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글렌 로리 美國 뉴욕현대미술관腸은 ‘새로운 牡馬’에 對해 全 世界를 돌며 說破했다. 위의 發言은 韓國을 찾았던 지난해 4月 東亞日報와의 인터뷰에서 밝힌 內容이다. 로리 館長의 말처럼 國際 美術界는 유럽·美國 中心 美術史의 誤謬를 認定하고, 地域 美術史를 다시 보는 中이다. 同時代 美術에서 그런 움직임의 一環이자 重要한 話頭가 바로 ‘正體性’ 問題다.
● 時代와 精神을 담은 얼굴
그의 ‘얼굴’ 作品을 가까이서 보면 山脈처럼 겹겹이 쌓인 물감을 發見할 수 있다. 다양한 色彩와 質感이 마치 抽象 作品을 마주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그런데 몇 발자국 뒤로 물러서면 캔버스 위에 떠 있는 듯한 얼굴이 보인다. 解剖學的 뼈대에서 出發해 그림의 論理를 考慮하며 쌓아 올린 作品이기에 可能한 效果다.
이런 作業 方式은 單純한 描寫를 넘어 ‘精神’을 담고자 하는 作家의 意圖에서 비롯한 것이다. 1日 作業室에서 만난 그는 “日帝時代나 韓國 戰爭, 4·19 革命 같은 굴곡진 歷史가 담긴 얼굴이 韓國籍이라 생각했고, 그림 속의 얼굴에도 歷史를 넣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렇게 그림에 精神性을 담고자 하는 表現 方式은 폴 세잔(1839~1906)의 影響이다. 세잔은 旣存의 造形 言語를 벗어나 遠近法을 破壞하고, 個人이 보는 方式의 山을 만들어냈다. 이 때문에 “세잔을 모르면 現代美術을 理解할 수 없다”고도 한다. 권순철은 세盞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칼 융이 말하는 ‘集團 無意識’을 個個人의 몸을 통해 表現하고자 한다.
또 앞서 人體를 그렸던 프란시스 베이컨(1909~1992)이나 에곤 실레(1890~1918)와도 다르다. 두 作家의 人體는 ‘肉體’에 가깝다. 暴力的으로 비틀거나(베이컨), 性的인 要素를 强調(실레)하며 時代的 狀況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卷 畫伯은 오히려 수많은 얼굴과 精神을 겹쳐가며 ‘原形’(原型)을 찾고자 한다. 이런 探究는 얼굴을 넘어 人體 作業으로도 擴張되고 있다.
● 美術史 借用과 正體性은 現代美術의 話頭
作家가 自身의 意圖에 맞게 過去 美術史의 方式을 借用하고, 이를 통해 正體性을 探究하는 것은 最近 現代 美術家들이 자주 使用하는 方式이다. 英國 作家 데이비드 호크니(83)는 파블로 피카소(1881~1973)의 造形 言語를 속속들이 探究하고 이를 現代的으로 再解釋해 大衆의 사랑을 받고 있다. 또 젊은 美術家들은 에드바르 뭉크(1863~1944) 等 表現主義 美術家들의 言語를 自身만의 方式으로 解釋한다. 권순철은 세잔이 生빅투아르 山에 담은 ‘精神性’에서 影響을 받았다.
또 正體性이나 時代的 狀況을 感覺的으로 담는 것 또한 重要한 問題다. 1998年 英國의 現代美術商人 터너賞을 受賞한 크리스 吳필리(52)는 自身의 先祖가 살았던 짐바브웨의 코끼리 똥으로 作品을 만들었다. 英國에선 쓸모없는 코끼리 똥이 짐바브웨에서는 거름은 勿論 燃料이자 建築 材料로 使用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2015年 테이트모던에서 回顧展을 연 南아메리카 共和國의 作家 마를렌 뒤마(66) 또한 얼굴로 時代性을 表現한다. 그가 그린 얼굴은 主로 言論에 報道된 記事나 大衆 媒體에 登場한 이미지를 變形시킨 것들이다. 종이 위에 잉크의 번짐 效果를 活用한 그림들은 時時刻刻 變하는 現代 社會의 條件 속에서 不安한 사람들의 心理를 보여준다.
권순철은 時代的 狀況과 歷史를 물감에 담아 쌓아 올리는 方式을 통해 窮極的으로 普遍性을 追求한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日帝時代부터 歷史를 몸으로 겪은 얼굴에는 崇高함이 있다. 過去 서울의 터미널이나 汽車驛에 가면 地方에서 子息들 보러 上京한 村老들을 볼 수 있었다. 모든 것들 겪으면서도 땅과 家族을 지키며 살아온 超然한 얼굴엔 壓倒的 기운이 있다. 이 얼굴에 精神까지 表現할 수 있다면 그것은 世界的인 아름다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김민 記者 kim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