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年間穿鑿했던 모네의 修鍊, 용산에 피다[윤범모의 顯微鏡으로 본 名畫]

東亞日報
入力 2022年 5月 31日 03時 00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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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8월 28일까지 열리는 ‘어느 수집가의 초대―고 이건희 회장 기증 1주년 기념전’에 전시된 클로드
모네의 ‘수련이 있는 연못’. 작품 바닥에 원작을 촬영한 영상을 비춰 실제 연못 위에 서 있는 듯한 느낌을 관람객에게 준다.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 서울 龍山區 국립중앙박물관에서 8月 28日까지 열리는 ‘어느 蒐集家의 招待―고 李健熙會長寄贈 1周年記念展’에 展示된 클로드 모네의 ‘修鍊이 있는 蓮못’. 作品 바닥에 原作을 撮影한 映像을 비춰 實際蓮못 위에 서 있는 듯한 느낌을 觀覽客에게 준다. 國立中央博物館提供

서울 龍山區 국립중앙박물관 展示室에 修鍊蓮못이 생겼다. 참으로 稀罕한 일이다. 展示室 바닥에 蓮못을! 궁금하다면 當場特別展 ‘어느 蒐集家의 招待’에 가면 된다. 이 展示는 故李健熙三星電子會長의 寄贈 1周年을 맞아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이 共同으로 主催한 記念展이다. 여기서 ‘어느 蒐集家’는 當然히 李健熙會長이다. 李會長의 別世以後遺族은 蒐集品을 博物館과 美術館에 나눠 寄贈했다. 勿驚, 2萬3000點이 넘는다. 寄贈品의 物量도 놀랍지만 水準 또한 놀라웠다. 美術館에 寄贈한 約 1500點 가운데 西洋繪畫作品 7點이 包含되어 있는바, 그 가운데 하나가 바로 클로드 모네(1840∼1926)의 ‘修鍊이 있는 蓮못’(1917∼1920年)이다. 博物館은 이 作品 바로 앞에 原作을 撮影한 映像을 바닥에 비춰주고 있다. 觀客은 實際의 修鍊蓮못 위에 서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게 될 것이다. 修鍊이 있는 蓮못.

모네는 印象主義를 연 代表畫家로 美術愛好家로부터 커다란 사랑을 받고 있다. 모네는 畫家이지만 庭園師라고 불러도 좋을 만큼 庭園 가꾸기에 熱情을 바쳤다. 畫家는 말했다. “내가 畫家가 된 것은 모두 꽃 德分이다.” 正말 꽃을 좋아한 畫家다운 말이다. 프랑스 파리에서 北西쪽으로 72km 가면 지베르니라는 雅淡한 洞네가 나온다. 40代의 모네는 여기 지베르니로 移徙한 뒤 專門庭園師를 雇用해 庭園을 가꾸었다. 꽃과 나무를 사랑한 畫家의 마음은 大地 위에 나타났다. 그러면서 모네는 캔버스 위에 꽃을 숱하게 그렸다. 그 가운데 代表的인 素材는 修鍊이었다. 모네는 末年의 30年假量을 修鍊 그리기에 集中한바, 250點程度를 그렸다. 모네가 얼마나 修鍊을 사랑했는지 그의 作品은 말해주고 있다. 睡蓮의 畫家. 事實 나는 오래前에 지베르니에 있는 모네의 집을 訪問한 바 있다. 修鍊이 있는 蓮못은 日本式 다리로 治粧했고, 집 안에는 畫家가 좋아한 日本의 多色木版畫(우키요에)가 걸려 있었다. 19世紀 유럽 社會에서 流行했던 ‘日本風’을 斟酌하게 했다.

