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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廣場/김금희]칭다오에서 만난 한글 ‘노스탤지어’|東亞日報

[동아廣場/김금희]칭다오에서 만난 한글 ‘노스탤지어’

  • 東亞日報
  • 入力 2023年 5月 24日 03時 00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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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國語 배우는 中 學生들 만나 作品 얘기하고
同胞 學生은 한글로 지은 詩集 膳物로 주기도
政治가 全部인 듯하나 個人들이 世上 변화시켜

김금희 객원논설위원·소설가
김금희 客員論說委員·小說家
韓國文學飜譯員의 飜譯 워크숍 事業 一環으로 中國 칭다오에 다녀왔다. 산둥科學技術大에서 韓國語 工夫를 하는 學生들과 敎授님을 만나 作品 이야기를 나누는 時間이었다. 내 小說을, 飜譯이 아니라 한글로 읽은 讀者들을 만나는 것이기 때문에 期待와 설렘이 있었다. 어느 面에서 보면 作家는 言語의 물길을 내기 위해 存在하는 사람이다. 韓國의 作家들은 한글로 每番 새로운 世界를 發見해내면서 讀者들이 自己만의 기쁨과 즐거움, 成長을 누리기를 願한다. 韓國의 作家가 서 있는 자리는 바로 한글이 서 있는 자리이기도 한 것이다.

飜譯 對象作이었던 ‘우리가 可能했던 여름’은 十餘 年 前 칭다오에 다녀온 記憶이 背景처럼 들어가 있는 小說이었다. 그리고 三修生인 主人公 ‘나’와 모두가 부러워하는 醫大에 入學했지만 適應을 하지 못하는 親舊의 아픈 成長談이 들어 있는 이야기였다. 入試 爲主의 競爭 構圖 속에서 아이들이 얼마나 많은 傷處를 받는지, 그것이 但只 敎育뿐 아니라 이 體制 全體에서 일어나는 얼마나 危險한 暴力性인지를 다룬 小說이었다.

요즘 中國 大學生들은 大體로 學士 卒業 뒤 大學院에 進學한다고 했다. 就業 市場이 어려워지자 韓國처럼 一種의 ‘스펙 競爭’에 突入한 것이었다. 公務院으로 就業하는 데도 大學院 卒業狀이 도움이 되니 나만 하지 않을 수도 없고 이렇게 漸漸 더 서로 힘겨운 競爭으로 ‘말려들어가는’ 現實을 가리키는 ‘네李쥐안(?卷)’이라는 新造語도 流行 中이었다. 授業을 마치고 食事를 하며 週末에는 뭘 하나요?라고 물었을 때 學生들은 “圖書館에서 工夫를 해요”라고 對答했다. 學生 한 名은 韓國에서 一 年間 留學 生活을 했는데 그 사이 MBTI가 ‘內向人’에서 ‘外鄕人’으로 바뀌었다고 했다. 우리는 모두 웃었다.

日前에 유럽圈 學生들과 飜譯 워크숍을 했을 때 韓國語 中에 ‘문득’이라는 單語가 와닿지 않는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었다. 存在하지 않던 생각과 感情이 떠오르는 瞬間, 생각의 脈絡을 理性的으로 把握하지 않아도 어떤 마음의 힘이 밀어올린 認識의 變化를 느끼는 單語가 ‘문득’이라면 적어도 그 學生에게는 그런 聯想 作用이 영 理解할 수 없는 것이었다. 그 記憶이 나서 學生들에게 確認해 보자 모두 ‘문득’에 對해서는 全혀 異質感을 느끼고 있지 않았다. 모두가 經驗하고 있는 感情이었으며 中國語로도 充分히 飜譯이 可能했다. 우리는 韓國語 ‘문득’을 理解하는 이웃들이었다.

旅程 中에는 韓人들과 中國 同胞들이 모여 사는 靑陽構圖 訪問했다. 十餘 年 前, 마치 韓國의 新都市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模樣새라 나를 놀라게 했던 그곳에는 그사이 더 높은 建物이 서고 開發되어 있었다. 하지만 몇 年間 韓國 企業體가 撤收하고 사람들이 떠나면서 7萬 名이었던 韓人 타운 人口는 2萬 名 程度로 줄어들었다고 했다. 中國에서 韓國語學과의 位相이 예전만 못하다는 말을 들었을 때처럼 안타깝고 서운한 마음이 들었다.

그런 靑陽에도 한글이 모여드는 샘물 같은 圖書館이 있었다. 韓人타운 中心街에 자리限 칭다오傾向圖書館에 들어서니 五千餘 卷의 韓國 冊들이 번듯하게 整理되어 있었다. 家族들이 함께 圖書館 門을 열고 들어왔고 아이들은 멋진 사시나무가 人事하는 二層 窓을 보며 한참 童話冊을 골랐다. 民間이 運營하는 이 圖書館에서는 한글 學校를 열고 사람들에게 韓國 冊을 無料로 빌려 주고 있었다. 讀書 모임을 열어 冊 이야기도 하고 더 나아가 글도 써보는 空間이었다. 父母가 韓國에 일하러 간 뒤 혼자 自炊하며 지내는 어린 學生이나, 職場 때문에 갑자기 中國에 오게 된 韓國人, 韓國과 中國 多文化 家庭에서 자라고 있는 어린이들이 모여드는 所重한 空間이었다. 무엇보다 中國 同胞 靑少年들이 한글로 詩나 小說을 쓰고 있다는 말에 期待感이 몰려왔다. 그들이 中國과 韓國에서 느낀 모든 것이 文學으로 쓰인다면 한글의 또 다른 물길을 만들어내는 것일 테니까.

圖書館에서는 同胞 高等學生이 直接 쓰고 묶은 詩集을 膳物로 주었다. 題目은 故鄕을 그리워하는 마음인 ‘노스탤지어’였고 詩集의 마지막 말은 “期於이 彗星이 되자”였다. 때론 社會 體制나 政治的 力學 關係가 世上의 全部인 듯 느껴지지만 事實 그 世界를 이루는 數없이 많은 個人들이 서 있음으로 해서 結局 世上은 그와 다르게 흘러가고야 만다는 생각을 한다. 斷言的으로 말하면 悲觀은 世上을 單純化하지만 樂觀은 世上을 立體的으로 변화시킨다. 그러니 韓中 모두 오랫동안의 이 親近感을 잃지는 않을 거라고, 더 가까이 걷는 자리에 한글에 對한 愛情과 그리움이 ‘문득문득’ 한몫을 하고 있으리라고 나는 希望을 품으며 돌아왔다.

김금희 客員論說委員·小說家
#칭다오 #한글 #노스탤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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