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年이 ‘슈퍼 選擧의 해’라는 건 이제 그리 낯선 얘기가 아니다. 다음 달 總選을 치르는 韓國을 비롯해 76個國에서 올해 크고 작은 選擧를 치른다. 하지만 어떤 나라들은 選擧와 相關없이 權力者가 變하지 않고, 甚至於 選出 公職이 핏줄로 代물림되는 境遇가 적지 않다. 東南아시아는 그런 意味에서 무척 유별나다. 世界 人口 順位 4位인 인도네시아(藥 2億7753萬 名)와 8位 방글라데시(藥 1億7295萬 名)를 비롯해 캄보디아, 필리핀, 싱가포르가 아들 或은 딸이 權力을 물려받았다. 泰國도 過去 總理의 女同生과 妹弟가 總理에 오르더니 이제 딸이 有力한 總理 候補로 登極했다. 이들 여섯 나라 人口를 합치면, 6億6200萬 名이 넘는 東南亞 國民들이 ‘世襲 統治’를 받고 있는 셈이다. 자그마한 消息도 소셜미디어를 타고 瞬息間에 世界로 퍼지는 時代에, 버젓한 民主主義 國家에서 이런 피의 代물림이 可能한 理由가 뭘까. 더구나 이들 나라 多數는 世襲 家門이 國民的 支持가 높아 抑壓 統治를 한다고 보기도 힘들다. 外交 專門媒體 苞鱗폴리시(FP)의 칼럼니스트 제임스 크랩트리는 “西歐圈 民主主義 國家首班들은 大體로 國民에게 非難의 對象이 되는 境遇가 많지만, 東南亞 指導者들은 執權 以後에도 人氣가 놀랍도록 높다”고 評價했다. 世襲이란 키워드를 통해 東南亞 國家 特有의 政治文化를 살펴봤다.● 캄보디아-泰國 ‘政治 王朝’가 權力 獨占 最近 이뤄진 가장 劇的인 世襲 政治 事例는 캄보디아라 할 수 있다. 지난해 長男에게 總理職을 물려주고 물러났던 ‘아시아 最長壽 指導者’ 훈 센 前 總理(72)가 1年도 안 돼 다시 政治 一線으로 復歸했기 때문이다. 與黨인 캄보디아인민당(CPP) 議長을 맡고 있는 훈 센은 지난달 25日(現地 時間) 上院議員 選擧에서 CPP가 壓勝을 거두며 上院議長이 確實視 된다. 지난해 8月 長男인 勳 마네트에게 總理職을 물려준 지 6個月 만이다. 훈 센은 1985年 33歲에 當時 世界 最年少 總理가 된 뒤 38年 동안 캄보디아 政治를 左之右之했다. 긴 歲月 동안 그는 長男은 勿論이고 온 家族을 權力 要職에 앉혀 ‘훈 王朝’를 만들었다. 3男인 勳 마니와 조카사위 네트 사보에운은 副總理이며, 次男 勳 마니트는 國防部 最高位 幹部다. 훈 센은 甚至於 3年 前 公開席上에서 “2023年 以後 總理의 아버지가, 2040年 總理의 할아버지가 되겠다”고 대놓고 말했을 程度다. 인도네시아도 만만치 않다. 지난달 14日 大選에서 當選된 人物은 프라洑워 守備安土 國防長官(73)이지만 實際 勝利는 조코 緯度도(조코위) 現 大統領이 거머쥐었다는 分析이 나온다. 그의 長男인 기브란(37)이 프라洑워의 러닝메이트로 副統領에 오르기 때문이다. 프라洑워와 조코위는 2014, 2019年 大選에서 두 次例나 맞붙었던 오랜 政敵(政敵)이다. 하지만 權力을 위해 손을 잡으며 民主主義를 退行시켰다는 非難을 사고 있다. 事實 조코위는 任期 10年 동안 매우 人氣 높은 大統領이었다. 自手成家한 庶民 出身으로 經濟發展과 民主化를 同時에 이뤄냈다는 評價를 받는다. 最近까지도 支持率이 70%臺에 이르렀을 程度다. 하지만 아들에게 權力을 물려주려고 選擧法 改正 等 온갖 便法을 恣行하면서 그間의 名聲에 빛이 바랬다. 방글라데시나 싱가포르, 필리핀은 두 나라에 비하면 보다 ‘매끄럽게’ 世襲이 進行 中이다. 방글라데시는 1月 總選에서 ‘國富(國父)의 딸’이자 2009年 總理에 오른 셰이크 하시나(77)가 5連任에 成功했다. 여기서 國富란 初代 大統領과 2代 總理를 지낸 셰이크 무지부르 蘿蔓을 일컫는다. 1975年 쿠데타로 一家族과 함께 殺害當했지만, 當時 西獨에 있던 딸 하시나는 1981年 歸國해 아버지의 뒤를 이었다. 總理가 實權을 쥔 싱가포르에선 2015年 別世한 招待 리콴유 總理의 長男 리셴룽(72)李 2004年부터 執權 中이다. 지난해 그는 2025年 總選 前에 로런스 웡 副總理에게 權力 移讓을 約束했지만, 現地에선 次男 리훙이(37)의 ‘3代 世襲’ 可能性도 작지 않다는 評價가 나온다. 