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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마 따라 그때그때 맛이 달라요|주간동아

週刊東亞 5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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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마 따라 그때그때 맛이 달라요

  • 황교익 맛 칼럼니스트·渤海農園 代表 ceo@bohaifarm.com

    入力 2006-12-11 10:4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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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줌마 따라 그때그때 맛이 달라요
    지난 號 ‘週刊東亞’ 커버스토리는 ‘디지털族 飮食男女 幸福찾기’였다. 인터넷 空間에서의 飮食에 對한 熱氣는 正말 대단하다. 맛 칼럼니스트인 나도 입이 딱 벌어질 程度로 온갖 食堂을 涉獵해 시시콜콜 飮食評을 올리는 사람들이 數없이 많다.

    事情이 이렇다 보니 ‘飮食 專門家가 따로 存在하는가’라는 疑問이 들기도 한다. 그러면서 韓國에서도 인터넷 空間 속의 ‘非專門的인’ 飮食專門家들을 잘 組合하면 ‘미슐랭 가이드’ 같은 美食批評 雜誌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보았다(‘미슐랭 가이드’에서는 美食家의 나라 프랑스에서 100餘 名의 評價團이 祕密裏에 食堂에 潛入, 取材해 點數를 매긴다. 이 冊에 이름이 오르면 그 食堂은 그야말로 世界的인 食堂이 된다. 그만큼 讀者가 信賴할 만한 客觀的인 評價를 한다는 말인데, 點數는 별의 數로 나타낸다).

    이런 생각은 나만 한 것이 아니었다. 몇 年 前 食堂 紹介를 專門으로 하는 某 사이트 側으로부터 ‘맛 評價團을 組織해 點數 매기기를 하려고 하는데 同參할 수 있겠느냐’는 提案을 받은 적이 있다. 欣快히 하겠다고 答했다. 評價團 面面을 살펴보니 웬만큼 客觀的인 評이 可能할 것 같았다. “그래, 이 機會에 韓國版 ‘미슐랭 가이드’를 만드는 거야” 라고 다짐했다.

    맛 評價는커녕 툭하면 料理師 交替가 現實

    그러나 며칠 지나면서 果然 韓國版 ‘미슐랭 가이드’가 可能할까라는 苦悶에 빠졌다. 評價團의 味覺 水準이 못 미더워서가 아니었다. 우리가 評價할 食堂의 水準에 疑懼心이 들었기 때문이다. 隨時로 主人과 廚房長이 바뀌는 데다 廚房長보다는 잡일하는 廚房 아주머니들의 솜씨에 따라 그날그날 맛이 달라지는 우리나라 食堂의 飮食을 評價한다는 것이 果然 妥當할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事例를 들어 說明하겠다.



    事例1) 술 한盞 하고 歸家하는 길에 가끔 들르는 洞네 解酲국집이 있었다. 맑고 개운한 국물에 新鮮한 선지, 냄새 없이 깔끔하게 손질한 內臟이 깊은 맛을 냈다. 點數로 치면 淸進洞 有名 解酲국보다 50點은 더 줄 수 있는 맛이었다. 어느 放送社에서 맛있는 解酲국집을 찾는다기에 이 집을 積極 推薦하고 그날 저녁에 確認次 가보았다. 그런데 헉, 이럴 수가! 냄새나는 濁한 국물에 선지度 시원찮고 內臟도 질겼다. 다음 날 그 집 推薦을 取消했다.

    몇 달 後 그 집을 다시 찾았다. 그런데 仔細히 보니 廚房長과 主人, 從業員 모두가 낯설다. 主人이 바뀌었냐고 물으니 아니란다. 主人과 廚房長이 바뀌어도 단골을 잃지 않으려고 아니라고 발뺌하는 食堂이 많다. 얼마 되지 않아 그 食堂과 똑같은 相互의 解酲국집이 두어 블록 건너에 새로 생겼다. 그 새 食堂에 옛날 主人이 앉아 있었다.

    事例2) 라면을 비롯해 日本의 庶民 飮食을 먹을 수 있는, 서울에서는 드문 日食집이 있었다. 主人이 日本人이라 우리 입맛에 맞추려 하지 않고 그들의 土俗的인 맛을 固執하는 게 무척 新鮮했다. 라면만 따지자면 서울에서 最高의 點數를 줄 수 있었다. 그런데 最近에 ‘新裝開業’을 했다. 예전의 선술집 雰圍氣를 잃어 아쉬운 데다 맛도 그 맛이 아니었다. 그 집을 나오면서 물어보니 主人이 바뀌었단다. 가게 이름은 그대로였다. “예전 主人이 노하우를 다 傳授하고 갔어요.” 飮食맛이란 게 노하우 傳授만으로 되지 않는다는 事實을 飮食 장사하는 사람들이 더 잘 알 것이다.

    事例3) ‘옛날 자장면’으로 有名한 中國집에서 늦은 點心을 먹고 있었다. 分店을 내려는 사람이 찾아와 主人과 相談을 하고 있었다. 主人 曰, “廚房長은 걱정 마세요. 낙원동 人力市場에 가면 널린 게 中國집 廚房長이에요. 하루하루 ‘땜빵’해도 돼요. ‘우리 집은 이런 스타일로 飮食을 낸다’고 코치만 하면 딱 그 맛이 나와요.” 하기야 자장면 맛 달라졌다고 투정할 손님이 얼마나 될까.

    우리나라 外食業界에서 茶飯事로 일어나는 일이지만 손님은 이런 속事情을 잘 모른다. 그 場所에 그 相互面 恒時 같은 飮食이 나오는 줄 안다.

    最近 어느 出版社에서 單行本 出刊 提議가 들어와 10餘 年間 取材한 食堂 目錄을 놓고 確認 作業을 했다. 하지만 折半 以上이 門을 닫았거나 主人이 바뀌고, 나머지도 옛날 그 飮食맛을 내지 못하고 있었다. 내가 가지고 있는 食堂 目錄은 그래도 飮食 잘하기로 꽤 이름난 食堂들이었는데도 事情은 마찬가지였다.

    ‘미슐랭 가이드’의 別 달기 權威는 100年이 넘는 歷史에 100餘 名이나 되는 匿名의 評價團이 내린 客觀的인 試食評이 아니라, 맛과 傳統을 목숨처럼 여기는 料理師들의 匠人精神에 더 많이 依存하고 있는 것이다. 韓國판 ‘미슐랭 가이드’? 只今으로 봐서는 참 遙遠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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