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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鄙陋하고 崇高한 이야기’[클래식의 品格/人我靈의 冊갈피]|東亞日報

‘鄙陋하고 崇高한 이야기’[클래식의 品格/人我靈의 冊갈피]

  • 東亞日報
  • 入力 2022年 1月 11日 03時 00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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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아영 문학평론가
人牙營 文學評論家
性格類型檢事가 流行하기 前에도 좋아하는 作家로 그 사람을 把握해보는 民間 테스트는 있었다. 이를테면 러시아의 大文豪 中에서 누구를 가장 좋아하는가? 도스토옙스키라면 惡과 舊怨, 톨스토이라면 사랑과 道德, 枯骨이라면 奇怪와 유머에 끌리는 사람이라고 어림해보는 것이다. 장난 式의 테스트에서도 안톤 체호프는 曖昧한 位置에 있다. 短篇小說과 戱曲만을 主로 썼기 때문은 아니다. 素朴하다기엔 묵직하고 虛無하다기엔 餘韻이 길다. 내세우는 政治·宗敎的 立場이나 核心 思想도 없다. 44歲에 죽을 때까지 醫師로 살았던 체호프가 29歲에 發表한 中篇小說 ‘지루한 이야기’(석영중 옮김·창비·2016년)에는 그 精髓가 있다.

“나는 極度로 嚴格하고 까다롭고 짜증스럽고 野卑하고 疑心 많은 人間이 되었어.” 62歲의 著名한 醫大 敎授이자 3等 文官인 니꼴라이 스쩨빠노비치는 죽음을 6個月 앞두고 冷笑와 幻滅에 휘감겨 있다. “文學이나 政治에 코를 박은 적”도 없이 學問의 길만을 걸어왔으며 謙遜하고 道德的인 性品으로 名望 높은 니꼴라이가 왜? 記憶力이 가물거리고 不眠症에 시달리는 身體的 衰弱 때문만은 아니다. 人間嫌惡症에 걸린 것이다.

모든 것을 이루어낸 듯 보이는 그의 內面은 좀스럽기 그지없다. 自身이 자질구레한 빚 걱정에 시달리는 것을 알면서도 딸이 왜 귀걸이와 드레스를 典當舖에 맡기지 않는지 疑訝해하고, 成跡에 異議를 提起하는 學生에게는 試驗을 열다섯 番 더 봐서 性格 鍛鍊이나 하라고 侮辱을 주고, 남 이야기를 일삼는 知人들에게는 空氣가 더러워지고 있으니 毒가스를 그만 뿜으라고 興奮하는 等 모든 사람의 行動에 欠을 잡으며 깎아내린다. 그러나 밤에는 베개에 얼굴을 파묻고 죽음을 두려워하고, 自身의 壅拙함에 수치스러워하며, 靈魂에 무언가 견딜 수 없는 게 있다며 눈물을 흘리는 모습은 우스꽝스럽고도 可憐하다.

체호프 小說이 異常한 點은 이러한 冷笑와 幻滅에도 ‘亦是 人生은 덧없고 人間은 보잘것없다’라는 구멍으로 빠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反對로 ‘그럼에도 不拘하고 人生은 아름답고 人間은 尊貴하다’는 結論으로 부득부득 나아가는 것은 더욱 아니다. 小說家라면 마지막에 반짝이거나 驚愕스러운 한瞬間을 그려 넣고 싶었을 法도 한데, 체호프의 小說에는 어떤 ‘한 放’도 없이 흐릿하게 사라져가는 뒷모습만 있다.

삶이 겉보기와 다르게 얼마나 鄙陋하거나 崇高한지 뒤집듯 보여주는 일이야 그리 어렵지 않을지 모른다. 하지만 우리 삶에서 鄙陋함과 崇高함, 좀스러움과 高尙함이 어떻게 뒤섞여 있는지 보여주는 일은 쉽지 않다. 文學에서는 崇高한 사람이 崇高한 行動을 한다고 崇高한 이야기가 되는 것이 아니며, 反對로 鄙陋한 사람이 鄙陋한 行動을 한다고 해서 鄙陋한 이야기가 되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체호프의 小說이 유형화될 수 없는 것은 當然할지도 모른다.



人牙營 文學評論家



#지루한 이야기 #체호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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