民生 앞세웠지만 權力獨占… 페이시스트라토스의 두 얼굴[조대호 神話의 땅에서 만난 그리스 思想]

東亞日報
入力 2023年 12月 14日 23時 30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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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古代 그리스 世界는 온갖 政治體制의 實驗場이자 角逐場이었다. ‘貴族情’ ‘참酒酊’ ‘民主政’ 等多樣한 停滯가 競爭을 벌였다. 그래서 各各의 正體를 代表하는 人物 이야기도 많다. 페이시스트라토스(紀元前 600年頃∼紀元前 527年)의 이야기가 代表的이다. 그는 權力을 獨占한 ‘僭主’였지만 아테나이의 ‘黃金時代’를 연 政治家이기도 했다. 그의 이야기는 ‘理想的僭主’의 支配가 이루어낼 수 있는 ‘最善’이 무엇이고, 거기에 빠져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한 가지 歷史的事例이다.》

各種計略 통해 權力掌握

19세기에 그려진 페이시스트라토스의 인물화. 그는 독재자였지만, 많은 업적을 이룩해 아테나이의 ‘황금시대’를 열었다는 평가도 있다. 사진 출처 위키피디아 — 19世紀에 그려진 페이시스트라토스의 人物化. 그는 獨裁者였지만, 많은 業績을 이룩해 아테나이의 ‘黃金時代’를 열었다는 評價도 있다. 寫眞出處 위키피디아

페이시스트라토스는 墜落과 上昇, 亡命과 歸還을 거듭하며 權力의 자리에 오른 人物이었다. 헤로도토스의 ‘歷史’에는 이 오뚝이 政治家의 力量과 履歷을 보여주는 逸話가 많다. 그는 이웃 나라 메가라와의 戰鬪에서 功을 세운 將軍으로서 名聲을 얻었다. 그런 그가 어느 날 魂飛魄散해 市內로 들어왔다. 그 自身은 勿論이고 노새까지 시골길에서 被襲을 當해 傷處를 입은 모습이었다. 그는 이 事件을 理由로 市民들에게 護衛部隊를 要求했고 이를 통해 權力을 掌握했다. 市民들을 감쪽같이 속여 넘긴 自作劇이었다.

급수시설에서 물을 받는 여인과 목욕하는 아이가 그려진 기원전 520년경 도기. 참주가 된 뒤 페이시스트라토스는 아테나이의 급·배수시설을 정비했다. — 給水施設에서 물을 받는 女人과 沐浴하는 아이가 그려진 紀元前 520年頃陶器. 僭主가 된 뒤 페이시스트라토스는 아테나이의 級·配水施設을 整備했다.

페이시스트라토스는 靜寂과의 妥協에도 能했다. 그가 術策으로 權力을 잡자 敵對關係에 있던 靜寂들이 團合해 對抗했다. 權力鬪爭에서 밀린 페이시스트라토스는 追放을 避할 수 없었다. 하지만 亡命期間은 오래가지 않았다. 3, 4年 뒤 그를 몰아낸 靜寂들이 分裂되자 그中 한쪽과 政略結婚의 關係를 맺음으로써 페이시스트라토스는 다시 아테나이로 돌아온다. 이때 그가 탄 馬車의 옆자리에는 아테네 女神으로 扮裝한 젊은 女人이 앉아 있었다고 한다. 헤로도토스는 이를 記錄하면서 ‘지혜롭기로 소문난 아테나異人들이 이런 計略에 속아 넘어갔다’고 놀라움을 表示했지만, 그만큼 페이시스트라토스는 計策과 妥協은 勿論이고 象徵造作에도 能한 人物이었다.

各種計略을 통한 權力掌握, 그리고 政略結婚이 破局으로 끝난 뒤 11年의 亡命生活을 하면서 끌어모은 傭兵部隊와 함께 돌아와 實力으로 完全한 支配力을 손에 넣기까지 페이시스트라토스는 不屈의 權力意志를 보여주었다. 그런데 權力掌握의 過程이 어떠했든, 그가 그 뒤 20年 동안 펼친 政治는 桀紂(桀紂)의 暴政이 아니었다. 놀랍게도 그의 僭主政治는 古代 그리스의 어느 時代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選定(善政)’이었다. 그는 傳來의 法을 따랐고 다양한 政策을 통해 아테나이에 繁榮을 안겨주었다. 그 功績은 이루 헤아리기 어려울 程度이다. 農民들에게는 農器具調達資金을 提供했고 道路改良工事, 神殿建立, 上水源開發等의 土木工事를 進行했다. 貧民을 위한 ‘뉴딜 政策’이었다. 營農 및 建設工事에 必要한 資金은 公正한 稅金을 통해 마련했다. 巡廻裁判制度를 導入해 都市 밖에서도 裁判이 공정하게 이루어질 수 있게 했다. 市民들이 參與하는 各種文化, 藝術行事가 열렸고 이를 통해 아테나이는 當代最高의 文化國家로 浮上했다.

