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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찍한 낚시꾼[이준식의 漢詩 한 수]〈159〉|東亞日報

깜찍한 낚시꾼[이준식의 漢詩 한 수]〈159〉

  • 東亞日報
  • 入力 2022年 5月 6日 03時 00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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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질 배운 더벅머리 아이, 삐딱하게 이끼 위에 앉으니 풀이 몸을 가린다.

行人이 길 물어도 멀찍이서 손만 내저을 뿐, 물고기 놀랠까봐 대꾸조차 않는다.

(蓬頭稚子學垂綸, 側坐매苔草映身. 路人借問遙招手, 파得魚驚不應人.)

― ‘낚시하는 아이(小兒垂釣·小兒水槽)’ 號令능(胡令能·785∼826)

낚시질에 沒頭한 조마조마하고 眞摯한 童心이 깜찍하다. 이제 막 낚시를 배운 터라 이끼 낀 濕地 위에 삐딱하게 앉은 姿勢부터가 不便하고 不安하다. 낚시에 集中하느라 그런 不便 따위는 깡그리 잊었나 보다. 몸을 가릴 만큼 雜草 덤불이 茂盛하니 人跡 드문 閑寂한 곳을 제대로 고른 성싶다. 고기도 놀래지 않고 저 自身도 동그마니 떨어져 낚시를 즐길 수 있는 最適의 空間이었을 것이다. 한데 갑자기 한 行人이 靜寂을 깨고 아이에게 길을 묻는다. 世上에, 行人의 말소리에 初步 낚시꾼은 마른하늘에 날벼락이라도 떨어진 양 화들짝 놀라며 遑急히 휘휘 손을 내젓는다. 쉿! 제발 조용히 해주세요. 行人의 입도 막고 고기도 흩어지지 않게 하려는 이 귀여운 손짓에 行人은 빙긋 웃음을 머금었을 것이다. 아득히 멀어져 간 지난날의 낯설지 않은 記憶을 떠올리면서.

漢詩 속 아이들은 大槪 牧童이나 初動(樵童) 아니면 農事를 돕는 모습으로 登場하는데 이 아이가 즐기는 遊戱는 좀 특별나다. 그래서인가. 純眞한 듯 斷乎한 아이의 行動을 익살스레 바라본 詩人의 눈길이 별스레 포근해 보인다. 白居易度 낚시질하는 아이를 捕捉한 詩를 남겼는데, ‘蓮못가 한가로이 散策하며 물고기 구경하다, 마침 배 위에서 낚시하는 아이를 만났네. 똑같이 고기를 사랑해도 생각은 서로 달라, 나는 먹이를 주고 넌 낚시질을 하는구나’(‘물고기 구경’)라 했다. 嚴肅하고 謹嚴한 雰圍氣가 물씬한 게 號令陵의 境遇와는 對照的이다.

이준식 成均館大 名譽敎授
#깜찍한 낚시꾼 #낚시질 #낚시하는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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