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파리에 있는 기메東洋博物館(Musee Guimet)은 1889年에 門을 연 유럽 最大의 東洋美術 專門博物館이다. 기메博物館에는 金弘道의 風俗畫를 비롯해 花鳥畫, 山水畫, 人物畫 等 多數의 韓國 美術品이 있지만, 그 中에서도 厖大한 朝鮮時代 民畫 蒐集品이 有名하다. 1888年 프랑스 人類學者이자 旅行家인 샤를 바라(1842~1893)가 韓國에서 蒐集한 民畫들과 2001年에 現代化가 이우환 氏가 寄贈한 民畫들이다. 그 中에서 프랑스 觀覽客들이 가장 눈을 떼지 못하는 作品은 ‘冊架圖(冊架圖)’ 或은 ‘冊거리(冊巨里)’로 불리는 屛風이다. 冊과 文房四友(文房四友) 等 舍廊房에 있는 冊欌 속에 여러 가지 物品을 그린 그림이다. 그런데 民畫 冊架圖를 接한 첫 印象이 매우 現代的이다. 冊欌 속 冊은 자를 대고 그린 것처럼 반듯반듯해 디자인 作品처럼 表現돼 있다. 또한 쌓여 있는 冊더미가 마치 建物처럼 透視圖法으로 表現돼 있는데, 時點이 多樣하다. 冊欌의 칸에 있는 器物들이 왼쪽에서 본 模樣, 오른쪽에서 쳐다본 模樣, 위에서 본 時點, 아래에서 올려다본 視線으로 變化無雙하다. 르네상스 時代의 發明品인 遠近法이 朝鮮時代 民畫에 使用됐는데, 마치 立體派 畫家 피카소 作品처럼 왼쪽, 오른쪽, 위 아래에서 내려다본 다양한 時點이 한 幅의 그림에 담겨 있다. 外國 觀覽客들도 “朝鮮時代 民畫에서 어떻게 이렇게 現代的인 會話 느낌이 날 수 있느냐”며 연신 “뷰티풀!”을 외치게 만든다. 朝鮮時代 民畫人 ‘冊거리 屛風도’는 지난 4月부터 11月까지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고 있는 ‘冊거리: 우리 冊꽂이, 우리 自身’ 展示會에서도 선보였다. 한·오스트리아 修交 130周年을 記念해 열린 이 展示는 합스부르크 王家 페르디난트 大公의 厖大한 所藏品이 있는 ‘빈 世界博物館(Weltmuseum Wien)에서 열렸다. 이番 展示會에서 單獨 디지털아티스트로서 參加한 이豚兒 作家의 作品 ’To be, Continued‘(렌티큘러 에디션)는 빈 世界博物館에 永久 所長됐다. 이돈아 作家의 디지털아트 映像作品은 展示會 오프닝 콘서트에서 上映되기도 했다. 이 作家의 ’冊거리‘ 作品은 뉴욕의 摩天樓 빌딩과 冊架圖가 奧妙하게 重疊돼 있는 模樣이다. 傳統 民畫가 現代 都市의 空間으로 擴張돼 再誕生한 獨特한 世界다. 이 作品의 題目은 ’時空連續體(時空連續體)-Space Time Continuum‘. 오스트리아에서 선보인 이豚兒 作家의 朝鮮 民畫와 冊架圖, 달缸아리, 모란화 等 다양한 作品世界를 볼 수 있는 展示會가 서울 鍾路區 인사동에서도 열리고 있다. 21日까지 볼 수 있는 ’無憂樹갤러리 企劃展 K-ART 시리즈2 : 이豚兒 招待展 Omni_Verse‘ 展示會다. 서울과 뉴욕을 오가며 作品活動을 해온 이 作家를 만나 인터뷰했다. ―冊架圖와 뉴욕의 빌딩숲을 겹쳐서 그리는 理由는. “冊架圖 屛風 속의 冊더미들과 都市의 빌딩이 처음엔 造形的으로 宏壯히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 속에 담긴 意味까지도 닮은 것을 發見하게 됐다. 冊架圖는 正祖가 特別히 사랑했던 그림이었다. 冊과 그림을 사랑한 正祖는 御座 뒤에 日月오봉度(日月五峯圖) 屛風을 두는 慣例를 깨고 冊거리 屛風을 펼쳐놓을 程度였다. 正祖는 學問에 精進하라는 意味에서 冊架圖를 사랑했는데, 王室과 士大夫들을 넘어 庶民層으로까지 流行하면서 自己가 갖고 싶은 器物을 冊架圖에 하나씩 채워나갔다. 學問에 對한 熱望부터 人生의 幸福과 長壽까지 象徵하는 物件들이었다. 冊架圖에 民草들의 欲望이 담겼듯이, 빌딩숲度 네모난 한칸 한칸마다 사람들의 强烈한 欲望이 담긴 것이 똑같다고 생각했다. 