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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통한 삶의 反芻|週刊東亞

週刊東亞 5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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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통한 삶의 反芻

  • 이병희 美術評論家

    入力 2006-12-11 10:4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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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굴 통한 삶의 반추
    김정욱이 그린 얼굴들은 모두 검고 커다란 눈을 갖고 있다. 얼굴은 크고 둥글게 畵面을 가득 메운다. 검고 때론 반짝이는 눈은 어딘가를 凝視한다. 그 눈은 우리에게 무엇인가를 懇切하게 願하는 듯, 或은 무엇인가를 말하려는 듯하다. 우리는 깊은 눈 속에서 다시 얼굴 表面으로 視線을 移動한다. 그리고 그들의 머리 스타일, 옷 입은 模樣새를 觀察하게 된다. 곧이어 우리는 입가나 코 언저리, 美間, 목덜미 等 특정하지 않은 어떤 位置를 바라본다.

    우리가 보는 얼굴들은 우리와 通姓名을 하며 關係를 맺을 수 있는 對象이 아니다. 어쩌면 누구인지도 모르는, 甚至於 人間인지도 모르는 어떤 이미지다. 그런데도 우리는 그 커다란 눈 이미지에 사로잡혀 그가 어떤 女性(大部分 女性들로 보인다)이며, 어떤 性格의 所有者이고, 그의 過去·現在·未來의 삶이 어떤 것인지 想像하게 된다. 그/그女의 커다란 얼굴과 눈에서 우리는 이제 머리 스타일, 옷 입은 模樣, 입술 模樣, 빗어 넘긴 머리카락 한올 한올과 얇게 팬 傷處, 어딘가에 덴 것 같은 흉터, 검버섯, 주근깨 하나까지 살펴본다. 우리의 視線은 얼굴, 卽 人物을 샅샅이 훑는다.

    얼굴 곳곳에 숨어 있는 微細한 痕跡들은 우리가 만들어내는 이야기의 重要한 端緖가 된다. 우리는 좀더 具體的인 스토리를 만들어낼 수 있다. 鮮紅色으로 파인 칼자국 같은 것은 무엇일까. 어린 時節 생긴 흉터일까? 목덜미의 痕跡은? 粉紅色 잇몸이 드러나게 실룩거리는 입술이 만들어낸 저 表情은? 가는 머리카락을 가지런히 곱게 쓸어 넘기는 習慣이라니. 果然 그/그女의 트라우마는 무엇이고, 어떤 未來를 꿈꾸며 어떤 사랑을 나누고 있을까.

    作家 김정욱은 사람의 外面이 살아가는 時間의 總量을 含蓄한 複合體로서 人間의 本質과 現象, 個別的 삶과 共同體的 歷史, 人間의 行爲를 分析하는 思惟를 可能하게 한다고 말한다. 卽, 人間의 內面과 精神이 어떻게 外面으로 發現되며 ‘그/그女는 어찌하여 그/그女가 된 것일까’를 形象化하는 作業인 것이다.

    우리가 얼굴의 端緖들로부터 만들어내는 내러티브들은 ‘그/그女’의 것이 아니라 우리 自身의 이야기이며, 그 얼굴들은 오버랩된 우리 自身의 얼굴들이다. 이렇듯 김정욱의 얼굴들과 그들의 검고 깊은 눈, 그리고 갖가지 다양한 表情들과의 對面은 우리 自身의 얼굴을 보는 經驗이 된다. 마치 거울을 보듯 우리 自身과 비슷한 이미지를 그려보기도 한다. 或은 너무 낯설거나 甚至於 싫어하는 對象이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이 모든 過程이 우리 自身의 삶을 돌아보게 하는 凝視의 經驗이 되는 것이다.



    12月26日까지, 갤러리 스케이프, 02-747-46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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