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는 봄을 다잡다[이준식의 漢詩 한 수]〈156〉 三月, 다 졌나 했던 꽃이 다시 피고/낮은 처마엔 날마다 제비들 날아든다.자규가 夜밤에도 피 吐하며 우는 건/봄바람을 되부를 수 없다는 걸 믿지 못해서라네.(三月殘花落更開, 小첨日日燕飛來. 子規夜半猶啼血, 不信東風喚不回.) ―‘봄을 보내며(송춘·送春)’ 王令(王令·1032∼1059) 2022-04-15 좋아요 個 코멘트 個
運命을 바꾼 時[이준식의 漢詩 한 수]〈155〉 邊方 戰爭터로 나간 兵士, 추위와 고달픔에 잠인들 잘 이룰까.내 손수 지은 이 戰鬪服, 그 누구 手中에 떨어질는지. 神經 써서 한 땀 더 바느질하고, 精誠 담아 한 겹 더 솜을 댄다.이번 生涯야 道理없이 지나가지만, 다음 生엔 因緣이 맺어지기를.(沙場征戍客, 寒苦若爲眠. 戰袍經手作, … 2022-04-08 좋아요 個 코멘트 個
素朴한 接待[이준식의 漢詩 한 수]〈154〉 집 南쪽과 北쪽으로 봄 江물이 넘치고, 보이는 것이라곤 날마다 오는 갈매기 떼.꽃길은 손님 없어 비질한 적 없고, 사립門은 오늘에야 그댈 위해 열었지요. 小盤 飮食, 市場 멀어 맛난 게 없고 缸아리 술, 가난하여 해묵은 濁酒뿐이라오,이웃 老人과도 기꺼이 對酌하시겠다면 울 너머로 그분… 2022-04-01 좋아요 個 코멘트 個
想像 속의 隱退[이준식의 漢詩 한 수]〈153〉 맛없는 술이라도 끓인 茶보다 낫고, 거친 베옷이라도 없는 것보다 나으며, 못생긴 마누라, 못된 妾도 獨守空房보단 낫지. 꼭두새벽 入闕 기다리며 신발에 서리 잔뜩 묻히느니, 三伏날 해 높이 솟도록 시원한 北쪽 窓 아래 푹 자는 게 낫지. 華麗한 意識으로 萬人의 護送 받으며 北邙山으로… 2022-03-25 좋아요 個 코멘트 個
봄바람의 驚異[이준식의 漢詩 한 수]〈152〉 玉으로 丹粧한 듯 미끈하게 솟은 나무, 數만 가닥 드리운 푸른 緋緞실.가느다란 저 잎사귀 누가 財團했을까. 가위와도 恰似한 2月 봄바람!(碧玉章成一樹高, 萬條垂下綠絲組. 不知細葉誰裁出, 二月春風似剪刀.) ―‘버들의 노래(癭瘤·詠柳)’ 賀知章(賀知章·… 2022-03-18 좋아요 個 코멘트 個
봄꽃을 기다리며[이준식의 漢詩 한 수]〈151〉 새해 들어 여지껏 향긋한 꽃 없었는데, 2月 되자 놀랍게도 풀싹이 눈에 든다.백설은 더딘 봄빛이 못마땅했던지, 짐짓 꽃잎인 척 庭園樹 사이로 흩날린다. (新年都未有芳華, 二月初驚見草芽. 白雪却嫌春色晩, 故穿庭樹作飛花.)―‘봄눈(춘설·春雪)’ 韓愈(韓愈·768∼824) 2022-03-11 좋아요 個 코멘트 個
名筆 王羲之[이준식의 漢詩 한 수]〈150〉 왕우군은 元來 맑고 眞率한 사람, 俗世를 벗어난 듯 疏脫하고 大汎했지.산음 땅에서 만난 어느 道士가, 거위 좋아하는 이분을 몹시도 반겨주었지.흰 緋緞에 一筆揮之 ‘道德經’을 써내려가니, 精巧하고 奧妙한 그 筆體는 入神의 境地.글씨 써주고 얻은 거위를 嘲弄에 담아 떠날 때, 主人과는 作… 2022-03-04 좋아요 個 코멘트 個
詩人의 人間味[이준식의 漢詩 한 수]〈149〉 “媤어미가 고약하다는 며느리의 말, 아마 며느리의 한쪽 主張이겠지요. 며느리 못됐다는 媤어머니 말은 根據가 있지만, 媤어미 고약하다는 며느리 말이 事實인지는 잘 모르겠네요.”시어미가 고약하지 않다면 며느리는 죽지 않았을 터. 남의 며느리 노릇은 正말 힘들어. 사람이 죽고 없는데도 여태… 2022-02-25 좋아요 個 코멘트 個