業績 많아 ‘黃金時代’ 評價 있지만

페이시스트라토스(마차 위 오른쪽 사람)가 아테네 여신으로 분장한 여인을 태우고 아테나이로 복귀하는 모습을 그린 1838년 삽화.
권력 싸움에 밀려 추방당했던 페이시스트라토스는 아테나이로 돌아오기 위해 정적의 딸과 정략결혼했고, 자신의 복귀에 대한 반발을
불식하기 위해 이런 깜짝쇼까지 벌였다. 사진 출처 위키피디아 — 페이시스트라토스(馬車 위 오른쪽 사람)가 아테네 女神으로 扮裝한 女人을 태우고 아테나이로 復歸하는 모습을 그린 1838年揷畵. 權力 싸움에 밀려 追放當했던 페이시스트라토스는 아테나이로 돌아오기 위해 靜寂의 딸과 政略結婚했고, 自身의 復歸에 對한 反撥을 拂拭하기 위해 이런 깜짝쇼까지 벌였다. 寫眞出處 위키피디아

페이시스트라토스가 펼친 政治는 흠잡을 곳이 없어 보인다. 古代 그리스의 政治史를 冷靜하게 觀察하고 體系的으로 分析한 아리스토텔레스도 感動을 받았을 程度이니까. 그는 페이시스트라토스의 業績들을 羅列하며 그의 統治를 ‘크로노스의 黃金時代’에 比喩했다. 하지만 한 가지 點은 놓치지 않았다. 페이시스트라토스의 農民政策을 두고 아리스토텔레스는 이렇게 말했다. “이것은 두 가지 效果가 있었다. 그것은 사람들이 都市에서 빈둥거리지 않고 시골에 고루 分散되도록 하는 것, 그리고 適當한 水準으로 살면서 私的인 일에 沒頭하여 公的인 것에 關心을 가질 마음이나 餘暇가 없도록 하는 것이었다.”(‘고대 그리스政治史飼料’·嗺子令崔惠英 옮김)

페이시스트라토스에 對한 아리스토텔레스의 評價는 ‘僭主적 選定’의 裏面을 指摘한다. 이 評價를 民主正義理念을 說破한 페리클레스의 演說과 比較해 보자. “어느 누구도, 都市를 위해서 좋은 일을 할 수 있는 限, 가난이나 보잘것없는 評判 때문에 政治活動에서 排除되는 일이 없습니다. (…) 生業에 從事하는 사람들도 政治(ta politika)에 無識하지 않습니다. 우리 아테나異人들만이 特異하게도 政治에 參與하지 않는 者들을 ‘政治에서 自由로운 者들’이 아니라 ‘쓸모없는 者들’로 看做합니다.” 이런 民主正義理念에 비추어 보면 結局 페이시스트라토스의 權力은, 그것이 아무리 選定이었다고 하더라도, ‘私有化된 政治權力’에 不過했던 것이다. 市民大衆의 政治參與를 排除한 政治였으니까.

아무렴 어떤가? ‘잘살게’ 해주면 그것만으로 훌륭한 政治가 아닌가? 누군가는 이렇게 反問할 것이다. 이런 疑問들이 잦아질수록 市民의 公共意識과 政治參與는 無視되고, 市民의 政治參與가 不實해질수록 權力의 私有化를 노리는 個人이나 集團의 欲望은 더 커진다. ‘잘 먹고 잘살게 해줄 테니, 政治는 나에게 맡겨라.’ 하지만 이들이 말하는 ‘잘삶’에는 市民의 主權行使, 政治參與는 빠져 있다.

市民의 政治疏外가 부르는 危機

그렇게 私有化된 權力이 市民全體의 共同利益을 代辯할 수 있을까? 市民들의 政治的自己疏外를 代價로 要求하며 權力이 約束하는 ‘公益’은 어떤 것일까? 設令 그런 뜻에서 ‘公益’이 可能하다고 해도, 그것은 아주 드문 偶然일 것이다. 페이시스트라토스의 政治가 그런 偶然이었다. 하지만 어쩌다 그런 偶然이 實現된다고 해도, 一人支配의 政治는 오래가지 못한다. 36年 동안 이어진 페이시스트라토스 家門의 權力이 그랬다. 紀元前 527年 페이시스트라토스가 죽고 큰아들 히피아스가 權力을 물려받은 뒤 政治는 漸次暴政으로 變質되었다. 히피아스의 執權後 13年째 되던 해 그의 동생이 被殺되었고 몇 年 뒤 히피아스 自身도 追放되면서(기원전 510年) 僭主政治는 終末을 맞았다.

우리 時代에도 大多數市民들은 “私的인 일에 沒頭하여 公的인 것에 關心을 가질 마음이나 餘暇가 없도록” 내몰린다. ‘民生’을 앞세운 政治的口號가 市民들의 公的인 關心과 要求를 代身하고, 政治는 權力慾에 사로잡힌 個人들이나 集團의 專有物처럼 여겨진다. ‘政治는 모르겠고 나는 잘살고 싶어’처럼 市民의 政治意識을 冒瀆하는 口號가 나오는 것은 主權在民을 核心으로 하는 民主政이 빈껍데기가 되어간다는 證據가 아니고 무엇인가?

民主正義 빈속을 어떻게 채울까? 市民들의 公的인 關心이 成熟되고 그에 뿌리내린 政治가 힘을 얻는 것 말고 다른 길이 있을까? 하지만 現實은 거꾸로 간다. 市民들은 私的인 關心과 利益에서 눈을 못 떼고 政治는 그런 理解關係에 妓生(寄生)해서 權力을 얻고 지키는 데 沒頭하고 있으니 2500年前僭主의 選定보다 나을 게 없지 않은가.

조대호 연세대 哲學科敎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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