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母性 이긴 復讐의 欲望… ‘메데이아’의 悲劇[조대호 神話의 땅에서 만난 그리스 思想]|東亞日報

母性 이긴 復讐의 欲望… ‘메데이아’의 悲劇[조대호 神話의 땅에서 만난 그리스 思想]

  • 東亞日報
  • 入力 2022年 9月 23日 03時 00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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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의 배신에 분노한 메데이아는 감정을 숨긴 채 주도면밀하게 복수를 계획한다. 그는 끝내 남편에게 더 큰 슬픔을 안기기 위해 두 
아들마저 살해한다. 자식들을 죽이려는 메데이아의 모습을 그린 외젠 들라크루아의 ‘분노한 메데이아’(1862년 작·왼쪽 사진). 
기원전 330년경 제작된 항아리에 메데이아가 자식을 살해하는 장면이 새겨져 있다. 루브르박물관 소장. 사진 출처 위키피디아
男便의 背信에 憤怒한 메데이아는 感情을 숨긴 채 周到綿密하게 復讐를 計劃한다. 그는 끝내 男便에게 더 큰 슬픔을 안기기 위해 두 아들마저 殺害한다. 子息들을 죽이려는 메데이아의 모습을 그린 外製 들라크루아의 ‘憤怒한 메데이아’(1862年 作·왼쪽 寫眞). 紀元前 330年頃 製作된 缸아리에 메데이아가 子息을 殺害하는 場面이 새겨져 있다. 루브르博物館 所藏. 寫眞 出處 위키피디아
조대호 연세대 철학과 교수
조대호 연세대 哲學科 敎授
《언제부터인지 드라마, 映畫, 웹툰 等에 자주 登場하는 文句가 있다. ‘高品格 막장.’ 더 내려갈 곳 없는 바닥이 막장인데 그것이 ‘高品格’이라니, ‘둥근 四角形’ 같은 形容矛盾이 아닐까. 하지만 다시 생각해 보면 꽤 그럴듯한 表現이다. 우리에게 알려진 古典 作品의 太半이 不倫, 悖倫, 背信, 復讐, 殺害를 다룬 막장 이야기가 아닌가. 西洋 文學의 精髓로 稱頌받는 그리스 悲劇 作品들도 그런 ‘高品格 막장’의 典型이다. 男便에게 배신당한 女人의 復讐를 다룬 에우리피데스의 悲劇 ‘메데이아’가 特히 그렇다.》

모든 것 바쳤던 男便의 背信

메데이아는 男便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친 女人이다. 黃金 羊皮를 求하러 낯선 나라를 찾아온 이아손에게 마음을 빼앗긴 그女는 모든 것을 바쳐 그의 冒險을 도왔다. 男子를 위해 아버지와 오빠를 背信하고 祖國을 버렸다. 黃金 羊皮를 찾아오면 王位를 넘겨주겠다던 이아손의 三寸이 約束을 안 지키자, 메데이아는 이아손을 도와 거짓말쟁이 三寸을 죽였다. 이 事件 때문에 異國땅 코린토스로 쫓겨났지만 그女는 不平하지 않았다. 두 아들과 男便을 위한 뒷바라지는 繼續됐다.

이아손과 메데이아가 혼인 맹세의 표시로 서로 손을 내미는 장면을 새긴 로마 시대의 석관. 로마 팔라초 알템프스 소장. 사진 출처 위키피디아
이아손과 메데이아가 婚姻 盟誓의 表示로 서로 손을 내미는 場面을 새긴 로마 時代의 石棺. 로마 팔라초 알템프스 所長. 寫眞 出處 위키피디아
同苦同樂하면 夫婦의 情이 깊어지고 믿음은 두터워질까. 꼭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메데이아 夫婦의 境遇가 그랬다. 코린토스에서 家庭을 꾸린 지 10年 뒤 이아손은 한눈을 팔기 始作했다. 그는 王의 사위가 되어 出世하기를 願했다. 헤어질 決心도 모자라, 아내에 對한 背信을 家族을 위한 獻身으로 꾸며댔다. “亡命者 身分에 王의 딸과 結婚하는 것보다, 더 運 좋은 解決策을 찾을 수 있을까. …내 家門에 걸맞게 아이들을 養育하고 싶으니 當身과 낳은 아이들에게 兄弟들을 낳아줘서 그들과 똑같은 名譽를 누리게 하고 種族을 結束시켜 내가 繁榮을 누려야지.”(김기영 옮김) 盟誓 破棄를 따지는 아내에게는 이렇게 反問한다. “野蠻의 나라에서 文明 世界로 데려오지 않았나.” 이런 뻔뻔함에 속이 뒤집히지 않을 사람이 있을까.

‘메데이아’는 ‘計劃하는 者’를 뜻한다. 背信에 憤怒한 메데이아는 復讐를 計劃한다. 男便을 빼앗은 公州, 다른 女子에게서 男子를 빼앗아 딸에게 주려는 王, 背信의 當事者 男便이 블랙리스트에 오른다. 魔法에 能通한 메데이아에게 公主와 王을 죽이는 것쯤은 식은 粥 먹기다. 感情을 숨기고 結婚을 祝賀하는 척, 곱게 짠 옷과 黃金 머리띠를 公主에게 膳物한다. 毒을 묻혀서. 膳物들에 몸을 대는 瞬間 公主는 불길에 휩싸일 것이다. 몸이 타들어가는 公主에게 손을 대는 刹那에 王 亦是 죽음을 避할 수 없다. 하지만 男便에게는 어떤 復讐가 適當할까. 어떻게 해야 속이 확∼풀릴까.

