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僧侶와 女人, ‘永遠한 꿈’에 살다|신동아

幻想劇場③

僧侶와 女人, ‘永遠한 꿈’에 살다

  • 윤채근 단국대 敎授

    .

    入力 2020-12-06 10: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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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채근 단국대 敎授가 우리 古典에 記錄된 敍事를 現代 感性으로 脚色한 짧은 이야기를 連載한다. 歷史와 小說, 過去와 현대가 어우러져 讀者의 想像力을 刺戟할 것이다.
    夜밤을 틈타 洛山寺 大雄殿에 몰래 들어선 僧侶 調信은 다짜고짜 두 다리를 쭉 펴고 佛像을 向해 쏘아붙였다. 

    “이보시오, 釋迦牟尼. 날 알아보시겠소?” 

    佛像은 말없이 微笑만 머금고 있었다. 한숨을 내쉰 조신이 눈물을 흘리며 넋두리하듯 속삭였다. 

    “여기 洛山寺 僧侶도 아닌 이 몸이 지난 몇 달間 새벽마다 찾아와 懇切히 祈願하고 또 祈願했소. 한데, 이러실 수가 있소? 내가 이 절에 바친 貢物은 또 얼마였소? 그런데도 이 작은 所願 하나를 들어주지 못하는 거요? 부처가 어찌 그리 속이 좁소?” 

    다리를 오므려서 跏趺坐를 튼 그는 失性한 사람처럼 울부짖기 始作했다. 



    “比丘의 몸으로 女子를 탐하는 걸 나무랄 테요? 그런 當身도 結婚했었지 않소? 輪廻의 바다에서 떠돌다 한 女子를 思慕함은 法界의 숱한 因緣 가운데 하나일 뿐이오. 그런 小小한 因緣을 막는 게 眞正 부처의 慈悲인 거요? 왜 答이 없소?”

    官服과의 만남

    울다가 웃다가를 反復하던 調信은 어느새 지쳐 혼곤히 잠에 빠져들었다. 寺刹 僧侶가 새벽 禮佛을 드리고자 이른 채비를 차릴 즈음, 佛堂 門을 살며시 열고 들어선 한 젊은 處子가 잠든 調信의 어깨를 操心스레 흔들었다. 눈을 비비며 몸을 일으키려다 相對를 바라본 조신이 화들짝 놀라며 외쳤다. 

    “태수의 따님이신 김관복! 丁寧 官服 處子가 맞소?” 

    환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인 官服이 對答했다. 

    “少女 官服이가 맞사옵니다. 이곳 名酒태수 김흔의 외동딸인 그 김관복이옵니다.” 

    두 눈을 다시 마구 비비며 무릎을 꿇은 조신이 妻子의 얼굴에 살짝 손을 가져다 대고 다시 물었다. 

    “丁寧 그대가 官服이라면 여긴 어쩐 일인 거요?” 

    “實은 스님을 처음 뵈었을 때, 그러니까 여러 달 前 여기 洛山寺에서 큰 佛寺가 있었을 때지요. 스님을 뵙는 瞬間 少女의 가슴이 콩콩大氣 始作했습니다. 스님 亦是 절 보는 눈빛이 예사롭지 않았기에 언제 또 만날 수 있으려나 이제나저제나 애태우며 지내왔지요.” 

    “그랬구려! 그랬었구려! 小乘 亦是 官服 妻子를 처음 보고난 後 愛慕의 마음을 떨칠 수 없어 이 地境에 이르렀다오. 몇 달을 부처님께 祈禱하며 그대를 갖게 해달라고 哀願했소. 그러다 어제는 그대가 다른 사내와 定婚했다는 消息을 接했지 뭐요.” 

    “그래서 이렇게나 悲歎에 빠져 계셨던 건가요? 이 못난 계집 하나 때문에요?” 

