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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엄마 料理가 必要할 것 같아[포도나무 아래서/신이현]〈61〉|동아일보

오늘은 엄마 料理가 必要할 것 같아[포도나무 아래서/신이현]〈61〉

  • 東亞日報
  • 入力 2020年 9月 1日 03時 00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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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레이션 김수진 기자 soojin@donga.com
일러스트레이션 김수진 記者 soojin@donga.com
신이현 작가·프랑스인 남편 도미니크 에어케(레돔) 씨
신이현 作家·프랑스人 男便 도미니크 에어케(레돔) 氏
올해는 참 어렵다. 葡萄나무를 심기 위해 맨땅에 1500個의 구멍을 낼 때 알아봐야 했다. 어린 나무가 땅에 定着하는데도 時間이 걸리지만 과일이 汁이 되고 그 汁이 와인이 되는 데도 忍耐와 精誠을 要求한다. 2020年, 올해 와인은 잊을 수 없을 것이다. 누구라도 와인甁에 2020이 찍혀 있다면 躊躇하지 말고 사줬으면 좋겠다. 맛이 이렇다 저렇다 하지 말고 그냥 꼭 껴안아주듯이 토닥토닥 마셔주면 좋겠다.

葡萄를 딸 때 暴雨가 쏟아져 걱정이 泰山이었는데 搾汁할 때는 搾汁機가 펑크가 나서 魂飛魄散을 했다. 搾汁이 하루 늦어졌지만 어찌어찌해서 醱酵탱크에 無事히 들어가서 한시름 놓는다 했더니 이番에는 冷却器에 問題가 생겼다. 이런 날씨에 冷却器가 멈추면 올해 와인은 망쳤다고 봐야 한다. 날이 더우면 과일汁은 빠르게 發效를 始作해서 끝내 버린다. 그러면 맛이 없다. 葡萄에 自然的으로 붙어 있는 酵母들은 어둡고 차가운 과일汁 속에서 천천히 움직여야 좋다. 느리게 방귀를 뀌고 싸락싸락 찌꺼기를 뱉어내야 술맛도 깊어진다. 技術者는 每日 變化되는 알코올을 체크하고, 이 모든 것은 緊張되면서도 평화롭게 進行돼야 한다.

그런데 이 찜통더위에 冷却器가 돌아가지 않는다니, 레돔은 탱크 溫度를 낮추지 못해 안절부절못한다. “얘들아 조금만 참아줘 봐!” 그러나 酵母의 辭典에는 ‘참을 人’字 따위는 없다. 레돔은 醱酵탱크를 뱅뱅 돌다가 머리를 쭈뼛 세우며 소리친다. 醱酵탱크에 電氣가 통한다는 것이다. 繼續되는 暴雨에 온 釀造場이 축축하더니 어딘가에 漏電이 되었나 보다.

“와인에 電氣가 통하면 어떻게 하지! 酵母들이 電氣를 받으면 어떻게 하지!” 레돔은 와인 속 酵母들이 電氣 쇼크로 바보가 될까봐 팔짝팔짝 뛴다. 바깥은 찌는 듯 덥고 醱酵탱크 溫度는 漸漸 더 올라간다. 나는 離脫하는 靈魂을 부여잡고 級搜所聞해서 電氣 技術者를 불러온다. 技術者는 땅과 天障과 壁과 醱酵桶에 電流 檢査를 한다. “온 집안이 電氣로 가득 차 있습니다. 接地가 잘못된 것 같아요.” 마스크를 쓴 技術者는 땀을 뻘뻘 흘리며 이렇게 말한다. “무슨 말씀인지 모르겠지만 고쳐만 주세요!” 結局 技術者는 原因을 찾아내 감쪽같이 온 집안의 電氣를 電氣줄 속으로 쏙 집어넣었다. 엎드려 절이라도 하고 싶었다.

이제는 冷却器 次例가 되었다. 問題는 冷却器가 獨逸에서 왔다는 것이다. 故障이 나도 고쳐줄 사람이 없다. 프랑스에서 살지 왜 여기 와서 나를 이렇게 苦生을 시키는지 모르겠다고, 只今이라도 다 엎고 가면 좋겠다고 했더니 레돔의 눈에서 눈물이 뚝뚝 떨어진다.

나는 다시 昏迷해지는 精神을 부여잡고 冷却器 技術者를 搜所聞해 본다. 어디에나 高手는 숨어 있나 보다. 잘생긴 靑年이 와서 機械를 이렇게 解剖하고 저렇게 붙이고 두드린다. “컴프레서의 壓力이 스타트 前에는 7인데 只今은 14街 되었네요. 元來 암페어가 17인데 本流에서는 50암페어로….” 半나절 동안 2L의 얼음물을 마시며 技術者는 쉬지 않고 說明하지만 나는 무슨 말인지 한마디도 모르겠다. “제발 고쳐만 주세요!”

이윽고 고쳤다. 미지근하던 醱酵탱크에 차가운 冷却水가 흐르기 始作했다. 끓어오르던 汁도 천천히 鎭靜이 되니 레돔의 얼굴도 正常으로 돌아왔지만 요 며칠 사이 5kg은 빠진 것 같다. 너무 瘦瘠해 보인다. 무엇인가 맛있는 것을 해주고 싶다. 媤어머님이 아들을 위해 만들었던 그런 飮食, 그것이 무엇인지 모르겠다. 마침 밭에서 딴 호박이 있고 그 옆에 波와 감자가 있어 모두 찜솥에 넣고 푹 끓여 수프를 만들었다. 딱딱한 빵도 구워 수프 속에 넣는다. 레돔은 수프 속에서 부드럽게 허물어진 빵을 좋아한다. 수프 그릇에 新鮮한 버터를 한 조각 얹어주니 레돔은 조용히 숟가락을 든다. 하늘에 계신 媤어머니가 며느리의 호박 수프를 보고 끄덕끄덕 微笑를 지을지, 한숨을 쉬실지 모르겠다. 아마도 微笑를 지으실 것이다.

※ 프랑스人 男便 도미니크 에어케(레돔) 氏와 忠北 忠州에서 沙果와 葡萄 農事를 지으며 살고 있습니다.
 
신이현 作家
#葡萄나무 #搾汁機 #冷却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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