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蠻勇은 容器로, 神衆은 卑怯으로… 疫病이 부른 ‘價値의 顚覆’[조대호 神話의 땅에서 만난 그리스 思想]|東亞日報

蠻勇은 容器로, 神衆은 卑怯으로… 疫病이 부른 ‘價値의 顚覆’[조대호 神話의 땅에서 만난 그리스 思想]

  • 東亞日報
  • 入力 2023年 8月 24日 23時 33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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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정치철학자 토머스 홉스가 번역한 펠로폰네소스 전쟁사. 사진 출처 이베이
英國의 政治哲學者 토머스 홉스가 飜譯한 펠로폰네소스 戰爭史. 寫眞 出處 이베이


조대호 연세대 철학과 교수
조대호 연세대 哲學科 敎授
투키디데스는 戰爭과 內紛 속 人間의 모습을 加減 없이 그려냈다. ‘人間의 本性’에 따라 反復될 일들을 일깨우는 것이 그의 著述 目的이었다. 이 記錄은 人間 本性의 善惡에 關心을 가진 사람들을 사로잡았는데, 國家契約論의 擁護者 토머스 홉스(1588∼1679)도 그中 하나였다. 그에게 人間의 自然狀態는 “외롭고 가난하며 險惡하고 殘忍하다”. “짧은 人生”은 “持續的인 恐怖와 暴力에 依한 죽음”에 맡겨져 있다. 홉스에게 人間의 存在에 對한 이런 想像을 불어넣은 것도 ‘펠로폰네소스 戰爭史’였다. 그는 마흔한 살에 이 歷史書를 飜譯했다.》





疫病 앓고 ‘報告書’ 남긴 투키디데스


펠레폰네소스 전쟁 당시 아테나이인들은 적의 공격을 막기 위해 도시부터 가장 가까운 항구까지 긴 장벽을 쌓았다. 하지만 이 때문에 인구가 밀집되면서 역병이 창궐하게 된다.
펠레폰네소스 戰爭 當時 아테나異人들은 敵의 攻擊을 막기 위해 都市부터 가장 가까운 港口까지 긴 障壁을 쌓았다. 하지만 이 때문에 人口가 密集되면서 疫病이 猖獗하게 된다.
투키디데스는 戰爭 中 人間의 狀況을 여러 角度에서 仔細히 그려냈는데, 그中에는 疫病과 그 結果에 對한 記錄도 있다. 戰爭이 始作되고 이듬해 여름 疫病이 찾아왔다. 疫病은 먼 곳에서 왔지만 아테나異人들의 戰爭 戰略이 被害를 키웠다. 그들은 긴 城壁을 쌓고 그 안으로 市民들을 待避시키는 戰略을 세웠다. 障壁 끝의 港口를 통해 物資를 供給하면 勝利할 수 있으리라 確信했던 것이다. 이 戰略이 疫病의 猖獗을 낳으리라고 누가 豫想했을까? 城壁 안에 사람들이 몰려들어 環境이 劣惡해지자 疫病이 들불처럼 번졌다. 直接 疫病을 앓았던 투키디데스는 病의 症勢와 結果를 仔細히 記錄했다. 그것은 ‘疫病에 對한 醫學的 報告書’다.

이 報告書에 따르면 疫病은 머리 꼭대기에서 始作해 온몸을 타고 아래로 내려갔다. 첫 症狀은 高熱과 눈의 充血이었다. 목구멍과 혀에서 피가 났고 呼吸 困難과 惡臭가 이어졌다. 가슴 痛症과 기침, 腹痛도 따랐다. 皮膚도 성하지 않았다. 피멍과 膿疱와 腫氣가 몸을 덮었고, 사람들은 高熱을 못 견뎌 물속으로 뛰어들었다.

疫病은 사람들을 물에 뛰어들게 했을 뿐 아니라 絶望으로 몰아넣었다. “體質이 强하든 弱하든 一旦 이 病에 걸리면 差異가 없었으니, 이 病은 平素 健康 管理에 關係없이 사람을 無差別的으로 낚아채 갔다. 疫病의 가장 무서운 點은 病에 感染되었다는 것을 알면 絶望感에 사로잡히는 것과 사람들이 서로 看護하다 交叉 感染되어 羊떼처럼 죽어가는 것이었다.”(천병희 옮김) 짐승들조차 放置된 屍身에 다가가지 않았고 온 나라는 無法天地가 되었다. “神들에 對한 두려움도 人間의 法도 拘束力이 없었다.”

疫病의 正體는 只今도 論難거리다. 天然痘, 發疹티푸스 等의 症狀에 가깝다. 하지만 무슨 疫病이었는지 몰라도 우리는 그 끔찍한 狀況에 쉽게 共感한다. 지난 3年 동안 코로나를 겪었고 只今도 벗어나지 못한 탓이다. 백신이나 醫學的 處方이 없다면 우리의 只今 狀況은 어떨까?

