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歲月 밖의 風景에서 만난 生命의 宇宙[전승훈의 아트로드]|東亞日報

歲月 밖의 風景에서 만난 生命의 宇宙[전승훈의 아트로드]

  • 東亞日報
  • 入力 2024年 3月 28日 12時 30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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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허당의 ‘怯外風景’

船貨가(禪畵家)인 虛虛當(虛虛堂)은 그림 그리는 스님입니다. 2012年 慶北 포항시 죽장면 비학산 자락 山골마을에 있는 그의 庵子에 찾아간 적이 있었습니다. 개울 물 앞에 있는 11坪짜리 單칸房 庵子에는 ‘휴油癌(休遊庵)’이라는 懸板이 걸려 있었습니다. ‘쉬면서 노는 庵子’라는 뜻입니다.

虛虛當 怯外風景-釋迦의 散策길(兜率天로)
스님의 船房에는 붓과 먹, 팔레트와 물감 等 그림 道具와 茶盞, 이불이 옹기종기 놓여 있었습니다. 單칸房인 휴油癌은 冥想을 하면 善防, 그림을 그리면 畫室, 누우면 寢室이 되는 곳이었습니다.

虛虛當 怯外風景-太古의 神秘2
1974年 열여덟의 나이로 海印寺에서 出嫁한 그는 餉穀 스님 門下에서 遂行하던 禪僧이었습니다. 1983年 智異山 碧松寺 房長禪院에서 문득 깨달음을 얻어 本格的으로 선화를 그리기 始作했다고 합니다.

虛虛當 怯外風景-빛의 노
그는 “有名 畫家가 되기 위해 그림을 그린 것이 아니라, 텅 빈 마음에 텅 빈 眞理의 모습을 그림으로 담아내고 싶어 그림을 그리게 됐다”고 합니다. 그 뒤 꾸준히 國內 展示會 뿐 아니라 2000年 스위스 취리히, 2010年 하와이, 2017年 벨기에에서 招待展을 가졌으며 英國 奢侈갤러리 選定 作家이기도 합니다.

虛虛當 怯外風景-아인슈타인의 苦惱
“道는 決코 찾아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더군요. 모든 것을 비워 버리면 스스로 찾아오는 것이라는 걸 깨달았지요. 그래서 ‘備考 빈 집’이란 뜻의 ‘허허당’으로 이름을 바꿨습니다. 부처님의 8萬4000個 法文에 담긴 깨달음을 그림으로 表現하고 싶어 붓을 잡았어요. 그림 實力 不足으로 6, 7年間 엄청나게 彷徨했지만 至極한 ‘사무침’이 쌓이니 붓이 움직이더군요.”

虛虛當 怯外風景-꽃비
虛虛當 스님은 自身의 작은 庵子에서 선화를 그려왔습니다. 붓을 자유롭게 놀려서 鶴의 춤을 그린 ‘선무’, 童子僧이나 새를 數없이 그려넣어 巨大한 華嚴世界의 風景을 描寫하는 修行의 그림을 그려왔습니다.

船貨가 虛虛當.
그는 數千數萬 童子僧을 背景 畵面에 가득 채워 그 속에 塔을 세우고, 나무를 심고, 새를 날리고, 꽃을 피우고, 숲을 이루게 했습니다. 작은 童子僧이 모여 莊嚴한 華嚴世界를 펼쳐 보이는 것입니다. 그는 “莊嚴한 宇宙는 하나의 큰 ‘生命 덩어리’이자 ‘生命의 꽃’”이라고 말합니다.

虛虛當 ‘禪僧의눈 法樂’
鶴들의 춤을 그린 ‘선무’를 허허당은 이렇게 說明합니다.

“단박에 깨닫는 ‘頓悟頓修’ 禪 修行法처럼, 붓을 던지 듯이 그리는 새의 날갯짓은 宏壯히 自由롭고 痛快하다.”

화엄법게도 백만동자(새벽)
華嚴法게도 百萬棟子(새벽)
허허당의 代表作은 2008年 가로 12m, 세로 2.8m 크기에 100萬 名의 童子僧을 모자이크처럼 그려 넣은 ‘華嚴法界 百萬 동자-새벽’입니다. 이 作品을 그릴 때는 1年 2個月 동안 하루 17時間씩 乾빵과 生水만 먹으며 作業했다고 합니다. 너무도 懇切한 마음으로 生命의 自由와 아름다움을 表現해 보는 이로 하여금 입을 다물지 못하게 하는 作品입니다.

