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神의 沈默, 人間의 믿음|주간동아

週刊東亞 10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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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유정의 映畫觀

神의 沈默, 人間의 믿음

마틴 스코세이지 監督의 ‘사일런스’

  • 映畫評論家·강남대 敎授 noxkang@daum.net

    入力 2017-03-13 16:4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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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아, 님은 갔지마는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 제 曲調를 못 이기는 사랑의 노래는 님의 沈默을 휩싸고 돕니다.’

    韓龍雲의 絶唱 ‘님의 沈默’은 不在하는 임의 存在를 沈默 속에서 찾는 시다.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는 임. 하지만 强靭한 信念의 힘으로 話者는 그 임이 存在하되 다만 조용히 말씀을 거두고 있을 뿐이라고 얘기한다. 映畫 ‘사일런스’의 沈默도 이와 類似할 것이다. 映畫 속에서 로드리게스 新婦(앤드루 가필드 分)는 神의 沈默과 대면한다. 그는 苦痛의 瞬間 沈默만을 지키는 神이 의심스럽고 원망스럽다. ‘사일런스’는 그런 點에서 神과 人間에 對해 質問하는 映畫라고 할 수 있다.

    映畫 ‘사일런스’의 原作은 엔도 슈사쿠의 小說 ‘沈默’이다. 슈사쿠는 무척 獨特한 人物인데, 母胎信仰을 가진 基督敎人이지만 平生 基督敎와 日本 傳統 信仰 사이에서 彷徨했다. 그런 彷徨이 精神에 깊은 골을 만들었고, 그 骨 가운데서 誕生한 深奧한 質問이 바로 ‘沈默’이다. 앞서 말한 바처럼 ‘사일런스’는 믿음의 歡喜나 神과 만나는 恍惚境을 다루지 않는다. 信仰 때문에 끊임없이 迫害받지만 神의 音聲을 들을 수 없던 어떤 聖職者의 疑心과 背敎에 關한 이야기다. 神이 있어 神을 찾았으나 그 神의 沈默 속에 살아야 했던 人物을 主人公으로 삼고 있는 것이다.

    映畫 ‘사일런스’의 魅力은 바로 여기에 있다. 勿論 ‘사일런스’에는 神을 믿고, 그 神에게 自身의 목숨을 스스럼없이 바치는 人物도 登場한다. 우리가 많은 宗敎 映畫에서 본 殉敎者들이다. 하지만 映畫 主人公인 두 神父는 그것을 좀 다르게 表現한다. 日本人 殉敎者들은 殉敎를 한 게 아니라 눈앞에 神의 代理人으로 와 있는 新婦를 위해 죽음을 擇했다고 말이다. 日本人이 믿는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形而上學的 神이 아니라 눈에 보이는 神의 代理人 新婦이며, 그래서 新婦를 지키는 意味로 殉敎를 하면 天國의 삶이 保障된다고 여긴다는 것이다.

    日本은 基督敎 傳道에 失敗한 나라라고 할 수 있다. 日本에도 基督敎와 그것을 믿는 信者들이 있기는 하지만 꽤 變質됐다고 보는 便이 옳다. 17世紀 日本에 到着한 포르투갈 新婦들은 그런 意味에서 日本을 하느님의 늪이라고 表現했다. 늪에는 어떤 새로운 植物도 뿌리내릴 수 없다. 뿌리조차 내리지 못하는 意味 없는 죽음만 쌓여나간다.



    그 時節 日本 번주들이 信者에게 加하는 拷問은 自然을 活用한 것이 많았다. 溫泉水를 몸에 조금씩 흘린다거나, 十字架에 묶은 채 며칠이고 波濤를 맞게 했다. 마틴 스코세이지 監督은 이런 場面에서 日本의 自然과 人間을 對照的인 視線으로 담아낸다. ‘사일런스’의 核心은 傳道를 위해 그곳에 온 勇敢한 新婦들이 어떤 選擇을 하느냐에 있다. 어떻게든 믿음을 지키고자 했던 로드리게스는 페레이라 新婦(리엄 니슨 分)를 만나고 나서 急激한 混沌을 겪는다. 다른 信徒들을 살리려면 그는 背敎해야 한다. 背敎만 하면 그를 따르는 많은 사람이 살 수 있다. 그렇다면 그는 다른 사람들을 살리고자 背敎해야 할까, 아니면 그들과 함께 죽어야 할까. 그 瞬間 그토록 기다렸던 神의 音聲을 듣게 된다.

    “나를 밟아라. 괜찮다. 너의 苦痛을 잘 안다. 너희의 苦痛을 나누기 위해 나는 이곳에 왔다. 그 苦痛을 위해 十字架를 들었다. 只今 너와 함께 있단다.”

    모르겠다. 果然 이 音聲이 우리가 內面이라 부르는 一種의 告白的 自我의 自己辨明인지, 아니면 正말 깊은 곳에 함께하던 神이 沈默을 깬 것인지 말이다. 우리는 언제나 그 音聲을 기다리며 살지만 神은 沈默할 뿐이다. 神은 元來 沈默하는 者가 아닐까. 그의 存在를 믿는 건 오롯이 人間의 몫이듯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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