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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識字憂患의 苦痛, 내 子息은 모르길…”|東亞日報

“識字憂患의 苦痛, 내 子息은 모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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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入力 2024年 3月 28日 03時 00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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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漢詩를 映畫로 읊다]<78>아빠의 바람

에미르 쿠스투리차 감독의 ‘아빠는 출장 중’에서 아빠(왼쪽)는 소년단 대표로 선서를 하는 아들 말리크(오른쪽)가 자신처럼 말실수로 고통을 겪지 않길 바란다. 동아일보DB
에미르 쿠스투리차 監督의 ‘아빠는 出張 中’에서 아빠(왼쪽)는 少年團 代表로 宣誓를 하는 아들 말리크(오른쪽)가 自身처럼 말失手로 苦痛을 겪지 않길 바란다. 東亞日報DB
中國 風習에 아이가 태어난 지 3日째 되는 날 사람들을 招待해 잔치를 베풀며 아이의 몸을 씻기는 것을 ‘세아(洗兒)’라고 한다. 宋나라 消息(蘇軾)도 늦둥이 아들의 沐浴 모임을 記念하여 다음 詩를 썼다.


아이가 聰明하길 바라는 것은 父母의 人之常情이지만 詩人은 反對로 어리席길 바랐다. 自身이 現實 諷刺詩를 썼다가 調整을 愚弄하고 皇帝를 非難했다는 嫌疑로 130日 동안 監獄에 갇혔다가 겨우 목숨을 건졌기 때문이다(烏臺詩案). 이 필화(筆禍) 事件의 後果(後果)로 瘠薄한 黃州(黃州)로 流配된 詩人은 이곳에서 첩으로부터 아들을 얻었다. 詩人은 “平生 문자가 나에게 누가 되었네(平生文字爲吾累)”(‘十二月二十八日……’)라거나, “사람이 태어나 글字를 알고부터 憂患이 始作되니, 姓名이나 쓸 줄 알면 글工夫를 그만둘지어다(人生識字憂患始, 姓名粗記可以休)”(‘石蒼舒醉墨堂’)라고 쓴 적이 있다. 이 詩에서도 識字憂患(識字憂患·人生의 苦痛이 글을 아는 데서 始作된다는 뜻)의 憂慮가 드러난다.

1950年代 유고슬라비아의 混亂한 政治 狀況을 다룬 에미르 쿠스투리차 監督의 ‘아빠는 出張 中’(1985年)에서도 割禮(割禮)를 앞둔 여섯 살배기 아들의 沐浴 場面이 나온다. 映畫 속 아빠 메샤는 舌禍(舌禍)로 困境을 겪는다. 아빠는 汽車에서 無心코 내뱉은 監獄 같은 世上이란 말 한마디 때문에 强制 勞動收容所에 보내지는데, 떠나기 앞서 아들 말리크의 割禮를 지켜보면서 錯雜해한다. 하지만 말리크는 엄마의 말대로 아빠가 出張 간 줄로만 안다. 時間이 지나 아빠가 돌아왔지만 家族은 사라예보를 떠나 낯선 즈보르크로 移住할 수밖에 없게 된다. 어려운 살림 속에서도 말리크는 成績이 좋아서 共産黨의 宣傳 行事에 少年團 代表로 參席하게 된다. 아빠는 成績이 좋다는 것이 더 안 좋을 수도 있다며 말리크가 或是라도 自身처럼 말失手를 할까 勞心焦思한다.

아들이 自身이 겪은 苦痛을 反復하지 않길 바라는 마음은 詩나 映畫 속 아버지 모두 마찬가지다. 그런데 위 詩는 後日 論難을 일으킨다. 어떤 主席가는 詩 속에 世上을 嫉視하는 뜻이 숨겨져 있다고 보았고(??行), 知識人들은 子息이 어리席길 바란다는 말에 疑問을 표하곤 했다. 그래서 潤氣는 첫아들을 얻고 이 詩의 뜻이 壅拙하다며 詩의 뜻을 뒤집어 詩를 쓰기도 했고(‘余今年二十有五, 而始有弄璋之喜……’), 金澤榮은 이 말이 詩人의 眞意가 아닐 것이라고 보기도 했다(‘贈張生孝若’). 子息이 鈍하고 어리석어 아무 頉 없이 높은 벼슬에 오르라는 말은 언뜻 矛盾된 바람처럼 들리기도 한다. 하지만 아빠의 아들에 對한 懇切한 마음을 뭐라 허물할 수 있을까.


임준철 고려대 漢文學과 敎授
#아빠의 바람 #세아 #아빠는 出張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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