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正當, 票만 좇지 말고 眞理 찾아야… 日나카에의 警告[박훈 韓國人이 본 日本史]|東亞日報

正當, 票만 좇지 말고 眞理 찾아야… 日나카에의 警告[박훈 韓國人이 본 日本史]

  • 東亞日報
  • 入力 2023年 11月 9日 23時 33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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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훈 서울대 역사학부 교수
박훈 서울대 歷史學部 敎授
《“차라리 3金 때가 나았어.” 요즘 政治판을 보며 이런 말을 하는 분들을 자주 만난다. 사람은 다 지나간 때를 아름답게 記憶하려는 傾向이 조금씩은 있지만, 그저 그래서만은 아닌 것 같다. 그만큼 요즘 우리 政治風景은 目不忍見이다. 問題의 深刻性은 우리나라만 그런 게 아니라는 데 있다. 美國을 비롯해 英國, 프랑스 等 人類에게 民主主義를 膳賜했던 나라들도 以前에는 想像하기 어려웠던 政治 現象들을 보이기 始作한 지 오래다. 이런 狀況들을 보며 시진핑, 블라디미르 푸틴, 甚至於는 金正恩조차 “民主主義, 좋아하시네!” 하며 冷笑하고 있을까 걱정된다.》





19世紀 末 民主主義 受容한 日本

韓國이 民主主義 國家인 것은 맞지만, 우리가 民主主義라는 政治體制에 對해 깊은 省察을 쌓아왔다고 하긴 어렵다. 光復 後 그저 美國 따라 받아들였을 뿐이라는 것이 率直한 말일 것이다. 그後 80年間 民主主義는 마치 性理學의 ‘代議(大義)’처럼 그저 떠받들어졌을 뿐, 知的 探究와 批判의 과녁에서는 벗어나 있었다. ‘타는 목마름’으로 民主主義를 외치긴 했지만, 시원한 물 한盞 마시고 맨 精神으로 ‘民主主義란 무엇인가’를 哲學·政治學·歷史學的으로 들여다본 적은 그리 많은 것 같지 않다.

1890년 7월 1일 치러진 일본 최초의 국회의원(중의원) 총선거 투표장을 그린 삽화. 사진 출처 국사편찬위원회 우리역사넷
1890年 7月 1日 치러진 日本 最初의 國會議員(衆議院) 總選擧 投票場을 그린 揷畵. 寫眞 出處 國史編纂委員會 우리歷史넷
‘다른 건 몰라도 民主主義는 日本보다 韓國이 한 手 위다’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19世紀 末 日本人들이 (代議)民主主義에 대면하면서 겪었던 知的 苦鬪는 只今 民主主義를 苦悶하는 데 좋은 參考資料다. 우리와 달리 그들에게 民主主義는 맨땅에서부터 하나하나 理解하고, 飜譯하고, 受容 與否와 受容 範圍를 決定해야 하는 것이었기에, 이를 둘러싸고 수많은 探索과 論戰이 벌어졌다. 우리가 只今 쓰고 있는 自由, 憲法, 議會, 代議民主主義, 正當, 權利 等의 用語는 이런 過程에서 만들어진 것들이다.

19세기 말 서구 민주주의를 연구해 일본에 소개하고 그 자신이 직접 제1회 총선거에 나가 국회의원으로 당선되기도 했던 사상가이자 언론인 나카에 조민. 사진 출처 위키피디아
19世紀 末 西歐 民主主義를 硏究해 日本에 紹介하고 그 自身이 直接 제1회 總選擧에 나가 國會議員으로 當選되기도 했던 思想家이자 言論人 나카에 조민. 寫眞 出處 위키피디아
그中 가장 큰 役割을 한 것이 나카에 조민(中江兆民·1847∼1901)이라는 사람이다. 日本 自由民權運動의 根據地인 道士番(土佐藩)에서 태어나 思想家, 言論人으로 民主主義를 探究, 紹介하고 1890年 第1回 總選擧에서 國會議員으로 當選됐다. 張자크 루소의 ‘社會契約論’을 飜譯하는 等의 業績으로 ‘東洋의 루소’라고 불리기도 했다. 다른 메이지時代 知識人들과 마찬가지로 나카에 亦是 西洋의 政治思想을 受容하면서 漢學(漢學)의 槪念과 用語를 使用할 수밖에 없었다. 이때 活用된 것이 傳統的인 공(公)과 社(私)의 槪念으로, 나카에는 루소의 ‘一般意志’를 ‘公知(公志)’로 飜譯했다.(이하 김태진 ‘近代 初期 日本의 代議民主主義의 受容’)

