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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여우 : 忠南 扶餘, 全南 潭陽 等|新東亞

곽재식의 怪物餘地도

흰여우 : 忠南 扶餘, 全南 潭陽 等

‘九尾狐’보다 興味로운 흰여우 傳說

  • 곽재식 小說家

    gerecter@gmail.com

    入力 2019-06-11 14: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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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韓國 怪物 記錄을 모으기 始作한 後 異常하게 여긴 點이 하나 있다. 九尾狐에 對한 옛 記錄이 別로 없다는 것이다. ‘꼬리 아홉 달린 여우’가 女子로 變해 男子를 홀리거나 해치는 이야기는 韓國人이라면 누구나 안다. 그런데 19世紀 以前 우리 文獻에는 九尾狐 이야기가 거의 登場하지 않는다. 더 자주 눈에 띄는 건 흰여우에 對한 傳說이다.
    [일러스트레이션·이강훈/ 워크룸프레스 제공]

    [일러스트레이션·이강훈/ 워크룸프레스 提供]

    요즘 韓國人은 九尾狐를 도깨비와 더불어 代表的인 우리 怪物로 생각하는 것 같다. 九尾狐를 素材로 한 映畫, 漫畫, TV 드라마는 도깨비 이야기보다 오히려 많다. 그런데 19世紀 初老만 거슬러 올라가도 九尾狐가 나오는 逸話, 傳說 等을 찾아보기 어렵다. 

    九尾狐라는 怪物을 우리 先祖들이 몰랐던 건 아니다. 古代 中國의 怪常한 神話와 傳說을 다룬 冊 ‘山海經’에는 關聯 內容이 記錄돼 있다. 以後에도 九尾狐에 對한 傳說이나 俗說을 담은 中國 冊은 몇 千 年에 걸쳐 꾸준히 出刊됐다. 中國 冊을 많이 읽고 中國 文化에 關心을 둔 사람들은 이를 通해 九尾狐라는 單語를 알고 있었다. ‘朝鮮王朝實錄’에는 선비들이 邪惡한 奸臣輩를 “九尾狐 같은 사람”이라고 非難하는 대목이 나온다. 

    反面 “九尾狐가 우리나라에서 나타났다”는 留意 朝鮮時代 以前의 記錄은 드물다. “朝鮮 어느 고을 무슨 山에는 꼬리 아홉 個 달린 여우가 살고 있다더라” 또는 “누구누구가 어릴 때 九尾狐를 본 적이 있다더라”와 같은 짤막한 記錄조차 찾기 어렵다. 最小限 나는 18世紀까지 生産된 朝鮮의 歷史, 逸話, 舌禍, 神話, 傳說 記錄 中 어디서도 九尾狐 이야기를 찾지 못했다.

    사람을 홀리는 여우

    고대 중국 신화와 전설을 다룬 책 ‘산해경’에 실린 구미호 그림. [한국콘텐츠진흥원KOCCA 제공]

    古代 中國 神話와 傳說을 다룬 冊 ‘山海經’에 실린 九尾狐 그림. [韓國콘텐츠振興院KOCCA 提供]

    우리처럼 中國 影響을 받은 日本에는 九尾狐를 邪惡하고 무서운 怪物로 描寫한 이야기가 일찍부터 多數 傳承됐다. 그러나 우리나라 大衆小說, 新聞記事 等에 九尾狐에 對한 言及이 많아지는 건 20世紀 以後부터다. 나는 中國, 日本에서 流行하던 九尾狐 이야기가 20世紀 初 韓國에 影響을 끼치고, 20世紀 中盤에 이르러 라디오 TV 等 大衆媒體의 擴散과 더불어 더욱 널리 퍼진 것이라고 본다. 

    九尾狐가 韓國 傳統 怪物이 아니니 排斥하자는 主張을 하려는 것은 아니다. 20世紀 初부터 九尾狐 이야기가 우리나라에 뿌리내렸다고 假定해도, 벌써 100年이 흐르지 않았나. 또 文化는 元來 이웃 나라와 影響을 주고받는 가운데 變化하고 成長하는 것이다. 다만 九尾狐 이야기를 數千 年間 이어져 내려온 가장 韓國的인 怪物 傳說로 여기지는 말았으면 한다. 



    우리나라에는 九尾狐가 아닌 여우에 對한 傳說이 많다. ‘三國史記’의 ‘溫達傳’을 보자. 高句麗 溫達은 平康公主를 처음 만났을 때, 여우 鬼神이 사람으로 變해 自身을 홀리고 있는 게 아닌지 疑心한다. 우리나라에 요사스러운 여우에 對한 傳說이 널리 퍼져 있었음을 보여주는 證據다. 

