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萬步에는 冊 속에 ‘만 가지 寶物(萬寶)’이 있다는 뜻과 ‘한가롭게 슬슬 걷는 것(漫步)’처럼 冊을 읽는다는 意味가 담겨 있다.
좁은 回廊
대런 애쓰모글루·제임스 A. 로빈슨 지음/ 장경덕 옮김/ 時空社/ 896쪽/ 3萬6000원
프랑스 人類學者 클로드 레비스트로스는 “人間은 二分法을 통해 世上을 兩分하려는 本能이 있다”고 말했다. 하늘과 땅, 男子와 女子, 삶과 죽음…. 國家 權力에 對한 哲學 또한 두 極端이 있다. ‘리바이어던’ 같은 强力한 權力이 國家를 다스려야 한다는 哲學과 市民들이 모두 農奴로 轉落하는 일을 막기 위해 國家 權力을 警戒해야 한다는 哲學이 그것이다. 이 冊은 둘 사이의 均衡을 맞춰 ‘좁은 回廊’을 지날 때 市民의 自由 增進과 國家 繁榮이 可能하다고 말한다.
回廊이 좁은 理由는 均衡을 維持하면서 危機를 헤쳐 나가는 國家가 드물기 때문이다. 國家와 社會의 두 힘은 持續해서 均衡을 흔든다. 國家의 힘이 세져 한쪽으로 기울면 恐怖 위에 君臨하는 獨裁政權이 들어선다. 反對로 社會의 힘으로 기울어 國家의 影響力이 弱化하면 ‘아랍의 봄’ 以後 시리아 같은 無政府 狀態가 된다. 著者들은 수메르人이 粘土板에 새긴 메소포타미아 神話로 始作해 미투(Me Too)運動에 이르기까지 國家와 社會 사이 힘의 均衡의 歷史를 統社서(通史書) 形態로 풀어냈다.
國家 權力과 市民 權力의 均衡이 重要하다는 主張은 너무나 當然한 이야기다. 하지만 지난 1年間 全 世界를 덮친 感染病은 均衡 維持가 얼마나 어려운지 다시금 일깨워줬다. 팬데믹은 여러 國家를 試驗臺에 올려놓았다. 國家의 힘이 센 中國 政府는 골목마다 드론을 띄웠다. 國民을 監視하며 强制로 집에 가뒀다. 社會의 힘이 센 國家들에선 市民들이 ‘마스크 쓰지 않을 自由’를 내세우며 들고 일어났다. 美國 코로나19 死亡者는 第2次 世界大戰 戰死者 數를 넘어섰다.
아쉬운 點도 있지만 著者들은 “韓國은 比較的 成功을 거뒀다”고 말한다. 市民들은 自發的으로 마스크를 着用했다. 3T(테스트, 追跡, 治療)를 위해 國家의 힘이 一時的으로 세지는 것을 許容했다. 팬데믹 時局의 좁은 回廊을 比較的 잘 通過한 것이다. 이제 팬데믹의 끝이 보인다. 肥大해진 國家 權力과 莫大한 經濟 損失, 兩極化를 남기고 갔다. 韓國은 다시 좁은 回廊을 無事히 지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