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萬步에는 冊 속에 ‘만 가지 寶物(萬寶)’이 있다는 뜻과 ‘한가롭게 슬슬 걷는 것(漫步)’처럼 冊을 읽는다는 意味가 담겨 있다.
技巧 너머의 아름다움
최광진 지음/ 현암사/ 320쪽/ 2萬 원
黃金萬能主義 時代를 살아가는 우리는 365日 ‘大舶’을 좇아 株式, 暗號貨幣에 投資하고 不動産 時勢를 뒤진다. ‘벼락 거지’가 되지 않기 위해 투잡, 스리잡을 뛰며 精神없이 달리기도 한다. 이런 物質文明에 醉해 우리는 때론 의식하지 못한 채, 때론 알면서도 生態系를 破壞하고 環境을 오염시킨다. 이로 인해 地球는 深刻한 危機에 處해 있다. 大舶만 좇다가 쪽박 危機에 몰린 것이다. 冊은 이런 大박萬能主義 時代와 어울리지 않을 것만 같은 韓國의 ‘素朴’韓 아름다움에 關해 이야기한다.
素朴(素朴)의 소(素)는 누에에서 갓 뽑은, 染色하기 전 하얀 실을 의미한다. 朴(朴)은 통나무를 가리키는데 伐採한 直後, 卽 다듬고 加工하기 前 元狀態를 뜻한다. 日常에서 ‘素朴’은 華麗하지 않고 儉素하다는 뜻으로 使用되지만, 美學的 意味는 人爲的으로 加工되기 以前의 自然스러운 本來 모습을 意味한다. 노장思想(老莊思想)은 人爲的인 손길이 加해지지 않은 自然 그대로를 뜻하는 ‘無爲自然’을 最高의 道德的 理想으로 삼았다. ‘素朴’에는 이런 事由가 담겨 있다. 노장思想은 中國에서 體系化됐지만, 素朴美는 韓國에서 꽃을 피웠다. 高度의 人爲的 技巧가 느껴지는 中國 藝術과 달리 韓國 藝術에는 自然과 더불어 살아가고자 하는, ‘無爲自然’에서 起因한 素朴美가 곳곳에 담겨 있다.
홍익대에서 藝術學을 專攻하고 호암미술관에서 큐레이터로 活動한 著者 최광진은 “韓國은 分明 世界에서 가장 注目할 만한 素朴의 나라”라며 “素朴의 美學으로 본다면 韓國 藝術에는 自然을 重視하는 深奧한 美意識이 가득하다”고 말한다.
冊은 總 4章으로 나눠 韓國 特有의 담백하고 素朴한 美意識을 이야기한다. 1張에는 韓屋, 庭園, 石塔에 이르기까지 自然과 더불어 素朴한 삶을 營爲하고자 했던 韓國의 建築 文化가 紹介돼 있다. 2章은 韓國 陶瓷器와 목家具, 3章은 朝鮮 文人畫를 통해 西洋 미니멀리즘 精神과 견줄 만한 節制된 素朴美를 읽어낸다. 4章은 百字 달缸아리의 美學을 繪畫로 繼承한 金煥基, 文人畫의 餘白을 設置美術로 具現한 이우환의 作品을 통해 現代美術에서도 如前히 競爭力을 가질 수 있는 韓國 素朴美를 確認한다.
藝術作品은 어떠한 美學的 眼鏡으로 보느냐에 따라 價値가 全혀 달라진다. 只今까지 韓國 藝術은 초라하며 技巧가 不足하다고 생각해왔다면 이는 素朴의 美學에 對한 理解가 不足하기 때문이다. 200餘 點에 達하는 달缸아리, 沙鉢, 石塔, 小盤, 목家具, 韓屋 等 先祖들의 作品을 鑑賞하다 보면 只今 우리에게 必要한 것은 ‘素朴’이라는 백신이란 것을 깨닫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