    “아니오! 그게 아니오! 어찌 그대가 계집 하나일 수 있겠소? 그대는 이番 生 나의 全部나 마찬가지요! 只今 世上을 다 가진 것 같소. 그런데 이 새벽에 어떻게 날 찾아냈소?” 

    “實은 엊저녁에 스님께서 맡고 계신 農場에 찾아갔습니다. 어떤 분께서 이리로 가셨을 거라 알려주시더군요.” 

    “寶唾寺 農場에 말이오? 밤늦은 時刻에 거긴 왜?” 

    “實은요. 少女, 스님과 함께 살고 싶습니다. 定婚한 사내는 눈곱만큼도 맘에 들지 않습니다. 當場 같이 떠나려고 그리했사옵니다.” 

    멍한 表情이 된 채 얼어붙었던 조신이 천천히 고개를 돌려 大雄殿 석가불을 바라보았다. 무슨 말인가를 하려고 뒤틀렸던 그의 입가에 微笑가 가득 번졌다. 官服을 왈칵 껴안으며 조신이 속삭였다. 

    “그러려면 只今 當場 떠나야 하오. 아무것도 챙겨 가지 못할 텐데, 그래도 괜찮소?” 

    調信의 가슴에 볼을 비비며 官服이 對答했다. 

    “두 사람이 죽기로 努力하면 먹고사는 게 무슨 대수일까요? 우리 어서 떠나요.”

    사랑의 夜半逃走

    洛山寺 大雄殿에서 夜半逃走한 男女는 正式 夫婦가 돼 그로부터 40餘 年 동안 新羅 땅 곳곳을 定處 없이 떠돌았다. 처음에는 調信과 親分이 있는 住持들의 査察 客房에 묵던 夫婦는 周邊 눈치가 보이자 아예 富者집 種으로 들어가 곁채를 빌려 살기 始作했다. 모진 勞動에 시달렸지만 調信은 씩씩하게 일해 꽤 괜찮은 머슴으로 待接받았고, 삯바느질을 익힌 官服은 부지런히 生活費를 벌어들였다. 겨우 입에 풀漆이나 하며 若干의 貯蓄을 할 수 있는 水準이었지만 둘 사이의 鄭은 조금도 식을 줄 몰랐다. 夫婦는 뜨겁게 사랑했고 自身들의 選擇을 決코 後悔하지 않았다. 

    悲劇은 첫아이가 태어나면서 始作됐다. 차마 아이를 私奴婢로 만들 수 없었던 官服은 男便을 說得했다. 

    “이 모든 게 허깨비 같은 꿈이라 해도, 前 우리 아이를 奴婢로 살게 할 순 없어요. 只今은 이 模樣이 됐어도 當身은 어엿한 寧越 大刹 세달사의 僧侶였고, 前 名酒태수의 딸이잖아요? 차라리 다시 夜半逃走해 우리 다른 길을 찾아요!” 

    아이를 지키려고 身分을 밝힐 수도, 그렇다고 代代孫孫 奴婢의 삶을 堪耐할 수도 없던 調信은 이番에도 아내 뜻을 따랐다. 옷가지와 이불을 넣은 褓따리를 등에 지고 첫아이를 가슴에 품은 그는 자꾸 넘어지는 아내를 재촉하며 새벽바람에 主人 몰래 줄行廊을 놓았다. 內陸 깊숙이 西原京으로 逃避한 夫婦는 山 中턱에 움幕을 짓고 火田民의 삶을 始作했다. 하지만 周邊 小作農의 텃勢를 이겨내며 자갈투성이 野山을 艱辛히 일궈놓으면 엉뚱한 다른 火田民 떼가 나타나 자리를 빼앗기 일쑤였다. 殺意를 품은 조신이 낫을 들고 울부짖을 때면 아내가 조용히 타일렀다. 

    “當身이 僧侶였다는 事實을 잊지 마세요. 누굴 죽여 얻을 幸福이 어디 있겠어요? 多幸히 아직 우린 젊으니 조금 더 후미진 곳을 찾아봐요.” 

