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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신과 同等한 自由로운 與信…性差別 없는 社會를 꿈꾸게 하다”[조대호 神話의 땅에서 만난 그리스 思想]|東亞日報

“남신과 同等한 自由로운 與信…性差別 없는 社會를 꿈꾸게 하다”[조대호 神話의 땅에서 만난 그리스 思想]

  • 東亞日報
  • 入力 2021年 11月 19日 03時 00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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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빈 의회 앞 분수대에 있는 그리스 여신의 전형인 아테네 여신상. 1898년. 사진 출처 위키미디어
오스트리아 빈 議會 앞 噴水臺에 있는 그리스 女神의 典型인 아테네 女神像. 1898年. 寫眞 出處 위키미디어
조대호 연세대 철학과 교수
조대호 연세대 哲學科 敎授
《古代 그리스는 家父長制 社會였다. 民主正義 아테네도 그런 點에서는 王政의 朝鮮 社會와 다르지 않았다. 政治 參與는 18歲 以上 成人 男子들의 權利였고, 女人들은 身分의 差異를 不問하고 家庭의 울타리를 벗어날 수 없었다. 出産, 育兒, 집안 살림 外에 女人들에게 許諾된 公的인 活動은 祭祀와 祝祭가 全部였다. 女人들은 市民權도, 所有權도 없이 아버지에게, 男便에게, 아들에게 매여 살았다. 그들은 公的인 權利를 ‘빼앗긴’(privatus) ‘私的인’(private) 存在였다. 그런 그리스의 女人들은 ‘일리아스’에 登場하는 自由로운 女神들을 보면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

트로이 전쟁의 출발점이 된 ‘파리스의 심판’. 고대 그리스의 여신들은 모든 결정에 참여하고, 전쟁터를 누비며 남신들과 맞서 싸우는 데 거침이 없을 정도로 자유를 누리는 모습으로 그려졌다. 페테르 파울 루벤스, 1632∼1635. 영국 국립미술관 소장
트로이 戰爭의 出發點이 된 ‘파리스의 審判’. 古代 그리스의 女神들은 모든 決定에 參與하고, 戰爭터를 누비며 男神들과 맞서 싸우는 데 거침이 없을 程度로 自由를 누리는 모습으로 그려졌다. 페테르 파울 루벤스, 1632∼1635. 英國 國立美術館 所長
호메로스의 ‘일리아스’는 英雄들의 이야기일 뿐만 아니라 英雄 世界의 周邊에 머물던 女人들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두 集團의 女人들이 登場한다. 戰爭터의 女人들과 트로이아의 女人들이다. 이들은 處地가 달라도 한 가지 點에서 똑같다. 그들은 모두 公的인 權利의 主體가 아니다. 戰爭터의 女人들은 말할 必要도 없다. 戰場의 英雄들이 ‘名譽의 所有者’라면, 女人들은 그들의 戰利品, ‘名譽의 膳物’이다. 그들은 이 사내에서 저 사내로 ‘돌고 돌면서’ 物件처럼 去來된다. 성안의 女人들은 ‘아직’ 戰利品이 아니지만, 그들 亦是 男子들의 決定과 집안일에 묶여 있다. 男子들의 決定에 運命을 내맡긴 채 아이를 낳아 기르고 물레를 돌리는 것이 女子의 一生이다.

戰場을 누비며 싸우는 女神


그러니 어떻게 호메로스의 英雄 敍事詩를 두고 ‘男性 英雄들의 暴力을 美化하고 女性에 對한 抑壓을 當然視하는 男性 中心의 敍事’라고 말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틀린 말이 아니지만, 그렇다고 完全히 옳은 말도 아니다. ‘일리아스’에 對한 女性主義의 批判은 作品 속 女神들의 모습에 充分히 注目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與信들에 對한 想像에서 호메로스는 女性에 對해 매우 開放的인 觀點을 取한다. 全體的으로 볼 때 호메로스의 女神들은 人間 世界의 女人들과 男子들이 가진 두 側面을 共有한다는 뜻에서 陽性的이다.

勿論 與信들 中에도 아들 周邊을 맴도는 ‘헬리콥터 맘’이 있다. 아킬레우스의 어머니 테티스가 그렇다. 하지만 이 女神은 오히려 例外에 屬한다. 다른 女神들에게는 집 안팎의 境界가 없다. 女神들은 누구에게도 從屬된 存在가 아니다. 그들은 共同體의 構成員으로서 男神들과 同等한 權利를 누린다. 올림포스 神들의 共同體는 12名의 長官 가운데 6名이 女性인 政府 組織을 닮았다. 女神들은 그저 자리를 지키는 程度가 아니다. 그들은 모든 決定에 參與해서 積極的으로 意見을 내세우고 說得이 안 通하면 속임數 等 온갖 方法을 動員해서 뜻을 貫徹한다. 戰場을 누비며 男神들에 맞서 싸우는 데도 거침이 없다.

