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켄 老齒, 우리들의 ‘올드 오크’[동아廣場/김금희]|東亞日報

켄 老齒, 우리들의 ‘올드 오크’[동아廣場/김금희]

  • 東亞日報
  • 入力 2024年 1月 30日 23時 39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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倉庫였던 ‘올드 오크’ 홀 修理해 給食所 열자
시리아 難民 外 英 住民들도 와서 함께 먹어
巨匠, 마지막 映畫까지 連帶 希望 놓지 않아

김금희 객원논설위원·소설가
김금희 客員論說委員·小說家
얼마 前 英國의 映畫監督 켄 老齒의 마지막 映畫 ‘나의 올드 오크’(2024年)를 봤다. 映畫의 背景은 英國 北部 最大의 鑛山 都市였던 더럼, 石炭産業의 沒落으로 슬럼化되면서 居住民들의 挫折과 不滿이 높은 곳이다. 이 都市의 빈집에 시리아 難民들이 入住하면서 이야기는 始作된다. 居住民들은 집값이 더 떨어질 것을 念慮해 人種差別的 言行과 暴力까지 行使하며 그들을 쫓아내고 싶어 한다.

勿論 難民들을 돕는 사람들도 있다. 오래된 洞네 술집 올드 오크를 運營하는 TJ는 손님이 끊길까 봐 葛藤하면서도 內戰으로 모든 것을 잃고 異國으로 온 사람들을 外面하지 못한다. 映畫는 어느 洞네에나 存在할 가장 平凡한 얼굴의 嫌惡를 보여주며 敵對를 量産하는 世界를 細工한다. 그렇게 해서 이것이 正말 當身이 願한 삶인가를 묻는 老齒의 映畫的 力量은 如前하고 絶望과 슬픔을 밀고 올라오는 먹먹한 感動 또한 짙다.

平行線을 달리는 居住民과 難民들의 葛藤 속에서 마침내 難民 少女 ‘야라’를 비롯한 사람들은 오랫동안 倉庫로 使用했던 올드 오크의 또 다른 홀을 修理해 給食所를 열기로 한다. 食事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와서 먹을 수 있는 空間을 만든 것이다. 空間이 생기자 시리아 사람들뿐 아니라 居住民들度 給食所를 찾았고, 그들은 祖國을 잃은 難民과 크게 다를 것 없는 가난과 孤立 속에 살아가고 있던 英國人들이었다.

鑛山 勞動者 父母 밑에서 자란 TJ는 “굶주림은 없을 것이다”, “우리는 함께 먹을 때 더 단단해진다”라는 標語 아래 罷業을 함께했던 洞네 어른들을 떠올리고 現在 삶을 求할 수 있는 건 바로 그런 希望이라는 事實을 깨닫는다. ‘勇氣, 抵抗, 連帶’라는 그 時節 슬로건이 낡은 것으로 置簿되는 건 現實에서의 效用 價値를 잃었기 때문이 아니라 사람들이 스스로 버려버린 것이라는 自覺이다. 힘써서 이뤄야 하는 그런 價値들보다 犧牲羊을 만들어 暴力的으로 消耗하는 것이 더 쉬워진 世上이니까. 韓國의 요즘을 떠올리게 하는 대목이었다.

巨匠의 마지막 映畫라서였을까, 이야기가 묵직한 感動을 주어서였을까. 觀客들은 엔딩 字幕이 올라갈 때까지 座席에서 기다렸고 拍手를 쳤다. 그 拍手는 老齒가 50年 동안 보여준 리얼리티에 對한 執拗한 沒頭를 기리는 것이었을 것이다. 老將은 勞動者들의 고통스러운 現實을 外面하지 않았고 自身의 어느 映畫에서도 聯隊의 可能性을 抛棄하지 않았다.

‘나, 다니엘 블레이크’(2016年)에서는 모든 시스템이 전산화되면서 文盲에 가까운 身世가 된 老人과, 버스를 잘못 타 몇 分 늦었다는 理由로 保育手當을 빼앗긴 싱글맘이 서로를 도왔다. ‘未安해요, 리키’(2019年)에서는 自己犧牲을 통해 어떻게 해서든 家族을 먹여 살리려는 宅配 勞動者 리키의 傷處투성이 얼굴을 우리에게 인식시켰다.

그는 낮은 자리에서 人間을 다뤘고 그러면서도 人間에게 許容된 絶對的인 힘인 希望을 映畫에 담았다. 그러니 映畫館에 모인 우리에게 老齒의 映畫는 더 以上 無力해지고 싶지 않은 이들이 모여드는 또 하나의 ‘올드 오크’였을 것이다.

映畫를 보고 나오니 비는 繼續 내리고 있었다. 雨傘이 없어서 눈에 보이는 食堂으로 얼른 들어갔는데 마침 社會的 協同組合에서 만든 곳이었다. 1980年代 雰圍氣로 꾸며놓은 그곳에는 65歲 以上의 職員들로 運營되고 있었고 食卓 위의 案內를 읽으니 收益金도 老人들을 위한 福祉에 使用된다고 했다. 떡볶이와 김밥을 注文하고 기다리는데 뒷자리에서 魚묵 꼬치를 끼우고 있던 어르신이 허리를 펴며 “하루 終日 했더니 이제는 지겨워” 하고 若干의 투정을 담아 말했다. 그러자 다른 同僚가 웃으며 다가왔고 飮食이 나왔을 때쯤 둘의 對話는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는 對한(大寒)의 날씨 이야기로 넘어가 있었다. 그러고 보니 그날은 大寒이었다.

“大寒 지나면 겨울도 끝이야.” “그렇지, 이제 겨울도 다 간 거야.” “맞아, 좀 있으면 꽃 핀다.”

나는 窓밖 風景을 바라보았다. 거리에는 패딩을 입지 않은 사람이 거의 없었고 觀光버스에서 내린 外國人 觀光客들은 모두 추워 종종걸음으로 移動하고 있었다. 그런데도 어르신들은 봄을 내다보고 있었다. 그분들에게 大韓은 추위의 絶頂이 아니라 봄기운의 始作이었다. 이제 老齒의 새로운 映畫를 보지는 못하겠지만 나는 只今 이 食卓에서 들은 對話가 앞으로도 安穩한 慰勞 속에 再生되리라 豫感했다. 그럴 때마다 ‘나의 올드 오크’도 每番 새롭게 定義되리라고. 얼음이 녹기 始作하는 것은 봄이 確實할 때가 아니라 아직 겨울 속에 머무를 때라는 事實을 알게 된 그날, 魚묵 국물을 들이켜고 있는 食卓은 손에 꼽을 만큼 특별했다.



김금희 客員論說委員·小說家



#켄 老齒 #올드 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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