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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廣場/최인아]꽃길만 걸으라는 德談에 對해|동아일보

[동아廣場/최인아]꽃길만 걸으라는 德談에 對해

  • 東亞日報
  • 入力 2024年 1月 19日 23時 48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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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새끼’ 幸여 힘들까 勞心焦思하는 父母들
‘애써보자’는 말 代身 ‘애쓰지 마’ 勸하는 社會
꽃길 아닌 다른 길에 있는 幸福 놓치지 않길

최인아 객원논설위원·최인아책방 대표
최인아 客員論說委員·최인아冊房 代表
즐겨 보는 유튜브 채널이 하나 있다. 이제 막 세 돌을 맞은 어린 딸과 珍島개 두 마리, 그리고 엄마, 아빠가 主人公인 채널이다. 네덜란드 男性과 結婚한 韓國 女性이 運營하는데, 大邱에 살던 이들은 昨年에 네덜란드로 移民을 갔고 그 後론 그곳의 日常을 찍어 올린다. 세 살 아기가 얼마나 英特하고 귀여운지 보고 있으면 時間 가는 줄 모른다. 그런데 어느 날 愛嬌 많고 흥 많던 아기가 어린이집에 가지 않겠다며 슬피 울었다. 말도 안 통하고 環境도 낯서니 어린 아기가 얼마나 힘들었을까. 눈물범벅이 된 얼굴로 힘들고 무섭다는 말을 할 때는 나도 찔끔 눈물이 났다.

아기에게도 時間이 藥이었을까. 이젠 얼추 適應된 것 같은데 어느 날 어린이집에서 돌아온 아기의 팔꿈치가 까져 있었다. 넘어져 다친 거였는데 이때 이 엄마의 말이 壓卷이었다. “괜찮아. 살다 보면 넘어져.” 大槪 父母들은 ‘내 새끼’가 조금이라도 힘들까 勞心焦思한다. 나는 苦生했어도 너는 幸福하게 살라며 꽃길만 걷게 해주려 한다. 하지만 나는 궁금하다. 꽃길만 걸으면 幸福할까? 마른 땅만 밟다 가는 人生이 幸福일까?

언젠가 四柱를 본 적이 있다. 緊張한 얼굴로 풀이를 기다리던 나는 脈 빠지는 소리를 들었다. 내 八字가 좋지 않다는 거다. 어째서 그런지 理由를 물으니, 늘 努力해야 하는 八字라 그렇다고 했다. 八字가 좋으면 굳이 애쓰지 않아도 저절로 뭐가 생기고 되는데, 나는 마른 땅이 물을 찾듯 繼續 努力해야 하기 때문이란다. 그럼 나는 努力해도 안 되느냐 물으니 그건 아니란다. 안 되지는 않으나 恒時 努力하고 수고해야 이루는 八字라는 말이었다. 그 얘기를 듣던 나는 限껏 放恣한 心情이 되어 속으로 ‘흥!’ 했다. 努力해도 안 된다면 모를까 애써서 成就하는 게 왜 나쁜 팔자냐고 들이대고 싶었지만 그러지는 않았다. 그건 그분의 世界觀, 아니 옛사람들의 世界觀이 그런 거니까.

平生 말과 글을 材料 삼아 일하고 살아온 나는 우리가 즐겨 쓰는 말을 붙잡고 골똘히 들여다볼 때가 있다. 힘들다는 말도 그中 하나인데, 辭典을 찾아보면 어렵거나 곤란한 狀態를 뜻한다고 나와 있다. 그렇다면 힘든 건 나쁜 것이니 避해야 하는 걸까? 便한 게 좋은 것이니 다 便한 걸 追求해야 하나? 이 생각이 合理的이라면, 意圖的으로 筋肉에 傷處를 내며 하고 나면 여기저기가 결리고 힘든 運動은 왜 하는가? 어려운 數學 工夫는 왜 하며, 뜻도 理解하기 어렵고 재미도 그다지 없는 古典은 왜 읽는 걸까? 낯선 나라로 留學은 왜 가며 成功 確率이 至極히 낮은 創業은 왜 하는가? 아니, 巨創한 얘기를 할 것도 없다. 當場 집 나가면 苦生인데 ‘旅行 따위’는 大體 왜 좋아하는 것인가? 挑戰은 왜 하며 革新은 왜 하는가?

2017年에 出刊된 김승섭의 冊 ‘아픔이 길이 되려면’엔 다음과 같은 文章이 나온다. “물고기 비늘에 바다가 스미는 것처럼 人間의 몸에는 自身이 살아가는 社會의 時間이 새겨집니다.” 著者는 우리 社會가 弱者를 對하는 方式이 穩當한가를 말하기 위해 쓴 文章이지만 나는 다른 뜻도 읽었다. 每日 그 社會의 空氣를 呼吸하며 사는 사람들에겐 또한, 그때 그 社會를 支配하는 世界觀과 觀點이 스며들어 影響을 주기 마련이라는.

요사이 우리 社會엔 ‘뭔가를 잘해 보자, 애써 보자, 挑戰해 보자’ 같은 말들은 잘 들리지 않고 ‘애쓰지 마. 힘든데 뭐 하러 해’ 같은 말들이 그 자리를 채우고 있는 것 같다. 이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나는 좀 안타깝다. 그리고 우리가 幸福을 바라보는 觀點이 괜찮은가 質問을 던져보고 싶어진다. 幸福은 언제 어떻게 오는가? 나는 이 質問에 答할 能力이 없지만 그럼에도 한 가지는 알 것 같다. 幸福이 꼭 힘들지 않은 便安한 狀態나 꽃길만 뜻하는 건 아닌 것 같다는.

토스의 李承乾 代表는 昨年 봄에 出刊된 나의 冊에 推薦辭를 써주었는데 거기에 이런 句節이 있다. 創業을 準備하던 時節, 未來는 繼續 不確實했지만 時間 가는 줄 모르고 일했는데 幸福한 沒入이었다고. 이 文章을 읽으며 幸福이란 꽃길에만 있는 게 아니라는 생각을 다시 굳혔다. 어떤 사람들은 힘들다는 걸 알면서도 먼바다로 나가 그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經驗을 하고 風光을 마음에 담으며 살아 있다는 짜릿함, 幸福을 맛본다. 그러니 當身도 다시 생각해 보면 좋겠다. 힘들다는 건 꼭 避해야 하는 나쁜 일인가에 對해. 그리고 正말 幸福하고 싶다면 꽃길 外에 다른 길도 찾아보면 좋겠다. 只今껏 생각해 보지도 못한 方式으로 幸福을 만날지도 모르니.


최인아 客員論說委員·최인아冊房 代表
#父母 #勞心焦思 #애쓰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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