1874年第1回印象主義展示는 유럽 美術界에 하나의 革命처럼 刻印됐다. 印象主義 하면 모네의 ‘引上, 해돋이’(1872∼1873年)라는 作品이 于先 떠오른다. 르아브르 港口의 日出風景을 담은 그림이다. 港口는 아침 안개 때문인지 뿌옇고 事物들이 鮮明하게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그런지 모네의 그림 亦是 칙칙한 色깔에 起重機, 帆船, 工場 굴뚝 같은 것들이 不分明하게 보이고 있다. 다만 畵面中央의 붉은 太陽만이 强烈하게 位置하고 있다. 重要한 것은 바다 水面 위에 붉고 기다랗게 빛나고 있는 太陽光이다. 當時 이런 畫風은 높게 評價받을 수 없었다. 事實印象主義라는 用語도 한 批評家가 揶揄와 批判을 하기 위해 使用한 데서 생기게 되었다. 印象主義를 批判한 當時의 캐리커처에 이런 것도 있다. 캔버스 위의 色깔을 두고 ‘屍體色깔’이라고 揶揄하니 畫家는 이렇게 對答했다. “안타깝게도 냄새까지 그리지는 못했다.” 빛과 色깔을 重要視 여긴 印象主義畫家에게 色깔을 ‘屍體의 色깔’이라고 貶下한 當代 사람들. 하지만 印象主義作品은 오늘날 世界에서 가장 사랑받고 있고, 事實 그림값도 가장 비싸게 팔리고 있다.

印象主義以前의 畫家들은 大槪室內에서 作業했다. 다행스럽게도 印象主義時節 물감을 담는 勇氣, 卽携帶用金屬튜브가 發明되었다. 그래서 畫家들은 野外에서 作業할 수 있게 되었고, 太陽의 存在를 새삼 느끼게 되었다. 印象主義畫家들에게 빛은 重要해졌고, 더불어 色깔 表現에도 敏感하게 되었다. 햇빛에 따라 事物의 色깔은 變했고, 當時畫家들은 이런 微妙한 變化를 畵面에 담았다. 모네 亦是野外에서 많은 作業을 했다. 그가 庭園에서 숱한 作品을 남긴 것도 印象主義時代의 社會環境과 直結된다.

모네가 말년에 그린 ‘수련이 있는 연못’(1917∼1920년). 꽃을 사랑한 그는 수련 작품만 250점 정도 남겼다. 죽음을 앞두곤 “꽃을 꺾어서 장례식 장식을 하지 말라”고 부탁했다고 한다.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 모네가 末年에 그린 ‘修鍊이 있는 蓮못’(1917∼1920年). 꽃을 사랑한 그는 修鍊作品만 250點程度 남겼다. 죽음을 앞두곤 “꽃을 꺾어서 葬禮式裝飾을 하지 말라”고 付託했다고 한다. 國立現代美術館提供

다시 國立中央博物館展示室로 가보자. 모네의 修鍊作品은 末年에 그려서 그런지 色感이 華麗하지 않다. 무엇보다 修鍊은 畵面의 구석으로 밀려나 있고, 그나마도 듬성듬성 몇 個 되지 않는다. 오히려 畵面의 半以上을 하얗게 處理한바, 마치 하늘의 구름이 내려온 것처럼 보인다. 勿論老年에 視力을 잃게 된 畫家의 結果일 수 있다. 하지만 거꾸로 解釋하면 抽象的인 表現은 뒤에 抽象繪畫의 先驅로 자리매김하게도 한다. ‘修鍊이 있는 蓮못’은 모네의 野心作으로 눈길을 오랫동안 붙들어 맨다. 蓮꽃은 흙湯물에서 살아도 自身의 몸에 흙湯물을 적시지 않고 오히려 蓮못을 정화시킨다. 淸淨의 象徵蓮꽃. 모네의 睡蓮은 우리의 마음을 닦게 한다.

모네는 86歲에 이승을 떠나면서 遺言을 남겼다. 自身의 葬禮式에 꽃 裝飾을 하지 말라는 付託이었다. 自身의 庭園에 있는 꽃으로 裝飾하는 것은 一種의 神聖冒瀆이라고 했다. 꽃 사랑의 偉大한 境地이다. 庭園의 꽃은 그 自體로 아름답다. 왜 꽃을 꺾어 葬禮式場을 꾸미려 하는가. 오늘의 우리에게 주는 하나의 輕責과도 같다. 꽃으로 裝飾하지 말라.

윤범모 國立現代美術館長

#모네 #龍山 #國立中央博物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