필리핀의 境遇 2022年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大統領(67)李 當選되며 20年間 鐵拳統治를 했던 아버지 페르디난드 마르코스에 이어 ‘父子(父子) 大統領’이 됐다. 함께 當選된 사라 두테르테 副統領(46)도 前職 로드리고 두테르테 大統領의 딸이다. 泰國에선 2001∼2006年 總理를 지낸 탁신 친나왓(75) 一家의 世襲이 엄청나다. 妹弟와 女同生도 總理를 지냈으며, 그의 딸이자 現 執權黨인 프아타以堂의 牌痛歎 친나왓 代表(38)도 有力한 次期 總理 候補다.● ‘家門 政治’ 익숙해 公私 區分 옅어 東南亞에서 權力 世襲이 잦은 까닭은 公과 私를 칼로 자르듯 區分하지 않는 文化的 特性도 한 가지 主要 要因이다. 장준영 사이버한국외국어대 베트남·인도네시아學部 敎授는 東南亞의 ‘家門 政治’에 對해 “오랜 歲月 官僚制가 發達해온 東北亞詩와와 달리 東南亞는 强力한 中央集權化가 이뤄지지 않고 地域別 土着 勢力이 莫强한 影響力을 行使해 왔다”고 說明했다. 一部 國家는 近現代 西歐 列强의 植民 支配를 받은 歷史도 世襲에 相當한 影響을 끼쳤다. 例를 들어, 필리핀은 스페인 支配 時節 效率的 統治를 위해 少數 現地人에게 政治的 役割을 맡겼다. 이때 親스페인 家門이나, 反對로 獨立運動을 했던 엘리트 家門들이 現在 필리핀 社會의 ‘政治 王朝’로 得勢하고 있다는 것이다. 人物과 家門의 ‘名聲’이 곧 能力으로 여겨지는 雰圍氣도 東南亞 文化의 特性이다. 박정훈 釜山大 國際專門大學院 敎授는 “有名 政治人을 中心으로 財力家가 모이고 利權이 配分되면서 이들의 네트워크가 더 强하게 結集하는 循環이 되풀이된다”고 說明했다. 最近 大選을 앞두고 인도네시아를 訪問했던 朴 敎授는 “現地 有權者들은 ‘아버지가 아들에게 自己 業績을 물려주고 싶은 건 當然하지 않냐’고 하더라”며 “카리스마와 政治力이 代代로 이어지는 一種의 ‘流産’이라는 認識이 剛하다”고 짚었다. 國際 情勢가 날로 急變하면서 政治 指導者로 ‘스트롱맨’李 大衆的 人氣를 얻는 趨勢도 한몫했다. 印度 胎生의 社會批評家인 살릴 트리파티는 “戰鬪的인 性格의 프라洑워는 ‘인도네시아는 다른 國家에 民主主義를 배울 必要가 없다’고 어필했다”며 “이런 剛한 모습이 有權者들에겐 肯定的으로 作用했다”고 分析했다.● 高學歷者 적고 ‘틱톡’ 依存 큰 젊은층 東南亞는 韓國이나 日本, 西毬에 비해 相對的으로 人口의 나이代가 젊다. 인도네시아는 有權者의 52%가 17∼40歲일 程度다. 그런데 오히려 이렇게 젊은 世代가 두꺼운 게 東南亞에선 政治 世襲에 보탬이 되고 있다. 中壯年層은 이런 文化가 익숙한 ‘支持層’이고, 靑年層은 政治에 對한 關心이 不足한 데다 敎育 水準도 낮아 큰 問題點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朴 敎授는 “젊은 有權者 中엔 政治 變革을 主導할 만한 高學歷 中産層이 적어 勢力 結集이 힘들다”고 說明했다. 實際로 인도네시아는 25∼34歲 人口 中 大卒者 比率이 2022年 基準 18%다. 經濟協力開發機構(OECD) 平均(47%)의 折半에도 미치지 못한다. 高等敎育 履修 比率도 2022年 基準 캄보디아는 15%, 방글라데시는 23%, 필리핀은 35%로 매우 낮은 便이다. 反面 소셜미디어 틱톡 使用者 數는 上位 10個國 折半이 東南亞 國家일 程度다. 인도네시아는 젊은층에 人氣 있는 틱톡이 選擧戰에서 核心 弘報 窓口였다. 이들은 鐵拳統治機 經驗이 없어 프라洑워가 過去 民主化 運動을 流血 鎭壓했던 汚點에 큰 關心이 없었다. 結局 遊說 現場에서 막춤을 추는 映像을 틱톡에 올려 ‘귀여운 할아버지’란 이미지를 얻는 데 成功했다. 美 外交 專門誌 더디플로마트는 “非西歐圈은 소셜미디어 콘텐츠에 對한 規制가 嚴格하지 않다”며 “젊은 有權者들은 많은 虛僞 情報에 露出됐을 可能性이 높다”고 分析했다.● “民主主義보단 實利가 重要” 認識도 東南亞 有權者들이 民主主義라는 이념적 價値보다는 實利的인 側面을 더 重視하는 性向도 世襲에 도움이 됐다는 分析이 있다. 自身의 政治的 遺産을 바탕으로 삼아 ‘先代의 榮光’을 이어갈 수 있다는 可能性을 보여준다면, 道德이나 規範的 瑕疵가 있더라도 어느 程度는 默認해 준다는 것이다. 