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以上 없음’[이정향의 午後 3時]

東亞日報
入力 2023年 8月 29日 23時 27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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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 候樓하타 야스오의 ‘鐵道院’

停年을 앞둔 오토. 平生을 鐵道員으로 일했다. 原理原則, 고지식함, 寡默, 딱 세 單語만으로 說明될 만큼 要領 없이 살았다. 한 칸짜리 列車의 終着驛인 홋카이도의 외진 마을에서 20年째 驛長으로 在職中이다. 結婚後 17年 만에 얻은 貴한 딸이 한 달 半 만에 숨졌을 때도, 아내가 持病으로 世上을 뜰 때도 오토는 驛을 떠날 수가 없어 臨終을 지키지 못했다. 一年의 半이 겨울이고 눈이 지붕만큼 쌓이는 데다 住民은 몇 안 남은 老人뿐이라 이 路線은 두 달 後면 사라진다. 어느 날, 여섯 살 꼬마가 그를 찾아온다. 그 後엔 꼬마의 언니라는 열두 살짜리 少女가, 그리고 그날 밤엔 그들의 맏언니라는 女高生이 찾아와 외로운 그에게 말벗이 돼 주며 따뜻한 밥床을 차려준다. 곧게 뻗은 鐵路처럼 感情을 드러내지 않고 살아온 오토지만 그날 밤만은 幸福의 눈물을 흘린다.

몸이 아파도 세찬 눈보라 속에 서서 汽車를 맞이하는 오토. 暴雪 때문에 延着이 잦은데도 언제나 제時間에 나와 汽車를 기다린다. 乘客이 없어도 徹底하게 規定을 지키며 汽車를 배웅한다. 20年 동안 하루도 거르지 않고 日誌를 써왔다. 딸이 죽은 날도, 아내가 떠난 날도 日誌엔 ‘以上 없음’이다. 鐵道院의 個人事는 公務가 아니라는 所信이다.

職業倫理에 忠實하다는 것, 本分을 다한다는 것은 이제 옛말이다. 職業選擇의 잣대는 使命感이 아니라 돈과 便安함이 됐다. 公務員이 가장 人氣 있는 職業이 됐고, 여러 해 동안 公務員試驗工夫만 하는 이들도 흔히 본다. 이 烈風은 일을 못해도 停年이 保障되는 데다 月給과 年金이 높고, 시키는 일만 受動的으로 하면 될 거라는 생각에서 비롯된 듯하다. 國民을 위해 奉仕한다는 使命感은 失踪됐다. 새萬金 잼버리 事態로 온 나라가 憤怒의 도가니다. 前政府와 現政府, 中央政府와 地方政府, 누구의 잘못이든 間에 公務員의 잘못임은 분명하다. 國民의 膏血人稅金을 임자 없는 돈으로 여긴 그들. 映畫 속 오토라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플랫폼에 쓰러진 오토의 몸 위로 눈이 쌓인다. 腦出血이다. 오토에게 다녀간 세 名의 少女는 18年前世上을 뜬 딸이었다. 自身이 成長하는 모습을 못 본 아버지를 위해 이승의 마지막 瞬間에 찾아왔다. 딸과 함께한 時間은 오토가 世上을 떠나면서 꾼 꿈이었을지도 모른다. 虛妄하게 딸을 잃은 슬픔이 북받칠 때마다 그는 텅 빈 플랫폼에서 虛空을 向해 호루라기를 불었다. 어스름한 저녁, 눈물을 삼키며 하늘을 向해 호루라기를 부는 오토의 슬픔이 觀客에게 고스란히 傳해진다. 슬프면서도 아름다운 最高의 오프닝 場面이다. 이제 오토 같은 公務員은 볼 수 없을까? 이 事實이 더 슬프다.

이정향 映畫監督

#候樓하타 야스오 #鐵道院