虛虛當 和音법계도 ‘소나무숲’
百萬名의 童子僧이 한 畫幅에 들어가 있고, 그것이 한 點 흐트러짐 없이 完成됐다는 點, 그리고 百萬瞳子가 巨大한 風景을 이뤄낸다는 點에서 놀라게 됩니다. 무엇보다 限界를 넘어선 그의 執拗한 끈氣에 눈을 뗄 수가 없습니다.

허허당 화업법계도 ‘법음’
虛虛當 畫業법계도 ‘法音’
그가 40年間 그린 華嚴법계도의 또다른 代表作인 ‘華嚴법계도 十萬동子-膀胱’은 2000年 스위스 취리히 展示會 때 유럽에서 好評을 받았습니다. 虛虛當 스님은 “百萬童子는 世界平和와 人類의 幸福을 祈願한 作品이며 十萬 童子는 韓半島의 平和와 南北統一을 念願한 作品”이라고 말했습니다.

虛虛當 和音법계도 ‘駱駝를 모는 聖者’
“華嚴法界는 눈에 보이거나 보이지 않는 一切 生命의 自由와 아름다움을 管(觀)하는 것입니다. 華嚴은 어떤 思想的 背景이 아닌 宇宙는 하나의 큰 生命임을 고함치고 싶은 生命의 몸짓입니다. 그래서 ‘華嚴법계도’는 人間이 만들어 낸 思想, 理念, 이데올로기를 超越한 純粹 生命의 活動이지요. 地球村에 버려진 生命, 人間의 貪慾과 權力에 依해 理由없이 破壞되고 유린당한 生命들을 한 修行者로서 慰勞하기 위해 參禪하며 그리게 됐습니다.”

虛虛當 怯外風景-하늘 金붕어
華嚴법계도는 海印寺와 佛日美術館 等 國內뿐 아니라 스위스와 美國 하와이에서도 展示會를 열었습니다.

그러나 百萬童子를 그린 餘波로 虛虛當 스님은 목디스크와 眩氣症으로 7年 間 鬪病 生活을 해야 했습니다. 그 後遺症이 남긴 苦痛을 마주하고 넘어서는 過程에서 創出한 作品이 ‘怯外風景’입니다.

虛虛當 怯外風景-溪谷


怯外風景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그리기보다는 품는 것입니다. 닭이 알을 품듯 存在의 內密한 그 무엇을 끊임없이 품고 사는 일입니다. 밤알이 무르익으면 절로 떨어지듯이… 오래 품어야 합니다. ‘怯外風景’은 제 안에 無慮 30年을 품고 있었네요.”

虛虛當 怯外風景-世宗大王 헌정작 ㄴ 날줄
서울 鍾路區 인사동 人事가나아트센터 1層에서는 4月17日부터 29日까지 ‘虛虛當 初室존화 그림콘서트 怯外風景’ 展示會가 열립니다. 只今까지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스타일의 虛虛當 스님의 新作이 90餘 點이 선보일 豫定입니다.

虛虛當 怯外風景- Jazz Blues
그의 그림에서 트레이드 마크와도 같았던 數千 數萬의 童子僧은 사라졌습니다. 代身 宇宙의 한 복판인 듯, 化石처럼 太古的 神祕를 담은 듯한 色彩와 물방울의 饗宴이 펼쳐집니다.

선화가 허허당의 작업 모습.
船貨가 허허당의 作業 모습.
그는 좁은 庵子의 土窟에서 벗어나 마당으로 나아가 캔버스에 물감을 흘리고, 떨어뜨리고, 햇빛과 비바람, 눈과 얼음을 맞게 하며 獨創的인 實驗으로 그림을 完成해나갔다고 합니다. 生命의 自由와 아름다움을 거침없이 펼쳐 나간 붓의 터치感에서 創作에 對한 作家의 熱情이 커다란 울림으로 다가옵니다.

虛虛當 怯外風景- 化石 물고기
달이나 火星의 表面처럼 보이기도 하고, 細胞나 神經體의 連結網처럼 信號가 흘러갑니다. 드론이나 人工衛星, 宇宙船에서 내려다본 地球行星의 모습일 수도 있습니다. 그의 ‘怯外風景’은 다양한 哲學과 藝術에서 靈感을 받아 作業한 것이 많습니다.