內戰과 疫病에 무너진 價値와 道德


플랑드르의 화가 미힐 스베이르츠(1618∼1664)의 작품 ‘고대 도시의 역병’. 아테나이의 역사학자 투키디데스는 그의 저서 
‘펠로폰네소스 전쟁사’에서 전쟁 발발 이듬해 아테나이를 덮친 역병을 생생히 기록했다. 천연두 혹은 발진티푸스로 추정되는 이 
역병으로 당시 아테나이 인구의 3분의 1이 희생됐다. 사진 출처 위키피디아
플랑드르의 畫家 美힐 스베이르츠(1618∼1664)의 作品 ‘古代 都市의 疫病’. 아테나이의 歷史學者 투키디데스는 그의 著書 ‘펠로폰네소스 戰爭史’에서 戰爭 勃發 이듬해 아테나이를 덮친 疫病을 생생히 記錄했다. 天然痘 或은 發疹티푸스로 推定되는 이 疫病으로 當時 아테나이 人口의 3分의 1이 犧牲됐다. 寫眞 出處 위키피디아
하지만 투키디데스의 關心은 單純히 疫病의 醫學的·心理的 結果를 追跡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 그는 內戰과 疫病의 二重高架 낳은 社會 病理 現象을 敍述하는 데 더 큰 關心을 두었다. 이 現象의 核心은 ‘價値 顚覆’이었다. “內戰은 行動을 가리키는 낱말들의 日常的인 意味를 正當化의 手段으로 바꿔 놓았다. 非理性的인 蠻勇은 愛國的 容器로 看做되고, 앞일을 생각하는 신중함은 機會主義者의 卑怯으로 여겨진다. 節制는 사내답지 못함을 숨기는 속임數로 看做되고 萬事를 對備하는 思慮分別은 모든 일에 對한 怠慢으로 置簿된다. 狂氣 어린 突發 行動은 사내다운 態度로 看做되고 安全을 위한 深思熟考는 빠져나가기 위한 그럴듯한 핑계로 생각된다.”

傳來의 價値와 道德이 무너졌다. 道德은 自己辨明과 他人 攻擊의 手段으로 轉落했다. 이렇게 바꾸면 더 實感이 날지 모르겠다. 非理를 告發하는 勇氣는 ‘組織에 對한 背信’으로, 정의로운 行動은 ‘어리석음’으로, 성실함은 ‘꽉 막힌 態度’로 낙인찍힌다. 2400年 前 狀況에 우리가 共感할 수 있다면, 그 까닭은 ‘人間의 本性’이 같고 只今의 現實이 ‘戰爭 같은 競爭’이기 때문이 아닐까?

투키디데스의 記錄은 ‘리얼’하다. 이 ‘리얼리티’가 西洋 思想家들을 사로잡았다. 그들은 거기서 僞善과 虛僞의 假面이 벗겨진 人間의 맨얼굴, 道德의 굴레를 내던진 人間의 本모습을 보았다. 文明 世界를 벗어난 정글 속 人間의 모습이랄까. 하지만 더 따져보자. 홉스 等이 想像한 대로 ‘펠로폰네소스 戰爭史’에 그려진 人間의 모습이 眞짜 人間 本性의 本모습일까?

分明 그것을 두고 人間의 모습이 아니라고는 말할 수 없다. 하지만 그것은 人間에 對한 折半의 眞實일 뿐이다. ‘戰爭 속’ 人間의 모습일 뿐이니까. 그것만이 人間 本性의 全部라고 斷定할 根據는 없다. 勿論 그 反對도 마찬가지다. 戰爭이 人間의 本來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면 平和 亦是 人間의 本來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 그렇다면 人間 本性의 眞짜 모습은? 眞實은 그 中間, 卽 戰爭과 平和에서 달리 나타나는 人間의 兩面性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道德意識은 악을 凝視할 때 생긴다

人間은 本性的으로 야누스的이다. 이 點에서 動物들과 다르다. 動物들은 道德을 세우지도, 그것을 뒤엎지도 못한다. 오직 人間만이 本性의 兩面性 탓에 神的인 上昇과 惡魔的 墜落을 거듭한다. 타고난 本性이니 바꿀 수도 없다. 바꿀 수 있는 것은 그 本性의 實現 條件뿐이다. 하지만 아무리 警戒해도, 境界가 느슨해지는 瞬間 人間은 惡魔的 存在로 墜落한다. 투키디데스는 戰爭, 內紛, 疫病의 狀況에서 드러난 人間의 兩面的 本性을 記述했지만 人間 本性의 惡魔的 一面이 웃는 얼굴로 闊步하는 것이 어디 그때뿐일까? ‘平和’ 속에서도, 禁止된 快樂에 對한 想像과 逸脫의 欲望이 날개를 달고 솟구치는 21世紀 ‘유튜브 時代’에도 道德의 고삐가 풀린다. 이런 時期는 언제나 ‘戰爭, 內紛, 疫病’의 狀況이다.

누군가는 反問할 것이다. 都大體 어떤 ‘道德’을 따르라는 말인가? ‘道德’은 時代와 社會마다 다르지 않나? ‘道德’이나 ‘敎化’의 이름으로 行使된 暴力의 事例들이 歷史에 가득하다! 맞다. ‘道德의 고삐’보다 ‘고삐 풀린 自由’가 더 낫다는 主張이 呼訴力을 갖는 것도 그 때문이다. 하지만 바로 그 地點에서 투키디데스 읽기가 必要해진다. 어떻게 투키디데스가 그린 人間의 地獄으로 墜落하지 않을 수 있을까? 바로 이 물음이 ‘道德’에 對한 모든 論議의 出發點이 될 테니까. 소크라테스가 던진 質問들의 核心도 그것이다. 그가 투키디데스의 同時代人이라는 것은 決코 偶然이 아니다.

道德意識은 惡의 應試에서 생긴다. 이 凝視에는 人間의 惡에 내몰린 다른 本性(善한 本性)에 呼訴하는 힘이 있다. 이렇게 뒤집어 말할 수도 있겠다. 世上의 惡을 外面하는 ‘肯定主義者’의 視線, 이것이 惡의 뿌리일 수 있다. 그런 視線은 不幸을 견디는 治療劑일 수 있지만 이 治療劑의 過多 使用은 더 큰 不幸과 破綻을 부르기 때문이다. 世上에는 分明 肯定할 것과 否定할 것이 함께 있다.



조대호 연세대 哲學科 敎授


#투키디데스는 戰爭 #疫病 #價値의 顚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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