    아름다운 아내의 말에 火가 풀린 調信은 그女를 꽉 끌어안으며 소리쳤다. 

    “當身만 내 곁에 있어준다면, 이 모든 地獄 같은 苦痛도 내겐 다디달다오.” 

    고개를 끄덕이면서 男便 머리칼을 쓰다듬던 아내가 눈물을 글썽이며 말했다. 

    “아무렴요. 그렇다마다요. 우리가 어떤 사람들인데요. 緣分 하나만 믿고 여기까지 왔잖아요?” 


    “아무것도 記憶하지 못하시나요?”

    全國을 이리저리 떠돌다 南原京으로 흘러들어올 무렵, 조신 夫婦는 이미 늙어 어떤 肉體勞動度 堪當할 수 없는 狀態가 돼 있었다. 膝下에 子息 다섯을 두었지만 제대로 된 食事는 하늘의 별 따기였고, 家族이 몸에 걸친 건 옷이라기보다 넝마에 가까웠다. 들판에 풀집을 엮어 臨時 居處를 마련한 夫婦는 어린 子息들이 번갈아 마을로 내려가 求乞해 오는 飮食으로 延命해야 했다. 그러다가 첫아이가 굶어 죽었다. 흐느껴 울던 조신이 아내에게 말했다. 

    “내가 如前히 그대를 戀慕하고 愛之重之한다는 걸 잘 알지?” 

    男便의 뺨을 타고 흐르는 눈물을 손바닥으로 훔치며 아내가 對答했다. 

    “잘 알다마다요. 저도 當身을 처음처럼 戀慕한답니다. 當身과 겪는 이 歲月을 單 한瞬間도 싫어한 적 없어요.” 

    아내의 두 손을 움켜쥔 조신이 이를 악물며 속삭였다. 

    “첫째가 왜 죽었는지도 잘 알지? 우리와 제 동생들한테 먹을 걸 讓步하다 그리 됐소, 아무리 當身을 아낀다고 해도 이런 恥辱을 더는 견딜 길이 없구려!” 

    “무슨 말씀이 하고 싶으세요? 전 늘 當身 便이에요.” 

    “우리 헤어집시다! 아이 둘씩 나눠서 各自의 故鄕으로 가 살길을 찾아봅시다!” 

    男便의 일그러진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아내가 천천히 微笑 지으며 말했다. 

    “그래요, 우리. 이만하면 오래 견뎠어요. 未練이 남지 않을 만큼 餘恨 없이 서로를 아껴줬잖아요? 다만 當身을 向한 제 마음은 그대로라는 걸 잊지 마세요.”
    官服을 덥석 안은 調信은 그날 밤 자는 내내 한時도 그女 손을 놓지 않았다. 東이 터올 무렵, 子息 둘씩을 나눠 거느린 夫婦는 마지막으로 서로 마주 보며 離別을 告했다. 조신이 말했다. 

    “다음 生에도, 또 그다음 生에도, 우리 因緣이 남았다면 꼭 다시 만납시다.” 

    말없이 고개를 끄덕인 官服이 희끗희끗 센 男便의 머리카락을 몇 次例 쓸어 올리며 눈물을 흘렸다. 男便을 꼭 끌어안은 그女가 귓속말로 속삭였다. 

    “當身은 正말 아무것도 記憶하지 못하시나요?” 

    눈을 동그랗게 뜬 조신이 머리를 갸웃하며 물었다. 

    “뭘 말이오?” 

    對答 없이 男便의 눈을 오래 바라보던 官服이 떠나기 위해 몇 걸음 뒤로 물러서며 말했다. 

    “나중에, 나중에 機會가 되신다면 말이에요. 우리 첫째 묻어준 곳으로 가보실래요?” 

    아내가 하는 말의 意味를 골똘히 생각하던 調信이 마침내 對答했다. 