虛虛當 怯外風景-모짜르트의 靈感
아인슈타인과 니체의 哲學에서, 모차르트와 베토벤의 音樂에서 靈感을 받기도 하고, 재즈와 블루스에서 느껴지는 生命 에너지의 波長을 冥想한 作品도 있습니다. 또한 고흐와 피카소, 램브란트에게 靈感을 얻고, 天地創造의 에너지를 主題로 한 作品도 있습니다.

虛虛當 怯外風景-天地創造
華嚴법계도에서 자그마한 童子僧이 巨大한 華嚴世界를 이루었듯이, 怯外風景에서는 붓으로 물감을 흘려서 떨어뜨린 물방울 하나하나가 춤을 추면서 神祕한 宇宙의 ‘生命’을 노래합니다. 푸르스름하고, 불그스름한 古色蒼然한 빛이 幻想的인 오로라처럼 캔버스에 펼쳐지네요. 熱情的이고 神祕한 宇宙 法界를 表現한 다양한 色感에서는 痛快한 자유로움이 느껴집니다.

虛虛當 怯外風景-10.29 追慕作
‘怯外風景’은 作家의 40年 畫業 中 마지막 段階라고 할 수 있는 ‘歲月 밖’ 風景을 表現한 것이라고 합니다. 怯(劫)이란 산스크리트語 ‘kalpa’에서 온 말로, 헤아릴 수 없을 程度로 긴 時間을 가리키는 佛敎用語입니다. 一般的으로는 宇宙가 開闢한 때부터 다음에 開闢할 때까지의 時間을 말한다고 합니다. 힌두敎에서는 1칼派는 43億2千萬 年이라고 하네요.

虛虛當 怯外風景-最初의 化石人間
佛敎 ‘잡아함경’에는 “가로, 세로 높이가 各家 1柔順(由旬, 約 15km)인 큰 바위를 100年마다 한番 씩 緋緞 옷자락으로 닦아서 그 바위가 다 닳아 없어져도 怯은 끝나지 않는다”고 하네요.

虛虛當 怯外風景-怯外風景의 노래
‘永劫(永劫)의 歲月’이란 永遠한 怯의 時間이니 셀 수 없는 無限한 歲月입니다. 그런데 ‘怯 바깥의 風景’이라니요. 作家의 冥想과 想像은 끝이 없나봅니다. 怯의 時間을 벗어난 ‘歲月 밖의 風景’은 果然 어떤 모습일까요. 깊은 思惟를 통해 表出된 고요와 떨림은 보는 이로 하여금 冥想의 世界로 이끌어갑니다.

虛虛當 怯外風景-祈禱하는 波濤
허허당은 “抽象化는 作家의 正體性이 模糊하고, 現代畫는 文明의 냄새가 너무 짙어 ‘初室존화’라는 새로운 장르를 만들게 됐다”고 說明했습니다.

虛虛當 怯外風景-노르카프의 언덕
“人間 存在의 實存을 넘어 存在하는 모든 生命의 世界, 生命活動을 繪畫的으로 描寫해보았습니다. 그래서 ‘初室존화’라는 장르 이름을 붙였습니다. 生命의 根源에 對한 冥想을 통해 未知의 ‘歲月 밖의 世界’를 만나고자 하는 修行의 그림입니다. 一切 萬物의 生命의 根源을 마주함으로써 宇宙 法界의 生命活動(元素의 集合體)를 깨닫기 위한 作業이지요.”

虛虛當 怯外風景-地球의 胎줄
4月17日 午後 4時 서울 鍾路區 인사동 가나빌딩 1層 인사아트센터에서 열리는 ‘怯外風景’ 展示會 오프닝은 콘서트 形式으로 進行될 豫定입니다. 歌手 이안의 社會로 腦科學者 박문호 博士와 哲學博士 최진석 敎授가 祝辭를 할 豫定입니다. 또한 韓國 1世代 재즈뮤지션 김준과 재즈보컬리스트 熊山의 公演도 펼쳐집니다.

허허당의 ‘怯外風景’ 展示會에서 눈에 띄는 것은 바로 팸플릿입니다. 作家의 代表作이 마치 屛風처럼 앞뒤로 담아있네요. 한쪽은 붉은色 바탕, 다른쪽은 검은色 바탕 위에 宇宙의 神祕를 느끼게 하는 怯外風景 作品이 펼쳐집니다. 굳이 作品을 購入하지 않더라도 所藏할 수 있는 좋은 記念品이다. 虛虛當 스님은 “冊床이든, 食卓 周邊이든 집안 어느 곳에 펼쳐놓으면 宇宙의 기운이 傳達될 것”이라고 말합니다.

전승훈 記者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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