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萬步에는 冊 속에 ‘만 가지 寶物(萬寶)’이 있다는 뜻과 ‘한가롭게 슬슬 걷는 것(漫步)’처럼 冊을 읽는다는 意味가 담겨 있다.
헌冊房 奇談 蒐集家
윤성근 지음/ 프시케의숲 /320쪽/ 1萬5000원
“冊은 作家가 쓴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그 冊을 찾는 사람들은 거기에 自己만의 事緣을 덧입혀 世上에 하나뿐인 새로운 作品을 만들어낸다.”(23쪽)
神奇한 冊房지기가 있다. 10年 넘게 헌冊房을 꾸려온 著者는 冊과 삶이 얽힌 이야기를 蒐集해왔다. 손님에게 追憶이 깃든 冊을 찾아주고, 謝禮費 代身 그 冊에 얽힌 事緣을 받는다. 著者는 그렇게 오랜 歲月 동안 記錄한 津한 삶의 이야기 數十 篇 中 마음을 울리는 특별한 이야기 스물아홉 篇을 冊으로 엮었다. 冊은 사랑, 家族, 奇談, 人生 等 總 4部로 構成됐다. 課外工夫를 가르친 첫사랑 少女를 追憶하며 感情의 울림을 줬던 冊을 찾는 中年 男性, 父母의 離婚 計劃을 들은 날 接했던 冊 속 글句로 마음을 풀었다는 이야기 等 ‘人生劇場’ 같은 事緣들이 視線을 붙잡는다. 事緣마다 그 事緣을 품은 冊들의 表紙 寫眞이 함께 담겨 있어 이채로움을 더한다. 1950~1970年代 出版된 稀貴本 標識를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未完의 告白’(덕수出版社·1959), ‘사랑과 認識의 出發’(창원사·1963), ‘비가 傳하는 消息’(민음사·1975), ‘女子와 男子가 있는 風景’(한길사·1978) 等을 보면 마치 實際로 헌冊房에서 寶物 같은 冊을 찾은 느낌이 든다.
디지털 時代, 종이冊은 賤덕꾸러기 取扱을 받곤 한다. 헌冊은 再活用 쓰레기로 버려지는 境遇도 많다. 하지만 記者는 종이冊이 지닌 魔法 같은 힘을 믿는다. 손때 묻혀가며 읽은 冊에는 그 時節 感性과 생각이 담겨 있다. 마치 오래된 벗처럼 慰安을 주기도 한다. 삶의 이야기가 故人 낡은 冊의 所重함을 일깨워준 著者에게 고마운 마음이 든다. 한 해를 마무리하고 희망찬 새해를 맞이해야 할 時期지만,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모두가 힘들고 마음도 뒤숭숭한 요즘이다. 이 冊을 읽은 뒤 自身만의 事緣이 담긴 冊 한 卷을 찾아보는 건 어떨까. 冊과 함께 追憶 旅行을 하다 보면 고단한 人生이 寶石처럼 빛날 수도 있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