    特히 우리나라에는 흰여우 이야기가 많았다. 옛 記錄을 보면 흰 뱀, 흰 虎狼이, 흰 까치, 흰 사슴 等 빛깔이 흰 動物을 신비롭게 描寫한 이야기가 많다. 漢拏山 白鹿潭(白鹿潭)도 ‘흰 사슴의 샘’이라는 뜻으로, 神聖한 흰 사슴이 있었다는 傳說에서 由來한 地名이다. 흰여우 傳說은 이것들과 脈을 같이한다. 

    흰여우에 對한 比較的 앞선 時代의 이야기는 ‘三國史記’에서 찾을 수 있다. 書記 148年 陰曆 7月, 高句麗 賃金 차대왕(次大王)李 評柔遠(平儒原)이라는 곳에서 사냥을 하고 있을 때 흰여우가 賃金을 따라오며 울었다. 賃金은 흰 여우에게 활을 쏘았지만 맞지 않았다. 以後 차대왕이 事務(師巫)에게 이것이 무슨 일이냐고 묻는다. 事務는 이름을 보면 當時 高句麗에서 呪術的인 일을 擔當한 사람 같다. 그는 王에게 大略 이렇게 答했다.

    전우치, 흰여우를 만나다

    배우 강동원이 주연을 맡은 영화 ‘전우치’의 한 장면. [영화사 집 제공]

    俳優 姜東遠이 主演을 맡은 映畫 ‘전우치’의 한 場面. [映畫社 집 提供]

    “本來 흰여우는 不吉한 것입니다. 오늘 이 일은 하늘이 未來의 徵兆를 미리 聖像(聖上)께 보여준 것입니다. 不吉한 일이 생기지 않도록 미리 對備할 機會가 생긴 것 아니겠습니까? 그러니 좋은 일로 여기시고 나라와 宮室을 바르게 이끄시면 기쁜 일이 될 것입니다.” 

    事務가 흰여우를 不吉한 徵兆로 여긴 게 分明하다. 그렇지만 賃金이 火를 내지 않도록 最大限 돌려 말한 것이다. 차대왕은 當代에 暴政으로 惡名 높던 人物이다. 事務가 最大限 조심스럽게 얘기한 理由를 斟酌할 만하다. 

    그 努力이 虛妄하게도 賃金은 “길하면 吉한 것이고 凶하면 凶한 것이지 이랬다가 저랬다가 하는 理由가 뭐냐. 이것은 必是 내게 거짓말을 하는 것이다”라고 火를 내며 事務를 處刑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賃金 自身도 叛亂軍에 依해 목숨을 잃었다. 結局 흰여우가 나타난 뒤 事務가 죽고, 차대왕마저 그 뒤를 따른 것이다. 2世紀 初盤, 이미 흰여우는 不吉하고 惡한 怪物이라는 認識이 大衆에 퍼져 있었던 셈이다. 

    ‘三國史記’에는 백제의 흰여우 이야기도 실려 있다. 백제 滅亡 무렵 여러 가지 洶洶하고 異常한 일이 일어났는데 그中 하나가 흰여우의 出沒이다. 書記 659年 陰曆 2月, 여러 마리의 여우가 百濟 宮殿에 들어왔다. 當時 백제 都邑은 忠南 扶餘였으니, 이때 여우가 나타난 場所는 只今의 扶餘 市內일 것이다. 

    ‘三國史記’에 따르면 이때 나타난 여우 中 한 마리가 흰色이었다. 이 여우는 佐平(佐平)의 冊床에 걸터앉았다. 佐平은 正承에 該當하는 百濟 官職이다. 나라의 높은 官吏가 業務를 보는 자리에 흰여우가 앉았다니! 이 이야기는 흰여우 같은 짐승이 政丞 行世를 할 程度로 百濟 狀況이 엉망이었음을 象徵하는 隱喩일 수 있다. 또는 흰여우가 境界가 森嚴한 宮闕에도 쉽게 侵入할 수 있을 만큼 神妙한 힘을 가진 怪物임을 描寫한 이야기라고도 볼 수 있겠다. 

    朝鮮時代 記錄에는 좀 더 諧謔的이고 劇的인 흰여우 이야기가 남아 있다. 小說과 映畫 等으로 잘 알려진 전우치 이야기의 한 種類다. 이것을 記錄한 사람은 18世紀 朝鮮 實學者 이덕무다. 李德懋의 ‘한죽당섭筆’에는 전우치가 神奇한 妖術을 부리는 法을 攄得하기 前, 글工夫하는 平凡한 靑年이던 時節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이 冊에 따르면 전우치는 全南 潭陽 出身으로, 當時 어느 寺刹에 머물며 工夫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寺刹에서 僧侶가 담가둔 술이 사라지고, 전우치는 술을 훔쳐 먹었다는 陋名을 쓴다. 抑鬱함을 느낀 그는 僧侶에게 술을 한 番 더 담가 주면 지키고 서서 眞짜 도둑을 반드시 잡겠다고 말한다. 