    “形便이 좋아지면 꼭 가보리다. 녀석을 묻은 고갯길로 찾아가서 꼭 正式으로 埋葬해 주리다.”

    調信의 꿈

    삼국유사에 실린 ‘조신전’ 이야기의 배경인 강원 양양군 낙산사의 의상대. [GettyImage]

    三國遺事에 실린 ‘兆神殿’ 이야기의 背景인 講院 襄陽郡 洛山寺의 의상대. [GettyImage]

    調信은 몸서리치며 잠에서 깨어났다. 洛山寺 大雄殿이었다. 얼핏 눈에 들어온 석가불의 表情이 微妙하게 웃는 것처럼 보였다. 初여름인데도 온몸은 사시나무처럼 떨렸고, 이마의 식은땀이 목덜미 아래까지 흘러내렸다. 새벽 禮佛이 始作되려는지 境內에 잔잔한 人기척이 번지고 있었다. 火急히 大雄殿을 벗어난 그는 바닷가로 내달려 波濤를 向해 크게 숨을 들이켰다. 참으로 異常한 일이었다. 너무 生時 같은 꿈이어서 오히려 잠에서 깬 只今이 꿈처럼만 느껴졌다. 

    自身의 職場인 寶唾寺로 돌아온 調信은 거울을 보고 깜짝 놀랐다. 머리카락이 온통 하얗게 세어 있었던 탓이었다. 눈을 감자 꿈속에서 보낸 官服과의 삶이 眞짜 한平生의 무게로 그를 짓눌러왔다. 서둘러 農場 下級 監督者들을 召集한 그는 農場 最高管理者人 支障(知莊)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宣言했다. 아울러 自己 持分의 땅文書와 赴任 以後 모아뒀던 金붙이를 수레에 실어 洛山寺 貢物로 바치도록 命했다. 完全히 빈털터리가 된 그는 속이 후련해졌다. 

    故鄕인 寧越 땅으로 돌아가는 길에 調信은 문득 꿈속에서 官服에게 한 마지막 約束을 떠올렸다. 망설이던 그는 或是나 하는 마음에 南原京 쪽으로 발길을 돌렸다. 꿈에서 첫째 아이를 묻었던 고갯길에 到着했을 때, 그는 알 수 없는 興奮에 떨리는 마음을 鎭靜할 수 없었다. 屍身을 파묻은 자리를 가까스로 發見한 그는 끝이 뾰쪽한 돌로 땅을 파기 始作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무언가 딱딱한 物件의 한쪽 모서리가 드러났다. 마침내 나타난 物件의 正體는 돌彌勒이었다. 調信은 한참 동안 제자리에 앉아 깊은 생각에 잠겼다. 겨우 몸을 일으킨 그는 彌勒像을 정성스레 씻은 뒤 隣近 절에 鄭重히 奉安했다. 

    寧越에 到着한 調信은 故鄕에 있던 남은 財産마저 모두 處分해 정토사라는 작은 절을 지었다. 죽을 때까지 정토사에서 杜門不出하던 그의 마지막 모습은 어린 時節 寧越 세달사에서 함께 出嫁한 同僚 눈에 띄었다. 調信과 마주친 옛 同僚는 急히 등을 돌리는 相對에게 다가가며 물었다. 

    “조신 스님 아니신가? 나 몰라보겠나? 같이 세달사에서 戒를 받지 않았었나? 자네도 많이 늙었군그래.” 

    활처럼 굽은 등을 지팡이로 버티며 옛 同僚를 바라다보던 조신이 對答했다. 

    “반가우이. 이만 난 바빠서 가봐야겠네.” 

    매정하게 발길을 돌리는 調信을 向해 옛 同僚가 쏘아붙였다. 

    “너무하군그래. 뭐가 무서워 世上과 담을 쌓고 사는 건가?” 

    문득 걸음을 멈춘 조신이 뒤뚱대며 몸을 돌리더니 稀微하게 속삭였다. 

