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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光化門에서/조종엽]만날 수 있어 感謝한 秋夕… 잔소리 삼키고 眞心 傳하길|동아일보

[光化門에서/조종엽]만날 수 있어 感謝한 秋夕… 잔소리 삼키고 眞心 傳하길

  • 東亞日報
  • 入力 2023年 9月 27日 23時 42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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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종엽 문화부 차장
조종엽 文化部 次長
“土卵국에 솔잎떡을 새로 차려(芋羹松餠○初新)/마루 위에서 慇懃히 母親을 慰勞하네(堂上慇懃慰母親)/자매와 兄弟가 한 사람 적다고 歎息하니(?妹弟兄歎少一)/올해 秋夕은 가장 마음이 아프네(今年秋夕最傷神)”(‘하재일기·荷齋日記’에서)

弓과 官廳에 그릇을 納品했던 中人 出身 지규식은 1900年 秋夕을 엿새 앞두고 守舊(水龜)라는 아홉 살 아이를 病으로 잃었습니다. 名節을 맞아 土卵국을 끓이고 松편을 차렸지만 그 마음이 어땠겠습니까. 집 뒤엔 대추가 前보다 倍나 달려 한가득 따보지만, 주고 싶은 아비의 마음을 아이는 이제 알 수가 없습니다. 지규식은 이런 心情을 詩로 지어 日記에 적었습니다.

秋夕 連休가 始作됐습니다. 家族이란 愛憎이 깊은 關係다 보니 歸省길 停滯를 헤치고 오랜만에 故鄕에 내려가 마주해도 보고팠던 마음처럼 말이 나오지 않는 때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보고 싶어도 보지 못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박남수 詩人은 읊었습니다. “故鄕을 떠나서/바라보는 中樞(仲秋)의 달은/그리움의 거울./以北에 계신 할머니를 그리며/미주(美州)에 간 아내를 그리며/내가 只今 귀뚜라미처럼/추운 몸을 떨고 있다”

딱 100年 前 秋夕도 그랬습니다. 1923年 秋夕 다음 날인 9月 26日 동아일보엔 ‘總督府第2回 眼部調査到着’이라는 題目 아래 간토大地震 生存者의 名單이 빼곡히 실렸습니다. 그해 9月 1日 發生한 大地震 消息을 듣고 家族의 生死를 몰라 안절부절못하던 이들이 名單을 보고 가슴을 쓸어내렸을 겁니다. 그날 本報 社說은 이렇게 썼습니다. “‘秋夕이지만 쓸쓸하다!’ 이것은 非常(非常)히 슬픈 말이다.”

1933年 10月 秋夕 즈음엔 돈 벌러 滿洲로 떠난 오빠를 그리는, ‘故鄕에서 어린 누이’가 쓴 便紙가 揭載됐네요. “오늘은 8月 한가위 푸른 하늘에 밝은 달은 말 없이 흐르는 깊은 밤!…머나먼 오빠 계신 그곳을 하염없이 바라보며 오라버님의 苦生 (生)各할 때 가슴은 바작바작 타오르는 듯 안타까울 뿐입니다.”

三國史記는 新羅 儒理王이 6部(部)를 定한 뒤 牌를 갈라 길쌈 勝負를 한 데서 加倍(한가위)가 由來했다고 적고 있습니다. 지는 便이 술과 밥을 내면서 놀았다는 것이지요. 좀 異常한 건 다음 句節입니다. “이때 진 便의 한 女子가 일어나 춤을 추면서 歎息하기를, 回蘇懷素(會蘇會蘇)라 하여 그 音調가 슬프고 아름다웠으므로 뒷날 노래를 지어 이름을 會蘇曲(會蘇曲)이라 하였다.”

졌다 해도, 노는데 왜 슬펐을까요. ‘回蘇’를 ‘모이소(集)’나 ‘아소(知)’ 等으로 풀이하는 見解가 있습니다만 “(만날 수 없는 靈魂들이 모두) 모여 蘇生(蘇生)하라”는 懇切함을 담은 건 아니었을지, 根據 없는 推測을 해 봅니다. “가을이 되었으니/한가위 날이 멀지 않았소/추석이 되면/나는 반드시/돌아간 사람들을 그리워하오”(천상병, ‘한가위 날이 온다’에서)라는 詩句처럼 말이지요.

만날 수 있다는 것만으로 感謝한 일입니다. 이番 秋夕엔 목구멍까지 올라오는 잔소리는 다시 삼키고, 眞짜 마음을 傳해 봅시다. “보름달이다./…/백수 乾闥婆/아들딸도 보아라,/바람으로 돌아오는/은의환향 밤길엔/그리움의 事緣으로도/달은 채워지나니”(김경희, ‘秋夕’에서)


조종엽 文化部 次長 jjj@donga.com
#秋夕 #잔소리 #眞心 #歸省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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