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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이승재의 무비홀릭]|東亞日報

얼굴[이승재의 무비홀릭]

  • 東亞日報
  • 入力 2021年 11月 5日 03時 00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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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슈비츠에서 살아남은 아내는 얼굴이 훼손되어 다른 얼굴로 남편을 찾아온다. 그런데 아내를 알아보지 못하는 남편. 얼굴이 다르면 다른 사람일까? 얼굴이 같으면 같은 사람일까? 영화 ‘피닉스’. M&M인터내셔널 제공
아우슈비츠에서 살아남은 아내는 얼굴이 毁損되어 다른 얼굴로 男便을 찾아온다. 그런데 아내를 알아보지 못하는 男便. 얼굴이 다르면 다른 사람일까? 얼굴이 같으면 같은 사람일까? 映畫 ‘피닉스’. M&M인터내셔널 提供
[1] 親舊의 아내는 專業主婦인데요. 休日에 혼자 外出할 때는 洗濯機 돌리기, 再活用 쓰레기 分類해 버리기, 아이 數學宿題 봐주기 같은 ‘오늘 할 일’을 敵은 포스트잇을 冷藏庫에 붙여놓는답니다. 그리고 目錄마다 빈 네모(□) 表示를 그려 놓아요. 男便이 課業을 完遂할 때마다 네모 안에 검은 漆(■)을 해야 한다는 거죠. 親舊는 아내에게 抗議했답니다. “굳이 ‘초딩’에게 課題를 내듯 할 必要까지 있느냐”고요.

그러던 어느 날, 親舊는 아내와 함께 아파트 앞길을 걷다 깜짝 놀랐습니다. 지나가던 女性 둘이 아내를 보더니 “아이고, 先生님”이라며 人事를 건네더랍니다. 마스크를 써서 얼굴을 알아보지 못한 탓이라지만, 女性들은 子女가 다니는 學校 先生님으로 아내를 錯覺했던 거죠. 親舊가 제게 푸념했습니다. “觀相은 속일 수 없어. 와이프는 죽는 날까지 나를 가르치고 ‘指摘질’을 할 거야”라고요.

[2] 얼굴이 같으면 性向도 같을까요? 觀相은 科學일까요? 얼굴이 같다고 해서 사랑도 같아질 순 없어요. ‘페이스 오브 러브’(2014年)라는 映畫가 그래요. 목숨을 걸고 사랑한 男便이 世上을 떠난 뒤 憂鬱感에 사무치던 女子(애넷 베닝)는 어느 날 죽은 男便과 똑같이 생긴 男子(에드 해리스)와 마주쳐요. 女子는 運命的 사랑을 느끼며 畫家인 男子에게 불나방처럼 달려들고, 男子는 아픔이 뒤섞인 妙한 感情에 이끌리며 女子와 사랑에 빠지지요. 하지만 女子는 깨달아요. 自身이 사랑한 男子는 죽은 男便의 代替物에 지나지 않았다는 事實을요. 그女의 臺詞처럼 그女는 男子를 “사랑(love)”韓 것이 아니라 但只 “必要(need)”로 했던 것이지요.

事實, 얼굴과 正體性에 關한 眞짜로 高次元的인 映畫가 있어요. 스릴러의 大家 앨프리드 히치콕 監督의 最高作 ‘眩氣症’(1958年)이지요. 高所恐怖症 때문에 높은 곳에 오르지 못하는 男子(제임스 스튜어트)는 높은 鐘塔에서 떨어져 죽은 女人을 自身의 眩氣症 탓에 살리지 못했다는 罪責感에 시달려요. 男子는 놀랍게도 죽은 女人과 똑같이 생긴 또 다른 金髮 美女(킴 노백)를 偶然히 만나고, 그女에게 야누스的 感情을 느끼게 되지요. 그女를 사랑하면 죽은 女人을 되살려 내었다는 靈魂의 免罪符를 받는 것도 같지만, 同時에 죽은 女子가 되살아나 詛呪를 퍼붓는 듯한 두려움이 心臟을 옥죄어 오는 거죠. 男子가 이때 느끼는 어지럼症은 魅惑일까요, 아니면 恐怖일까요? 男子의 二律背反的인 內面은 ‘줌 人 트랙 아웃’(줌 렌즈를 利用해 對象을 당겨 찍으면서 同時에 카메라는 對象으로부터 멀어지게 함으로써 만들어내는 視覺的 歪曲 效果)이라는 히치콕의 創意的인 撮影法을 통해 視覺化되지요.

근데 아시는지요? 靑年 時節 히치콕은 金髮 美女들을 倒錯的으로 좋아해 엄청 따라다녔다고 해요. 하지만 ‘못생긴 얼굴에다 작은 키’(히치콕 自身의 表現) 탓에 每番 退字를 맞았다지요. 그래서 自身을 拒否한 金髮 美女들에 對한 復讐心에 들끓어 以後 自身의 映畫들에서 金髮 美女들만 골라 죽였답니다. 어때요? ‘世上 모든 藝術作品은 私心(私心)의 投影 或은 歪曲이다’라는 名言이 꼭 들어맞는 대목이지요. 아, 이 名言은 누가 남긴 말이냐고요? 제가 한 말이에요.

[3] 바로 이런 脈絡에서 제가 도무지 理解되지 않는 映畫가 있어요. 第2次 世界大戰 直後를 다룬 ‘피닉스’(7月 開封)라는 유럽 映畫예요. 1945年 6月, 아우슈비츠로 끌려갔던 유대人 女歌手 넬리가 劇的으로 살아남아 故鄕으로 돌아와요. 收容所에서 얼굴이 甚하게 毁損된 그女는 成形手術을 받고 다른 얼굴이죠. 사랑하는 男便 조니를 찾아온 넬리는 깜짝 놀라요. 男便이 自身을 못 알아보는 게 아니에요? 게다가 아내가 죽은 줄 알았던 조니는 아내와 키가 비슷한(아니 똑같은) 이 女子로 하여금 自己 아내 役割을 하도록 使嗾해요. 아내가 남긴 莫大한 遺産을 가로채려고요. 꼭지가 돌아버린 女子는 復讐의 칼을 간다는 內容이에요.

‘페이스 오브 러브’의 女子는 죽은 男便과 닮은 男子를 사랑하면서까지 男便의 靈魂을 붙잡아두려 해요. 反面 ‘피닉스’의 男便은 아내가 찾아와도 얼굴이 다르면 分間하질 못하죠. 甚至於 몸을 섞는 瞬間까지도요. 이것은 사랑을 받아들이는 女子와 男子의 溫度差일까요? 아니면 映畫的 許容에 不過할까요? 이 瞬間, “아내는 죽은 男便을 心臟에 묻고, 男便은 죽은 아내를 땅에 묻는다”는 氣막힌 名言이 새삼 떠오르네요. 칸트의 定言命令에 버금가는 이 멋진 말은 또 누구의 名言이냐고요? 제 말이에요. 끝.

이승재 映畫 칼럼니스트·洞아이地에듀 常務 sjda@donga.com
#얼굴 #正體性 #眩氣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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