否定的인 欲望이 아니라, 더 發展하고 싶은 삶의 肯定的인 欲望이라고 생각한다.” 이豚兒 作家의 그림 속에는 ’비뚤어진 사다리꼴‘ 模樣의 圖形이 登場한다. 2005年 뉴욕에서 生活하던 때 뉴저지의 工場을 빌려 作品 活動을 하며 煩悶, 不安 속에서도 自我를 지키려했던 自身의 分身과도 같은 圖形이다. “2000年度부터 朝鮮時代 民畫를 抽象的으로 表現하는 作業을 해왔어요. 뉴욕에 있는 親庭집에서 머물며 2年 동안 作業을 했는데, 너무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民畫니 꽃이니 다 빼고 나를 그리자고 생각했습니다. 쓰러질 듯 위태롭게 서 있는 콘크리트 빌딩이 제 自身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비뚤어진 6面體 建物은 現實에서는 可能하지 않은 模樣이다. 遠近法에도맞지 않는 幾何學的 造形物이다. 내 不安한 現在의 心理狀態를 있는 그대로, 잘 表現해주는 것 같았습니다.” ―朝鮮時代 民畫人 冊거리 屛風島가 現代的인 美術로 보이는 理由는. “저도 내가 그린 幾何學的 圖形과 冊거리 그림이 造形的으로 비슷하다고 느꼈다. 冊거리는 遠近法, 透視圖法上으로 正確히 맞지 않는 데, 그래서 더 魅力的이라고 생각했다. 冊架圖 속 시렁 위에 놓인 冊과 器物들은 밑에서 위로 보기도하고, 위에서 내려다보기도 하고, 左右에서 바라본 時點이 多樣하다. 正말 天才的인 繪畫 作品이다. 이렇게 다양한 時點은 眞正한 ’자유로움‘이 담겨 있다. 선비들이 工夫를 할 때 한쪽 面만 파고들 것이 아니라, 다양한 時點에서 이리저리 批判的으로 바라보면서 窮理해야 한다는 意味를 强調한 뜻일 수도 있다. 유럽에서 피카소와 같은 立體派가 나온 것처럼, 우리나라에서도 定해진 틀을 깨고 자유롭고 싶은 欲求가 자연스럽게 그림으로 表現된 것 같다.” 展示場에는 映畫 ’인터스텔라‘에 나온 冊이 세로로 가득 꽂혀 있고, 冊이 동동 떠다니는 巨大한 冊꽂이 模樣의 冊架圖 그림도 있다. 이 作家는 “이 映畫를 너무 좋아해서 마지막 場面에 主人公이 아빠를 만나는 書架를 想像하며, 冊架圖를 變形시켰다”고 말했다. 冊架圖와 빌딩숲을 그린 作品에 이어 이豚兒 作家가 새롭게 내놓은 作品은 ’달缸아리‘ 시리즈다. 純白의 달缸아리가 宇宙를 背景으로 한 보름달로 變化하는 모습이 重疊되는 렌티큘러(lenticular·보는 角度에 따라 이미지가 變化하는 3D立體 製作技法) 作品이다. 이 作品 앞에서 걸어가거나, 고개를 若干씩 움직이면 角度에 따라 달이 되었가, 달缸아리로 變化한다. 이 作家의 冊架圖와 달缸아리, 牡丹꽃 그림은 10月에 오픈하는 京畿道廳 新廳舍 1層 로비에 大型作品으로 設置돼 선보일 豫定이다. ―朝鮮白瓷人 달缸아리를 素材로 한 理由는. 달缸아리의 魅力은 무엇인가. “달缸아리는 크고, 넉넉해서 餘裕와 豐饒를 象徵하는 器物이다. 그런데 저는 달缸아리를 볼 때마다 ’切除‘의 아름다움이 너무나 感銘的이었다. 누구나 하얀 圖畫紙를 주면 그림을 그리고 싶어하겠는가. 애들이 壁에 落書를 하고 싶어하듯이 말이다. 그런데 새하얀 달缸아리 表面에 아무 것도 그리지 않았다는 게 神奇할 뿐이다. 이렇게 큰 缸아리 같은 境遇에 道公이라면 그림을 그려넣고 싶었을 것이다. 高麗靑瓷, 靑華白瓷, 粉靑沙器처럼 얼마든지 아름다운 그림을 그려넣을 수 있는 實力이 있는데도, 달缸아리는 거기에서 멈췄다. 未完成이라고 느낄 수도 있지만, 節制에서 오는 숨막히는 아름다움이다. 맥시멀리스트人 나는 언제나 캔버스를 꽉꽉 채우는 스타일이다. 그런데 正反對인 藝術作品을 보니까 비어있는 餘白의 아름다움이 正말 魅力的이다. 日本사람들이 우리나라 막사발에 對해서 뛰어난 作品이라고 말하는 것에 對해 처음엔 잘 理解를 하지 못했다. 그런데 日本 나오시마 祝祭 때 旅行을 가서 깨달았다. 日本은 陶瓷器 뿐 아니라 公園의 造景까지도 極度의 完璧함을 追求한다. 