    “世上에서 가장 아름다운 꿈을 꾸었네. 그 꿈이 虛妄해 世俗 欲心을 다 내려놨지. 그런데 그게 내가 꾼 꿈이 아니었어. 나도 자네도 다른 누군가의 꿈일 뿐이라면 어쩔 텐가? 그런 表情 짓지 말게, 다 부질없는 얘기야. 한데 오늘 그 꿈이 끝날 것만 같단 말일세. 아니, 너무 걱정은 말게. 다 부처께서 이미 하신 말씀이거든. 아무튼 나 먼저 가네.” 

    그날 밤 調信은 웃으며 世上을 떠났다. 


    세달사의 젊은 僧侶

    寧越 땅 세달사의 住持는 젊은 僧侶 調信을 불러 특별한 任務를 맡겼다. 只今의 江陵 땅인 明紬에 있던 末寺 寶唾寺와 그 附屬 農場을 管理하는 일이었다. 社勢가 기울어가던 세達師 處地에서 末寺인 寶唾寺 農場은 매우 重要한 收入源이었다. 

    寶唾寺에 赴任한 調信은 農場 經營을 效率的으로 革新하는 한便, 不必要한 小作 人力은 果敢히 내쫓았다. 不過 한 달 만에 寶唾寺 財政은 回復됐고, 調信은 그로부터 만들어진 餘裕 資金으로 周邊 땅을 사들였다. 모든 일이 순조로웠다. 隣近의 큰 寺刹 洛山寺에서 스님의 겨울 修行 期間인 冬安居를 마치는 記念으로 法會를 開催하기 前까지는 그러했다. 

    法會에 招待된 調信은 偶然히 名酒태수의 딸 김관복과 눈이 마주쳤다. 아니, 어쩌면 偶然히 마주친 게 아닐 수도 있었다. 유난히 새카맣고 맑은 官服의 눈瞳子는 마치 오래前부터 기다리고 있었다는 양 거침없이 調信을 向했기 때문이다. 한 치 망설임 없이 調信의 表情을 注視하는 그女의 눈빛은 威嚴 있으면서 魅惑的이었다. 調信은 官服이 던진 强烈한 눈초리 한 番에 온통 넋을 빼앗기고 말았다. 마치 꿈속의 일 같았다. 

    어린 少女에게 戀情을 품게 된 調信은 스스로의 어리석음에 혀를 찼지만 이미 기운 마음을 돌이킬 수는 없었다. 그는 밤마다 그女를 처음 만난 洛山寺 大雄殿에 숨어들어 부처께 빌고 또 빌었다. 부처를 懷柔하다가 때론 脅迫하기도 했다. 쓸데없이 貢物을 자주 바친 건 或是나 官服과 다시 마주칠 수 있을까 해서였다. 하지만 그女는 蜃氣樓처럼 調信의 人生에서 사라져 다시 나타나지 않았다. 

    몇 달이 지나서 寶唾寺 人夫 한 名이 調信에게 슬픈 消息 하나를 傳했다. 名酒 地域 最高 美女인 김관복이 定婚했다는 事實이었다. 調信은 激忿했다. 魂이 나간 그는 깊은 밤 술을 퍼마신 채 洛山寺 大雄殿으로 숨어들었다. 부처를 向해 두 발을 쭉 펴고 앉은 그가 흐느끼듯 중얼거렸다. 

    “저도 제가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 이겁니다. 이건 조신이 아니거든요. 하지만 이리 된 걸 어쩌란 말입니까? 當身은 自卑心도 없단 말입니까?” 

    혼곤히 醉해 설핏 잠에 들었던 調信은 누군가 自身의 어깨를 흔드는 바람에 눈을 떴다. 놀랍게도 김관복이 옆에 앉아 있었다. 두 눈을 비비며 일어나 앉은 그가 相對의 볼을 만지며 물었다. 

    “이게 꿈이요, 아니면 生時요? 그대 眞짜 김관복이 맞소?” 

