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戰爭 傷處엔 左右 없어”… ‘原水’를 품은 6·25 犧牲者 遺族들
亂離中 이웃에게 家族 잃은 이들… 말 못했던 아픔 털어내도록 說得
16年間 民間人 犧牲者 639名 찾아… 眞實和解委 被害者 登錄 도와
“어렸을 땐 아버지를 左翼으로 몰고 가 죽인 놈들에게 復讐하는 꿈만 꿨어요. 이제는 그런 마음이 없어요. 左든 右든 戰爭으로 父母 잃고 孤兒로 지내온 歲月은 다 똑같더라고요.”
6·25戰爭 當時 忠南 洪城에서 左翼으로 몰려 軍警의 銃에 아버지를 잃은 이종민 氏(73)에게 戰爭은 깊은 傷處로 남아 있다. 아버지에게 陋名을 씌운 洞네 사람들에 對한 憤怒를 주체하기 어려웠던 때도 있었다. 이제 老人이 된 이 氏는 “洞네가 左右로 쪼개져 和解할 겨를도 없이 歲月이 흘러버렸다”며 “집집마다 아픈 事緣을 끌어안고 살면서도 말 한마디 못 하고 산 歲月이 70年”이라고 했다.
2005年 眞實和解委員會 1期가 出帆했을 때 이 氏는 먼저 沈默을 깨고 被害 申告를 했다. “아버지 3兄弟가 한날한時에 죽임을 當했어요. 빨갱이 子息이란 멍에에 어디 가서 목소리 한番 못 내고 살던 歲月을 이루 말할 수 없었죠. 被害를 認定받고 떳떳하게 살고 싶었습니다.”
李 氏는 6·25戰爭 民間人 犧牲者 名單에 아버지 이름을 올린 뒤에도 眞實 糾明을 멈추지 않았다. 같은 아픔을 가진 竹馬故友 장광훈 氏(74)와 ‘民間人 犧牲者 洪城遺族會’를 꾸렸다. 두 사람은 洪城郡 곳곳을 누비며 遺族들이 眞實和解委 被害者 登錄 等 國家의 認定을 받을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지난 16年間 찾아낸 犧牲者가 639名에 이른다.
“左右 나뉘어 서로 할퀸 傷處는 國家가 저지른 罪… 謝過받고 싶어”
“遺族들 먼저 勇氣를 내주시면 全國 어디든 찾아갈 準備 돼 있어”
“6·25戰爭 때 이웃의 家族이 내 家族을 죽음으로 몰았을 수도 있는데 어느 누가 家族이 當했던 悲劇을 쉽게 입 밖에 꺼낼 수 있겠어요.”
16年째 忠南 洪城에서 ‘韓國戰爭 民間人 犧牲者 洪城遺族會’ 活動을 해온 장광훈 氏(74)는 犧牲者 遺族들을 찾아가 “가슴 깊이 눌러온 아픔을 꺼내놓자고 說得하지만 쉽지 않다”며 이렇게 말했다. 張 氏는 그런 遺族들에게 꼭 傳하는 말이 있다고 한다.
“左右로 나뉘어 서로를 할퀸 傷處 모두 國家가 國民에게 저지른 罪입니다. 國家로부터 謝過를 받아내야 故人의 名譽가 回復될 수 있어요.”
洪城에 살았던 지인섭 氏(73)는 올 1月 난生처음으로 6·25戰爭 當時 家族이 겪었던 慘劇을 입 밖으로 꺼냈다. 지 氏가 두 살이었던 그해 할아버지가 人民軍의 손에 목숨을 잃었다. “平生 가슴에 묻으려 했어요. 괜히 말 꺼냈다가 온 家族이 다 아플 것 같아서요. 하지만 遺族會에 찾아가 지난 일을 털어놓고 나니 가슴속 응어리가 풀어졌습니다.”
지 氏가 이런 決心을 하기까지 張 氏의 說得이 큰 도움이 됐다고 한다. 張 氏는 지 氏에게 “저도 犧牲者의 아들입니다. 우리가 살면 얼마나 살겠습니까. 故人이 當했던 被害를 立證해 國家로부터 謝罪를 받아내야 돌아가신 家族들에게 떳떳하지 않겠어요”라고 했다.
지 氏는 結局 遺族會를 찾아와 被害 事實을 털어놨고 지난해 12月 眞實和解委員會 2期가 出帆하자 委員會에 眞實糾明 申請書를 提出했다. 張 氏와 함께 遺族會를 이끌어온 이종민 氏(73)는 이런 事例를 자주 接했다고 한다. 첫 만남 땐 아무 말도 하지 않다가 그로부터 몇 달 뒤 또는 몇 年 뒤에야 마음을 여는 境遇가 많다.
遺族會가 2005年 眞實和解委 1期 出帆 以後 16年間 찾아낸 6·25戰爭 民間人 犧牲者가 639名. 올해에만 21名을 追加로 찾아냈다. 이렇게 찾아낸 犧牲者의 遺族 가운데 지 氏처럼 直接 眞實糾明 申請書를 提出한 事例가 많지는 않다. 李 氏는 “이젠 犧牲者의 子女들 나이도 70, 80代다. 老軀를 이끌고 直接 書類를 提出하고 被害를 陳述하기 힘들기 때문”이라고 했다.
張 氏와 이 氏는 “遺族會가 直接 遺族들을 찾아다니면서 陳述도 받고 書類 接受도 돕고 있다. 遺族들이 먼저 勇氣를 내주기만 하면 全國 어디든 찾아갈 準備가 돼 있다”고 했다. 眞實和解委에 따르면 忠南 洪城郡에서 6·25戰爭 民間人 犧牲者로 現在까지 207名(13件)李 被害를 認定받았다. 出帆 後 6個月이 된 眞實和解委 2期에 接受된 眞實糾明 申請 件數는 現在 530件이다.
이기욱 記者 71wook@donga.com
김수현 記者 newsoo@donga.com
이소연 記者 always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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