흐트러뜨리는 것을 못하기 때문에 日本人들은 막사발 같은 것을 못 만든다. 매뉴얼에 따른 完璧함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다. 그래서 日本사람들이 무심한 듯, 아무렇지도 않은 듯 만든 막사발에 그렇게 興奮하는 것이다. 아무 것도 그려넣지 않은 달缸아리의 울퉁불퉁한 表面에 빠져드는 것도 그 理由다.” ―달缸아리와 달을 겹치는 作品을 만든 理由는. “10月에 오픈하는 京畿道廳舍 1層 로비에 設置되는 10幅짜리 簇子(가로 30m) 作品 中의 하나로 달缸아리 作品이 들어간다. 10幅짜리 簇子에는 그림과 렌티큘러 作品, 미디어아트가 融合된 作品들이 들어간다. 지난해에 8個月에 걸쳐 이 作品을 만들고 있던 中 뉴욕에 살고 계시던 어머니가 돌아가셨다. 그런데 코로나19 때문에 어머니 葬禮式에 갈 수가 없었다. 作品 完成期일이 臨迫해서 美國에 다녀오면 自家隔離 때문에 作業을 完了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유튜브로 葬禮式을 치르면서 正말 울면서 作業을 했다. 2018年에 아버지가 뉴욕에서 돌아가셨을 때 물려주신 달缸아리가 있었다. 父母님을 그리워하며 밤하늘의 달을 쳐다보면서, 하늘나라에서 平安하게 쉬시길 祈願하면서 달缸아리 시리즈를 始作하게 됐다. 房 안에 놓인 달缸아리가 宇宙로 올라가 둥그런 보름달로 變化하는 作品이다.” ―렌티큘러 製作技法으로 만든 理由는. “렌티큘러는 옛날에 學校 다닐 때 冊받침에서 많이 보던 것이다. 菓子封紙 속에 들어있는 캐릭터도 렌티큘러로 만든 것이 많다. 冊받침이나 葉性, 캐릭터에는 ’렌즈‘라고 불리는 얇은 아크릴판을 使用한다. 제 作品은 2mm 짜리 아크릴판을 使用해 3次元 立體感을 높였다. 제 그림 속 民畫的 素材는 過去를 象徵하고, 빌딩과 같은 것은 現在(未來)의 象徵한다. 제가 過去와 現在를 다루는 作家니까, 2次元으로 보여주는 렌티큘러 製作技法이 적합하다고 생각한다.” ―民話를 素材로 한 미디어아트를 만들게 된 契機는. “제가 30年 前 結婚할 때 父母님께서 婚需品으로 媤宅에 屛風을 보냈다. 까맣게 잊고 지내다가 男便에게 물어봐서 媤宅에서 屛風을 찾았다. 屛風에는 篆書體로 글씨가 써 있었는데 解釋이 안됐다. 아는 知人의 도움으로 구글링을 해서 飜譯해보니 後漢時代 學者 仲長統(仲長統)의 詩 ’낙지론(樂志論)‘이었다. 物質을 넘어 幸福하게 사는 삶에 對해 쓴 詩人데, 시집가는 딸에게 줄 수 있는 最高의 膳物이었다. 이 ’낙지론‘을 內容으로 한 미디어 아트 作品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미디어아트의 主要 모티브 中의 하나는 丹靑이다. 우리나라 建築에서 丹靑은 지붕과 기둥, 面과 面을 ’連結‘해주는 무늬다. 뉴욕과 서울을 이어주는 모티브로 五方色 끝과 丹靑을 選擇했다. 그 안에 달缸아리, 빌딩, 冊架圖, 牡丹꽃과 같은 다양한 映像이 이어진다. 父母님이 사랑하셨던 옛 器物들은 그리움의 對象이고, 알루미늄이나 렌티큘러, 미디어아트 같은 素材는 現代的인 것을 象徵한다.” ―牡丹꽃 그림도 많은데, 그 意味는. “民畫에서 牡丹꽃은 富貴榮華를 象徵한다고 해서 집 안에 걸어놓는 境遇가 많았다. 사람들이 富貴榮華하면 富(富)에만 集中하는데, 저는 高貴함에 더 끌린다. 牡丹은 皇后의 꽃같은 느낌이라 매우 좋아한다. 牡丹은 스스로 뽐내지 않는다. 本人 自體가 高貴한 華麗함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뽐내지 않아도 周邊에서 다 느끼니까 尊重받는 것이다. 남을 貴하게 여기면 自身도 貴함을 받게 된다.”전승훈기자 rap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