    생글생글 웃으며 고개를 끄덕인 官服이 그사이의 自初至終을 說明했다. 說明을 다 들은 調信은 너무나 기쁜 나머지 부처를 向해 큰절을 올리고 官服을 품에 얼싸 안았다. 官福이 물었다. 

    “少女가 그리 좋으신가요?” 

    相對를 껴안은 팔에 힘을 주며 조신이 크게 고개를 끄덕이자 그女가 다시 물었다. 

    “말로 다 못할 苦楚를 겪으실 수도 있는데, 그래도 괜찮으시겠어요?” 

    입꼬리가 귀밑에 걸린 조신이 다시 고개를 끄덕였다. 


    南原京의 돌彌勒

    子息들을 나누어 各其 自己 故鄕을 向해 떠나기 直前, 官服이 망설이다 한마디 덧붙였다. 

    “이렇게 헤어지지만 제 마음은 變치 않습니다. 언제나 當身과 함께할 거예요. 아니, 이 宇宙가 다 헐어져 사라질 때까지 곁에 있게 될 겁니다. 그걸 잊지 마세요.” 

    아내의 말이 뜻하는 바를 몰라 唐慌한 조신이 눈瞳子를 멀뚱거리기만 하자 그女가 男便에게 다시 다가와 抱擁하며 속삭였다. 

    “記憶을 못 하셔도 상관없어요. 前 全혀 상관없습니다.” 

    그제야 조신이 겨우 입을 뗐다. 

    “내가 무얼 記憶하지 못한단 말이요? 헤어지는 마당에 왜 異常한 말을 하는 거요?” 

    官福이 희끗희끗 센 男便의 머리칼을 몇 次例 쓸어 올리며 對答했다. 

    “헤어지기 슬퍼 두서없이 떠드는 것이오니 掛念치 마시어요. 代身 큰아이 묻어준 곳을 記憶하시거든 꼭 다시 찾아가셨으면 합니다. 그곳에 제 마음이 있을 거예요.” 

    亦是 아내의 말을 理解하지 못해 한참 沈默하던 조신이 急히 對答했다. 

    “걱정하지 마시오. 내 形便이 펴지자마자 찾아가 꼭 正式으로 埋葬하리다.” 

    마침내 生離別을 選擇한 夫婦가 마주 잡은 서로의 손을 놓는 瞬間 꿈이 깨버렸다. 茫然自失 洛山寺 大雄殿을 둘러보던 조신이 천천히 일어나 바닷가로 向했다. 차가운 바람이 온몸으로 몰아치자 술기운이 瞬息間에 달아났다. 奇異한 일이었다. 꿈과 現實이 뒤섞인 氣分이 들었다. 現世에 對한 欲心이 눈 녹듯 사라진 代身 形言할 길 없는 憂鬱함이 찾아왔다. 

    寶唾寺와 얽힌 모든 因緣을 整理하고 故鄕인 寧越로 돌아가던 調信은 꿈에서 官服이 한 마지막 말을 記憶해 내곤 南原京으로 向했다. 첫째를 묻은 場所를 播多 돌彌勒을 發見한 그는 오래도록 움직이지 못하고 앉아 있었다. 돌彌勒에는 鮮明하게 김관복 석 字가 새겨져 있었다. 그는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官服과의 結婚生活이 꿈이었다면 自身이 只今 있는 現實도 꿈이어야 했다. 길게 한숨을 내쉰 調信은 돌彌勒을 잘 씻어 隣近 절에 奉安하고는 서둘러 발길을 되돌려 明紬로 向했다.

    길고 긴 꿈

    名酒태수의 官衙에 侵入하는 건 無謀한 일이었지만 調信은 介意치 않았다. 奴僕으로 變裝한 그는 김관복이 生活하는 官衙 가장 깊숙한 場所까지 몰래 들어가 밤이 되기까지 숨어 있었다. 달빛마저 흐릿해진 깊은 밤, 그는 官服의 寢所로 潛入해 周邊을 살폈다. 神奇하게도 警護하는 女子 奴僕이 全혀 보이지 않았다. 欌籠 옆에 우두커니 서서 잠든 官服의 얼굴을 내려다보던 그는 스스로가 限없이 초라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까닭 없는 눈물이 주르륵 흘려내렸다. 