親아들 죽여 男便에 復讐


메데이아는 熟考한다. 하지만 그女가 내린 決定은 男便 殺害가 아니다. 죽음의 苦痛은 너무 弱하다. 그는 살아서 오랫동안 苦痛을 當해야 한다. 무엇이 그런 苦痛일까. 그의 씨를 말리는 것, 子息들을 죽이는 것이다. 아이들을 向한 그의 懇切한 바람을 逆利用하는 것이 메데이아의 計劃이었다. 그래서 막장이다. 背信, 復讐, 親子 殺害의 이야기가 ‘막장’이 아니라면 무엇이 막장일까. 勿論 母性이 計劃의 實行을 가로막는다. 그러나 메데이아의 가슴속에서 母性과 復讐心 사이의 葛藤은 오래가지 않았다. 復讐의 欲望이 母性을 이긴다. 公主와 王을 죽인 뒤 아이들을 救할 妙案이 없다는 생각도 그女가 子息 殺害의 決心을 굳힌 理由였다. 내 子息은 내 손으로 죽이겠다!

이 이야기를 對하는 우리가 그렇듯이, 2453年 前 아테네의 觀客들도 事件의 展開에 매우 당혹스러웠을 것이다. 男便을 위해 獻身하다 배신당한 女人은 憐憫을 낳지만, 復讐를 위해 親子 殺害를 計劃하는 女人은 두려움을 낳는다. 메데이아는 家父長制 社會에서 많은 女性이 겪은 受侮와 不幸을 代辯하는 女人이지만, 목숨을 내걸고 復讐를 위해 突進하는 男性的 英雄의 化身이기도 하다. 復讐를 위해 내거는 것이 自身의 목숨이나 親舊의 목숨이 아니라 親子息의 목숨이라는 點에서 그女의 行動은 더 極端的이다. 그렇게 苦痛을 當하는 女子와 復讐를 行하는 男子의 兩面性 때문에 메데이아는 젠더의 境界를 뛰어넘는(gender-crossing) 人物이다. ‘메데이아’는 悲劇 競演에서 3等을 했다. 悲劇 競演에 參與한 作家는 세 名이었으니까 꼴찌였다. 메데이아의 復讐에 共感했던 觀客들도 子息 殺害에는 同調할 수 없었던 模樣이다.

怜悧해서 더 무서운 人間性


앞 世代의 不和가 다음 世代의 不幸을 낳는 人間의 悲劇은 되풀이된다. 子女 殺害는 먼 옛날 作品 속의 虛構가 아니라 21世紀 現實의 事件으로 頻繁하게 일어난다. 하지만 ‘메데이아’가 後代 사람들의 想像을 사로잡은 理由는 但只 復讐 이야기의 劇團性 때문이 아니다. 이 悲劇의 더 큰 힘은 메데이아의 性格에 있다. 그女는 젠더의 境界를 가로지르는 人物일 뿐 아니라 ‘무서운’ 女子다. 作品 속에 ‘무서운’이라는 뜻의 그리스어 ‘deinos’가 자주 登場한다.

화난 짐승은 무섭다. 물불을 안 가리며 목숨 걸고 달려드니까. 하지만 그런 무서움은 緻密하게 計劃된 復讐, 怜悧하게 잘 짠 行動의 무서움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deinos는 그런 怜悧함과 무서움을 함께 가리킨다. “나는 잘 알고 있다, 어떤 不幸을, 내가 自招하고 있는지. 憤怒의 마음이 復讐 計劃을 다스리며 이끌고 있구나.” 메데이아는 모든 狀況을 잘 안다. 그女의 行動은 화난 짐승의 無分別한 行動이 아니다. 復讐를 위해 여러 代案을 考慮해 選擇하면서 計劃을 세우고, 計劃의 成功的 實行을 위해 感情을 숨긴다. 메데이아가 子息들을 殺害한 것은 非理性的인 힘의 作用이 아니라 憤怒에 支配되는 理性의 作用이었다.

“무서운 것이 많지만 사람보다 더 무서운 것은 없다네.” 에우리피데스보다 한 世代 앞서 살았던 作家 소포클레스의 말이다. 온갖 術數에 能한 政治家, 大衆을 휘어잡는 煽動家, 놀라운 機械를 만들어내는 技術者는 모두 무서운 存在들이다. 그들은 怜悧해서, 目的의 善惡을 묻지 않고 모든 것을 꾸며내기 때문이다. 메데이아에게도 그런 怜悧한 人間의 무서움이 있다. 새끼를 죽이는 암獅子나 여느 사나운 짐승의 무서움이 아니라 오직 理性을 가진 人間에게서 볼 수 있는 무서움이다. 오이디푸스가 自己 自身을 모르는 人間의 代名詞라면, 메데이아는 怜悧하고 무서운 人間의 代名詞다.

메데이아의 이야기는 家父長制 社會에서 버림받은 女人들의 이야기이자 낯선 나라에서 疏外된 삶을 사는 ‘他者’의 이야기이지만, 그에 앞서 目的 成就를 위해 萬事를 計劃하고 敢行하는 理性의 힘, 人間의 怜悧함과 무서움에 對한 이야기다. 背信, 復讐, 親子 殺害의 이야기를 통해 人間 存在의 어두운 深淵을 보여주는 ‘메데이아’는 高品格 막장이 아닐까.

조대호 연세대 哲學科 敎授
#메데이아 #復讐 #悲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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