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희윤 文化部 記者
얼마 前 만난 안병진 京仁放送 PD, 김용석 音響監督, 이진희 放送作家는 競技와 仁川 地域의 사라져가는 소리를 3年째 採錄하고 있다. 그 一環으로 이들은 仁川 喬桐島에 갔다. 800年 된 銀杏나무의 소리를 담기 위해 나무 밑에 무작정 錄音裝備를 設置했다. 소리는 났지만 그것은 나무가 내는 소리가 아니었다. 바람이나 새의 소리였다.
마침 그때 銀杏나무 옆에 사는 할머니가 커피 한盞을 건넸다. 村老의 親切에 兼床을 했다 할머니의 家族이 北에 있다는 애달픈 事緣을 듣게 됐다. 마침 問題의 銀杏나무에도 北韓의 수나무를 그리워한다는 傳說이 서려 있었다. 안 PD 팀은 새소리, 바람 소리에 할머니의 이야기를 더해 프로그램 製作을 無事히 마칠 수 있었다. 귀 기울이지 않으면 들을 수 없는 소리들이 있다. 그런 소리들은 쉽게 사라져 가기도 한다.
音樂을 좋아하고 다루는 立場에서 音樂에 ‘음’자만 나와도 귀가 솔깃해진다. 얼마 前 아카데미 施賞式 때도 그랬다. ‘보헤미안 랩소디’ ‘그린북’ ‘스타 이즈 본’처럼 音樂을 素材로 다룬 映畫들이 照明을 받았기 때문이다. 사운드트랙이 돋보이는 ‘블랙 팬서’나 ‘블랙클랜스맨’도 마찬가지다.
다만, 音響믹싱商과 音響編輯賞을 모두 ‘보헤미안 랩소디’가 쓸어간 것은 아쉬웠다. 함께 候補에 올랐지만 受賞에 失敗한 ‘로마’야말로 音響이 큰 役割을 한 映畫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안 PD와도 ‘로마’에 關한 이야기를 나눴다. 映畫監督은 重要한 場面일수록 音樂은 줄이고 音響을 키웠다. 컬러 代身 黑白으로 映像을 構成한 것도 觀客으로 하여금 소리에 더 集中하게 하는 裝置였는지 모르겠다.
라디오 소리, 빨래 개는 소리, 개 짖는 소리 같은 평화로운 日常의 雜音이 映畫의 現場感을 돋운다. 아이가 波濤에 휩쓸려 가는 絶體絶命의 場面에서도 ‘죠스’風의 音樂으로 壓倒하는 代身 自然의 波濤 소리를 强調한다. 마지막 場面에서도 監督은 카메라를 固定한 채 새소리, 階段 밟는 소리, 飛行機 소리만을 눌러 담는 式으로 餘韻을 남긴다.
안 PD는 소리 採集 作業을 始作한 動機로 ‘無騷音의 時代’를 꼽는다. 現代人의 日常은 漸漸 無騷音 에어컨, 無騷音 空氣淸淨器, 無騷音 機械에 둘러싸여 간다. 노이즈캔슬링 헤드폰으로 귀를 감싸고 다닌다. 層間騷音 問題로 殺人도 일어난다. 아파트는 他人의 삶을 억지로 合쳐 垂直으로만 쌓아올린 住居 形態이다.
無騷音 世上이란 單純히 소리만의 問題가 아니다. 다른 이들의 事情에 ‘귀를 기울인다’는 價値가 바래 가는 것과도 關係 있다. 不必要한 騷音은 삶을 어지럽히지만 어떤 소리는 삶의 빈 곳을 채운다. ASMR(自律感覺 快樂反應·Autonomous Sensory Meridian Response)나 各種 오디오 콘텐츠 烈風이 어떤 缺乏의 傍證일지도 모르겠다. 애써 비우고 眞空으로 만든 沈默의 자리에 再開發된 소리를 채워 넣는 人爲的 過程인지도….
임희윤 文化部 記者 i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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