    왜 如前히 ‘民族 談論’ 힘이 센가

    우리의 現實로 돌아와 北韓 問題에 對해 생각해 보자. 한쪽에는 如前히 平和統一을 至上命題로 삼는 이들이 있다. 그 反對便 끄트머리에는 當場 統一部를 廢止하고 北韓을 同等한 外國으로 取扱해야 한다는 永久分斷論者들이 存在한다. 只今껏 韓國 社會에서 明確한 意見 一致가 이루어지고 있지 않은, 가장 크고 重要하지만 絶對 避할 수 없는 狀況이 아니면 그 누구도 言及하지 않으려 드는 ‘房 안의 코끼리’ 같은 存在, 그것이 바로 北韓이다.

    筆者는 北韓 問題에 對해 뚜렷한 主觀을 가지고 있지 않다. 只今껏 쌓여온 歷史的 經路와 制度, 脫北者의 人權 및 向後 發生할 수 있는 北韓發 大量 難民 問題 等을 念頭에 둘 때 憲法 第3條의 領土條項을 통해 北韓 住民들을 ‘우리의 國民’으로 取扱하는 것은 올바른 일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韓國과 北韓이 ‘같은 民族’으로서 同質性을 지니고 있으며, 우리 民族의 交流와 平和的 統一을 막는 日本, 美國 같은 外勢를 徹底히 排擊하자는 進步陣營의 思考方式에는 同意하기 어렵다. 이미 韓國과 北韓은 72年 前 悽絶한 戰爭을 벌였고, 서로 數十萬 名 以上의 死傷者를 냈으며, 慘酷한 虐殺劇을 주고받았다. 그 後로 民間 레벨의 交流는 事實上 끊어진 狀態로 數十 年을 보냈다. 民族이라는 槪念이 實體로 存在한다면, 이미 ‘다른 民族’李 되기에 充分한 事件이 있었고 時間이 흘렀다는 소리다.

    그럼에도 우리 社會에는 如前히 民族 談論의 힘이 세다. 어째서일까. 여러 理由가 있겠으나, 6?25戰爭을 ‘同族相殘의 悲劇’으로 바라보는 觀點의 影響을 排除하기 어렵다. 戰爭을 통해 大韓民國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라는 두 新生 國家가 正體性을 確立하고, 그 國家의 構成員들 亦是 그 나름의 方式과 經路를 따라 個別的인 國民으로 形成됐다는 認識은 相對的으로 큰 支持를 받지 못하는 實情이다.

    하지만 잊어서는 안 될 儼然한 眞實이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戰爭이 잘 보여주고 있다시피, 戰爭은 國家를 만든다는 것이다. 6?25戰爭을 ‘外勢에 依한 悲劇’으로 바라보는 것 外의 觀點을 모두 野蠻的 反共主義쯤으로 置簿해서는 안 되는 理由다. 그래서는 大韓民國과 北韓이 겪어온 지난 70餘年의 歷史를 穩全히 理解할 수 없다. 우리는 우리의 戰爭을 올바로 記念함으로써 더 나은 國民國家를 向해 나아가야만 한다.


    노정태
    ● 1983年 出生
    ● 高麗大 法學科 卒業, 서강대 大學院 哲學科 碩士
    ● 前 포린 폴리시(Foreign Policy) 韓國語版 編輯長
    ● 著書 : ‘不良 政治’ ‘論客時代’ ‘탄탈로스의 神話’
    ● 曆書 : ‘밀레니얼 宣言’ ‘民主主義는 어떻게 망가지는가’ ‘모던 로맨스’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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