아레스를 制壓한 아테네

아테네는 싸우는 女神의 典型이다. 70年代의 아이들은 번개 아톰과 鐵人 28號가 싸우면 누가 이길지 恒常 궁금했다. 요즘 아이들은 슈퍼맨과 배트맨이 싸우면 누가 이길지 궁금할 것이다. 호메로스 公演의 聽衆들도 다르지 않았다. 아테네와 君臣 아레스가 싸우면 누가 이길까? 그런 好奇心에 떡 한 덩이 던져주듯, 詩人은 ‘일리아스’ 안에 神들의 理性 對決 場面을 끼워 넣었다. 그런데 勝敗가 너무 쉽게 갈려서 싱거울 程度다. 아테네의 손에는 “제우스의 천둥도 制壓할 수 없는” 무시무시한 防牌가 들려 있다. 아레스가 긴 槍으로 이 防牌를 찌른다. 하지만 女神은 사뿐히 물러나 攻擊을 避한 뒤 벌판에 놓인 검은 돌덩이를 억센 손으로 집어 들고 아레스의 목을 내리쳐 四肢의 기운을 풀어 버린다. “어리석은 者여! 나와 힘을 겨루려 하다니, 내가 그대보다 얼마나 더 剛하다고 自負하고 있는지 아직도 몰랐더란 말인가!” 女神이 깔깔 웃는다.

性別 分業을 깨는 想像力

與信들에 對한 호메로스의 想像은 顚覆的이다. 이 想像은 自然法則처럼 通用되는 性別 分業의 觀念을 뒤엎기 때문이다. 2800年 前의 詩人은 急進的 女性主義者였나? 거침없는 女神들의 모습은 억눌려 살던 女人들에게 想像 속 代理 滿足이었을까? 當時의 女人들이 품었던 解放의 꿈이 與信들에 對한 想像으로 形象化된 것일까? 아니면 先史時代 母系制 社會의 稀微한 記憶이 敍事的 想像으로 再現되었을까? 모든 解釋이 可能하다. 想像 속에서는 過去의 記憶과 未來의 꿈이 뒤섞이기 마련이니까.

想像에는 現實을 바꾸는 힘이 있다. 與信들에 對한 想像도 그렇다. 플라톤은 그런 想像을 實現하려 했던 사람들 가운데 하나다. 그는 ‘國家’에서 女性들을 호메로스의 女神들과 같이 만들려고 했다. 그에 따르면 누구나 能力이 있으면 性別과 無關하게 戰士나 統治者가 될 수 있다. 性別 때문에 男子와 女子가 하는 일이 달라야 한다는 主張은 ‘대머리가 구두장이가 되면, 長髮은 구두장이를 해서는 안 된다’는 말처럼 터무니없다. “그러므로 女子와 男子를 가릴 것 없이 나라를 지키는 일에 關해서는 그 性向이 같다.” 그래서 守護者 階級의 女人들에게는 옷감 짜기, 아이 돌보기, 下女 管理와 같은 집안일은 許諾되지 않는다. 하지만 어려운 問題가 하나 있다. 女人들이 떠난 자리는 누가 채울까? 特히 出産과 養育 問題를 어떻게 解決해야 할까? 플라톤은 解決策으로 ‘妻子共有制’를 내놓았다. 一種의 群婚(群婚)과 集團養育이 人間의 限界를 克服하고 女人들을 與信같이 만들 수 있는 條件이었다.

出産·育兒와 外部活動의 딜레마

플라톤의 境遇는 天上의 想像을 地上에 具現하려고 할 때 생기는 딜레마를 잘 보여준다. 몸을 가진 存在에게 出産과 育兒의 拘束과 公的 活動의 自由가 兩立할 수 있을까? 우리 社會는 이 딜레마의 한쪽 뿔에 매달린다. 女性들에게 公的 活動의 機會를 擴大하는 것 같지만, 그에 뒤따르는 出産과 養育의 問題는 眞摯하게 苦悶하지 않는다. 經濟成長의 狂氣에 사로잡힌 社會의 關心은 ‘産業豫備軍’의 數字 늘리기에 쏠려 있지 않은가. 딜레마의 解決이 이렇듯 個人의 몫이 되면 女性들은 실존적 트릴레마에 마주할 수밖에 없다. 出産과 育兒를 위해서 다른 活動을 抛棄할까, 집 안팎의 일을 떠맡는 슈퍼 우먼이 되어야 할까, 不確實한 未來일지언정 來日을 위해 오늘의 結婚과 出産을 抛棄할까? 이런 狀況이 낳는 結果는 뻔하다. 치솟는 非婚율, 곤두박질하는 出産率, 일자리를 둘러싼 性別 葛藤이 달리 무엇을 말하는가?

解決策은 없을까? 탈레반처럼 女性들을 다시 집안에 묶어둘까, 플라톤의 構想대로 家族을 解體할까, 아니면 一部 女性主義者들이 主張하듯 出産과 養育의 ‘拘束’에서 人間을 救해 줄 技術의 救世主를 기다려야 할까? 어느 것도 合理的 代案이 아니라면, 남는 것은 하나다. 性別의 差異 없이 누구나 집 안팎의 일을 共有하는 社會를 만드는 것이다. 現實과 想像의 거리, 地上의 女人들과 올림포스 女神들 사이의 距離를 좁히는 일이 그렇게 쉬운 일이겠는가.

조대호 연세대 哲學科 敎授
#그리스 #일리아스 #自由로운 與信 #性差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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