    잠들어 있던 官服의 두 눈이 스르르 떠진 건 그 瞬間이었다. 그女는 마치 그림자가 움직이듯 柔軟하게 調信에게 다가와 속삭였다. 

    “기다렸사옵니다. 이番에도 成功하셨네요?” 

    그女의 말을 헤아리느라 멈칫대는 사이 官服의 두 손이 調信의 목을 감싸 안았다. 

    “그렇게 끝내기는 싫어졌거든요. 우린 夫婦였잖아요?” 

    相對의 손을 떼어내며 조신이 물었다. 

    “都大體 그대 正體는 무엇이요? 菩薩이요? 아니면 惡鬼요?” 

    官服이 환하게 웃는 瞬間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달빛이 燦爛하게 房 안으로 쏟아져 들어왔다. 그女가 이番에는 調信의 허리를 감싸며 對答했다. 

    “分明히 말씀드렸었습니다. 우리 사이의 情愛는 끝나지 않을 거라고. 맞습니다! 어쩌면 前 惡鬼인지도 몰라요. 或은 菩薩日 수도 있지요. 저도 절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건 確實해요. 當身은 제 꿈속의 사람입니다.” 

    입술을 떨며 조신이 다시 물었다. 

    “내가, 내가 當身 꿈이 만든 허깨비란 말이오? 사람이 아니란 거요?” 

    “그렇습니다. 이 꿈 밖의 제가 限도 없이 같은 꿈을 反復하고 있는 거예요. 或是 모르지요. 當身을 꿈꾸는 저조차 다른 누군가의 꿈속 存在일 수도 있겠지요?”
    “돌彌勒은 그대가 친 장난이었던 거요?” 

    “아닙니다. 같은 꿈을 끝도 없이 꾸는 게 지겨워졌나 봐요. 內容을 조금 바꿔본 겁니다. 언제부턴가 當身이 다시 한番 날 찾아오길 바라게 됐거든요.” 

    官服의 손에 이끌려 寢牀에 앉은 조신이 相對의 머리를 감싸며 거듭 물었다. 

    “내가 그대 꿈속의 存在고, 그대 亦是 누군가의 꿈이 만든 存在라면, 나 亦是 꿈을 꿔 다른 世上 하나를 만들 수도 있는 셈 아니오? 그렇지 않소?” 

    고개를 끄덕인 官服이 調信을 寢牀에 누이며 對答했다. 

    “勿論 그건 當身의 自由입니다. 저도 어느 瞬間 이 事實을 깨달았거든요. 처음엔 너무 슬프고 空虛했어요. 그러다가 차라리 제가 가장 좋아하는 꿈을 無限定 꾸며 살기로 決心했지요. 當身은 恒常 제가 꿈꾸던 사람, 바로 꿈속의 사람입니다.” 

    둘은 먼동이 틀 때까지 사랑을 나누었다. 밤은 꽃냄새 가득한 봄날에서 暴雪 쏟아지는 겨울로 風景을 바꿔가며 이어지고 또 이어졌다.

    * 이 作品은 ‘三國遺事’를 통해 傳해진 ‘兆神殿(調信傳)’을 現代的으로 脚色한 것이다.



    윤채근
    ● 1965年 忠北 淸州 出生
    ● 고려대 國語國文學 博士
    ● 檀國大 漢文敎育學科 敎授
    ● 著書 : ‘小說的 主體, 그 誕生과 轉變’ ‘漢文小說과 欲望의 構造’ ‘神話가 된 天才들’ ‘論語 感覺’ ‘每日같이 明心寶鑑’ 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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