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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神話’를 ‘悲劇’으로 전환시킨 傑作의 誕生|週刊東亞

週刊東亞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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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을 위한 리뷰

‘神話’를 ‘悲劇’으로 전환시킨 傑作의 誕生

호아킨 피닉스가 熱演한 映畫 ‘조커’의 眞價

  • 권재현 記者

    confetti@donga.com

    入力 2019-10-11 17: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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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제공 ·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

    [寫眞 提供 ·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

    映畫 ‘조커’에서 最高의 場面은 조커가 고담市 뒷골목 階段을 걸어 내려오면서 춤추는 모습이다. 포스트를 보고 누군가가 말했다. “김흥국이 ‘虎狼나비’를 부르며 춤추는 모습이 떠오른다.” 그는 映畫를 아직 못 본 狀態였지만 正鵠을 찔렀다. “人生은 本來 가까이서 보면 悲劇이요, 멀리서 보면 喜劇”이라고 한 러시아 劇作家 안톤 체호프의 警句를 單숨에 看破했기 때문이다. 

    映畫를 보는 觀客은 저 場面에서 숨을 멈추게 된다. 소름이 끼친다는 사람도 많다. 타이틀 롤인 조커 役을 맡아 畢生의 演技를 펼쳤다는 讚辭를 받은 호아킨 피닉스가 映畫 ‘배트맨’ 시리즈의 永遠한 惡黨 조커와 渾然一體가 되는 瞬間을 담아냈기 때문이다(이하 强力한 스포일러 包含).

    웃고 있지만 울고 있는 者

    호아킨 피닉스의 열연이 돋보인 
영화 ‘조커’. [사진 제공 ·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

    호아킨 피닉스의 熱演이 돋보인 映畫 ‘조커’. [寫眞 提供 ·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

    山洞네의 허름한 아파트에서 병든 홀어머니를 모시고 살며 코미디언을 꿈꾸는 小心한 中年 男性 아서 플렉(호아킨 피닉스 分). 아서의 꿈은 “恒常 웃는 아이가 돼라”며 그를 ‘해피(Happy)’라는 愛稱으로 부르는 엄마 페니 플렉(프랜시스 콘로이 分)李 심어준 것이다. 그러나 꿈과 現實은 어긋나도 아주 크게 어긋나 있다. 

    남들에게 웃음 주기를 願하지만 정작 그는 深刻한 憂鬱症 患者다. 甚至於 些少한 일에 웃음이 한番 터지면 統制할 수 없는 狀態가 된다. 남을 웃겨야 할 코미디언이 정작 自身이 먼저 웃음을 터뜨리면 보는 사람은 大部分 웃음을 强要한다며 不快感을 느끼기 마련. 그래서 그는 糊口之策으로 광대 扮裝을 한 길거리 呼客꾼으로 살아간다. 

    始作부터 悲劇的이다. 하지만 토드 필립스 監督은 단테의 ‘신곡’에서 地獄門 앞에 써 있다는 ‘여기에 들어오는 者, 모든 希望을 버릴지니’라는 警句를 따와 에누리 없이 劇化하기로 作定한 사람 같다. 아서에겐 不運이 波濤처럼 덮친다. 福祉豫算 削減으로 無料 精神科 診療가 끊긴다. 偶然히 손에 넣은 拳銃을 잘못 管理해 職場에서도 잘린다. 茫然自失한 채 광대 扮裝으로 歸家하다 젊은 女性을 戱弄하는 癡漢 셋으로부터 린치를 當하고 엉겁결에 殺人을 저지른다. 



    그렇게 警察의 追跡을 받던 中 偶然히 엄마의 便紙를 읽다 高談(Gotham)市 最高 富者인 토머스 웨인(後날 배트맨이 되는 브루스 웨인의 아버지·브렛 컬런 分)이 自身의 生父라는 대목을 發見한다. 한 줄기 曙光이 비추나 싶었으나 뼛속까지 시린 眞實의 덫에 걸리고 만다. 믿고 싶지 않은 出生의 祕密, 아니 그 詛呪에 몸부림치다 이웃집 싱글맘과 남다른 사랑 亦是 自身의 幻想에 不過했음을 깨닫는다. 墜落하다 바닥에 닿았다고 생각하는 瞬間 다시 바닥이 열리면서 깊이를 알 수 없는 那落으로 떨어지는 느낌이다. 