    그렇게 해서 전우치가 술 도둑 잡기에 나선 뒤 밤이 깊은 어느 날, 흰 무지개 같은 기운이 窓門 틈으로 들어와 술 缸아리에 비치는 것 아닌가. 그리고 이내 모락모락 술 냄새가 났다. 전우치가 그 흰 무지개 같은 기운을 살금살금 따라 가보니 바위 구멍이 나오고, 그 앞에서 흰여우가 술에 醉해 졸고 있었다. 그러니까 흰여우가 흰 기운을 뿜는 異常한 術法을 利用해 사람이 담근 술을 훔쳐 마신 것이다. 

    전우치는 이 여우의 입과 네 다리를 묶어 잡아왔다. 뒤늦게 깨어난 흰여우는 전우치에게 哀乞하며 말한다. 

    “선비님, 저를 제발 놓아주십시오. 그러면 선비님 恩惠를 꼭 몇 倍로 갚겠습니다.” 

    전우치가 믿지 못하겠다고 하자 흰여우는 다시 빌면서, 이番에는 自己가 숨겨둔 祕密 冊을 한 卷 주겠다고 한다. 전우치는 흰여우와 함께 再次 바위 구멍에 가고, 거기서 여우가 꺼내주는 小暑(素書) 한 卷을 받게 된다. 흰여우가 준 冊이니 ‘百戶所서(白狐素書)’라고 이름 붙일 만하다. 전우치가 그 冊을 펼쳐 보니 온갖 妖術 祕法이 적혀 있었다. 그中 比較的 簡單하고 익히기 쉬운 術法에는 點이 찍혀 있었다.

    흰여우 倍 妖術 大會

    휴머니스트 출판사가 펴낸 책 ‘우리 고전 캐릭터의 모든 것’에 실린 전우치 삽화. [휴머니스트 제공]

    휴머니스트 出版社가 펴낸 冊 ‘우리 古典 캐릭터의 모든 것’에 실린 전우치 揷畵. [휴머니스트 提供]

    전우치가 이 冊을 들여다보고 있을 때 갑자기 전우치 집의 종이 急히 달려 오더니 痛哭을 하면서 아버지가 돌아가셨다고 傳했다. 전우치는 깜짝 놀라 冊을 내던지고 多急히 종을 따라갔다. 그런데 막상 나가니 種이 보이지 않았다. 흰여우가 妖術을 부려 전우치를 속인 것이다. 그 잠깐 사이 흰여우는 어딘가로 사라졌고 冊도 흩어져 點이 찍힌 祕法 몇 가지 말고는 찾아볼 수 없게 됐다. 

    以後 전우치는 사람을 속이는 妖術로 대단히 有名해졌다. 그야말로 傳說的인 人物이 됐다. 李德懋의 記錄을 보면, 전우치의 그 華麗한 妖術이 실은 흰 여우가 傳해준 冊에 실린 手法 中 가장 기초적인 것 몇 個뿐이라는 걸 알게 된다. 어떻게 보면 아쉽고, 어떻게 보면 餘韻이 남는 이야기다. 나는 이것이야말로 氣가 막힌 結末이라고 생각한다. 

    흰여우가 숨겨둔 妖術冊은 結局 어디론가 사라졌다. 그 冊을 손에 넣으면 想像도 하지 못할 신기한 術數를 부릴 수 있다는 이야기는 現代에도 人氣를 끌 만하다. 山속에 터널 뚫는 工事를 하던 技術者들이 偶然히 여우의 祕密 窟을 파헤치다가 이런 옛 妖術冊을 찾는다는 이야기를 지어보면 어떨까. 또는 흰여우를 自身의 象徵으로 삼는, 아주 實力이 뛰어난 魔術師가 있다는 이야기도 재미있겠다. 

    旣往 이런 이야기가 傳해진 만큼 全南 어느 곳, 젊은 전우치가 살았을 만한 寺刹이 있는 地域 近處에서 魔術 大會 같은 것을 열어봐도 좋겠다. 優勝者에게 흰여우의 妖術冊 模樣으로 된 賞牌를 준다면 제법 어울릴 것이다.


    곽재식 | 1982年 釜山 出生. 大學에서 兩者工學, 大學院에서 化學과 技術政策을 工夫했다. 2006年 短篇小說 ‘토끼의 아리아’로 作家 生活을 始作했으며 小說集 ‘當身과 꼭 結婚하고 싶습니다’, 敎養書 ‘로봇 共和國에서 살아남는 法’ ‘韓國 怪物 百科’ 等을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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