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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운 여름 生命水 같은 한 盞, 데킬라 & 모스코 뮬[김민경 ‘맛 이야기’]|新東亞

더운 여름 生命水 같은 한 盞, 데킬라 & 모스코 뮬[김민경 ‘맛 이야기’]

  • 김민경 푸드칼럼니스트

    mingaemi@gmail.com

    入力 2021-07-31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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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드비’는 발효액을 증류해 만든 술의 통칭이다. 포도주로 만든 브랜디는 대표적인 오드비다. [GettyImage]

    ‘오드비’는 醱酵額을 蒸溜해 만든 술의 通稱이다. 葡萄酒로 만든 브랜디는 代表的인 오드비다. [GettyImage]

    프랑스語로 ‘오드비(Eau de Vie)’는 ‘生命의 물(Water of life)’이라는 뜻이지만 實際로는 술을 意味한다. 葡萄酒로 만드는 브랜디, 謝過主로 만드는 칼바도스, 龍舌蘭(아가베)汁으로 만드는 데킬라, 穀物로 만드는 위스키 等 醱酵額을 蒸溜한 술을 다 指稱한다.

    내가 오드비라는 말을 처음 알게 된 건 첫 職場에 다닐 때다. 大型 出版社에서 인턴십을 한 뒤 작은 雜誌社에 就職했는데, 1年 10個月 만에 일자리를 잃었다. 會社가 經營 惡化로 門을 닫은 것이다. 몇 안 되는 職員들은 바닥에 가라앉은 마음을 어깨에 이고 事務室을 함께 치웠다. 整理가 마무리될 즈음, 누구도 밥 생각이 없었기에 술이나 한 盞 하기로 했다.

    送別會도, 會食도 아닌 그 자리에서 當然히 燒酒를 마실 줄 알았지만, 가장 위 先輩가 “오늘은 오드비”라고 했다. 飮食 얘기를 主로 다루던 雜誌社라 事務室 안에 꽤 다양한 술이 흩어져 있었다. 그中 半쯤 남은 브랜디 ‘아르萬若(Armagnac)’을 골라 머그盞에 따라 나눠 마셨다. 가장 주저앉고 싶은 날에 ‘生命水’라니! 맛과 멋의 언저리에서 일하던 우리에게 참 잘 어울리는 結末이었다.

    어쩐지 슬픈 마무리 같지만, 以後에도 나는 繼續 飮食 關聯 일을 하게 됐다. 나의 射手는 小說家, 編輯長은 料理師가 됐고, 오드비를 提案한 先輩는 只今 雜誌와는 멀고 먼 事業을 한다.

    珍島에서 만난 새빨갛고 津한 紅酒

    소금과 함께 마시는 데킬라는 코를 탁 때리는 향이 매력적인 술이다. [GettyImage]

    소금과 함께 마시는 데킬라는 코를 탁 때리는 香이 魅力的인 술이다. [GettyImage]

    나는 오드비라는 동글동글하면서도 부드러운 말의 語感이 좋았다. 게다가 生命水라는 멋진 뜻이 있다니! 그때부터 나만의 오드비 目錄을 만들기 始作했다. 醱酵額 蒸溜酒가 아니라, 내 人生의 生命水를 적은 것이다.



    旅行 冊을 쓴다고 全國을 헤매고 다니다가 珍島 어느 작은 房에서 마신 紅酒. 술이라면 나도 꽤 한다 생각했는데 1000年 넘는 歷史를 지닌 새빨간 술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사이다를 타서 홀짝였다. 긴 旅程에 말할 수 없이 지쳤던 그 밤, 紅紬衣 붉은 품에 안겨 집에서처럼 달게 잤다. 紅酒에 들어가는 ‘芝草’라는 藥草 德인가도 싶다. 다음날 아침, 반짝하고 깨어난 氣分이 생생해 只今도 집에 紅酒를 둔다. 눈 뜰 힘조차 없이 疲困한 밤이 찾아오면 紅紬衣 붉은 魔術에 다시 期待 볼 마음에서다.

    아주 작은 트럭에서 飮食을 팔던 親舊가 홍대 앞에 번듯한 가게를 차린 날, 나란히 窓가에 앉아 데킬라에 炭酸水를 섞어 마신 것도 기억난다. 그때 親舊는 自己 氣分이 映畫 ‘노킹 온 헤븐스 도어’의 主人公이 바다를 만났을 때 같다고 했다. 나는 그 映畫를 못 본 터라 그저 고개만 끄덕였다. 나중에 보니 主人公들이 떠난 旅行 或은 冒險의 發端에 데킬라가 登場한다.

    내 또래들은 大體로 生涯 첫 데킬라를 소금, 레몬과 함께 마셨을 것이다. 멕시코 沙漠에서 일하는 勞動者들이 不足한 鹽分을 채우려고 소금을 이 술과 같이 먹었다는 由來도 들었을 테고. 코를 탁 때리는 香과 野性美가 찌릿하게 깃든 데킬라는 勞動, 冒險이라는 이미지와 참 잘 어울린다.

    한때 가게를 열면 꿈이 完成될 줄 알았던 親舊는 以後 더 極甚한 勞動에 시달렸다. 한창 일하던 30代의 우리는 ‘勞動 後에는 勞動酒’라는 달콤한 規則을 만들어 놓고 틈만 나면 만나 데킬라를 마시곤 했다.

    차가운 구리盞에 담아 천천히 즐기는 ‘모스코 뮬’

    구리로 된 잔에 얼음과 함께 담아 마시는 모스코 뮬. 푹푹 찌는 여름 밤 즐기기 좋은 칵테일이다. [GettyImage]

    구리로 된 盞에 얼음과 함께 담아 마시는 모스코 뮬. 푹푹 찌는 여름 밤 즐기기 좋은 칵테일이다. [GettyImage]

    最近 나의 生命水 目錄에 오른 술은 ‘모스코 뮬(Moscow mule)’이다. ‘모스크바 노새’라는 재미있는 이름의 칵테일로, 보드카와 진저비어(또는 진저에일), 라임汁을 섞어 만든다. 이 술은 구리로 된 盞에 얼음과 함께 담아 마신다.

    盞에 입술을 대는 瞬間 뺨까지 얼얼한 찬 기운이 퍼진다. 아무리 독한 보드카를 使用해도 차가움과 라임?生薑香 德에 爽快하게 느껴진다. 요즘처럼 푹푹 찌는 여름, 九里컵을 兩손으로 꼭 쥐고 조금씩 마시며 오래 時間을 보낼 수 있다.

    내게 이 한 盞을 처음 勸해 준 사람은 17年 前 함께 雜誌를 廢刊하며 오드비를 외쳤던 그 先輩다. 우리는 아주 가끔씩 만나 그때의 오드비, 그리고 以後 쌓아온 自身만의 오드비를 이야기하곤 한다.

    畫家 폴 가드너는 “그림은 決코 完成되지 않는다. 다만 興味로운 곳에서 멈출 뿐”이라고 했다. 여름도, 感染病도, 勞動도, 人生도 完成될 수 있는 게 아니다. 그저 興味로운 곳에서 멈췄다가 그 記憶을 갖고 흘러갈 뿐이다. 그 所重한 記憶을 오래 刻印시키는 데 한 盞의 生命水는 꽤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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