    아서가 ‘精神的 아버지’라고 믿었던 코미디언 머레이 프랭클린(로버트 드 니로 분)이 아서의 스탠딩 코미디 動映像을 보고 放送 途中 嘲弄을 퍼부은 것. 生父라 믿었던 이와 義父라 믿었던 이, 甚至於 生母라 믿었던 이로부터도 버림받은 아서에게 쥐어진 것은 拳銃 한 자루뿐이다. 

    입은 웃고 있지만 눈물을 흘리는 조커를 그대로 내면화한 캐릭터 같던 아서는 漸次 그 눈물이 말라버릴 地境에 이른다. 그때 그의 눈에 들어온 것은 광대 扮裝을 한 地下鐵 殺人犯을 腐敗한 旣得權 勢力을 膺懲한 英雄으로 떠받드는 一團의 群衆이다. 그리고 기다렸다는 듯이 電話벨이 울리고 머레이쇼 出演 提案이 들어온다. 

    꿈에 그리던 放送 出演이다. 하지만 그것이 自身의 꿈을 散散조각 낼 덫임을 아서 自身이 가장 잘 안다. 사람들을 웃게 만들어야 할 광대 役割도 제대로 못 하는 광대라며 조리돌림당할 게 뻔하기 때문이다.

    슈퍼히어로 없는 슈피히어로 映畫

    아서의 選擇은 광대의 죽음이었다. 放送에 出演해 生放送 途中 카메라 앞에서 拳銃 自殺하는 것. 코미디언으로서 아버지나 다름없는 사람 앞에서, 그리고 自身의 人生을 가지고 장난친 世上을 向해 眞짜 썰렁한 弄談을 건네겠다는 決心이다. 

    그리고 眞짜 功들여 광대 扮裝을 하고 집 앞 階段을 내려가는 瞬間 아서와 조커는 渾然一體가 된다. 그 瞬間 寓話이등선(羽化而登仙)하듯 俳優 호아킨 피닉스는 몸도 마음도 조커가 돼 날아오른다. 마치 한 마리 虎狼나비가 된 듯이. 

    그러나 觀客은 反對로 숨이 막힌다. ‘墜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는데, 날개 없이도 眩氣症 나는 墜落이 可能함을 目睹한 觀客에게 이 場面이야말로 純度 100%의 惡이 誕生하는 瞬間과 다름없기 때문이다. 

    그렇게 아서 안에서 움튼 惡은 自由落下 運動을 펼친다. 머레이쇼에 出演한 그는 원 計劃과 全혀 다른 結末을 選擇함으로써 고담市 全體를 破滅로 몰아가고, 어린 브루스 웨인에게도 平生 잊히지 않을 트라우마를 남기게 된다. 

    ‘조커’는 배트맨 시리즈의 스핀오프(派生映畫)다. 슈퍼히어로 映畫에 나오는 惡黨 中에서도 獨步的 存在感을 誇示해온 조커에 對한 ‘惡의 年代記’다. 그런데 그 어떤 슈퍼히어로 映畫도 못 해낸 걸 이 映畫는 해냈다. 슈퍼히어로가 없는 슈퍼히어로 映畫. 

    映畫에 조커는 나오지만 정작 배트맨은 登場하지 않는다. 後날 배트맨이 될 브루스 웨인이 꼬마로 두어 番 暫時 登場할 뿐이다. 슈퍼히어로 하면 떠오르는 스펙터클한 액션 場面도 찾아보기 어렵다. 그래서 傳統 히어로 映畫 팬이나 액션映畫 팬에겐 지루할 수도 있다.

    兄 리버 피닉스를 넘어선 동생

    2019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영화 ‘조커’의 장면들. [사진 제공 ·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

    2019 베니스 國際映畫祭에서 黃金獅子賞을 受賞한 映畫 ‘조커’의 場面들. [寫眞 提供 ·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

    하지만 一旦 映畫를 보기 始作하면 늪에 빠져드는 느낌이 든다. 이 作品을 위해 23kg이나 減量했다는 호아킨 피닉스의 吸引力 넘치는 審理 演技와 몸 演技 때문이다. 웃으면서도 울고 있는 二律背反的 表情 演技만큼이나 內向的인 외로움과 外向的인 反抗心을 함께 담아낸, 잔뜩 웅크린 몸의 演技 또한 감탄스럽다. 

