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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를 付託해 [小小칼럼]|東亞日報

나무를 付託해 [小小칼럼]

  • 東亞日報
  • 入力 2024年 4月 16日 11時 00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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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남았다는 건 지켜준 이가 있었다는 意味
성가시고 귀찮은 것은 버리고 마는 어른의 世上,
꿋꿋이 나무를 지켜내는 아이들을 想像해 본다

不在함으로써 드러나는 存在가 있다. 一週日 前 出勤길 집 앞 停留場에서 버스에 오를 때였다. 奔走하게 버스 階段에 올라타려는 내 발아래 무언가 탁, 하고 걸렸다. 고개를 숙여 발밑을 내려다보니 몸통이 잘려 나간 나무 밑동이 보였다. 一週日이 또 흐른 어제(15日) 아침에는 나무 밑동의 痕跡마저 사라진 채였다. 여기 언제 나무가 있었냐는 듯 새 步道블록이 나무의 빈자리를 채운 것이다.

처음 겪는 일은 아니었다. 몇 年 前에도 집 近處 地下鐵 앞 停留場에 있던 나무가 같은 方式으로 잘려 나갔었다. 어떤 理由로 나무들이 잘려 나갔는지는 알 수 없다. 다만, 한 가지 確實한 건 그 나무 곁엔 지켜줄 누군가가 없었다는 事實이다.

天然記念物 慶南 ‘昌原 북부리 팽나무’. 文化財廳 提供

어쩌면 오래 살아남았다는 건 지켜주는 누군가가 있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慶南 昌原市 북부리 東部마을에 살아 있는 守令 約 500歲의 老巨樹(老巨樹) ‘昌原 북부리 팽나무’가 代表的이다. 2022年 話題의 드라마 ‘異常한 辯護士 우영우’에 나와 ‘우영우 팽나무’로도 有名한 이 나무 곁엔 ‘堂山나무 할아버지’ 윤종한 氏(62)가 있다. 文化財廳은 2022年 3月부터 全國 天然記念物 가운데 守令이 오래된 老巨樹 179그루를 꼽아 이를 지킬 守護者를 임명해오고 있는데, 尹 氏가 그中 하나다.

수고費 한 푼 받지 못하는 名譽職인데도 그해 12月 내가 만난 尹 氏는 나무를 제 子息처럼 돌봤다. 드라마 有名稅로 몰려든 觀光客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를 모아 버리는 일도 그의 몫. 하루에 50L짜리로 여덟 砲隊 쓰레기를 치우는 날도 있었지만,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았다. “子息에게 물려줄 논도 땅도 없다. 시골 사는 우리가 물려줄 수 있는 건 이런 것뿐”이라는 理由였다.

天然記念物 慶南 ‘昌原 북부리 팽나무’를 지키는 堂山나무 할아버지 윤종환 氏가 나무 앞에서 微笑를 지어 보이고 있다. 東亞日報 DB

勿論 尹 氏 혼자서 해낸 일만은 아니다. 그의 答辯 속 ‘우리’는 온마을을 아우른다. 마을會館에 꽂혀 있는 寫眞妾엔 나무와 함께 한 마을 사람들의 歷史가 빼곡했다. 여름철 나무 그늘에서 수박을 먹고 祝祭를 벌였던 黑白寫眞 속 아이들이 이젠 마을의 어른이 되었다. 마을會館에 앉아계시던 한 어르신은 寫眞帖을 들여다보는 내게 數十 年 前 이 나무 德에 목숨을 救한 事緣을 꺼냈다. 억수 같이 비가 와 물亂離가 났을 때, 나무가 뿌리 내린 언덕에 올라간 德에 물에 떠밀려 내려가지 않고 살아남았다는 얘기였다.

그 이야기를 듣고 나서야 마을 사람들이 나무를 지켰듯, 나무도 오랜 時間 마을을 지켜왔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나무와 마을 사이를 잇는 끈끈한 紐帶 속엔 나무 한 그루도 우리 삶과 無關하지 않다는 믿음이 깃들어 있었다.

지난달부터 全國 最初로 示範 運營 中인 濟州島의 ‘返戾 街路樹 入養制度’는 바로 이런 믿음을 이어 나가려는 試圖다. 봄·여름철만 되면 濟州道 街路樹 管理 部署엔 “街路樹를 베어 달라”는 民願이 쏟아진다고 한다. 우거진 나뭇가지가 看板을 가린다는 理由가 相當數라고. 이 制度를 企劃·運營하고 있는 濟州島 山林綠地과 關係者는 15日 電話 通話에서 “‘街路樹를 除去해 달라’는 民願과 都市 綠化 事業 사이에서 苦悶하다가 地自體 혼자 힘만으론 力不足임을 깨달았다. 그래서 地域民들과 함께 나무를 지켜보자는 結論에 이르게 됐다”고 말했다.

入養 對象은 道內 6個 區間, 總 2660m 길이 거리에 심어진 街路樹 4360本이다. 運營 첫해인 올해엔 總 6個 區間을 지킬 6個 팀을 募集한다. 申請書를 낸 機關이나 團體가 最終 入養者로 決定되면 이들이 나서서 街路樹 周邊 쓰레기를 치우고, 물을 주고, 花壇을 가꿔나가는 式이다.

觀光客들이 싱그런 綠色으로 물든 全南 潭陽郡 메타세콰이어길을 걷고 있는 모습. 東亞日報 DB

나 혼자 먹고살기도 빠듯한 마당에 누가 이런 번거로운 일을 申請할까 싶지만, 곳곳에서 申請 問議가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마감(22日)李 一週日 남은 가운데 벌써 2個 機關에서 申請書를 냈는데, 그中 한 곳이 道內 어린이집이다. 申請書에는 다음과 같은 事由가 적혀 있었다고 한다. “아이들이 自然과 交感을 쌓을 좋은 機會인 것 같아요. 아이들이 나무와 함께 健康하게 成長하는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성가시고 귀찮은 것들을 假借 없이 베어버리는 어른들의 世上에서, 꿋꿋이 街路樹를 지켜내는 아이들을 想像해 본다. 봄여름엔 街路樹 때문에 距離에 벌레가 좀 꼬일 것이고, 가을 무렵엔 落葉 탓에 거리가 지저분해질 것이다. 하지만 이 나무들 德分에 都心 속 갈 곳 잃은 새들은 둥지를 틀 것이고, 한여름 땡볕을 거닐던 사람들은 선선한 그늘을 얻게 될 것이다. 무엇보다 이 나무들을 가꾸고 지켜낸 經驗이 아이들의 記憶 속에 오래도록 남을지도 모를 일이다.

서울 中區 德壽宮 돌담길에 심어진 街路樹에 防寒用 손뜨개 옷이 입혀져 있는 모습. 東亞日報 DB


[小小칼럼]은 우리 周邊에서 일어나는 일들이나 小小한 趣向을 이야기하는 가벼운 글입니다. 素朴하고 多情한 感情이 우리에게서 消失되지 않도록, 마음이 끌리는 작은 일을 記憶하면서 4名의 記者가 돌아가며 씁니다.

이소연 記者 always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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