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이디푸스의 길, 심청의 길[정도언의 마음의 地圖]

東亞日報
入力 2024年 4月 23日 23時 30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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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이디푸스 王’의 主人公은 태어나자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를 아내로 삼을 것이라는 信託(神託·神이 傳達한 뜻)의 두려움에 두 발이 묶여(‘오이디푸스’의 뜻은 ‘부어 있는 발’) 버려졌습니다. 아기를 羊치기가 옆 나라 王에게 바쳤습니다. 成長한 그는 親父母로 믿고 살아온 養父母를 害칠 두려움에 家出했으나 親아버지를 죽이고 王이 되어 親어머니를 아내로 삼아 子息들까지 낳게 됩니다. 原因 모를 疫病이 돌고 眞實을 알게 되자 自身의 눈을 멀게 만들고 딸의 부축을 받으며 떠납니다. 프로이트의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는 이 이야기에 基盤을 두었으며 超自我(良心, 自我理想) 形成과 關聯이 있습니다.

일러스트레이션 박초희 기자 choky@donga.com — 일러스트레이션 박초희 記者 choky@donga.com

‘沈淸傳’의 심청은 눈이 멀고 困窮한 집안의 아버지에게 태어나고 태어나자 어머니를 잃습니다. 洞네 ‘젖동냥’으로 자라난 심청은 아버지의 눈을 뜨게 할 ‘供養米三百席’에 印塘水에 몸을 던지고 龍王과 玉皇上帝의 도움을 받아 世上으로 다시 나와 王后가 되고 아버지를 비롯한 눈이 먼 사람들의 눈을 뜨게 만들고 幸福한 삶을 살게 됩니다.

古代 그리스의 ‘오이디푸스 王’과 우리나라의 ‘沈淸傳’을, ‘傲慢함’을 ‘謙虛함’과 서로 맞대어 比較해 봅니다. 오이디푸스의 沒落은 ‘傲慢함’의 結果입니다. 信託을 克服하려 했지만 傲慢하기에 陷穽에 빠졌습니다. 自身이 善意(善意)에 넘치는 옳은 사람이기에 스스로 믿는 생각은 當然히 옳다는 믿음으로, 親父母로 錯覺한 養父母를 지키려고 떠나지만 結局跛行으로 치닫게 됩니다. 그 생각이 옳지 않을 可能性을 생각하고 머물렀다면 信託의 詛呪를 막을 수 있었을 겁니다. 神의 뜻이어도 自身의 힘으로 回避할 수 있다는 ‘傲慢함’이 悲劇을 불렀습니다. 反面에 심청은 엄청난 두려움에 떨면서도 自身에게 주어진 ‘운명(運命)’을 받아들였습니다. 아버지를 위해 自身의 몸을 던진 自己犧牲으로 運命을 뒤집었습니다. 오이디푸스는 傲慢하게 避하려 했고, 심청은 謙虛하게 맞섰습니다. 한 사람은 神의 뜻을 뒤집으려고 했고 다른 사람은 하늘의 뜻을 받아들였습니다. 한 사람은 神의 뜻을 알고 있다고 錯覺했고 다른 사람은 하늘의 뜻을 모름을 認定했습니다. 그 結果 오이디푸스에게는 自己分裂과 破壞의 길, 심청에게는 統合과 再生(再生)의 길이 열렸습니다.

‘傲慢함’은 世上을 다 안다는 虛榮에 사로잡혔다는 意味입니다. 世上理致가 不完全함을 認定하지 않고 無理해서 손을 대다가 失敗합니다. 自身이 틀렸을 可能性을 돌아보지 않고 남들의 힘에 겨운 立場을 헤아리지 않습니다. 意圖가 善하면 過程과 結果도 善할 것이라는 錯覺에 빠져 있기 때문입니다. 나는 善한 사람이고 善한 내가 좋다고 믿는 일은 當然히 善한 眞實일 수밖에 없다는 생각의 誤謬에 사로잡힌 겁니다. 이에 反해, ‘謙虛함’은 自身을 省察할 能力이 있다는 뜻입니다. 自身의 마음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아는 겁니다. 오이디푸스는 王의 자리에서 마음의 갈피를 잡을 수 없었고 심청은 끼니를 겨우 잇는, 困窮한 立場에서도 마음의 中心을 놓지 않았습니다. 오이디푸스 周邊 사람들은 귀를 막은 그에게서 멀어졌지만, 심청 周邊 사람들은 아버지의 苦痛에 마음을 연 심청을 眞心으로 도왔습니다. 傲慢하면 自身의 能力을 過大評價하고 周邊의 忠告를 듣지 않고 狀況을 가볍게 보아 넘깁니다. 오이디푸스는 얻고자 했지만 잃었고 심청은 잃을 수밖에 없었지만 얻었습니다.

감추고 있던 ‘傲慢함’은 힘이 생기면 ‘確信’이라는 모습으로 發現됩니다. 오이디푸스의 ‘確信’은 그를 信託의 陷穽에 빠뜨리고 悲歎에 잠겨서 스스로 눈을 찔러 멀게 합니다. 심청의 ‘謙虛함’은 두려운 運命을 받아들임으로써 오히려 屈服하지 않는 삶을 살고 아버지의 눈을 뜨게 합니다.

設令苦痛스러운 眞實이 밝혀져도 堪當할 수 있다는 오이디푸스의 ‘傲慢함’으로 因해 親어머니는 自殺하고 王國은 沒落합니다. 疫病의 原因을 밝히겠다는 ‘名分’이 아무리 좋아도 모든 일에는 값을 치러야 한다는 平凡한 眞實을 認定하지 않았습니다. 百姓들이 받을 苦痛을 考慮하지 않고 性急하게 行動했습니다. 破局이 닥칠 可能性을 外面했습니다. ‘傲慢함’에 醉해서 말리는 사람들을 업신여기고 내쳤습니다. 王子로 커서 王이 되었기에 부풀려진 自尊感, 自身이 世上의 中心이라는 생각에 휩싸여 固執을 꺾지 않았습니다. 困窮하고 不運한 形便이었지만 심청이 自己犧牲으로 世上을 좋게 바꾼 것과 너무나 뚜렷하고 確實하게 對備됩니다.

정도언 精神分析家·서울대 名譽敎授

#오이디푸스 #심청의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