    階段에서 演技가 그토록 驚歎을 불러일으킨 理由 가운데 하나는 꼽추 惡黨으로 有名한 셰익스피어의 ‘리처드 3歲’를 聯想케 할 程度로 收縮된 몸의 演技를 펼치다 바로 이 場面에서 限껏 몸을 이완시켰기 때문이다. 夭折한 兄 리버 피닉스의 名聲에 짓눌려 꽃 時節 한番 누려보지 못하다 이番 作品을 통해 眞짜 演技의 맛을 깨달은 그의 ‘無花果 演技 人生’과도 共鳴한다. 

    그에 걸맞게 묵직한 絃樂이 깔리는 背景音樂과 좁은 空間에 밀착시킨 카메라로 沒入度를 限껏 끌어올린 토드 필립스 監督의 拔群의 演出力도 빼놓을 수 없다. 映畫에도 暫時 登場하는 찰리 채플린 主演의 ‘모던 타임스’ 主題曲에 歌詞를 붙인 냇 킹 콜의 元曲이 아닌, 딱딱 끊어지는 거친 發音으로 노래한 코미디언 兼 재즈歌手 지미 듀랜티의 ‘스마일’을 揷入한 것 亦是 神의 한 首였다. 

    이 모든 것에도 不拘하고 펄프픽션에 不過하던 漫畫를 原作으로 삼은 作品이 어떻게 올해 베니스國際映畫祭에서 黃金獅子賞을 受賞할 수 있었을까. 旣存 슈퍼히어로 映畫가 그리스 神話에 該當한다면 ‘조커’는 그리스 悲劇에 匹敵할 깊이와 餘韻을 갖췄다는 데 그 理由가 있다. 

    그것이 DC코믹스가 됐건, 마블코믹스가 됐건 슈퍼히어로는 그리스 神話 속 神들을 닮았다. 人間을 뛰어넘는 超越的 存在지만 同時에 너무도 人間的 感情의 所有者들이기 때문이다. 紀元前 5世紀 쏟아진 그리스 悲劇은 그 神話的 이야기를 人間의 이야기로 바꿨다.

    슈퍼히어로界 오이디푸스

    그 代表作으로 꼽히는 소포클레스의 ‘오이디푸스’를 보자. 神들의 詛呪를 받고 태어난 오이디푸스는 스핑크스의 수수께끼를 풀고 ‘地上에서 가장 지혜로운 者’로 테베의 王이 되지만, 自身의 意志와 相關없이 結局 神들의 豫言이 實現되고 ‘地上에서 가장 더러운 者’로 轉落하고 만다. 이때 스핑크스는 오이디푸스에게 勝利를 안겨다주는 存在가 아니라 神들이 設置한 덫이었음이 밝혀진다. 神들의 計劃대로라면 오이디푸스는 그 汚辱을 견디지 못하고 自殺해야 한다. 하지만 오이디푸스는 그 不當함을 告發하고자 自身의 두 눈을 뽑은 채 살아남아 傳說이 된다. 

    호아킨 피닉스가 延期한 조커는 여러모로 오이디푸스를 닮았다. 出生의 祕密을 간직한 者, 그 禁斷의 祕密을 알고 난 뒤 아비와 어미에 該當하는 者들을 破滅로 몰고 가는 者, 그래서 結局 모든 사람으로부터 손가락질을 받는 天下의 惡黨(빌런)李 되도록 運命 지어진 者. 甚至於 父性愛에 목마른 마마보이라는 點에서 프로이트가 명명한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의 化身이기까지 하다. 

    하지만 우리는 決코 조커가 되기 前까지 아서에게 손가락질을 할 수 없다. 1%의 슈퍼리치가 漸漸 슈퍼히어로가 돼가는 世上에서 그렇지 못한 99% 가운데 果然 아서가 겪어야 했던 挫折과 絶望, 苦痛을 겪고도 그처럼 鑄貨立馬(走火入魔)하지 않을 수 있다고 自信하는 이가 얼마나 될까. 

    한 名의 슈퍼히어로로는 堪當할 수 없어 ‘어벤져스’나 ‘저스티스 리그’ 같은 슈퍼히어로 共同體(만신前)까지 登場해도 人間 世上의 苦痛과 煩惱는 끊이지 않는다. 映畫 ‘조커’는 슈퍼히어로의 運命을 타고나지 않은 平凡한 人間의 觀點에서 이런 挑發的인 質問을 던진다. “너희 눈에는 나 같은 人生이 한낱 조크로만 보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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