問題는 權力을 물려받은 이들이 앞으로도 ‘成功的으로’ 世襲을 이어갈 수 있느냐이다. 인도네시아에선 프라洑워와 조코위의 政治的 同盟이 ‘모래 위의 性’일 수도 있다는 展望도 적지 않다. FP는 “조코위의 아들은 아직 政治 經驗이 不足하지만 언젠가는 本人이 大統領에 오르기를 꿈꿀 것”이라며 “프라洑워가 그를 政治的 威脅 勢力으로 여기게 되면 只今의 同盟은 弱해질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캄보디아 勳 마네트 總理는 美國과 英國에서 留學한 履歷 때문에 西歐圈에선 比較的 開放的인 人物이란 評價가 나온다. 하지만 조슈아 컬란치크 美 外交協會(CFR) 先任硏究員은 “西方의 期待와 달리 勳 마네트가 캄보디아를 改革할 意志가 있다는 證據는 없다”며 “오히려 (아버지 便이었던) 高位 官僚와 財閥들을 自己便으로 끌어들이려면 더 많은 不貞行爲를 저질러야 할 수 있다”고 指摘했다. 世襲이 더 나은 未來를 保障할 거란 期待는 어쩌면 獨裁의 歷史를 가리는 헛된 꿈에 不過할 수도 있다.“세계 곳곳 權威主義 復活 徵候”… 지난해 167個國 ‘民主主義 指數’ 歷代 最惡슈퍼 選擧의 해, 슈퍼 民主主義 後退의 해 되나反자유주의 擴散되고 있는 時期77個國 國民 52% 剛한 指導者 願해 東南아시아 國家들의 長期 執權 및 世襲 政治는 나름 理由가 있다. 하지만 ‘根據 있는 名分’이라도 獨裁를 合理化시킬 순 없다. 東南亞를 비롯해 世界 곳곳에서 民主主義에 危機가 到來했다는 徵候는 漸漸 커지고 있다. 지난달 英國 週刊誌 이코노미스트의 調査機關 EIU가 167個國을 評價해 集計한 ‘民主主義 指數(Democracy Index)’에 따르면 지난해 民主國家는 量的으로 늘었지만 質的으론 떨어졌다. △完全한 民主主義 △缺陷 있는 民主主義 △民主-權威 混合 △權威主義 等 4等級 分類에서 完全한 或은 缺陷 있는 民主主義로 分類된 國家의 數는 1年 사이 2곳이 늘어 74個國이 됐다. 그러나 世界 民主主義 指數의 平均값은 10點 滿點에 5.23으로 從前 歷代 最低였던 지난해 5.29에서 더 떨어졌다. 이 가운데 올해 選擧를 치르는 56個國을 보면 ‘完全한 民主主義’는 韓國과 아이슬란드, 臺灣 等 7곳(12.5%)뿐이다. ‘缺陷 있는 民主主義’가 20個國이고, 10個國은 混合 體制였다. 19個國은 權威主義로 分類됐다. 實際로 世界에서 權威主義를 擁護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유엔개발계획(UNDP)의 지난해 77個國 設問調査에서 議會나 選擧에 影響받지 않는 ‘强力한 指導者’에게 好感을 느낀다는 應答이 52%였다. 2009年 38%보다 크게 오른 數値다. 지난달 輿論調査機關 퓨리서치센터가 24個國에서 實施한 調査에서도 權威主義를 支持한다는 應答이 平均 31%에 이르렀다. 이 때문에 ‘슈퍼 選擧의 해’인 올해가 ‘슈퍼 民主主義 退步의 해’가 될 수 있다는 展望도 나온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올해 選擧들은 反(反)自由主義가 擴散하고, 民主的 價値와 制度에 對한 威脅이 커지는 狀況에서 實施된다”고 分析했다. 問題는 갈수록 政治 權力이 巧妙해지며 有權者들의 判斷을 어렵게 만든다는 點이다. 外交 專門誌 苞鱗폴리시(FP) 編輯長을 지낸 政治評論家 모이세스 나임은 “21世紀 獨裁者들은 隱密하게 權力을 私有化하면서도 겉으론 民主主義者를 假裝해 알아차리기가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國際人權團體 프리덤하우스의 유럽·유라시아 首席 分析家 마이크 스멜處 亦是 “民主主義는 獨裁者들이 가장 좋아하는 單語”라며 “假짜 民主主義를 區別해낼 能力이 漸漸 더 重要해지고 있다”고 强調했다. 홍정수 記者 hong@donga.com김보라 記者 purp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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