政黨은 眞理를 探究하는 곳

1890년 제1회 총선거로 뽑힌 일본 제국의회 의원들과 그 명단을 담은 그림. 한국보다 반세기 이상 빨리 서구 대의민주주의를 
받아들인 일본은 당시로서는 생소했던 자유, 헌법, 정당과 같은 민주주의의 기본 개념을 이해하고 수용 범위를 정하는 지적 고투를 
거쳐야 했다. 사진 출처 규슈 오이타현 교육위원회 홈페이지
1890年 第1回 總選擧로 뽑힌 日本 帝國議會 議員들과 그 名單을 담은 그림. 韓國보다 半世紀 以上 빨리 西歐 代議民主主義를 받아들인 日本은 當時로서는 生疏했던 自由, 憲法, 政黨과 같은 民主主義의 基本 槪念을 理解하고 受容 範圍를 定하는 指摘 苦鬪를 거쳐야 했다. 寫眞 出處 규슈 오이타현 敎育委員會 홈페이지
審議를 통해 一般意志가 導出된다는 루소의 見解를 說明하면서, 나카에는 ‘의(議·토의)’가 社를 공으로 바꾸는 作業의 核心이라고 했다. 그는 多數決이 公知(公志)를 導出한다고 하지는 않았다. 그러니 單純히 人民들의 뜻을 政治에 그대로 反映하는 것으로 公知는 찾을 수 없다. 政黨들은 單純히 政治的 見解를 같이하는 것을 넘어 眞理를 探究하는 곳이며, 眞理를 重視하는 學派와 같은 政黨이 國會를 組織하고, 그들이 ‘討議’를 거듭할 때 公知에 다다를 수 있다. 眞正한 黨은 “다른 黨 中에 옳은 바가 있음을 알아차린 때는 갑자기 뜻을 고쳐 이를 따라도 조금도 마음에 介意하는 바가 없다.”(나카에 조민 ‘政黨論’·김태진 飜譯)

昨今 우리의 政黨들은 어떤가. 公知 따위 探索하는 議員은 거의 없는 듯하며 輿論調査, 팬덤 支持者 追從을 民主主義처럼 받아들인다. 相對 黨의 意見이 옳을 수도 있음을 念頭에 두기는커녕 내가 內心 말하려 했던 것도 相對가 먼저 表明하면 豹變하며 攻擊해댄다. ‘眞理(公知)를 重視하는 學派와 같은 政黨’까진 아니더라도, ‘討議’ 中에 코인 投資를 探究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 아닌가.

‘民主主義의 危機’ 補完策 必要

나카에가 생각한 代議政治란 여러 小人의 가슴속(胸腹)에 있는 ‘私利私慾’의 덩어리를 國會라는 큰 냄비에서 끓이고 다시 끓여, 구름이 되고 안개가 돼 푸른 層樓(層樓)인 內閣에까지 밀어 올리는(?上) 것이다(‘군자소인’). 그럴 때 國會는 國家의 ‘一帶腦髓(一大腦髓)’가 된다. 輿論에 추종만 하는 게 아니라 그 輿論에 기초하되, 熟考와 熟議(熟議)를 거듭해 公知를 導出해내는, 身體의 腦와 같은 存在다. 그러나 그後 日本政治는 國民들의 輿論收斂, 議員들 間의 熟議, 利害打算을 調整한 公共性에 기초한 政策 決定, 그 어디에서도 洽足한 成果를 보여주지 못했다. 執權黨은 80年이 흘러도 제대로 交替되지 않았고, 國會 構成員들 中 相當數는 世襲 議員이며, 地域 利益誘導 政治가 이들의 主要 任務가 돼 왔다. 熟議보다는 票 計算, 輿論에 對한 說得보다는 迎合이 橫行해 議會에 對한 信賴는 顯著히 낮다(필자의 졸고 ‘近代日本의 公論政治와 民主主義’).

現在의 韓國 國會도 이에 못지않다. ‘私利私慾’의 덩어리들이 討議라는 담금질을 통해 구름과 안개가 되기는커녕 덩어리 그 自體로 亂舞하고 있다. 內閣(政府)은 ‘푸른 層樓’를 나와 다른 데로 옮긴 탓인지, 또 하나의 덩어리가 돼 같이 막춤을 춘다. 100餘 年 前 中國 革命家 장빙린(章炳麟)은 選擧를 해봤자 地域 土豪들이 當選될 것이며, 이름은 國會이나 실은 幹部(奸府)가 생겨나 百姓들을 괴롭힐 거라고 指摘했다. 그러면서 “代議政治는 반드시 善한 專制政治만 못하다”고 一喝했다(‘代議然否論’). 只今 中國 共産黨의 立場과 恰似하다. 民主主義의 昏迷에 넌더리를 낸 사람들이 이런 意見에 끌릴 날이 오지 말라는 法도 없을 것이다.

나는 위에 紹介한 論文의 結論에서 아래와 같이 쓴 적이 있다. 昏迷하는 民主主義 問題에 대면할 때 “우리는 東아시아의 歷史的 經驗을 偏見과 誇張 없이 發掘해내어 그것을 內在的으로 解釋한 다음 거기서 智慧와 示唆를 얻어야 할 것이다. 그때 近代 西洋의 成就를 상대화할 必要는 있겠지만, 그것을 無理하게 貶下하는 ‘아시아主義’的 姿勢는 禁物이다. 이 같은 基本的 態度를 前提한 위에서 現在의 政黨·選擧·議會制度, 輿論調達의 프로세스(輿論調査의 濫用, 인터넷의 威力), 有識者 會議의 役割(韓國 憲法裁判所의 莫大한 權限과 役割은 이런 面에서 意味深長하다), 大衆 集會의 效果와 問題點, 甚至於는 地域區 選擧·多數決의 正當性 等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批判的으로 檢討해야 할 것이다.” 우리의 民主主義가 어디가 아픈지 잘 살펴보자. 民主主義를 應援한다.



박훈 서울대 歷史學部 敎授


#日本 #國會 #民主主義 #나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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