梅花의 氣品[이준식의 漢詩 한 수]〈148〉 온갖 꽃 다 시들어도 저 홀로 곱디고와, 작은 동산 風光을 獨차지하고 있다.성긴 그림자 맑은 개울에 비스듬히 드리웠고, 그윽한 香氣는 저물녘 달빛 아래 일렁인다.백로는 앉으려다 슬쩍 눈길 먼저 보내고, 흰나비가 이 꽃 알았다면 넋을 잃었을 터.多幸히 詩 읊으며 서로 親해질 수 있으니,… 2022-02-18 좋아요 個 코멘트 個
詩人의 運命[이준식의 漢詩 한 수]〈147〉 하루라도 詩를 짓지 않으면 마음속은 버려진 우물이나 다름없지.붓과 벼루가 도르래라면, 읊조림은 두레박줄.아침마다 反復해서 길어 올리면, 如前히 맑고 시원한 물 얻을 수 있지.시를 써서 뜻 맞는 親舊에게 보내니, 글字 속에는 내 苦惱가 가득 넘치지. (一日不作詩, 心源如廢井. 筆硯爲(綠… 2022-02-11 좋아요 個 코멘트 個
목숨 건 直言[이준식의 漢詩 한 수]〈146〉 아침에 文章 하나 大闕에 올렸다가, 저녁에 아득히 먼 조주로 左遷되었지.성군 爲해 弊端을 없애려 했을 뿐, 老衰한 이 몸이 餘生을 아까워했으랴.구름 걸린 振鈴, 故鄕은 보이지 않고 눈 덮인 南關, 말도 나아가질 못하네.네가 멀리서 찾아온 뜻은 알겠는데, 부디 내 뼈는 毒氣 감도는 江邊… 2022-02-04 좋아요 個 코멘트 個
설날 아침[이준식의 漢詩 한 수]〈145〉 爆竹 소리 속에 한 해가 저물고,/봄바람에 실린 溫氣 술 속으로 스며든다.집집마다 둥근 해 밝게 떠오르자,/복숭아나무 새 符籍을 낡은 것과 바꿔 단다. (爆竹聲中一歲除, 春風送暖入屠蘇. 千門萬戶동동日, 總把新桃換舊符.)―‘正月 初하루(元日·元日)’ 王安石(王安石·1021∼1086) 2022-01-28 좋아요 個 코멘트 個
웃픈 아이러니[이준식의 漢詩 한 수]〈144〉 巢窟 하나씩 獨차지한 여우와 쥐, 大路를 누비는 虎狼이와 毒蛇.하늘이야 내려다보든 말든, 그저 땅 위를 깡그리 휩쓸고 있다. 오리처럼 살찐 管理는 볼록한 조롱박 形象, 물고기처럼 문드러진 百姓은 粥이 될 地境. 마구잡이로 거둬간들 누가 敢히 따지랴. 부질없이 淸白吏 讚歌(讚歌)만 떠올… 2022-01-21 좋아요 個 코멘트 個
흔들리지 않는 初心[이준식의 漢詩 한 수]〈143〉 새벽같이 大門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 옷 뒤집어 입은 채 달려가 열어준다./ 그대 누구신가 묻는데, 선량해 뵈는 農夫가 서 있다./ 술甁 들고 멀리서 人事 왔다며, 世上과 등지고 사는 나를 나무란다./ 남루한 차림에 오두幕에 사시니, 훌륭한 居處는 못되지요./ 世上은 다들 하나로 어울… 2022-01-14 좋아요 個 코멘트 個
忍耐[이준식의 漢詩 한 수]〈142〉 내 뜻을 거스르면 理由 안 따지고 넘어가긴 어렵지.얼굴에 침 뱉는데 그 누가 저절로 마르게 두나.일 다 마무리되어 마음 가라앉고 나서야,누사덕(婁師德), 그분의 넓은 度量 認定하게 되었지.(오意由來勿校難, 誰能唾面自令乾. 直須事過心平後, 方服婁公度量寬.)―‘陋舍德(婁師德)’ 王詩朋(王… 2022-01-07 좋아요 個 코멘트 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